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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다 듣다 걷다 - 교회는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이어령 지음 / 두란노 / 2022년 3월
평점 :
한국 교회는 듣는 것을 회복해야 합니다. P10
그리스도인이 본능적으로 깨닫고 따라가게 되는 길은 바로 생명의 길입니다. P156
지금 우리는 '위기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이 책은 가치관도, 희망도, 의욕과 의지마저 사라진 지금 교회의 역할이 정말 중요한데 정작 교회들 마저 손 놓고 방관하는
안타까운 현실에 교회가 '지금 여기에서' 할 수 있는 시급한 일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교회가 원래 교회의 자리를 찾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긴다.
제목부터 독특하다. 먹다, 듣다, 걷다. 제목으로 어느정도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전해진다. 먹어야 산다. 그것도 잘 먹어야 잘 산다. 비단 세상 살이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삶도 마찬가지다. 영양분이 부족하면 영양실조가 과하면 비만이 생기는 것 처럼 그리스도인의 삶에도 영적 영양실조에 걸린 이들과 영적 비만에 걸린 이들이너무 많다. 제대로 골고루 먹어야 하는데 좋아하는 것만 취하는 편식이 결국 건강을 망치듯 영적 편식은 영적 고립과 자기가 만든 신을 섬기는 오류를 가져온다.
교회가 나눠주는 '먹는 것'은 단순한 '일용할 양식(daily bread)'이어서는 안된다. 만약 그렇다면 사람들은 더 이상 교회에 와야 할 이유를 가지지 못한다. 그런 의미
에서 저자가 소개하는 장 프랑수아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은 기독교적 메세지를 분명하게 가진다. 여인이 줍고 있는 것은 '버려진 이삭'이 아니라 '남겨진 이삭'
이라는 점이다. 약자를 위한 선의의 배려와 긍휼함으로 남겨 놓은 이삭은 그들에게 '생명의 양식'이 된다. 그리고 이 양식이 그들과 그들의 가족을 살린다. 우리가 먹어야 하는 것이 그 '생명의 양식'이다. 뭔가를 주고 생색내는 것은 세상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성경은 우리에게 이렇게 가르친다. '너희가 너희의 땅에서 곡식을 거둘 때 마다 너는 밭 모퉁이까지 다 거두지 말고 네 떨어진 이삭도 줍지 말며 네 포도원의
열매를 다 따지 말며 네 포도원의 열매를 다 줍지 말고 가난한 사람과 거류민을 위해 버려두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니라'(레 19:9-10)
그 하나님이 우리에게 '귀 있는 자는 들을지어다'라고 말씀 하신다. 듣는 것은 억지로라도 해야하는 일이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사람이다'라고 말한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는 것이다. 생명의 말씀 듣기를 미루게 하는 사역이라면 지혜롭게 선택하여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은 영적인 허영이 아니다. 제대로 말씀을 듣는다면 그 말씀이 우리 안에 들어와 하나가 되고 행동으로 이끈다. 그리스도인의 생명은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데 달려 있다.
이렇게 들었다면 그 다음은 '걷는 것'이다.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앎으로
그치는 생명이 아니라 삶으로 드러나는 생명이어야 한다. 감추어 지는 것은 우리의 의고 우리의 자랑이지 결코 그리스도가 아니어야 한다. 그리스도는 드러내야 하고 높여져야 한다. 주님의 걸음은 자신을 위한 걸음이 아니라 온전히 자신을 내어주는 걸음이었다. 이것이 사람을 살리는 걸음이다. 그리고 그 분은 우리에게 '나를 본받으라'고 말씀하신다.
이 책은 우리 청년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청년들이 고민하는 삶의 본질과 기본이
오롯이 녹아 있다. 석학의 지혜와 깊은 성찰이 신앙과 어우러져 빚어낸 맛 좋은 떡과 같은 귀한 글이 가득 담긴 이 책 우리 청년들에게 권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