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수 1 - 전쟁의 서막
김진명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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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치열한 싸움 속에서도 영웅은 영웅이고, 혼탁한 세상 속에서도

기재는 기재다.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만난다는 것은 삶을 살아가며 누리는 행운일진데

일국의 왕자로부터, '고구려 천년의 영웅이다'라는 소리를 들을 있는 을지문덕. 그는

분명 범인은 아니다. 수와 고구려의 대치 형국에서 벌어지는 말갈, 백제, 거란, 신라 등의 외부

세력과의 합종연횡은 지금의 정치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다. 


말갈의 족장 하나인 아야진과의 우정은 수심과 번민 속에 머리가 아팠던 아야진이 문덕을

만나는 순간 기쁨을 감추지 못할 만큼 크고 강건하다. 아야진에게 문덕은 의지하고 마음을

나누고 싶은 친구이다. 아야진에게 던진 청년 문덕의 마디는 앞으로 펼쳐질 영웅의 일대기의

전조를 보여준다. '청년이라면 가슴 속에 불가능한 꿈을 품어야 하는 아니겠나.' 불가능의

꿈을 품지만 그것을 가능해 만들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하는 그런 사람이 청년이다. 이들의 만남은

양광에게 붙잡혀, 백성들을 살리기 위해 대족장인 아버지를 죽이고 자신마저 죽을 위기에

처했을 처음 시작된다. 죽음의 위기에서 구함을 받은 아야진은 이후 문덕을 마치 여인네의

마음처럼 사모하며 존경한다. 그리고 이제 다시 만나 미래를 준비한다. 


어느 왕조든 왕좌를 위한 목숨을 암투는 발생하고 모략과 술수가 벌어진다. 수나라도 그랬다.

세자 양용과 둘째 양광의 대립과 충돌은 마치 우리의 궁궐 역사를 들여다 보는 듯하다. 여기에

리의 역사 시간에 등장하는 '여수장우중문' 주인공 우중문도 등장한다. 


을지문덕과 건무, 아야진, 강이식, 갑정 이들은 비록 신분은 다르지만 서로를 인정하고 서로를

존중하며 서로에게 진실인 진짜 사내들이다. 어쩌면 조합만으로 이미 전쟁은 끝난것이나

다름없으나 수의 양광과 우중문, 석환 역시 만만치 않은 이들이라 서로 얽히고 설킨 용호상박의

대결이 사뭇 흥미롭다. 을지문덕. 그의 말은 진중하고 깊이가 있다. 한번 던져진 말은 천금과 같고

득도한 고승의 법어와 같으며 듣는 이로 하여금 묘하게 말려들게 하는 마력을 가졌다. 


책에는 백성은 모르고, 군사도 모르며, 감정이 메말라 화를 내고 부합하는 세력의 농간에 휘둘려

중심도 제대로 잡지 못하는 인물하나가 등장한다. 그를 보고 있자니 밑에 아무리 뛰어난 장수가

있다 한들 패배의 길로 접어 밖에 없는 안타까움에 안쓰럽기까지하다. 이런 형과 아버지를

둘째 황자는 이상 지켜 수만은 없다는 생각에(대부분의 쿠데타는 이랬다) 드디어 이렇게 말한다.

' 황제가 되고 싶다'


이에 반해 고구려 왕실의 모습은 '연합'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총명하며 진중한 영양왕, 그런 왕을

보좌하며 견고하게 있는 왕자, 왕의 명령이라면 불속이라도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있는 장군들,

왕에 대한 충성으로 의심하고 염려하고 걱정하는 대대로와 대신들, 거기에 전설의 치우검을 소유한

용맹한 지략가 을지문덕, 이들이 이루어 내는 하모니는 '화합' 자체이다. 


이렇게 수와 고구려 양측은 일촉즉발의 상태에서 고구려가 먼저 선공을 취하러 떠나는 장면에서

1부가 막을 내린다.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단숨에 읽게 만드는 김진명 작가의 필력에 다시금

감탄한다. 그리고 2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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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이 울다
데이비드 플랫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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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누군가의 글에 ' 그대로'라는 단어를 썼던 기억이 있는데 책에서 다시 한번 '

그대로'라는 단어가 생각 났다. 처음부터 운다. 히말라야 트레킹(어쩌면 우리는 평생 꿈도 꿔보지

못할) 마치고 돌아와서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이마를 바닥에 대고 한참을 운다. 모두를 잃어 버린

이들에게 있는 것이 없기에 주저앉아 통곡할 뿐이다. 그리고 눈물은 멈출 모른다.

