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속에서 행복해 보이는 모두가 미웠지만 또다시 SNS를 열어보는 손가락을 멈춰 세우기는 힘들었다. 나 자신도 모르게 SNS에 접속해 좌절감을 느끼는 순간이 수없이 되풀이되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SNS를 안 보고 살면 되는 거 아닐까? 보지 않고 듣지 않으면 내가 훨씬 편해지지 않을까?' P.13 RE; FRESH - 'SNS 디톡스'를 통해 얻은 것
블로그를 한 지 1년이 넘었다.
개설 후 잊고 살다가 코로나와 함께 시작했던 블로그.
그 세상이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1년 정도를 빠져서 지냈다.
생업에 밀려 블로그 할 시간이 줄고 블로그 이웃들과 나누던 소통의 시간도 끊어졌다.
처음엔 아쉽고 허전했는데 덤으로 얻은 나만의 시간이 생기자 다시 세상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지난 4월 초, 예상치 못했던 불행이 내게 닥쳤다. 내 곁을 누구보다 따뜻하게 지켜주었던 반려견 '상수'의 갑작스런 죽음. 준비한 적 없는 슬픔에 마음이 무너져내렸다.
..... 사실 나는 상수를 보낸 상실감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슬픔을 피했다. 마음이 공허해지려고 하면 SNS로 시선을 돌려 상실감을 억지로 밀어내려 애썼다. 그런데 SNS 대신 집안으로 눈길을 돌리니 곳곳에 남아있는 상수의 흔적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번엔 피하지 않았다. '이 모퉁이는 상수가 특히나 좋아했지. 이 시간이면 상수는 베란다 문턱에 턱을 괴고 햇빛을 쐬는 걸 즐겼는데' 하며 상수의 시간들을 하나하나 또렷하게 기억했다... P.14 RE; FRESH - 'SNS 디톡스'를 통해 얻은 것
SNS가 내 삶에 들어온 것은 불과 얼마 되지 않는다.
덕분에 나는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뜰 수 있었지만 동시에 내가 즐기던 많은 시간을 포기해야 했다.
돌이켜 보면 더 건조해진 것도 사실이다. 엄마 집에 놀러 가서도 나는 블로그 포스팅을 하기 위해 엄마와의 소중한 시간 일부를 할애해야 했다.
샘터 책은 나를 돌아보게 한다.
내가 걸어온 길, 가야 할 길을 짐작하게 한다.
나만의 길이 아니라, 친구와, 이웃과 함께 가야 할 길이다.
그들의 이야기는 곧 나의 이야기고, 내 삶의 많은 부분과 겹쳐진다.
감사합니다.
그동안 샘터와 함께 해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헉헉대면서 뛰어가는 삶 속에 옹달샘과 같은 샘터가 있었습니다.
사막의 오아시스 역할을 하면서 제 삶에 쉼터가 되었습니다.
작고 짧은 책이지만,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편안해지면서 제 맥박수가 가라앉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렇지, 바로 이거야!" 한 챕터 넘기며 하늘 한번 올려다보고, 흔들리는 나뭇잎에 눈길 한 번 더 주게 됩니다.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빵빵대는 수많은 차들도, 잠깐은, 정겹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