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 스님의 행복 - 행복해지고 싶지만 길을 몰라 헤매는 당신에게
법륜 지음, 최승미 그림 / 나무의마음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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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휴일.
거실에 아이들 둘이 논다. 노곤하다는 생각을 한다. 아이들 목소리를 들으며 안방 침대에 이불을 덮고 누웠다. 옆에는 남편이 먼저 누워 쉬고 있다. 이런저런 농담으로 웃다가 이 책 `행복`을 폈다.
요즘 `꾸뻬 씨의 행복여행`이란 책과 영화에 대한 글을 읽은 후 펼친 또 `행복`에 관한 책.
이 책을 펼치면서 난 기억했다.
별것 아닌 지금 이 순간이 `행복`이다. 잊지 말자. 그렇게.

사실 나는 작년에 팟캐스트에 나온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대부분을 들었다.
게다가 집에 소장하고 있는 `야단법석`이란 책을 대충 다 본 후라서 이 책이 새로울 것이 없었다.
이미 어디선가 들었고 어디선가 읽었던 부분이다.
다만 이런 내용을 `행복`이란 카테고리로 따로 만들어서 출판한 것이다.
새로운 관점으로 읽는 말씀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1. 왜 내 삶은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까?

 

 


먼저 이 책에서는 스님이 말하는 삶이 꼬이는 이유에 대해 강하게 얘기해 준다.
우린 우리 기준으로 모든 것을 본다. 내 편이 아니면 적이고 내가 옳다는 것을 반대하면 나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어릴 때 그 옹졸함을 못 버린 생각일 뿐이다.
미국인이 할머니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고 웃으면서 손바닥을 내밀고 ˝hi˝한다고 못된 놈은 아니다.
다만 못 배운 분 정도는 될 수 있다. ˝우리 문화를˝ 못 배운 분.
이렇듯 내 기준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면 행복은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
당연히 내 마음대로 세상이 움직일 수 없다. 다 개인마다 기준이 있는데 그것을 내 기준대로 생각하니 불만이 쌓이는 것이다.

 

 


2. 감정은 만들어진 습관

 

 


이 불만이 계속되면 감정이 생긴다. 이런 감정은 쌓이면서 병이 된다.
우리는 보통 화를 참으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화를 내는 것이나 참는 것이나 오십 보 백 보예요. 둘 다 자기 기준을 내세우는 건 똑같고 단지 감정을 드러내느냐 숨기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요.(68)
분노라는 것은 그저 습관일 뿐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 덩어리가 만들어낸 고약한 습관. 그것을 없애려면 내 고약한 기준을 없애야 한다. 어떤 사람이 나를 화나게 했다. 말로 나를 깎아내리고 모욕 줬다. 그런데 나는 앞에서 말을 못 했다. 내가 어떻게 상처받았는지 그 사람도 말로 똑같이 당해봐야 하는데 말이다.
이기는 방법을 찾아서 대응하다 보면 남의 가슴에 못을 박게 됩니다. 내 가슴에 못이 박히면 내가 깨닫고 뉘우치면 되는데, 남의 가슴에 못을 박는 말을 하면 내가 참회하고 뉘우친다고 소멸되지 않습니다.(80)
자랑하는 사람을 보자. 이 사람은 왜 자랑을 하고 있나? 그가 자랑하는 반대 면은 자신이 그것에 대해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예쁜 얼굴을 가진 사람은 갑자기 생긴 얼굴 뾰루지에 예민하고 똑똑함을 자랑하는 자는 `이것도 몰라`라는 말에 이성을 잃는다.
열등감이나 우월감은 모두 삶의 기준을 타인에 두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내 삶을 내가 산다는 주인의식 없이, 내 삶을 남과 비교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심리적 현상입니다. 그래서 열등감과 우월감은 뿌리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101)

 

 


3.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과 함께 사는 법

 

 