예전 교회에서 사역할 이런 자매를 적이 있다. 청년부 예배 시간에 말씀을 전하는데 중간

정도에 앉아 있던 자매가 갑자기 울기 시작한다. 주변에서 달래려는걸 그냥 두라고 하고 말씀을

마치고 예배를 마쳤는데 여전히 울고 있다. 우리 모두는 자매를 위해 조용히 자리를 비웠고

시간여를 그렇게 울던 자매가 교역자실에 찾아와 이렇게 말한다. '갑자기 눈물이 났고 주체할

없었고 시간이 이렇게 많이 흘렀는지 몰랐다'. 그리고 그렇게 울어서 창피해서 어쩌냐며 부끄러워

하던 자매, 지금은 선교사가 되어 현장에 있다. 


지금 우리 현실은 그냥 암담하다. 우는 능력도 잃어 버렸고, 사용하라고 주신 폭탄은 폼으로 가지고만

있어 녹슬어 버렸고, 세상이 교회를 향해 외치는 소리엔 귀를 막아 버리고 자기들만의 축제에 열광한다.

저자는 이에 대해 많은 수치, 많은 설교로는 우리에게 필요한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우리 주변 사람들이 겪는 극심한 고통을 눈으로 똑똑히 보아야 하며 '세상 속에서' 말씀을 경험하여

말씀이 우리 가슴 깊은곳까지 파고드는 일이 필요하다. 이대로는 안된다. 무언가 바뀌어야만 한다. 


복음, 복된 소식, 기쁜 소식이 어디에서는 흉기로 자신들을 위협하는 날카로운 무기로 때론 권력과 힘의

상징으로 보여져 척결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왜곡과 오해가 섞여 하나님에 대해 멀어지고 반감만

가득하다. 정작 보여줘야 하는 '예수' 아닌 정복자요 오만하고 욕심많은 괴물로 비쳐지기도 한다.

복음의 최전방에 나선 우리는 '진짜 예수' 전해야 한다. 진짜 하나님을 전해야 한다. 오염되고 타락하고

인색하기 그지없는 변질된 복음이 아니라 죽음으로 값주어 '진짜 복음' 전해야 한다. 


900만명의 주민 예수님의 제자는 100명도 되지 않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수에 대해 들어 보지

못한 영적 빈곤과 아이들의 열에 다섯은 여덟살을 넘기지 못하는 육체적 빈곤마저 지닌 그곳, 예수라는

이름을 들어 본적이 있냐는 질문에 근처 어느 마을에 사는 누군가를 묻는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

저자는 이들을 위해 기도했다.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그래서는 안되는데 ' 거기까지라고' 생각하며

기도했다. 이해할 있을 같다. 우리의 사역 현장에서도 그래서는 안되는데 정말 그래서는 안되는데

그냥 거기까지라는 의무감으로 기도할 때가 있다. 물론 이내 돌아서서 다시 하긴 하지만 저자도 그랬던

같다. 사역자의 이런 고백이 낯설지만 반갑다. 인것 같은 이런 사실적 묘사가 좋다. 


물을 걸러 마실 간단한 필터가 없어 가족과 마을 주민 60명이 몰살당한 시잔, 아버지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7살의 나이에 산으로 도망쳤다 붙잡혀 헛간에 갇혀 나빈, 마을에 열두살에서 스무살 사이의

여자아이들이 모두 성노예로 팔려나갔지만 그래도 이곳 보다는 것이라는 묘한 믿음을 가진 부모들과

아이들이 팔려간 '오두막 식당' 참상을 읽으며 가슴이 아파오고 우리의 할머니들이 생각이 났다.

배낭에 먹을 것이 있음에도 주지 못하는(아니 없는) 가난의 민낯 앞에서 무기력한 저자의 모습은

소수에게 베풀어 다수가 배제되지 않도록 하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적나라하다. 가난한 자들에게 전할

복음 과연 무엇일까?


저자는 각각의 상황을 맞이하며 계속해서 주님께 묻는다. 'why' 'how' 사이에서 고민하며 묻는다. 어떻게

하는 것이 예수님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선택 길이며 방법인지에 대해. 하나님과 다른 사람을

향한 진짜 사랑은 종교적 학습만 해서는 절대로 만들어 없는데 우리는 미친듯이 학습에 목을 맨다.


"답은 '무엇' 아니라 '누구'입니다."

