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토끼 - 개정판
정보라 지음 / 래빗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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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보내버리고, 집안을 다 풍비박산을 만들고.... 세 상에 그런 법이 어디 있니?˝
그런 법은 없지만, 그런 세상은, 그런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다. 그러니까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나도 저주 용품을 만드는 걸로 직업을 삼고, 그걸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2022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작으로 오른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

제목처럼 다양한 저주가 나오는 10편의 단편을 읽어보았다. 생각보다 잔인하고 독한(?)이야기 덕분에 입덧 중인 나는 고생 좀 했다.
특히 <머리>는 상상할수록 역겨워서… 읽는 것을 포기했다. 와… 입덧증상을 초 절정으로 끌어올리는 지저분함이라, 휴…

그만큼 작가의 표현이 좋다는 것일까? 🙃

다른 단편들도 비인간적으로 잔인해서 읽는 것이 고통스러웠다. <덫> <흉터>는 신체적인 잔인함이 입덧 중인 내 정신을 힘들게 했다.


놀라운 점은 내가 즐겨읽는 장르가 아니고 거의 처음보는 ‘저주’라는 장르를 읽은 것인데 억지스러움은 없고 초월적인 세상을 읽는 느낌이었다. 생각보다 자연스럽고 비현실적이지만 현실적인 느낌이랄까.
이질감이 없어서 좋았다.


특히 작품은 다양한 표지로 소개되고 있지만 이번에 나온 표지가 가장 인상적인 것 같다. 색감이나 디자인이 몽환적인 느낌이고 다른 어떤 점 보다 이쁜 것도 한 몫 한다.


저자의 작품은 처음인데 첫 작품부터 너무 하드코어하지 않았나 싶다. 다른 작품은 어떤 색깔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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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소리 수확자 시리즈 3
닐 셔스터먼 지음, 이수현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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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수확자 마지막 시리즈인 <종소리>까지 왔다. 총 세 권이고 한 권 한 권마다 500페이지가 넘는 엄청난 두께의 벽돌책임에도 불구하고 책 페이지가 줄어드는 아쉬움이라니! 정말 정말 정말 오랜만에 만난 시리즈의 벽돌책이라 더 재미있었다.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재미를 즐기던 고더드가 돌아왔다. 고위수확자들을 침몰시키고 그 자리를 차지하게된 고더드. 이런 악을 따르는 수확자가 이렇게 많다고?


한편 모든 인간들이 불미자가 되어 선더헤드와 대화를 못하지만 유일하게 대화할 수 있는 한 사람, 그레이슨. 이 책의 제목처럼 선더헤드의 유일한 소통창구인 그레이슨을 책 속에선 종소리로 명한다. 자신보다 타인을 위한 그레이슨이란 존재의 소중함은 장면장면 빛이났다.


악해도 이렇게 악할수 없는 고더드의 최후는 어떨지, 로언과 시트라의 고군분투는 이뤄질지, 결국 선더헤드가 원한건 무엇일지! 이 책을 이제 펼칠 독자들에게 선물로 남겨놓고싶다.


오랜만에 정말 재미난 시리즈를 만나서 너무 좋았던 시간. 영화제작이 확정되었다고 하니 영상으로 만나는 수확자 시리즈는 어떨지 정말 궁금하다. 내가 상상하며 읽은 많은 장면을 영상으로 본다니! 개봉하면 챙겨봐야지.

지원을 받은 리뷰어가 아닌 일반 독자였어도 강추했을 작품. 여러분 모두 읽어보셔요! 두꺼운 책이 순식간에 후루룩 읽힙니다 😁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해 출판사의 지원을 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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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더헤드 수확자 시리즈 2
닐 셔스터먼 지음, 이수현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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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언과 시트라.. 두 수습생 중 수확자가 된건 시트라였다. 수확자 시리즈의 첫번째 권인 <수확자>에서 한 수확자에게 두 명의 수습생은 없다며 둘 중 한명은 수확자가 되지 못하면 죽어야 하는 운명에 놓였었다. 시트라가 수확자가 되자 로언은 죽을 운명이었다. 그러나 시트라가 재치를 발휘해 로언은 목숨을 건진다.

두번째 시리즈는 <선더헤드>이다. 전편에선 수확자가 어떤 삶을 사는지 알게되었다면 이번 편은 수확자 내의 세력 다툼에 관한 이야기이다.

시트라는 수확자가 되면서 자신만의 룰을 만든다. 수확이 될 사람에게 한 달의 시간을 주며 남은 생을 정리하게 한다. (이 부분이 너무 마음에 든다. 우리는 항상 몇일 후에 죽는다고 가정하며 어떤 일을 할지 고민해보는데 가장 이상적인 죽음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수확자는 되지 못했지만 시트라에 의해 목숨을 건진 로언은 수확자들 사이에서 금기된 ‘검은색 로브‘를 입고 타락한 수확자를 처단하는 수확자 ‘루시퍼’가 된다. 시험에서 떨어진 그가 어떻게 수확자들을 처단하는 루시퍼가 되었을까?


