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놀랄 겁니다. 돈이 사람을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알게 되면요. 사람들은 돈 때문이라면 해서는 안 될 일도 하거든”저자의 전작인 <이토록 완벽한 실종>은 제목에서도 언급하듯 실종된 인물이 ‘완벽하게’ 실종되면서 그리고 반전과 마지막에 감동까지 주듯 페이지터너 작품이었다. 최근 출간된 <그 여름으로 데려다줘>는 전작과는 전혀 다르지만 역시나 재밌게 읽었다.출판사 제공 책소개에도 언급되었듯 생부에게 어마무시한 재산을 물려받은 주인공이 엄마와 생부사이 일어난 일, 자신의 탄생 시초가 한 여름의 불장난이였는지 진정한 사랑이었는지를 파헤치는 과정을 그려낸다. 충격적이지만 또 한편으로 다른 꿈을 꾸는 피오나. 사지마비 환자인 자신을 길러준 아버지에게 드는 간병비용을 생각하니 일확천금의 기회가 꿈같기도 하고 덜컥 받자니 겁나기도 한다.가장 중요한 것은 왜 생부인 안톤 클라크가 친 자식보다 ‘나’에게 이렇게 많은 재산은 줬는가이다. 그 이유가 너무 궁금해서 계속 읽다보니 새벽까지 읽게되었고 길러준 아버지가 사지마비가 된 이유 역시 뻔한 내용이었지만 사고 이후를 뻔하지 않게 풀어서 좋았다.아주 의외였던건 러브라인이 없어서 좋았다. 생모와 생부 그리고 양부 사이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백하게 끌고 갔고 피오나의 엄마를 이해하지만 결국 외도는 사실이기에 어쩔 수 없었던 점, 안톤과 릴리언의 관계, 릴리언과 프레디의 관계가 너무도 복잡하게 얽혀서 안타까웠다.더위가 한풀 꺾여가지만 여름을 떠나보내며 읽기 좋은 책. 시원한 와이너리 언덕 위를 여행한 느낌의 작품이었다. 무엇보다 작가님 필력이 상당하신듯. 전작보다 더 담백하고 풋풋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