잠시 멍해졌다. 무엇을 하였느냐에 집중하다 정작 '누구' 잃어 버린 사역 앞에 고개가 숙여진다. 정작

그분이 행하시는 일임에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 자신이 한것인양 한껏 폼을 내는 우리들 앞에

주님은 여전히 허리를 숙여 뭔가를 적고 계실 같다. 


이들의 예배에서 중국 선교사에서 드렸던 예배가 기억났다.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년을 기다리고

준비했다는 자매들,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삼일을 기차를 타고 왔다는 형제, 집회에 참석하려고,

참석하려고, 참석하려고... 히말라야 곳에서도 그랬다.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살을 애는 추위 속에서

삐끗하면 낭떠러지로 떨어질 비좁은 산길을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올라왔다 세상 가장 불편한 자세로

가장 행복한 예배를 드리고 돌아가는 그들. 무엇이 이것을 가능케 하는가?

예수를 믿고 세례를 받았지만 즉시 가족에게 버림 받고 쫓겨났으면서도 '예수님은 가족을 잃어도 따를

만한 가치가 있는 '이라고 담대히 말하는 목사, 그냥 하나님이 주신 것으로 하나님이 행하시는 일을 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하는 간호사, 아이들의 육체적 필요와 영적 필요를 위해 자원해서 오지 중에 오지로

선생들, 자신들 부부가 곳으로 것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당연한 응답이라고 말하는 송어

전문가 부부. 이들에게 예수면 된다. 예수 이외에는 어떠한 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예수 이외에도 필요한

것이 너무나도 많은 우리의 현실이 부끄럽고 그런 그들이 부럽다. 


책은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하고 저자의 깊은 고민과 가슴 설레는 묵상의 감동을 그대로

전해 준다. 궁극적으로 분을 위해서, 죄에서 구원하고 가장 깊은 상처를 치유하고 영생을 주실 있는

유일한 분으로 세상에 알려져야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위해서 살아가는 이들이 그곳에 있다. 끝으로

저자의 당부 한마디를 적어 본다.

'예수님께 시선을 고정하고 매일을 복음의 절박감으로 살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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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열매들 - 세 원로 철학자가 남겨 준, 2020 세종도서 교양부문
김형석.김태길.안병욱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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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되 올바로 미치고, 오래 미쳐야 한다. P39

성실은 사물의 시작이요 또한 끝이다. P80


누군가를 존경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특별히 자신의 친구를 존경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여기 분은

서로를 존경하는 친구다. 평생을 같은 길을 걸어 왔고 각자가 자신의 분야에서 손꼽히는 학자들이기에

반목했을만도 시기했을만도 한데 분들은 함께 같은 곳을 보며 서로를 위하며 사셨기에 우리는

그분들을 감히 '철학 삼총사'라고 부른다. 띠지에 적힌 글처럼 '정신적으로 빈곤했던 시절 분은

저희에게 선물이셨습니다'라는 말에 어울리게 사신 분의 글이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기대하며

읽어 나간다. 


역시 김형석 교수님(용서하시라. 은사님이기에 존칭을 사용함을) 글은 예상대로 '사랑'이다. 예전에도

그러셨다. 철학 수업 중에도 '사랑' 빼놓지 않으셨다. 사랑전도사를 자처하시면서 사랑에 대해

말씀하시던 교수님의 모습이 생각난다. 평소에 말씀하시던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이렇다. '이기적이어서는

안되고 귀하고 아름답게 생각해야 하며 희생해야 한다.' 사랑하는 이에게 때에는 아깝지 않다. 주는

자체가 기쁨이고 사랑할수록 주고 싶은 것이다. 줌으로써 풍성해 지는 이것이 사랑이다. 이렇기에

사랑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극히 정상적인 삶의 본질이고 우리 모두가 선택하고 실천해야 인생의

도리이다. 예수님의 사랑이 이렇다. 그분은 철저히 이타적이셨으며 생명을 천하보다 귀하고 소중하게

여기셨으며 자신을 죽음으로 몰기까지 그렇게 사랑하셨다. 분이 보이신 삶이 사랑의 본질이었고

전부였으며 분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희도 이와 같이 행하라'


분의 글은 언제 읽어도 좋다. 깊이는 물론이고 행간을 넘나드는 촌철은 절정이다. '고진감래' 대한

글이 그렇다. 쓴것이 끝나면 단것이 온다는 의미로 어려움 뒤에는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는 관용적

표현으로 많이 사용되는 사자성어인데 이를 거꾸로 놓으면 '단것이 다한 뒤에 쓴것이 온다' 말이 된다.