사람들은 다 다르다. 그걸 아는 순간 분노의 절반은 없어진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은 관계를 맺고 그러다가 아쉽고 서운한 것이 생긴다. 결혼 생활이 그렇고, 회사 생활이 그렇고, 부모와 자식 관계도 그렇다. 왜 이들은 내 마음을 아프게 하나? 다 따지고 보면 그 사람들은 그대로 있을 뿐이다. 내가 그들 덕을 볼 마음 때문에 이만큼 해줬으니 받을 생각에 그리고 내 능력을 과장해서 알린 덕분에(입사하려면 그럴 수도 있을 듯) 그들은 너를 괴롭히게 된 거다. 원인은 다 내 안에 있다.
내 마음에 딱 든다고 반드시 좋은 사람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내 기준에 따라 좋게 보이기도 하고 나쁘게 보이기도 하는 것이지, 그 사람 자체가 좋거나 나쁜 건 아니에요.(124)
남에게 의지하는 것이 바로 불행이 시작되는 점이다. 자식을 낳아 기르는 재미를 줬다면 그걸로 감사해라. 왜 내 인생을 희생했다 생각하나? 모든 사람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이다. 남에게 받은 것보다 내가 남에게 베푼 것만 생각하고 분해한다. 그렇다고 `기브 앤 테이크`를 강조하면 그것은 거래지 관계가 아니다. 내가 먼저 사랑과 관심으로 타인에게 손은 건네자.
상대를 위해서 하는 일이 사실은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인 줄 안다면, 그 일을 하면서도 상대에게 기대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깃들지 않게 됩니다. 그러니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끼리 심리적인 거래는 그만두고 이제라도 진정한 관계를 맺어보세요.(158)

 

 


4. 남의 불행 위에 내 행복을 쌓지 마라.

 

 


내가 원하는 자리가 있다. 누군가 실패를 맛 보아야 얻어지는 자리다. 내가 불행할 때 남의 절망을 가지고 위로를 얻으려 할 때가 있다. 그것은 결코 행복이 아니다. 사람은 삶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욕구가 해소되면 더 질 높은 삶을 살고 싶다는 욕망이 생긴다. 그 후에 넘쳐도 계속 갖고 싶다는 잘못된 생각이 들어차게 된다. 그게 바로 탐욕이다. 탐욕이 들어차게 되면 타인이 그로 인해 느끼는 불행과 고통은 보이지 않게 되는 죄악이 생긴다. 그곳까지 가지 않고 자유로운 삶을 사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행복이다.
남을 위한 삶을 사는 것이 곧 나를 위한 삶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인생 행복을 깨닫는 지름길이다.
인생은 자기 좋은 대로, 자기 가치관대로 살면 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사는 세상이기에 지켜야 할 몇 가지 제한은 있습니다.
첫째, 누구나 다 자기 나름대로 살아가도 되지만, 남을 해칠 자유는 없습니다. 남을 죽이거나 때리지 말라는 거예요. 둘째, 누구나 다 자기 이익을 추구할 권리가 있지만, 남의 이익을 침해할 권리는 없어요 남의 재물을 뺏거나 훔치지 말라는 겁니다. 셋째, 누구나 다 행복하고 사랑할 권리가 있지만, 남을 괴롭힐 권리는 없습니다. 강제로 성폭행하거나 성추행하지 말라는 거예요. 넷째, 누구나 다 마음껏 말할 자유가 있지만, 말로 남을 괴롭힐 자유는 없어요. 욕설을 하거나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겁니다. 다섯째, 술 마실 자유는 있지만 술에 취해 주정하며 남을 괴롭힐 자유는 없습니다. 술을 먹고 휘하지 말라는 거예요.
이렇게 다섯 가지 정도의 제약을 빼고는 사람은 다 자기 좋은 대로 살면 됩니다.(202)
이 부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이것이다. 어떤 사람이 사람들이 나를 이용해 먹는다고 상담했단다. 그런데 스님은 그 사람을 호되게 혼냈단다. 그 사람 자체가 그렇게 사람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미 그 사람이 사람을 이용해 먹을 것이란 생각으로 대했기에 다른 사람들도 나를 이용하는 사람과 이용하지 않는 사람으로 나누었고 결국 사람은 이기적이기에 이용하지 않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5. 어제보다 오늘 더 행복해지는 연습

 

 


