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 컬러링북 - 색연필로 누구나 쉽게 색칠할 수 있는 아름다운 꽃
MUZE(한은경) 지음 / 도서출판 모모 / 2022년 5월
평점 :
일시품절


민화(民畵)는 정통 회화의 조류를 모방하여 생활공간의 장식이나 민속적 관습(나쁜

귀신을 쫒는다거나 복을 빌기 위한)에 따라 제작된 실용화로 조선후기 서민층에

유행하였으나 대다수는 작자미상(정식 그림교육을 받지 못하였거나 떠돌이 화가)의

작품이다. 민화의 표현이 자유분방하고 격의가 없는 아유는 외래 문화의 영향을

그만큼 덜 받는 민중들에 의해서 그려졌기 때문이다.

민화는 그림의 소재에 따라 화조도, 화훼도, 산수화, 장생도, 설화화, 책거리도, 어해도,

문자도, 풍속도, 벽사도 등으로 나뉘는데 흥미로운 부분은 '책거리도'다. 당시 조선이

유교 사회였기에 학식이 높은 사람이 우대 받았는데 상대적으로 많은 책을 소유할 수

없었던 민초들은 책꽂이에 책이 가득 꽂힌 민화를 통해 넘을 수 없는 벽과 신분의

한계를 상상속에서 누리며 대리만족을 얻기 위해 책거리도를 벽에 걸어 두었다. 물론

여기에도 자유분방함과 파격은 적용되어 가지런하게 놓인 책이 있는가 하면 뒤죽박죽

아무렇게나 놓인 책거리도도 존재한다. 그런가하면 꽃이나 새, 혹은 곤충 등을 그려

장수를 기원하기도하고 등용문을 상징하는 잉어가 뛰어 오르는 그림, 무교(巫敎)의

신들을 그린 그림, 효(효(孝)나 충(忠)과 같은 글자를 써서 어린이들의 교화를 위해 그린

그림(문자도를 가죽으로 그리는 혁필화(革筆畵)는 옛 장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등이 전해진다. 이렇듯 파격적이고 격의 없는 우리의 민화에대해 일본

최고의 지성이라 존경받던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悦, Yanagi Muneyoshi, 일본의 문화

운동가, 1929년 3월 교토에서 열린 민예품전람회에서 오오츠해와 같은 민예적 작품을

지칭하기 위해 '민화'라는 명칭을 처음 사용하였고 '민중에 의해 태어나 민중에 의해

그려지고 민중에 의해 사용된 그림'이라고 정의하였다)는 '불가사이한 조선 민화'라고

말하기도 했다.

민화의 파격성은 흡사 피카소를 연상케한다. 사물을 한 방향으로만 보지 않고 다양한

시각을 통해 입체주의(cubism)적으로 작품을 표현한다. 그런탓인지 귀족들의 작품보다는

세련미나 격조가 떨어지는 것 처럼 보이나 그 안에 담긴 민중들의 삶과 애환을 들여다

볼 수 있다면 탄성을 자아내고 피식 웃음을 짓기에 충분할 것이다. 이 책에는 그 중 꽃과

관련된 예제가 들어 있다. 오랜만에 '색칠공부'를 한 기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