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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의 바닥
앤디 앤드루스 지음, 김은경 옮김 / 홍익 / 201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다이빙을 해본 사람은 안다. 가장 밑바닥을 찍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며 바닥을 찍는 순간
느껴지는 희열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의 쾌감이라는 것을.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숨을
한껏 참고 가장 밑바닥으로 거침 없이 내려가라.'그곳이 도전이 시작되는 곳이고 한계가 아닌
잠재력이라는 또 다른 보물이 숨겨진 곳이다. 바닥을 쳤기에 이제는 올라가는 일만 남은 것이다.
수영장의 바닥으로 간다는 것은 우리의 상식을 깨는 일이다. 수면 위로 올라 오거나 팔과 다리에
힘을 내어 힘껏 휘저어야 하는 것에 익숙한 우리에게 바닥은 낯선 장소다. 이미 알고 있는 익숙한
방법에 길들여져 새로운것을 시도조차 하지 못한 우리에게 수영장 바닥은 미지의 정글이고
미개척지 일수도 있다.
인생이 견딜 수 없게 되었을 때 우리는 상황이 변화할것을 기대한다. 그러나 정작 가장 중요하고
가장 효과적인 변화, 즉 자기 자신의 태도를 바꿔야 한다는 인식에는 생각이 미치지 못한다는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Ludwig Wittgenstein)의 말처럼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모두 옳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자신이 알고 있는 통념의 틀을 깨는 것, 성공의 시작은 바로 여기서 부터다. 틀에 박힌 생각을
걷어차고 자기만의 새로운 방식을 선택하는것, 고정관념의 벽을 무너뜨리고 이제까지 없던 방식으로
도전하는 것, 이것을 우리는 이노베이션(innovation)이라고 부른다. 저자는 이와 맞물려 책의 머리말을
틀에 박힌 방법이나 생각에서 벗어난 사고를 위해서라는 친절한 설명과 함께 60페이지가 지난 제2장에
배치한다. 실제로 이런 책은 처음 본다.
눈에 보이는 것이 훌륭하다고 그 이상의 것이 없는 것은 아니다. '훌륭함'은 그냥 잘하는 정도를
통칭하는 말이고, '최고'는 그 훌륭함 중에 가장 잘하거나 뛰어난 것을 지칭하는 말이다. 훌륭함을
추구하는 이들은 물 밖 눈에 보이는 것이 집중하여 누군가 이뤄 놓은 결과를 모방하거나 흉내 낼
뿐이지만 최고를 추구하는 이들은 결코 가보지 않은 그 곳, 미 개척지를 향해 발을 내딛는다.
여기에서 승패는 갈린다.
어른들은 흔히 세상의 모든일에는 평균치에 해당하는 것이 있고 이에 맞춰 살아가는게 올바르다고
말하고 거기에 반한 행동은 세상이 정한 틀을 깨는 것이기에 만약 그런 행동을 하면 반항아 혹은
이단아 취급을 한다. 물론 그것들은 대부분 나쁘지 않고, 무난하며, 극히 일부는 때론 훌륭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이런 삶은 우리를 보통의 시민, 모범적인 평범한 가장, 무난한 어른으로 만들어 주는데
여기까지가 전부다. 남다른 성취를 이루고 평균의 범주를 훌쩍 뛰어 넘으려면 동일한 방법으론
불가능하다. 결국 삶을 대하는 태도가 문제인 것이다. 그냥 남들이 하는 것 정도로는 아무런 결과도
얻을 수 없다. '최후의 심판관이 당신의 마지막 순간 당신의 삶에 점수를 매기러 올 때 그는 당신이
얼마나 많이 이기고 졌느냐가 아니라 당신이 어떻게 삶이라는 경기에 임했는지에 대해 기록할
것이다'라는 미국의 작가 그랜트랜드 라이스(Grantland Rice)의 말은 우리의 정곡을 찌른다. 그렇다
우리의 삶은 태도가 관건이다. 어떤 자세로 삶에 임했으며 어떤 모습으로 살아왔는지가 중요하다.
인생의 길은 여러갈래가 존재한다. 어떤 길을 선택하던 자신의 인생이다. 그 길 끝에 무엇이 존재하는
지는 가봐야 안다. 이렇게 불확실한 미래에 도전해 보는것이 삶이고 인생이다. 그리고 그 인생에는
항상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 크기와 강도는 각각 다르지만 누구나 자신이 겪는 아픔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를 잡초에 비유한다. 잡초를 피하면 얼마 되지 않아 온 지면이
잡초로 가득 덮이듯 문제를 피하기 시작하면 곧 그 문제들에 파묻혀 버린다. 잡초는 뽑는 것이고
문제는 부딪히는 것이다. 머뭇거릴 필요도 앞뒤를 재며 주저할 필요도 없다. 그대로 부딪히고
시작하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각자의 길을 간다. 그리고 그 길에서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한다.
그 선택의 몫은 오롯이 자신의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하던 자신의 인생이라는 도화지에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다이빙을 해본 사람이면 안다. 그 바닥을 찍는 것이 한번 해보면 얼마나 쉬운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