사람들은 모두 편견을 갖고 있다. 보통 사람들은 이걸 `사리분별`이라는 멀쩡한 이름으로 포장한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받았고 그를 용서하거나 상대방 의견을 듣기 위해 이야기를 시작할 때 `무릎 꿇고`,나 `내게 이런 사과를 하고`라는 방식을 쓰지 말라고 한다. 상대방 또한 그런 행동을 하기에 자신 입장에서 기준이 있었을 거란 얘기다. 행복은 타인에 대해 기대하지 않고 오로지 내 행복을 위해 타인과 관계 맺을 때 온다. 우리가 주는 호의는 이 정도다. 두 번 정도 도움을 청하는 것까지 순수한 마음으로 해 주고 세 번 이상 도움에 의한 후엔 화를 낸다. 혹은 `상대가 도와줘도 고마워하는 기색이 없다.`며 섭섭해한다. 진정 내 행복을 위한 선행은 그 정도로 저급하면 안 된다.
행복한 삶은 돈에 매이지 않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돈을 얼마 더 받고 안 받고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내 쓰임새가 어디에 있는가를 중심으로 판단하고 실천하는 겁니다. 그래서 내 꿈과 이상을 실현할 수 있으면 돈을 내고서라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진정한 행복은 재미와 보람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270)
행복은 내가 가진 욕망에서 자유로워지는 데 있다. 타인에게 바라는 무엇, 누구보다 더 가져야 한다는 탐욕, 그리고 누군가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심. 그것에서 자유로워지고 내 스스로 즐거움에 타인에게 베푸는 데서 진정한 행복이 온다. 이걸 깨닫는다면 누구든 해탈, 아니 행복에 이를 수 있다.
다 읽고 나서
뻔한 이야기지만 읽는 동안 정말 행복했다. 무엇보다 내가 타인에게 섭섭했던 마음이 알고 보면 내가 갖고 있었던 왜곡된 기준에 의한 것이라는 깨달음을 준 책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레미제라블` 영화를 봤다. 장발장은 빵 하나 훔쳤을 뿐인데 가혹한 형벌을 받는다. 형벌을 피하려고 도망치고 이를 잡으려는 경간 또한 감옥에서 자란 사람이다. 장발장에게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한 분은 먹을 것을 주고 성당 촛대를 가져가게 한 신부였다. 바로 그 마음이 법륜 스님이 얘기한 `진정한 행복`을 위한 행동에 속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장발장은 촛대 하나로 새사람이 됐지만 그가 구한 사람은 참으로 많았다. 신부가 눈감아준 행동이 결국 몇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삶을 바꿨다.
결국 선은 타인을 위해 인정받기 위해 하는 행동이 아니다. 내 삶을 위해 내 딸을 위해 더 나아가 밝은 미래를 위한 지혜로운 행동이기에 하는 것이다. 이게 진정한 `이기적`인 행동이다.
난 계속 이렇게 이기적으로 살 거다. 다만 나뿐 아니라 내 주위 사람이 잘 되고 내 나라가 잘 되고 지구가 잘 돼야 나도 잘 살 수 있다는 너무나 당연하지만 아주 많은 사람이 잊어먹고 있는 명제를 똑똑히 내 머릿속에 집어넣고 다니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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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6-03-03 14: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금 읽고 있는데 정말 좋은 말씀이 많더라구요. 꿀꿀이님과 비슷한 생각이 들었어요.^^

책한엄마 2016-03-03 14:40   좋아요 1 | URL
좋았어요.^^
항상 제 마음에 평화를 주는 글이에요.
공기처럼 물처럼 이 말씀이 제게 그대로 흡수됐으면 좋겠어요.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
줌파 라히리 지음, 이승수 옮김 / 마음산책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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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앞서 읽었던 책보다 100페이지가 적고 크기도 2/3밖에 안 되는 이 작은 책.
이 작은 책을 읽는 동안 나는 그만큼 커진 듯했다.
그래서 시간이 더 걸렸다. 이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책을 덮은 적이 없었다.