인생은 그렇다. 오르는 기쁨과 행복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려가는 슬픔과 불행도 동반하는 것이다.

'행복지상주의' 만연된 우리에게 내려감은 고통이고 모멸이며 삶의 지옥이지만 인생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공존하는 곳이다. 행복과 정상이 삶의 목적이 아니라 사는 동안 계속 성장하기 위한 노력과

속에서 행복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나 보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

'나는 네가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어 것을 부탁한다.'

어느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하는 말이다. 예수를 예수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예수를 그리스도로 안다는

것은 차이가 있다. 기독교 신앙은 의외로 간단하다.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것이다. 믿는다는 것은

부끄럽지 않다는 것이고 당당하다는 것이다. 예수의 복음이 부끄럽다면 분명 자신의 믿음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만약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면 우리는 세상 앞에 당당해야 하며 십자가 앞에 무릎 꿇게 된다.

죄인임을 고백하고 있는 모습 그대로 앞에 나아가야 한다. 세상이 뭐라고 해도 예수는 땅의

유일한 희망이다. 

젊은 시절 어느 강연에서 들었던 안병욱 교수의 '말에 대하여' 여기서 다시 만난다. 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라는 말로 시작한 강연은 말에 대해 다음의 가지를 이야기 한다. 우리는 사람이고 사람은

말을 통해 자신을 표현한다는 '언즉인(即人)', 말은 얼이고 속에 뜻이 있고 생각이 있고 정신이 있고

마음이 있다는 '언즉혼(即魂), 말은 힘이기에 말은 사람을 움직이고 역사를 움직인다는 '언즉력

(即力) 그것이다. 진실의 말은 폐부를 찌르고 신념의 말은 우리의 마음을 울린다. 말은 사람이고,

얼이고, 힘이기에 우리는 말을 갈고 닦고 다듬고 키우고 살려야 한다. 요즘같이 언어의 혼잡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에게 필요한 조언이 아닐까 싶다. 


지금 세상은 혼란스럽고 혼돈이다. 책의 말미에 부록으로 실려 있는 분의 국회대담을 읽으며 거목들이

사라져 감이 안타까워졌다. 혀만 놀리고 지적 농담을 가장한 저급한 말장난이나 일삼는 협잡꾼들이 아닌

뿌리 깊은 나무와 같이 든든히 버티고 있으면서 잘못은 잘못이고 불의는 불의라고 말하며 바름을

위해서는 자신을 던질 아는 그런 거목이 그립다. 


세월이 많이 지난 글들이지만 여전히 반갑고 가슴이 뛴다. 책은 나의 동료들에게 권하고 싶다. 같은

시대를 살아왔고 사역 현장에 같이 있었고 지금도 함께 사역하는 그들에게도 좋은 도전의 기회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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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호르몬, 어떻게 해결할까? 10대가 꼭 읽어야 할 사회·과학교양 4
박태균 지음 / 동아엠앤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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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친환경을 넘어 ()환경,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가 '하면 좋은 '에서 '반드시 해야

하는 '으로 변한 시대를 살고 있다. 이는 지금 살고 있는 지구가 나뿐 아니라 나의 후손과 미래

세대들이 살아가야 하는 곳이기에 절실함과 간절함은 더욱 절박해 진다. 편리성을 위해

사용되었던 많은 것들이 이제는 환경을 오염시키고 황폐화시키는 주범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저자는 지금 우리는 '환경 호르몬에 포위 되었다' 말한다. 이는 일상, , 건강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며 직접적으로 타격을 주기도 한다. 현재 인구 감소에 영향을 주는 원인 하나인 불임(실제로

가임 연령대 부부의 12% 불임을 겪고 있다) 환경 호르몬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서 일어나는

현상이며 남성의 경우 성기능 장애와 정자생성억제의 부작용을 가져오기도 한다. 그뿐 아니라 '만병의

근원'으로 통하는 비만의 원인이기도 하다. 2002 처음 제기된 이론은 비만을 유발하는 화학물질을

'오베스겐(Obesegens)이라고 정의하는데 이는 비만 유발 환경 호르몬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오베스겐은

지방세포의 수와 크기를 늘리거나 식욕을 증가시켜 지방 축적을 촉진시키고 신체의 칼로리 소모 능력을

낮추는 활동을 한다. 