수확령에 관해선 관여할 수 없는 선더헤드는 마찬가지로 루시퍼의 행동을 통제할 수도 없다. 그런데 선더헤드는 이 모든 것을 의도했을까? 모든 것을 듣고 보며 모든 일은 아는 선더헤드는 정해진 규칙 때문에 손 댈 수 없음을 알고 세상을 심판하는 것은 아닐까?


정치 싸움이 들어가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어서 몰랐다. 역시는 역시. 이제 믿고보는 작가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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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거미 질 때 샌디에이고에서 로스앤젤레스로 운전하며 소형 디지털 녹음기에 구술한, 막연히 LA/운전 시들이라고 생각하는 작품들의 모음 - 정지돈 첫 번째 연작소설집
정지돈 지음 / 작가정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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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총체적으로 돌이켜볼 때. 나는 언제나 그래왔듯, 본질적으로 초현실주의자입니다.˝


첫 챕터를 읽을 때 부터 ‘이게 소설이라고?’ 연신 작품의 소개글을 읽고 이게 진짜 소설인지 찾아보고 읽었다. 그러다 그냥 체념했다. 이 소설이 ‘모빌리티’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라기에 이해하기를 포기했다. (ㅎㅎ)

소설 속 내용은 다양한 영화와 문학 작품을 소개하며 ‘움직임’의 이야기를 하다가 어느 순간 등장인물들에게 집중하기도 했다.

내가 지금 뭘 읽고 있는지 모르는 부분이 많았다는 것. 각 챕터가 끝날때마다 앞선 챕터와는 전혀 다른 부분으로 시작해서 연작이 맞는지 다시 확인해야했고 같은 등장인물이 나와서야 안심하고 읽었다.


가장 이해하기 쉬웠던 챕터는 <내부순환>. 사실 이마저도 그저 이해를 포기하고 읽었지만 그렇기에 내용을 알 수 있었던가…?ㅎㅎㅎ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힘은 중간 중간 ‘풉’하고 미소짓게 하는 작가의 유머러스. 몇 장면은 사진으로 소개해본다.



이 책을 읽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팁은. 이해를 하려 하지 마세요. 이 책은 작가의 생각의 흐름입니다. 왠지 얼마전 읽었던 ‘클라리시 리스펙토르’가 떠오르는 작품이었다… 그냥, 제 리뷰는 이렇습니다.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다, 어려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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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는 게 뭐 어때서 - 씩씩한 실패를 넘어 새로운 길을 만드는 모험
김수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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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달았을 때 하고 싶은 거 다 하렴.‘


아나운서로 일한지 3년. 하던 일을 그만두고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담긴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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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전반전의 고군분투와 성공과 실패들을 적 고 보니, 결국 내가 책에 담은 것은 지난 선택들에 대한 변명이자 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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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가슴 속에 품고있는 ’사직서‘를 제출하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살아온 날보다 살아가야할 날이 더 많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금의 직장을 그만두지 못한다. 경제적인 이유.

저자에겐 받아도 남지 않던 월급과 새벽 출근으로 잦아진 수면장애, 그리고 다 큰 나이에 이불에 저지른 실수. 그 당시 저자에겐 충격이었을 사건을 계기로 삶을 되돌아보고 사직서를 내게 된다. 그리고 저자는 살아온 날들과 살아갈 날들을 돌아본다.



최근 육아 휴직이 끝나고 복귀한 회사에 적응하느라 하루하루 피곤한 하루를 살고 있다. 어린 두 아기들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종일 어린이집에 붙들려 현재 삶을 적응중이다.
매일 퇴근하고 오면 아이들과 놀아줄 시간도 없이 밀린 집안일을 하느라 진땀을 뺀다. 그리고 하루 1시간의 독서, 어쩌면 그 시간도 못 가지고 정신없이 골아떨어진다.

최근 왜 이렇게 살아야하는지, 남들도 다 이렇게 사는지 의문을 가진다. 아마 그렇겠지. 아이 가진 집안의 풍경이 우리 집안과 다를게 없겠지. 그러면서도 이렇게밖에 살 수 없는지, 아이들과 공유하는 시간은 턱없이 모자라고 내 시간은 생각도 못하는 나날을 보내는 와중에 이 책을 접했다.

나도 저자처럼 당장 사직서를 내고 아이들과 내 시간을 확보할 용기와 경제적 여유가 없으나 대리만족을 느꼈다고할까? 언젠가 나도 이렇게 하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하게 되었다.

시간이 벌써 자정을 넘었다. 내일 출근을 위해 얼른 잠자리에 들어야지…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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