전에 처음 읽었던 책은 이 작가 처녀작이자 각종 상을 휩쓸었던 책이다.
˝축복 받은 집 ˝ 9편이 같이 있는 단편집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이 작가가 표현한 느낌이 무엇이었을까 궁금해 다른 번역자 책을 읽고,
결국엔 원서를 찾아 읽었다.
그렇게 나는 이 작가에게 빠져버렸다. 퐁당 퐁당 러브(-_-아 죄송해요.)
만약 내가 영문학을 전공한다면 이 작가 때문일 테고 내가 박사가 된다면 이 작가를 연구할 거다.
그런 그녀가 쓴 이 책.
이 책은 영어책이 아니다.
이탈리아어로 쓴 책이다. 번역자에 따르면 투박하고 화려하지 않다고 한다. 이 작가 영문학 원서도 그렇다. 그렇게 어렵지 않은 문장들이 모여 화려한 작품이 된다.
난 영어를 사랑했었다. 그리고 영어 작가가 됐다. 그러다가 갑작스레 유명해졌다. 그럴 만한 자격이 없는데 분에 넘치는 상을 받아서 실수가 아닐까 싶기도 했다. 명예로운 일이었지만 상을 받은 게 영 믿기지 않았다. 내 인생을 바꿔놓은 그런 찬사가 말이다. 상을 받은 이후 난 유명 작가로 인정받았다. 그 때문에 스스로도 이젠 무명에 가까운 알려지지 않은 견습 작가로 나 자신을 생각하지 않았다. 날 숨길 수 있는 접근할 수 없는 곳에서 내 모든 창작이 나왔다. 그런데 첫 책이 출간된 지 일 년 후 난 내 익명성을 잃어버렸다.(132-133)
이 작가는 초심을 중요시했다. 아무도 모르지만 그저 쓰고 싶어서 쓰는 삶. 돈이나 명예를 따지지 않고 그저 `나`이기 위해 쓰는 삶. 진짜 놀랐다. 영어로 퓰리처상을 받은 작가가 띄엄띄엄 쓰는 이탈리아어로 책을 썼다. 영어로 글을 써도 유능한 이탈리아 번역가가 잘 번역해 줄 텐데도 굳이 이 작가는 직접 글을 쓰는 일을 택했다. 이게 득될 일보다는 욕먹을 일이 더 큰일이다. 위험해 보였지만 이런 일을 한 저자가 가진 패기가 부러웠다.
언젠가 강신주 박사가 `시`에 대한 강연을 했을 때, 들었었다. 시인들은 모든 사물을 `낯설게` 본다고 한다. 낯설게 봤을 때 새롭게 보이는 그 순간을 포착한다고 한다. 아마도 저자는 자신이 어느 정도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영어`를 떠나 `이탈리아어`를 배우고 쓰면서 그런 `낯설게` 보는 도박을 한 것은 아닌가 한다.
그들은 내 실수를 참아줬다. 잘못된 데를 고쳐주고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으며, 내가 모르는 단어들을 알려줬다. 인내심을 가지고 또박또박 말해주었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말을 가르쳐줄 때처럼. 난 이런 방법으로 영어를 배우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29)
이탈리아어를 배우는 저자를 보며 전에 읽었던 만화가 생각났다. 마스다 미리의 `미치코 씨, 영어를 다시 시작하다.`라는 책이 떠올랐다. 너무 쉬운 영어에 대해 천천히 뜯어보는 모습이 조금 답답했지만 미치코 씨가 낯선 언어를 보고 생각했던 점과 이 책 저자가 생각한 부분이 많이 겹쳐있는 듯했다.
책, 메모장, 사전 몇 권, 펜이 널브러진 소파에 앉는다. 긴장감을 풀어주는 이 열정적인 작업은 시간이 꽤 걸린다. 나는 책 빈 공간에 단어의 뜻을 적지 않고 메모장에 목록을 만든다. 예전에는 단어의 뜻을 영어로 적었다. 이젠 이탈리아어로 적는다. 그렇게 나만의 개인적인 사전, 독서의 과정이 담겨 있는 나만의 어휘집을 만든다. 때때로 메모장을 넘기며 단어들을 복습한다.(41)
내가 평생을 공부하는, 그러나 700점대 성적에 머무르는 영어를 공부하는 모습이 같이 오버랩된 부분이다. 이렇게 이탈리아어로 된 책을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는 저자 노력이 이 짧고 별것 없는 부분에서 보인다.