생물학자나 의료인에게 호르몬은 러시아 목각인형인 '마트료시카(matryoshka) 같이 신비를 벗기기

위해 한꺼플을 벗기면 다시 한꺼플이 나오는 존재이다. 호르몬의 종류는 50여가지에 이를 정도로

다양하다. 호르몬을 조절하는  최상위 호르몬을 의미하는 황제호르몬(호감을 느끼는 도파민, 행동을

전달하는 세로토닌, 쾌감을 주는 엔도르핀, 숙면을 취하게 하는 멜라토닌..), 남녀의 근본적인 차이를

결정하는 성호르몬, 요즘 여성들 사이에서 대세로 떠오르는 갑상선 호르몬, 청춘호르몬-회춘호르몬으로

통하는 성장호르몬, 체중 조절에 관여하는 그렐린과 렙틴....등등이 있는데 이런 호르몬은 몸은 물론

마음까지도 관장하여 과잉이나 부족시 당료병, 만성피로증후군, 불면증, 갑상선질환, 갱년기 증후군,

우울증, 불안, 고혈압, 비만 마저도 유발시킨다. 요즘 병원에서 많이 눈에 뜨이는 '내분비 내과' 바로

이런 호르몬 관련 질병을 다루는 곳이다. 


정상적인 호르몬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합성 혹은 자연 상태의 화학 물질인 환경호르몬은 1997 일본

NHK '사이언스 아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내분비계 장애 물질이라는 용어를 일반인이 쉽게 이해하고

부를 있게 하기 위해 처음 사용됐다. 환경호르몬은 생체내 진짜 호르몬(여성, 남성, 성장호르몬등)과는

달리 쉽게 분해되지 않고 체내에 쌓여 호르몬 모방(mimic), 호르몬 차단(blocking), 호르몬

촉발(triggering)등을 통해 신체에 이상을 일으킨다. 


문제는 환경호르몬은 매우 낮은 노출량으로도 진짜 호르몬의 혼란을 가져 있다는 점이다.

낮은 농도의 환경호르몬이 축적되어 '후성 유전(epigenetic inheritance)' 통해 여러 세대를 걸쳐 점차

커지고 강력해 진다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환경호르몬은 생태계 파괴에서도 힘을 발휘한다. 악어

농장 인근의 화학회사에서 배출 DDT 디코폴등의 농약에 의한 호수 오염으로 악어가 몰살 되거나

암수가 바뀌는 변종이 발생하기도 했고 야생동물의 개체수의 감소와 성의 혼란등과 같이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들을 유발하는데 야생동물에는 파충류, 어류, 조류, 포유류등 대부분의 동물들이 포함된다.

이와같이 환경호르몬은 인류와 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데 세계보건기구(WHO) 2012

176종의 화학물질을 환경호르몬으로 지정했으나 실제로 강력한 규제를 펼치는 나라는 찾기 힘들다.

우리나라는 세계야생기금 목록에 근거하여 67종의 환경호르몬이 지정되어 있다. 


저자는 '사려 깊은 회피'라는 다소 우회적 방법을 제시하며 환경호르몬 노출 줄이는 법을 몇가지

소개하는데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플라스틱 용기는 'PE,PP,PET..'등의 제품 마크를 확인하여 사용하고

캔이나 통조림은 직접 가열하지 않으며 먹이사슬의 하부를 이루는 음식(곡물, 채소, 과일) 가능하면

유기농으로 먹고, 일회용품 사용을 금하는 정도를 이야기하는데 부분은 사실 조금만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면 가능한 것들이다.

 

환경호르몬이 두려운 존재인 이유는 피해가 다음 세대에 전달된다는 것이고, 적정하고 분명한 '안전

기준' 없다는 것이며, 피해가 태아 어린이 임산부 노인과 같은 사회적 생물학적 약자들에게

집중된다는 점이다. 실생활에서 환경 호르몬 노출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환경호르몬이

의식주 모든 부분에서 영향을 미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노출을 최소화하는 방법 이외엔 뚜렷한

대안이 없는 형편이다. '아는게 힘이다' 말처럼 보다 정확한 정보와 홍보를 통해 생활의 변화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 거의 유일한 해결책인것 같다. '호르몬을 바로 알면 건강해지고 건강해지려면

호르몬의 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저자의 말이 더욱 깊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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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목격자 - 한국전쟁 종군기자 마거리트 히긴스 전기
앙투아네트 메이 지음, 손희경 옮김 / 생각의힘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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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 국제 보도 부문에서 수상을 했고, 한국전쟁 발발 이틀만에 포화 속으로

뛰어 들었고, 2차세계대전 콩고내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등을 몸으로 뛰며 긴박한 현장을 직접

취재한 마가리트 히긴스(Marguarite Higgins, 1920-1966) 그녀는 기자다. 기레기라고 조롱 당하는

기자가 아니라 진짜 기자다. 책을 읽다보면 마가리트가 여자라는 사실을 종종 잊어 버리곤 한다.

