댈러웨이 부인 소담 클래식 4
버지니아 울프 지음, 유혜경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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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사기 위해 나간 시내에서 차의 연속적 폭발음이 나고 장면은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는 작품 속 또 다른 인물인 셉티머스(Septimus)의

의식으로 전환되고 댈러웨이 부인의 의식을 오가며 이야기는 전개 된다.

버지니아 울프는 이 폭발음을 현대문명의 잔인함과 폭력성을 상징하는

경고음으로 사용하며 세상을 향한 자신의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낸다.


의사에게 자신의 몸을 맡기는 것은 자신의 영혼을 내놓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셉티머스의 자살은 댈러웨이 부인을 삶과 죽음에 과정에서

발생하는 무수한 일들에 대한 혼란으로 이끌고 심적인 동요를 일으키게

한다. 이외에도 피터와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랑과 관련된 심리적

갈등이나 칼만과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일들은 이 책을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댈러웨이 부인이 바느질을 하며 드레스를 고치는 장면(굴록진

드레스의 곡선을 따라 스며드는 바늘 움직임의 섬세한 표현등)은 내적

갈등과 의식의 흐름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되며 우리 어머니 이상의

세대들이 자신들의 한과 설움을 바느질 녹여 냈다는 어느 문인의 글이

생각나게 하는 장면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서문엔 그의 강렬한 작가적 소망이

드러난다. ‘독자는 최종적이며 결코 틀리지 않는 재판관이 될것이다.

그러니 작가는 댈러웨이 부인을 재판관에게 맡기고 법정을 떠나는

바이다. 즉각 사형을 선고하든 수 년을 더 살게 하든 평결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할 것이라 확신하면서’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이

작품은 사형선고가 아니라 지금기지도 고전의 자리에서 새로운

독자를 기다리고 있고 지금의 우리가 이 작품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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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 위의 세계 - 지리 선생님이 들려주는 세계의 식량
전국지리교사모임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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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먹어야 산다. 기호에 따라 이런저런 것들을 섭취하는데

정작 그것들에 얽힌 이야기들은 잘 모를때가 많다. 이에 저자는 여기에 얽힌

이야기를 따라 세계를 여행하며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정보들을 지도와 함께

제공한다. 주식 작물인 쌀과 밀, 옥수수에서 기호식품인 커피, 카카오등을

다루며 여기에 당면한 문제인 기후위기와 생산량 저하에 따른 식량 부족과

이를 놓고 벌이는 물밑과 표면적 전쟁, 다가올 미래에 대체될 식량자원 등을

다룬다.


곡물을 통해서 문명이 만들어지고 발전했다는 이야기는 큰 강줄기를 따라

작물들이 발달하고 그 주변에 집단거주하는 생활양식을 통해 문명을

이룬것과 일맥상통한 내용이나 작물에 중점을 두었다는 점에서 새로웠다.

기호 식품을 다루는 부분에선 ‘목동 칼다와 춤추는 염소’라는 전설과 예멘

수도사들의 명상을 돕던 음료인 커피가 어떻게 자본주의의 상징이

되었는지에 대해 소개하는데 커피를 좋아 하는 나에겐 무척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식량과 불평등 부분은 토지가 권력이 된 이후 항상 대두 되던

문제들이다. 저임금에 아동과 여성착취, 부의 집중화등을 이야기하며

공정무억, 윤리적 소비 등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어떻게 하면 좀 더 공정한

세상을 만들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대체 단백질과 유전자 변형 농산물이

식량위기의 대안이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문제의 출발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은 향후 미래 식량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게 한다.


특별히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전 세계의 식량을 좌지우지하는 거대 다국적

곡물 마피아인 ABCD에 대한 부분이었다. 아처 대니어스 머들랜드, 벙기,

카길, 루이 드레피스의 앞자를 딴 ABCD는 전세계 곡물 교역향의 80%를

차지하며 그 중 카길의 점유율이 약 40%를 넘는다고 한다. 이들의 공격적

전략은 곡물종자 마저도 사들여 곡물을 완벽한 지배 수단으로 만들었다는

점이고 그 지배력과 점유률은 계속 상승중이며 우리나라 역시 종자 로열티를

지급하는 실정이다.


전국지리교사모임에서 만든 이 책은 식량위기와 미래 식량에 대한 대안으로

로컬푸드나 1회용품과 플라스틱 줄이기 공정무역 이용하기 등과 같은

기본적인 내용들을 내어 놓는데 익히 알고는 있으나 잘 실천되지 않는

부분이라 더욱 공감이 됐다. ‘그대가 무엇을 먹는지를 말해라 그러면 나는

그대가 누구인지를 말해보겠다.’는 장 알텔브리아 사바랭의 미각의 생리학에 나온 글은 그가 평소에 먹는 음식을 보면 그 사람의 사회적 계급이나

건강상태, 철학적 기반등을 포함한 성향을 알 수 있다는 말인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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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나무, 손수건, 그리고 작은 모자가 있는 숲 열다
로베르트 발저 지음, 자비네 아이켄로트 외 엮음, 박종대 옮김 / 열림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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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스위스 문학이 자랑하는 로베르트 발저(Robert Walser)의 산문집으로

그의 산문, 시, 단편 중 ‘숲’을 테마로 삼은 텍스트를 모아 출간하였다.

