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집가의 철학 - 휴대전화 컬렉터가 세계 유일의 폰박물관을 만들기까지
이병철 지음 / 천년의상상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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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나비와 조선 방언 연구에 평생을 바친 석주명 선생의 평전에서 만난 저자를 여기에서

다시 만난다.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평전이었는데 그의 글에 담긴 사람에 대한 생각과

애정 그리고 열정은 '사람 사는 '이라는걸 느낄수 있었다. 


무언가를 모은다는 , 여기에는 대단한 노력과 열정이 필요하다. 자신이 원하는 하나를

얻기 위해 몇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완성된 컬렉션을 소장하기 위해 이전의 작품 모두를

산것 만큼의 비용을 지불하고 기어이 완성된 컬렉션을 만드는 수집가들의 열정은 ' 굳이'라는

 의문을 뛰어 넘어 감탄을 자아 낸다. 


책을 통해 나의 휴대폰 변천사를 발견했다. 그동안 의미 없이 그때 그때 주어지는 폰을

사용했었고 생각 없이 지나쳤었는데 막상 이렇게 모두를 사진으로라도 있게 되니 반갑기

그지 없다. 모토로라 브라보, SCH-100, 모토로라 스타텍, SCH-600, 그리고 아이폰....하나 하나

사진을 보며 그때 추억에 잠겨봤다. 통화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용했던 삐삐의 무수한 암호들과

통화를 하기위해 공중전화 부스를 찾아갔으나 이미 줄이 길에 늘어서 있었던 , 스타텍을 산지

일주일 만에 잃어 버려서 두고두고 혼났던 , 전화기 마다 생각나는 사연들에 잠시 생각이 머물렀다. 


저자에게는 수집가의 '세가지 원칙' 있다. 수집품에 자신 나름의 예의를 갖추고 위해서 유물값을

깍지 않고, 유물을 다시 만난다는 보장이 없기에 '무조건, 당장, 현금'으로 구입을 하며, 같은 것을

다른 주제로 다른 환경에서 보면 사물의 다양성이 보이고 이것을 깨달으면 보이지 않는 까지

유추하고 통찰하게 되기에 뒤나 속을 보여 줘야 하는 것은 2개를 구한다는 B600 원칙을 지금도

고수한다. 그리고 그의 이런 고집이 ' 박물관' 완성하게 했다. 


그렇게 탄생한 박물관은 버터 냄새 진하게 나는 것이 싫고, 전화기 박물관이라는 일반명사로

오해할 소지가 있어서 고유명사로 사용하는 세심함과 '박물관'이라는 한글 공식 용어 앞에

외국어인 '' 붙임으로 ''이라는 고유한 이름을 가진 박물관이 되었다는 그의 설명은 절로

고개가 끄덕여 진다.

 

저자의 책속에는 많은 전화기와 휴대전화가 나온다. 어릴적 이장이나 반장 정도에나 있었을법한

탁상용 자석식 전화기와 많은 추억을 간직한 주황색 공중전화기, 지금껏 명성을 유지하며

매니아들은 아직도 사용하는 모토로라 스타텍, 가끔 흉기로 오해 받기도 했던 벽돌폰, 무려 11.4kg이나

나가는 군용 통신기기인 SCR-194 같은 괴물들을 비롯해 다양한 모양의 다양한 기계들이 들어 있다.

 

사람들은 분명 그랬을 것이다. '그까짓것 뭐하고 모으냐'. 그러나 수집가의 안목과 우직한 뚝심이

세계 유일의 박물관을 완성하게 했고 영역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자신이 많은 고생 끝에

만든 것이기에 욕심을 만도 한데 박물관을 나라에 기부하고 지자체가 박물관을 개관하는데 어려움을

겪자 공채를 거쳐 관장에 취임하는 소탈함을 보인다. 

기회가 되면 여주에 있는 ' 박물관' 가보고 싶다. 평전을 통해 만난 저자의 열정이 그대로 담겨 있을

그곳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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