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의 가격은 알면서도 그 어떤 것의 가치도 알지 못한다'는 오스카 와일드의 경구는
지금 우리의 현실이 되어 버렸다. 가치관과 가치는 서로 관련이 있지만 뚜렷하게 다른
개념이다. 가치관은 우리 행동의 여러가지 원리나 기준을 드러내며 삶에서 무엇이
소중한지를 판단해준다. 완전성, 공정성, 친절함, 탁월함, 지속가능성, 열정, 이성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에 비해 가치는 간직할만한 소중한 것이다. 어떤것에 내포된 중요성
혹은 효용성이 여기에 해당하며 둘 모두 판단이 전제된 개념이고 문제는 항상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그토록 많은 것을 만들어내고 많은 해법을 찾아내는 시장 시스템을
고정불변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시장은 사회의 발전과 삶에 가장 긴급한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을 찾는데 꼭 필요한 요소다. 그러나 시장은 진공 속에 존재하지 않고
사회적인 것이어서 이것의 효과성은 국가가 정한 규칙이나 사회의 가치관에 따라서 결정된다.
만약 우리가 시장을 예의 주시하지 않고 내버려 둔다면 시장은 그 가치관이 좀먹고 만다.
시장이 제대로 잘 작동하도록 사회적 자본을 재구축하는데 집중하고 개인과 기업은 시장
시스템을 위해서 연대감과 책임감을 회복해야 하는데 이는 사회의 가치관에 대한 평가를
새롭게 하고 '초超 가치'를 지향함으로써 번영의 여러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
초가치(metavelue)는 절대적인 가치, 즉 가치 중에서도 바람직한 것이냐 소망스러운 것이냐의
여부에 대해 평가나 논란의 여지가 없이 모든 사람이 받아들일 수 있는 기본적이고 절대적인
가치를 말하며 일부학자들은 이를 '기본 가치'라고 부르기도 한다. 가치에는 재산, 명예, 지위,
건강 등과 같이 우리가 좋아하며 갖기 바라는 '좋음(the good, 善)'과 정의, 공익, 책임의식
등과 같이 집단 전체에 바람직한 '옳음(the right, 義)'이 있는데 좋음은 주로 개인의 욕구 충족에
관련되어 있어 개인적 가치, 옳음은 도덕적 당위적인 것으로서 공동체 자체와 관련된 집단적
가치를 말한다.
'성공의 비결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상대방의 관점을 이해하는 능력에 있다'는 핸리 포드의
말처럼 모든 것이 빠르게 바뀌는 파괴적인 시대에 지도자는 멀리 지평선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주변부의 관점으로도 세상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하며 이를 포용적 자본주의
(inclusive capitalism)라 부른다. 좋은 리더십은 효과적이며 또한 윤리적이어야 한다. 인간의
진정한 진보는 도덕적 진보이기 때문이고 도덕적 진보는 가치관 뿐 아니라 미덕들도 필요로
하며 이들은 상대적인 것들이 아니라 절대적인 것들이다.
저자는 700여 페이지의 장문을 마치는 마지막 결론에 '겸손함(humility)을 놓았다. 겸손함은
중요하다. 겸손함은 앞서서 이끌고 다스리는 것이며 겸손하다고 해서 어떤 행동을 하는데
장애가 되지 않는다. 겸손함은 자신이 가진 지식과 성과주의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며,
행운의 역할과 의무를 인정한다. 모든것이 동등함과 공익이 공리주의 보다 우선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저자가 남기는 마지막 말인데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가치 있는 과거가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