그의 작품은 거주하는 지역에 따라 베를린, 빌, 베른시대로 작품을

구분하며 각각 도시의 색채를 띈다. 100여년 전의 글이지만 그때의 숲과

지금의 숲은 변함이 없다. 단지 인간은 시간에 따라 지나가지만 숲은

야전히 그래로이다. 우리가 변했을 뿐.


저자에게 숲은 '살아있음'을 의미한다. 그 안에서 숨쉬고 호흡하고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이 그에겐 작품의 소재가 되며 그는 그것들을 멀찍이

떨어져서 지켜 보는 것이 아니라 그것과 호흡하며 그것을 직접 듣고

만지며, 느끼고 비유하고 사랑하며 그것을 글로 담아낸다. 그에게 숲은

은유의 장이자 선명한 감각의 세계이며 탁월한 문학적 상상력의 보고이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사랑이란 결국 닿을 수 없음에도 끝내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라는 걸 보여 준다.


'나는 이 숲과 사랑에 빠졌다. ...여기 말고 세상은 죽었다. 숲의 상처가

보인다. 숲은 곧 죽는다.' 발저가 바라 보는 숲은 곧 죽을 것이다. 현실과

상상이라는 두 날개를 가진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은 우리를 숲과 사랑

그리고 죽음으로 인도한다. 인간의 감정에 사랑과 아름다움이라는 환상을

선사한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행복하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영리한

일이다'


발저는 숲을 이야기하지만 기실 그는 그 사소한 대상(전나무, 손수건,

모자)들을 통해 우리를 사유의 깊은 강으로 몰아 넣는다. 근원고 고독,

삶의 무의미함을 이야기 하지만 결코 무겁지 않다.그러나 그 사유의 숲은

울창하고 깊다. 우리는 그 안에서 자신의 사유를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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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로센세의 히라가나 가타카나 쓰기노트
최유리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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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자와 히라가나와 가타카나 세 종류의 문자로 형성되는 일본어는

나에겐 애증이다. 몇번의 시도를 해 보았지만 일정 수준에 도달한

이후에는 좀체로 진도가 나가지 않는 벽을 몇 번 경험해 보았다.

그중에서도 글자를 쓰면 왜 그리 안 이쁘게 써지는지 예쁜 일본어를

쓰는 이들을 만나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던 기억이다. 이번

마구로센세의 히라가나 가타카나 쓰기노트는 귀여운 글씨체로

일본어를 쓸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 특징을 가진 교재이기에

기대감을 가져본다.


일본어는 일본어와 모든 한자 발음을 표기할 수 있는 46개의 가장

기본 문자인 히라가나와 한자를 차용하여 만들어 대부분의 외래어를

표기하거나 의성어, 의태어나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문장 단어에

주로 사용하는 가타카나로 되어 있는 일본어는 그림(이건 나의

표현이다)을 잘 그려야 하는 언어중 하나이다.


이 책은 3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챕터1에서는 히라가나와

가타카나에 대한 설명과 글자 전체 도표를 제공하고 챕터2에서는

글자를 일러주는 방식에 따라 써보면서 익히며 단어도 배울 수

있고 챕터3에서는 실제 생활에서 혼동되어 오해를 사기도 하는

단어들을 다시 한번 배워 보며, 요음, 탁음과 반탁음, 장음, 촉음등과

비슷한 글자들을 알려 준다. 큐알코드를 통해 '유리센일본어' 유튜브

강의를 들으면 보다 정확한 발음을 들을 수 있다.


알려주는대로 몇 글자를 써 보았는데 예전에 쓰던 글자 보다는 조금

예뻐지는 것을 느꼈다. 지루하지 않게 진행되는 이 책을 통해 어쩌면

나만의 일본어 글씨체가 완성될것 같다는 기대를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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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의 팡세
블레즈 파스칼 지음, 강현규 엮음, 이선미 옮김 / 메이트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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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팡세(Pensées)는 프랑스어로 '생각'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로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의 작품으로 기독교를 설명하고 전도하려는

목적에서 썼기 때문에, 예수와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를 비교하는

등 기독교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려는 기독교 변증학의 성격을 갖고

있는 책이다.


파스칼은 인간에 대한 불완전성과 한계를 명확히 한다. 그는 인간의

지혜로움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과 스스로가

완벽한 존재가 아님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하며 한계를 무시한

무모하고 지나친 목표를 추구하는 것은 스스로를 파괴하는 행동이라고

말한다. 인간은 스스로 존재할 수 없고 누군가와 어울려야 하는

공동체적인 존재이기에 자기 성찰은 물론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

역시 필요하다. 파스칼은 인간은 천사와 짐승 사이의 존재로 한계와

불완전성을 가진채 불완전한 도덕성과 불완전한 이성을 가졌다고

말하며 이때 필요한 것이 이상과 현실의 균형이라고 말한다.


단순함은 최고의 정교함이라는 네오나르도 다빈치의 말처럼 그의

천재성은 자신의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복잡하고 어려운것이 아니라

단순하고 쉬운것으로 표현하는데서 드러난다. 그는 단순함 속에

존재하는 정교함을 발견한 것이다. 저자는 이에대해 진정한 이해는

단순함과 명확함에서 온다고 말한다. 가장 잘 알기에 단순화 할 수

있고 가장 잘 알기에 쉽고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종교적 색채를 최소화하고 현대적 해석을 가미하여 예전에

읽었던 팡세에 비해 훨씬 쉽게 읽혔지만 여전히 인간의 이성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 앞에서는 묵직함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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