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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진화는 구운 열매에서 시작되었다 - 700만 년의 역사가 알려주는 궁극의 식사
NHK 스페셜 <식의 기원> 취재팀 지음, 조윤주 옮김 / 필름(Feelm) / 2022년 5월
평점 :
세상은 맛있는 음식으로 가득하고 맛있는 음식은 인간을 행복하게 한다. 그 영양분은
우리 몸을 구성하고 건강을 지탱해 주며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는 큰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이렇듯 음식을 통해 우리는 행복감을 느끼기도 하며 목숨을 유지하기도 하지만,
그 음식이 질병의 씨앗이 되어 우리를 고통스럽게도 한다.
녹말과 불의 만남으로 호모 에렉투스는 크게 진화했고 인류 탄생 이후 뇌의 무게가
400-500g(현대인의 1/3)이었던 초기 인류의 뇌의 크기는 2배 이상으로 급격하게 커졌다.
우리의 뇌는 기본적으로 포도당만을 에너지로 쓸 수 있는데 가열 조리한 녹말을 먹기
시작한 호모 에렉투스의 체내에서는 대량의 포도당이 뇌로 흡수되었고 그 포도당을
흡수하기 위해 뇌의 신경세포는 증식을 시작하며 '뇌의 거대화'가 진행되었다. 가열
조리를 시작한 이후에는 이전의 길고 큰 장이 필요하지 않아 퇴화했고 인류의 장은
짧고 작아졌다. 그 결과 장을 지탱하는 골반이 작아지자 그때까지 옆으로 벌어져 있던
다리가 정면을 향하게 되면서 다리가 길어졌고 달리는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달해서
사냥감을 쫒아가 죽이는 수렵이 가능해진 것이다.
영양학적으로 인체가 가장 많은 필요로 하는 영양소인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3대
영양소라고 한다. 이중에서 단백질은 몸의 근육이나 장기를 만드는 재료로 사용되고,
지방은 세포막이나 조직막의 재료로 사용된다. 그러나 탄수화물은 인체의 재료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산소호흡에 사용되는 연료, 즉 몸을 움직이고 생명을 유지할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한 영양소이다. 단백질은 에너지를 만들면 암모니아라는 유해한
부산물이 같이 만들어져 신체에 해를 입히고, 지방을 에너지로 만들려면 여러 대사
과정을 거치게 되기 때문에 몸에 큰 부담이 된다. 이에 비해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 가장
자연스럽고 불순물이 나오지 않는 청정 에너지다. 물론 탄수화물도 효율적인 에너지원인
만큼 과하면 비만과 질병을 부르는 것도 사실이다.
소금은 요리에 빠질 수 없는 조미료이면서도 지나치게 섭취하면 고혈압이나 동맥경화등과
같은 질병을 일으킨다. 우리의 혀가 소금을 민감하게 느끼게 된 이유는 땅 위에서 살아가기
위함이고 그렇게하기 위해 우리는 또 하나의 부분을 강화시켰는데 바로 콩팥(신장)이다.
콩팥은 소변을 만들어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기능을 한다. 콩팥 표면을 확대하면
작은 흡입구가 많이 뚫려 있는데 그 구멍은 소변과 함께 빠져나간 나트륨을 다시 빨아
들이는 정교한 기능을 하며 이 진화를 통해 99% 이상의 나트륨이 다시 혈액 속으로
들어가서 체내에는 항상 200g 정도의 염분이 유지 된다.
가장 이상적인 식사의 실천은 '필요 이상으로 먹지 않는 것'이다. 하루 중 탄수화물은 약
200g, 소금은 5g이하, 팔수 지방산은 오메가3과 오메가6을 1:2의 비율로 섭취하는것이
좋다고 한다. 식사는 본래 살기 위해 먹는 것이고 과식은 배가 고프기 때문이 아니고 뇌가
만족감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왕에 살것이면 건강하게 사는 것이 좋다. 이 책은
40억년전 생명 탄생부터 지금까지의 음식과 진화에 대해 과학적인 견해와 가설을 바탕으로
진솔하게 써 내려가며 이렇게 말한다. '음식을 아는 것이야 말로 인간을 아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