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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참 쓸모 있는 인간 - 오늘도 살아가는 당신에게 『토지』가 건네는 말
김연숙 지음 / 천년의상상 / 2018년 8월
평점 :
"이거 안하면
죽을
것
같아"
무려
26년간 8개의 매체를
옮겨
다니며 원고지
4만장 분량의
글을
마친
박경리 선생이
무려
20권이나 되는 대 서사시
"토지"의 제 1권 서문에
실었던 글이다.
무언가에 이렇게까지
미쳐
본적이 있는가?
죽을
만치
사랑해 본적이
있는가? 아니면
작가의 말처럼
이거
안하면 견디지
못
할 것 같아 몸부림쳐본적이
있는가? 결단코
없다. 그려보고
싶긴
했으나
이런저런
이유와 핑계로
결단코 그래 본적이
없다.
"겁나"
토지는
겁나
많은
사람이 나와서,
겁나
많이
지지고 볶고 물고 뜯고 죽고,
그 와중에
또
겁나
많이
사랑하고 헤어지고
슬퍼하고 기뻐하고
하는
이야기다.
그러하기에
1권과 2권을 읽을 때 '뭐 이런 인간이
다있어 죽일 놈'이라고
울분을
토하다가도
3권과 4권 점차 책장이
넘어
갈
수록
점점
그
인간의 행동이
이해가
되고 받아 들여져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지는, 절대로
한가지의 잣대로
등장
인물을 평가 할 수 없는 그런 '인간 백화점'이 토지이다.
"토지"
이름에서부터
뭔가
다르다. 순수한
자연
환경으로서의 흙을 이야기하는
이광수의
'흙'이 있고, 인간 존재의
보편적 상황으로서의
펄벅의 '대지'가 아닌 인간의
소유
즉 인간이
지닌
욕망, 감정,
관계, 판단,
선택등이 얽힌 인간의
삶에
주목 한다는
의미의
'토지'이다.
그래서
전개 방식도
독특하다. 보통은
사건이 아주
중요한데 토지는
어떤 사건이
일어난
후, 그
일이 누군가의
입을 통해
정말 무심하게
알려진다. 평사리
행동 대장
윤보의
죽음이 그랬고,
나름 주목할
만한 인물인
조준구의 아들
조병수의 결혼이
그랬다.
그냥 툭
던진다. 아무렇지도
않게. 그뿐이
아니다. 소설의
주인공인 서희와
길상의
결혼은 아예
한 술
더 떠서
전권 어디에서도
그들의 결혼식
장면을 찾아
볼 수
없다. 다만
하인의 서희의
독백을 통해서
들을뿐이다.
이것이
토지의 매력이다.
굳이 최서희가
아니어도 김길상이
아니어도 된다.
그가
누구라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인간 그
자체, 그
인간의
삶이
중요한 것이다.
요즘 사회상처럼
거창하고 화려하고
뭔가 그럴듯해
보이는
광대
놀음이 아니라서
좋다. 무엇이
중요하고 덜
중요하고의 절대적
기준 따위는
필요없다.
삶이라는게 살다보면
'그래, 그
때 그런일이
있었지'하며
지나가는 것이다.
'정복되지
않는' 혹은
'굴하지 않는'이라는
뜻을 가진
invictus라는 라틴어
단어가 있다.
토지에서
운명의 굴레로부터
벗어나 운명의
주인공이 된
한복이는 늘그막에
이렇게
말한다.
" 산다는
거는....참
숨이 막히제?
억새풀 같이
자라고 바람에
매달려 살고.....
그래도
나는 나다"
그렇다
그래도 나는
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