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00도 못 벌면서 집부터 산 31살 이서기 이야기 1 월 200도 못 벌면서 집부터 산 31살 이서기 이야기 1
이서기 지음 / 페이지2(page2)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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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학력에

평범한 재력을 가지고

평범한 집에 살며

평범한 차를 타고

평범한 직장에 다녀야 한다.


이 중에 무엇 하나가 삐끗하면 '좀 이상한데?' 하며 고개를 갸우뚱한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그 평범한 사람이 되려면 정말로 각고의 노력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p.36 평범하기 진짜 힘들다




91년생 31살 이서기의 심정이 공감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91년도에 20대 초반이던 나도 비슷한 생각과 경험을 하면서 이 시대를 살아왔기 때문이 아닐까?

총칼을 들지 않았을 뿐이지, 전쟁터와 다름없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 우리 모두는 각자의 블랙코미디를 찍고 있는 것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는 내 세상을 깨지 못해서 이곳에 왔다.

그런데 더 작은 알이 되어버린 기분이다.

p.50 9급 공무원이나 해봐



9급 공무원이 된 이서기의 첫 월급은 168만 원이다.

그녀는 삼수만에 들어간 대학을 자퇴하고 2년간 행시를 준비한다. 3년째에 허들의 높이를 실감하고 진로를 바꾼다. 나이 서른에 9급 공무원이 된 이서기. 그녀는 결혼과 함께 집을 계약한다. 월 200도 못 벌면서...




다음 날 아침.

누가 깨우지도 않았는데 눈이 떠진다. 9시가 되자마자 현우와 손잡고 은행에 가서 어제 정리한 현금을 모두 한 계좌에 입금했다.

은행 앞 공원에 나란히 앉아 LH 어플을 켠다.

"숫자 맞지? 다시 한번 확인해 봐. 0이 너무 많아서 헷갈려."

현우와 나는 번갈아 금액을 두어 번 확인하고 버튼을 누른다.

무사히 상환된 건지 대출 잔액을 여러 번 확인하고서 핸드폰을 가방에 넣는다.

나는 현우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미소 짓는다. 계좌는 다시 텅 비었지만 마음이 알 수 없는 무언가로 꽉 찼다. 항상 표정 없던 내 얼굴에 표정이 생겼다.

"현우야, 우리 떡볶이 먹을까? 우리 맨날 가던 데."

"그래. 가자."

"오늘은 소시지도 추가하자."

"그래. 너 먹고 싶은 것 다 시켜."

우리는 손을 꼭 잡고 같은 길을 걸어간다. 쨍한 햇살이 우리의 머리 위로 떨어진다. P.66 집 샀다며?



소설의 결말은 아직 모르겠다.

상관이 없다.

젊은 두 부부의 웃음이, 표정 없이 살던 이서기의 얼굴에 번지는 미소와 생기가 덩달아 나도 미소 짓게 한다.




이 책은 이 땅에 사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다.

치열한 관문을 뚫고 공시를 통과해 공무원이 된 이서기.

공시생들에겐 부러움의 대상이지만, 막상 공무원이 된 사람들의 세계를 들여다보면 그들만의 절절한 현실이 녹록지 않다.

2021년, 9급 공무원이 월급이 아직도 이 정도 수준이구나 하는 생각에 새삼 놀랐다.



영끌이네, 벼락거지네, N포세대네... 여러 단어들을 접하면서도 현실의 참담함은 놀라울 정도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도 사실 지금 이 순간의 이야기라는 게 실감 나지 않았다.





나 역시 30여 년 전 교육공무원이 되었고, 조직의 갑갑함이 싫어서 밥그릇을 걷어찬 케이스다. 주변에서 뜯어말렸지만, 사표를 내고 학교 문을 걸어 나올 때의 상쾌함과 홀가분함은 지금도 생생하다.

교사가 되기 위해 나름 열심히 임용고시에 매달렸었고, 그 대가로 중등 영어교사가 되었다. 그때의 벅참과 기쁨도 여전히 생생하다.

막상 사다리 끝에서 올려다 본 위의 세계는 흐릿했고, 막연했고, 탁했다.

12년간의 교사 생활을 종지부 찍고, 나는 더 치열한 전쟁터를 향해 한 걸음을 내디뎠다.



고인 물도 괜찮아

P.80 고인 물이 얼마나 좋은데



나는 고인 물이 싫었다.

고인 물의 미래는 뻔하다.

서서히 썩어갈 일만 남았다.

그들이 스스로 견고하게, 더 높이 쌓아가는 우물에서 탈출하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하다.



직장에서 내가 원하는 나는 없어. 남들이 원하는 내가 있겠지. 그러니까 주무관님도 주무관님이 원하는 답을 이 조직 안에서 찾으면 안 돼. 세상의 정답은 밖에 있는 법이야.

P. 106 정답은 회사 밖에 있는 법이야



알을 깨고 나오려면 힘이 필요하다.

그전에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된다.

세상은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올 힘도 없는 연약한 새끼가 생존하기에는, 그리 만만한 곳이 아니다.



책을 재미있게 읽고 있다.

시차 때문에 밤잠이 없기도 하지만, 재미가 있어서 몰입해서 읽게 된다.

1권이 끝났고, 2권이 기다리고 있다.

소심하고, 열등감이 많으며, 평범하게 살기 위해 발버둥 쳐야 했던 이서기. 나를, 수많은 우리를 닮은 이서기가...

성큼. 성장하였다.



그녀의 다음 스토리가 기대된다.

2부에서의 주인공은 아마도 수많은 이서기들을 돕는 다정하지만 용감한 인물로 돌아오지 않을까?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뤼치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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