창피하지만 나는 계속한다. 다음 수업을 위해 난 다른 글을 준비한다. 실수, 모난 데를 모두 묻어두고 나면 귀중한 뭔가가 있기 때문이다. 거칠지만 생생한 새로운 목소리는 더욱 향상되고 깊어질 것이다.(57)
평생 나는 한국어를 사용하고 살았다. 그렇지만 난 아직도 저런 활동을 계속한다. 저자는 이제 영어에 있어서는 마스터 수준이다. 그녀가 쓴 글에 대해 ˝엉망이다.˝라고 말을 한다면 그녀 글이 엉망이라는 생각보다 말하는 사람 인성에 의문을 품을 확률이 높다. 서툰 이탈리아 글쓰기는 그녀 스스로를 학대하는 행위다.
굳이 왜 이런 일을 자행하는가? 이것에 대해 계속 스스로에게 묻고 답한다.
보통 우린 글에 자신을 치장한다. 얼굴 위에 샤넬 복숭아 메이크업 베이스와 랑콤 파우더로 가리고 랩에서 나오는 코롱으로 체취를 가리듯, 글 위에 내 마음을 가린다. 화려한 수식으로 혹은 모호한 미사여구로 지식을 뽐내고 진실을 숨긴다. 이런 글 반대편에 선 작가가 바로 이 사람. 줌파 라히리다. 자신이 와벽 않은 자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부모에게 인정받기 위해 뱅갈어를 선택하고 살아남기 위해 영어를 익혔다. 이탈리아어는 스스로 선택한 언어다. 라틴어. 알파벳의 기원. 그러기에 그녀는 이탈리아어로 자신을 표현한다. 소박하고 간결하면서 솔직하게. 남에게 구속받지 않는 모습.
다시 한 번 난 이 작가에게 빠졌다. 아주 단단히.
나는 왜 글을 쓸까? 존재의 신비를 탐구하기 위해서다. 나 자신을 견뎌내기 위해서다. 내 밖에 있는 모든 것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다.
나를 자극한 것, 날 혼란에 빠뜨리고 불안하게 하는 것, 간단히 말해 나를 반응하게 만드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싶을 때 그걸 말로 표현해야 한다. 글쓰기는 삶을 흡수하고 정리하는 내 유일한 방법이다. 그렇지 못하면 난 당황하고 혼란에 빠진다.
말로 표현되지 못한 채 지나가는 것, 글쓰기의 용광로에서 변형되지 못한 채 다시 말해 순화되지 못한 채 지나가는 것은 내겐 아무런 의미가 없다. 계속 지속되는 말들만이 실제인 듯하다. 실제 하는 말들은 우리보다 높은 가치, 힘이 있다.
나는 글쓰기를 통해 모든 것을 해석하려 하기 때문에 이탈리아어로 글을 쓰는 것은 더 심오하고 자극적인 형식으로 언어를 익히고자 하는 내 방법일 뿐이다.(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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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
줌파 라히리 지음, 이승수 옮김 / 마음산책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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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작가란 이런 사람이다.영문학에서 인정받은 사람이 완벽하지 않은 이탈리아어로 글을 썼다.항상 견습 문학도이고 싶은, 항상 발전하는 사람이고 싶은 사람이 보내는 서툴지만 진실한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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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3-02 19: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매일 꾸준히 책읽으시는군요. 그리고 리뷰도 쓰시고요.^^
꿀꿀이님, 편안한 저녁시간 되세요.^^
오늘도 퀴즈 준비합니다.