그만큼 그는 당차고 결단력있으며 도전정신과 용기마저 가진 인물이다. 전투 현장에서 여자라는

이유로 쫓겨 나기도 하지만 그는 철저한 저널리스트였고 생생한 목격자이기에 그것을 취재하고

보도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었던 열혈 기자였다.


'위험하지 않은 곳이라면 내가 있을 이유가 없다'

뼛속까지 종군기자인 그녀는 전쟁의 최전선에 있었다. 불평등과도 싸워야 했던 그녀는 전쟁터에

'평등한 접근'이라는 성과를 얻기 위해 치열하게 전쟁터를 누볐고 남자 종군기자들의 능가하는

특종들을 쏟아 낸다. 


책에는 여러개의 전쟁이 등장하지만 내가 한국 사람이라서인지 한국전쟁에 눈길이 간다. 그리고

지금껏 잊고 인성이던 사실 하나를 발견한다. 남한과 북한을 나눈 경계선인 위도 38도는 국제법상

아무런 근거가 없고 다만 일본 전쟁 포로들을 나누는 문제의 해결점을 찾으려는 미국과 소련에 의해

임의로 선택된 형식적인 경계였다는 사실을 아주 오랜만에 기억해 냈다. 당시 열강들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연합정부 수립이 됐을까 하는 의문 하나를 가져 본다. 마가리트는 그럴 것이라고 말한다. 


'그녀라면 괜찮아'

한국 전쟁이 발발하고 한국으로 향하던 그를 여자라는 이유로 막던 타임의 기자에게 던진 그의 동료

키스 비치의 말은 그녀가 어떤 사람임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렇게 전쟁에 참가한 그녀는 한강 다리

폭파 현장에서도, 전쟁 초기 한국에 들어왔다 돌아가는 맥아더를 만난 비탄호(맥아더 장군의 전용

수송기)에서도, 공포와 루머가 가득한 수원과 대전에서도, 미군 최초의 사상자 케네스 새드릭 이등병의

시신 옆에서도, 어렵게 설치한 전화를 새벽 2시에서 4 사이에만 있는 남북전쟁 이래 가장 열악한

환경에도, 자신을 여자라는 이유로 전쟁터에서 내쫒는 워커장군의 명령을 철회하기 위해 맥아더에게

'서울에서 걸어 나왔고 다시 걸어 들어가고 싶다' 말하는 순간에도, 한국전쟁 최초의 전진인 진동리

전투 현장에서도, 전황을 역전시키는 인천상륙작전 현장에서도, 편의시설이 갖춰진 선상이 아닌

선창이나 병사들 사이에서 잠을 청하는 순간에도, 맥아더에게 했던 약속처럼 걸어 나왔던 서울에 걸어

들어가는 순간에도, 이승만에게 맥아더가 서울을 넘겨 주는 순간에도, 이후 서울이 세번째 함락될때도

그녀는 기자로 그자리에 있었다. 전쟁은 그녀의 파트너였고 연인이었다. '총에 맞을까봐 걱정해서는

결코 기사를 따낼수 없다'고 말하는 그녀는 1951년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한다. 


한국 전쟁 이후에도 그녀는 여전히 현장에 있었다. 언제든지 전쟁의 포화 속으로 달려 나갈 준비가

되어 있는 병사처럼 굵직굵직한 사건의 틈바구니 속엔 항상 그녀가 있었다. 책을 읽는 동안 그녀의

연애관에 관한 이야기가 여러차례 등장하나 분명한 것은 그럼에도 그녀는 최고의 기자라는 사실이다.

총에 맞을까봐 주저하거나 두려워하지도 않고, 여자로서의 특혜를 요구하지 않고 어느 곳에든 머물렀고,

자신의 의지로 전쟁의 현장에 나아가는 그런 사람이었다, 군인의 딸이자 군인의 아내였으며 조용히

영웅적 행위를 하는 군인들의 매일을 기록하기 위해 죽음을 각오 했던 그녀는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됐고 그 묘비에는 이렇게 써 있다. 

'그리고 이제 그녀는 다시 그녀의 병사들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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