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으로 데려다줘
줄리안 맥클린 지음, 한지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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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놀랄 겁니다. 돈이 사람을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알게 되면요. 사람들은 돈 때문이라면 해서는 안 될 일도 하거든”


저자의 전작인 <이토록 완벽한 실종>은 제목에서도 언급하듯 실종된 인물이 ‘완벽하게’ 실종되면서 그리고 반전과 마지막에 감동까지 주듯 페이지터너 작품이었다. 최근 출간된 <그 여름으로 데려다줘>는 전작과는 전혀 다르지만 역시나 재밌게 읽었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에도 언급되었듯 생부에게 어마무시한 재산을 물려받은 주인공이 엄마와 생부사이 일어난 일, 자신의 탄생 시초가 한 여름의 불장난이였는지 진정한 사랑이었는지를 파헤치는 과정을 그려낸다.


충격적이지만 또 한편으로 다른 꿈을 꾸는 피오나. 사지마비 환자인 자신을 길러준 아버지에게 드는 간병비용을 생각하니 일확천금의 기회가 꿈같기도 하고 덜컥 받자니 겁나기도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왜 생부인 안톤 클라크가 친 자식보다 ‘나’에게 이렇게 많은 재산은 줬는가이다. 그 이유가 너무 궁금해서 계속 읽다보니 새벽까지 읽게되었고 길러준 아버지가 사지마비가 된 이유 역시 뻔한 내용이었지만 사고 이후를 뻔하지 않게 풀어서 좋았다.



아주 의외였던건 러브라인이 없어서 좋았다. 생모와 생부 그리고 양부 사이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백하게 끌고 갔고 피오나의 엄마를 이해하지만 결국 외도는 사실이기에 어쩔 수 없었던 점, 안톤과 릴리언의 관계, 릴리언과 프레디의 관계가 너무도 복잡하게 얽혀서 안타까웠다.


더위가 한풀 꺾여가지만 여름을 떠나보내며 읽기 좋은 책. 시원한 와이너리 언덕 위를 여행한 느낌의 작품이었다. 무엇보다 작가님 필력이 상당하신듯. 전작보다 더 담백하고 풋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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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만의 방
김그래 지음 / 유유히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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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싱일을 하시는 저자의 어머님이 50대의 나이에 베트남으로 출장 가신 일에 관한 에피소드를 그린 이야기.

개인 공간, 개인 시간 그리고 ‘나’ 자체를 희생해서 아이를 키운 저자의 어머니를 읽다보니 우리 부모님도 생각났지만 내가 처한 상황도 같았다.

우리 엄마도 아이 셋을 키웠지만 나도 똑같이 어린 아이 셋을 돌보고 있는 이 시간이 참 행복하지만 가끔, 사실 자주 힘들고 지친다.



이 책을 보고 많은 위로를 받고 미래의 나를 그려본다. 50대의 나이에 떠난 타국에서 맞지도 않는 음식과 문화생활 그리고 제일 중요한 언어에서 곤혹을 겪는 저자의 어머니를 보며 발을 동동거리고 한 없이 걱정하는 저자. 저자는 그 마음이 어릴 적 낯선 곳에 내놓은 자식을 보는 자기 엄마 같다는 생각으로 때아닌(?) 공감도 한다.


코로나 기간은 2년이란 시간동안 입국할 수 없어 생이별을 경험하기도 하고 그 기간에 일어난 친척의 부조에 참석할 수 없어 어머니가 느꼈을 허무함과 미안함, 외로움에 눈물도 찔끔했다.



그래도 이 책은 어머니의 외로움만 보여주진 않았다. 동료들과 친해져 집에 초대받거나 김치 강연(?)을
해주거나 혼자 관광을 하시는 등 타국에서의 생활에 잘 적응하는 어머니가 5년이란 세월을 보내는 놀라운 적응력도 알려준다.




세 아이를 다 키워 성인을 만들고 모두 결혼시켜 마음놓고 노후를 즐겨야 할 우리 엄마는 암투병으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친손주 얼굴도 보지 못하고 돌아가셨는데 엄마의 행복했을 남은 날을 생각하면 언제나 가슴이 사무치게 슬프다.



그래도 잘 지낸다고, 우리는 그 이전보다 형제끼리 더 똘똘 뭉쳐서 살고있다고, 엄마 생각에 울기보단 웃고있다고 그리고 언젠가 다시보자고 엄마!!! 🥲
(꿈에도 쫌 나와주라구 엄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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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자들
고은지 지음, 장한라 옮김 / 엘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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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저는 한국을 떠났을 때야 비로소 자유롭게 한국인이 될 수 있었습니다.˝


1980년대부터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대한민국의 뼈아픈 과거를 보여준다. 군사정권으로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이른바 ‘빨갱이’라는 억울한 누명으로 잡혀가서 죽어서 나오거나 반 불구가 되어 나오는 그 시대의 아픈 역사로부터 시작한다.

장장 3대에 걸친 한 가족의 역사를 통해 민족 분담의 아픔과 가족을 잃은 슬픔, 이민자들의 혼란스러운 감정들을 다양하게 읽을 수 있었다.



내가 읽은 디아스포라 소설은 이창래 작가의 <타국에서의 일 년> 밖에 없어 내 기준은 어쩌면 편협할 수 있지만 이번 작품으로 진정한 코리안 디아스포라를 경험했다고 본다.