책한엄마 2016-03-02 19:01   좋아요 1 | URL
네 먼저 서재에 들려 인사했어요.다시 애들 잘 때 가볼게요.^^
 
법륜 스님의 행복 - 행복해지고 싶지만 길을 몰라 헤매는 당신에게
법륜 지음, 최승미 그림 / 나무의마음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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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즉문즉설 중 행복에 대한 이야기.행복은 밖에서 얻는 것이 아니고 내가 깨닫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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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3-01 0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집에 이 책 있는데 시간될 때 읽어봐야겠어요.
꿀꿀이님 , 행복한 3월의 첫날 되세요.^^

책한엄마 2016-03-01 08:39   좋아요 1 | URL
네!서니데이님도 즐거운 3월 되세요.^^
 
나는 더 이상 휘둘리지 않기로 했다 - 혼자 일어서는 내면의 힘
타라 모어 지음, 오세웅 옮김 / 문학테라피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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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목이 모든 걸 말해주는 책이라 딱히 리뷰할 것도 없다.
사실 리뷰 해봤자 표현만 바꾼 것이라 의미도 없다.
그렇다고 이 책이 출판 목적도 없다?
결코 그런 의미는 아니다.

언젠가 블로그에 한참 글을 못 쓴 적이 있었다.

작품을 비평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예술가들은 `입술만 둥둥 뜬 실패자들`이라고 칭한다고 한다.(버드맨에서 본 듯?)
이들 또한 예술가를 꿈꿨기에 보는 안목은 생겼는데 그만큼 능력은 안 되어서 비평만 늘어놓는 사람이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있기에 옥석을 가리는 힘이 된다.
나 같은 평범한 대중한테는 말이다.

시도 때도 없이 흘러나오는 책들을 다 볼 힘과 시간이 없다.
그럴 때는 비평가들 도움이 절실하다.
지금 내가 믿고 의지하는 비평가들이 있다.
물론 그들 비평이 객관성을 잃어버리고 돈 냄새와 사적인 냄새가 진동한다면 난 다른 믿을만한 비평가를 찾을 것이다.

이 책은 이런 비평가들에게 뭇매를 맞을까 봐 아무 일도 안 하는 원석들에게 용기와 힘을 주는 책이다.
아주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이 책 타깃은 아주 좁다.
˝여자 ˝
˝우등생 ˝
˝어느 정도 능력 ˝
을 전제로 한다.
이들에게는 내면적인 비평가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다 보면 자신도 평가에 대한 기준이 생긴다.
예전처럼 무조건 성과가 나오면 ˝어때-세상에서 나 같은 생각하는 천재가 어딨어?˝하는 때는 지났다.
이미 도서관에서 아니, 네이버에서 몇 번만 검색어로 쳐 보면 내가 낸 생각보다 더 구체적이고 이상적인 것들이 짠!! 나와있다.
하지만 두려워하지 말라는 게 이 책 핵심이다.
내게 도움이 되는 생각 구별하기

내면 비판자는 무시하라, 현실적 생각을 받아들여라.
현실적으로 글을 쓰는 내게도 도움이 되는 구절이 있었다.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쓰면 아무것도 못 써. 칭찬받겠다는 생각을 버려. 나 자신을 위해 쓰는 거야. 내가 즐겁고, 내가 기쁘기에,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쓰면 그걸로 족하지 않을까. 사람들의 칭찬은 관계없잖아.
나는 이 말을 듣고 묵혀왔던 고민이 떨어져 나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는 글쓰기를 좋아하기에 글을 쓸 뿐이지요. 그때까지는 내가 쓴 글을 사람들이 판단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생각을 버렸습니다. 왜냐하면 본인인 나도 얼마든지 내 글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문장인지, 어디 가 부족한지,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드는지는 글을 쓰는 내가 판단하면 됩니다.(148)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신경 쓰이는 여섯 가지 이유

칭찬과 비판의 문제는 여성의 마음 깊숙한 곳에 뿌리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154)
칭찬과 비판에 대해 자유로워지려면


남성보다 우월한 여성들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완벽주의를 꿈꾸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우리 삶은 짧다.
만약 우등생처럼 준비를 다 하고 나면 이제 우리 머리는 노쇠해질 것이다.
늙지 않는 약을 먹었다는 전제 아래 한 100년 정도 준비하면 비판받지 않는 완벽한 능력으로 세팅될 수 있을까?

사회는 학교와 다르다. 그래서 학교에서 우수한 여성이 슈퍼스타 k가 시즌 5가 되도록 우승자가 되지 못한다.

