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자들
고은지 지음, 장한라 옮김 / 엘리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렇지만 저는 한국을 떠났을 때야 비로소 자유롭게 한국인이 될 수 있었습니다.˝


1980년대부터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대한민국의 뼈아픈 과거를 보여준다. 군사정권으로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이른바 ‘빨갱이’라는 억울한 누명으로 잡혀가서 죽어서 나오거나 반 불구가 되어 나오는 그 시대의 아픈 역사로부터 시작한다.

장장 3대에 걸친 한 가족의 역사를 통해 민족 분담의 아픔과 가족을 잃은 슬픔, 이민자들의 혼란스러운 감정들을 다양하게 읽을 수 있었다.



내가 읽은 디아스포라 소설은 이창래 작가의 <타국에서의 일 년> 밖에 없어 내 기준은 어쩌면 편협할 수 있지만 이번 작품으로 진정한 코리안 디아스포라를 경험했다고 본다.

특히 이 작품 중 압권이라 느꼈던 장면은 억울하게 아버지를 잃은 ‘인숙’과 하나뿐인 아들을 결혼시킨 시어머니 ‘후란’의 숨막히는 동거 생활일 것이다.
결혼 첫날밤부터 불편한 신경전을 치르고 다음날 미국으로 떠나버린 남편 ‘성호’를 잃기 싫지만 인숙이 없다면 자신은 버림 받을 거라 생각한 호란 그리고 그런 시어머니를 모실 수 밖에 없는 인숙.


이 두 여인의 기이한 인연은 오랜 세월을 살면서 서로가 필요한 존재가 되고 그들이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관계가 아니였다면 어땠을지를 두고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후란’의 진심어린 속마음을 읽는 시간이 없었다면 아마 계속 후란을 미워했을 것이다. (그래도 너무 했어요 후란🤔)



대통령이 바뀌며 정치의 색도 바뀌고 북한과의 대립이냐 통일이냐의 문제가 대두되는 시대에서, 그 시대를 뉴스로 겪었던 나로서도 이상한 감정이 느껴졌다.
지금은 두 국가간의 지긋지긋한 밀당(?)에 지쳤고 그냥 이대로가 좋다는 생각 뿐이지만 내가 학교에서 배웠던 역사와 지금 우리 아이들이 커서 배울 역사는 무엇이 달라졌나 궁금해지기도 한다.




한반도라는 특징적인 지형에서 나라를 빼았겨 식민지를 겪었던 과거와 조상들의 희생으로 독립했다는 과거가 대한민국의 자부심이고 이런 과거를 안다면 전국민은 하나가 되는 장면은 한일전과 같은 스포츠 경기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뜨거웠던 열정과 애국심이 나한테 있었다는 것을 기억했다.


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어린 우리를 보고 한심스러워하고 자기 시대 이야기를 하시며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는지 나이를 들어보니 알겠다. 요즘 조카들을 보면서도 ‘너희들 참 편한 세상에 살고 있다.’ 라고 꼰대력이 올라오는 걸 보니…!



한줄평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