특히 이 작품 중 압권이라 느꼈던 장면은 억울하게 아버지를 잃은 ‘인숙’과 하나뿐인 아들을 결혼시킨 시어머니 ‘후란’의 숨막히는 동거 생활일 것이다.
결혼 첫날밤부터 불편한 신경전을 치르고 다음날 미국으로 떠나버린 남편 ‘성호’를 잃기 싫지만 인숙이 없다면 자신은 버림 받을 거라 생각한 호란 그리고 그런 시어머니를 모실 수 밖에 없는 인숙.


이 두 여인의 기이한 인연은 오랜 세월을 살면서 서로가 필요한 존재가 되고 그들이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관계가 아니였다면 어땠을지를 두고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후란’의 진심어린 속마음을 읽는 시간이 없었다면 아마 계속 후란을 미워했을 것이다. (그래도 너무 했어요 후란🤔)



대통령이 바뀌며 정치의 색도 바뀌고 북한과의 대립이냐 통일이냐의 문제가 대두되는 시대에서, 그 시대를 뉴스로 겪었던 나로서도 이상한 감정이 느껴졌다.
지금은 두 국가간의 지긋지긋한 밀당(?)에 지쳤고 그냥 이대로가 좋다는 생각 뿐이지만 내가 학교에서 배웠던 역사와 지금 우리 아이들이 커서 배울 역사는 무엇이 달라졌나 궁금해지기도 한다.




한반도라는 특징적인 지형에서 나라를 빼았겨 식민지를 겪었던 과거와 조상들의 희생으로 독립했다는 과거가 대한민국의 자부심이고 이런 과거를 안다면 전국민은 하나가 되는 장면은 한일전과 같은 스포츠 경기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뜨거웠던 열정과 애국심이 나한테 있었다는 것을 기억했다.


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어린 우리를 보고 한심스러워하고 자기 시대 이야기를 하시며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는지 나이를 들어보니 알겠다. 요즘 조카들을 보면서도 ‘너희들 참 편한 세상에 살고 있다.’ 라고 꼰대력이 올라오는 걸 보니…!



한줄평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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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한 구가 더 있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 2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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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에 대해 하는 말인데, 정의는 전체 이야기의 절반도 채 안 되기 마련이오.”



전 편보다 더 정교화된 눈치싸움과 심리전!
이번 편의 메인은 캐드펠 수사와 베링어의 숨막히는 심리전과 추격장면이었다.


왕권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으로 인해 대혼란인 마을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귀신같은 관찰력으로 발견한 캐드펠 수사의 능력에 또 한 번 감탄했다.
95 구의 시체 사이에 숨겨진 괴리감이 드는 시체 한 구. 귀찮고 지쳐있다면 수를 놓쳤다고 넘어갈 일을 죽은 방식과 옷 차림을 통해 가려낸 캐드펠 수사.



한편 왕권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과 치열한 정치 싸움은 읽는 내내 더럽고 치사하다는 생각 뿐이었다. 🙃
(세계 어딜 가나, 어느 시대에나 권력에 대한 인간의 욕심과 비열한 방식은 똑같구나…!)



다만 캐드펠 수사에게 좋은 인연은 다 떠나가버리는
점이 아쉬웠다. 매번 새로운 사람이 등장하고 그 사람의 성품이 좋고 캐드팰 수사와 맞지만 이태까지 모두 떠나버렸다. 아직 더 읽어봐야겠지만 다른 등장인물들과 정을 쌓을 수 없어서 아쉽다.
그것도 시리즈물을 읽는 재미 중 하나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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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아 만든 천국
심너울 지음 / 래빗홀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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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바닷가 작은 마을에 마력이 없는 두 부모에게 태어난 허무한은 A-급 마력을 지니고 태어나 서울 s대에 붙는 기염을 토한다. 심지어 전액 장학생이라는 놀라운 타이틀으로 유명인사가 되기도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동기들이 부럽기만 하다.

마력은 노력해도 따라올 수 없는 타고난 거지만 주변 환경은 노력으로 따라 잡을 수 있다는 아버지의 말도 귀에 들리지 않고 좋아하는 여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벌려다 불법으로 ‘역장’을 ‘헌혈’하며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5가지 챕터로 나뉘며 모두 허무한의 역장과 연관된 등장인물들이 각 챕터의 주인공이 된다. 마력이 없어서 허무한의 역장을 받은 이준, 이준에게 그 마력을 다시 받은 야구 선수 현채, 역장을 불법적으로 조달하는 혜정 그리고 전국에 10명 정도 밖에 없는 A+급 마력을 지닌 윤진. 그리고 무한과 지현.


결국 자기가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가지지 못한 것을 더 갖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심을 드러낸 작품 같다.


특히 마력이 있고 없다는 이중 잣대만으로 인간의 능력을 나누니 그 차별은 극심해진다. 지금 현재도 사람이 가진 재력, 권력, 능력 등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고 성에 안차면 까내리는 세상에서 특별한 능력이 있고 없고 큰 차이. 다만 책 속 현실도 마력의 유무 차이 빼고는 현실과 너무 같아서 안타깝다.


(제목이 참 찰떡이다. 갈아 만든 ‘천국’)


나 어릴 땐 사람의 직업이나 그 사람이 버는 월급이 얼마인지를 보고 그 사람의 가치를 매기지 않았는데… 요즘 초등학생들 어디 아파트 사는지, 부모님 무슨 차 타는지, 나는 고등학생까지 몰랐던 명품들 알고 입고 다닌다고 하니 정말 많이 변했구나…
그래서 더 안타깝다. 그래서 부모는 등골이 휘고 🥲 지금도 휘는데 더 크면 더 휘겠구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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