여성이 전쟁 같은 사회에 뛰어 들어가지 않는 이유.
객관자의 가면을 쓰고 휘두르는 권위는 필요 없습니다. 우리가 이 사실을 깨달을 때, 비로소 `직업적인 가면`을 벗을 수 있습니다. 우리 자신에게 진실되지 못한 가면은 벗어던져야 옳습니다.(214)
마지막 부분, 평생 나아가야 할 일에 대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돈을 벌기 위해 하는 일이 아닌,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를 증명해 주는 활동.
그것이 바로 `천직`이다.
평생 가슴 뛰는 일을 뜻한다.
저자는 천직 찾는 방법을 아주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천직 찾기 여덟 가지 방법
1. 특정한 이슈나 문제에 분노와 고통을 느낀다.
2. 강력하고 뚜렷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때로는 이미지가 흐릿할 수도 있다. 그 이미지는 마음속에 자리 잡아 이따금 콕콕 갈등을 유발한다.
3. 강한 저항감을 느낀다. 그래서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고 싶은 때가 많다.
4. 뚜렷한 이유가 없다. 전문 분야나 경험이 미천하더라도 자기 자신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5. 그 일에 뛰어들기에는 두렵고, 의구심을 느낄 때도 있지만, 막상 그 일에 뛰어들면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이라는 특별한 열정을 느낀다.
6. 아직은 능력이나 경험이 부족하다고 여긴다.
7. 지금은 그 일에 적합하지 않고, 자격이 없다고 여긴다. 하지만 그 일을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으면 거기에 알맞은 능력을 갖추려고 애쓴다.
8. 천직을 행하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낀다. 초기 단계, 중간 과정뿐 아니라 마무리 단계까지 비할 데 없는 만족감을 느낀다.(275-276)
내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

억지로 해야 하는 목표를 설정하기 보다 진짜 하고 싶은 목표를 만드는 데 노력할 것.
이 책은 실로 알차다.
자책과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으로 행동에 옮기지 않는 여성들에게 권하고 싶다.
내가 여자라서 그런 게 아니다.
여성이기에 비판에 예민하고 그렇기에 행동하지 않아서 그렇다.
언젠가 남자 이웃분이 이런 답글을 단 적이 있다.
˝남자는 얘기 안 하면 몰라요.˝
어쩌면 얘기하기 전에 알지 못하는 그 단순함이 남자들에게 행동할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닐까 한다.
여성 내부엔 악플러가 존재한다.
나를 전문적으로 헐뜯는 악플러.
이 책 안에서 내부 악플러는 `자신 엄마`라고 얘기한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했는데 나도 격하게 공감했다.
우리 엄마 또한 내 악플러다.
˝나를 위한 일˝이라는 핑계로 끊임없이 비판한다.
이 책 제목 ˝저렇게 괜찮은 여자가 왜 저러고 있지?
˝마음의 병(엄마로 바꾸면)은 늘 가만히 있으라고만 한다.˝
이 두 가지 말을 같이 하신다. 엄마라고 핑계 댈 것도 없다. 내 마음속 악플러도 그러니까..
일단 뭐가 됐든 움직이고 실행하자.
후회보다는 후련함이 더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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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6-02-26 04: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궁금하네요. 제가 갖고 있던 생각들과 비슷한 듯 해요. 찜해둬야겠어요.

책한엄마 2016-02-26 08:06   좋아요 1 | URL
흡사 여성을 위한 미움받을 용기 같아요.^^

cyrus 2016-02-26 17: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처음에 ‘내면 비판자’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이해하지 못해서 의아했습니다. 그런데 글을 자세히 읽어보니까 타인의 기준에 의존하여 내면을 비판하는 자세를 의미한 것 같군요.

책한엄마 2016-02-26 18:02   좋아요 0 | URL
간단히 표현하자면 `자학,죄책감`이 유사어 아닐까합니다.^^두려워서 시작도 못하는 여성들에게 용기를 주는 책이죠.

서니데이 2016-02-26 18: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꿀꿀이님 , 좋은 저녁 되세요.
오늘도 퀴즈 준비합니다.^^

책한엄마 2016-02-26 20:58   좋아요 1 | URL
네 기대됩니다.지금 전 졸려운 애들과 전쟁중입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