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해설 징비록 - 한국의 고전에서 동아시아의 고전으로 ㅣ 규장각 대우 새로 읽는 우리 고전 5
류성룡 지음, 김시덕 옮김 / 아카넷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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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UN 사무총장이 한국에 와서 류성룡 고택을 찾았다.


류성룡에 대한 존경에서 나온 행동일 것이다.
왜 반기문은 많은 위인 중에서 '류성룡'을 선택했을까?
기사를 찾아보니 이런 반기문 총장 행보는 대선을 위한 움직임 중 하나라고 한다.
아마도 이런 말을 행동으로 보여준 게 아닐까?

국가 수장이 된다면 류성룡 같은 지도자가 되겠다.

안타깝게도 류성룡은 결국 선조 주위에 있는 많은 간신에 의해 자리에 물러난다. 류성룡은 이순신과 함께 명과 왜라는 외세 침략을 온몸을 다해 막은 1등 공심임에도 저들을 막을 수 없었다. 고향에 내려가 자신이 재상 자리에 있었을 때 일어난 전쟁 상황을 자세히 기록한다. 그 책이 바로 '징비록'이다.덕분에 우리는 값진 보물 같은 임진왜란 시기 우리 선조가 했던 행적을 알 수 있다.
 류성룡은 하위 직급에 있던 '이순신'과 '권율'을 신임하고 등용했다. 대부분 이들이 한 업적을 자세히 적는다. 이순신을 질투한 원균이 행한 창피하고 치졸한 행적도 거짓 없이 신랄하게 적혀있다. 객관적 사료로는 '심유경'이라는 작자가 19세기 '이완용'과 동급으로 나라를 팔아먹은 자다. 그렇지만 류성룡은 심유경에 대한 판단을 자신 입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심유경이 보낸 편지를 통해 그가 과연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매국적인 행위를 한 것인지 독자 판단에 넘긴다.

류성룡, 조선을 우선하다.

임진왜란 초기에는 류성룡과 명나라는 서로 우호적이었다. 그러나 중반 서로 이익을 위해 합의하는 과정에서 조선은 왜 나라와 명나라와 적이 된다. 이유는 조선 또한 왜 와 명, 동등한 국가로서 계약을 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각 나라에 대해서는 양보는 없다. 명에게 호의적이라면 우리나라는 명에서 먹혔을 테고 왜에 게 호의적이었다면 왜에 게 국가가 없어질 위기였다. 그렇기에 류성룡은 자신 위치에서 힘을 써서 우리나라를 세우기 위해 아슬아슬한 외교 싸움을 계속한다.

 

                 임진왜란은 우리나라가 종식시켰다.

징비록을 통해 대부분 이순신이 한 업적을 강조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난중일기'가 궁금하다. 류성룡은 국가를 위해 이순신이 감옥에 들어갈 때도 반대편 반발을 생각해 그저 조용히 그 일을 관망한다. 사실을 말하지만 이순신을 향한 안타까움이 글 안에 가득 느껴진다.

               

 
약한 자는 홀대받는다.

앞서 봤던 "류성룡이 군대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에 이어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왜 우리나라에 화가 났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세 가지 이유다.

1. 내 이야기를 명나라에 안 전해 줬다.
2. 내가 호의를 베풀었는데 생각했던 것만큼 고마워하지 않는 것 같다.
3. 조선 네가 감히 왜와 명 사이를 이간질 시킨 것이다.

세 개 이유 모두 어이가 없다. 차라리 "그냥 너희들이 만만하고 약하니까 싫다. 밉다."이렇게 말하는 게 더 납득이 간다. 결국 국가 간 싸움도 대단한 명분이 있었던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생이 싸우는 이유나 국가 간 싸우는 이유가 다르지 않다. 이유는 상대방이 만만해서 자신이 강하기에 침략한다는 게 당연한 생각인가 보다.
 이 부분을 보며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약했다. 사실 일본은 우리나라가 이렇게 잘 막아낼지 몰랐다. 그들이 원하는 곳은 '명'이었다. 결국 우리나라에서 길이 막히자 그들은 우리를 핑계로 "왕따"를 시킨다. 그렇게 원하는 침략을 할 수 없어 망한 '왜'는 결국 우리나라 핑계를 대며 후퇴한다.

                

류성룡은 후에 다시 일본이 침략할 것을 예상한다.

그럼에도 류성룡은 자세히 기록을 남겨놓았다. 왜? 그는 다시 또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할 것을 알고 있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후세가 읽고 긴장하길 바랐다. 결국 이 책을 읽고 참고한 건 다름 아닌 우리의 적, 일본이었다. 일본이 심도 있는 연구를 하면서 왜 임진왜란이 실패한 전쟁이 되었는지에 대해 공부한다.

제발 책을 읽자.

책 안에 미래가 있다. 경고가 있다.
징비록은 과거 '왜나라'와 겪은 힘겨운 싸움에 대한 영웅기나 군대 이야기 같은 모험담을 늘어놓는 책이 아니다. 진심으로 후세를 걱정하고 사랑하는 조상이 쓴 값진 책이다.
이런 무시무시한 일인 "임진왜란"을 겪고도 결국은 다시 일본에 침략당했다. 그때는 정말 나라가 넘어가 버린다. 몇 십 년 치욕적인 역사 과오를 남긴다. 나는 너무 무지하다. 그렇기에 책을 읽어야 한다. 어쩌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무지하다는 사실만 깨달을 뿐이다. 그래도 책을 읽어야 한다. 무엇보다 이런 고전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징비록을 다 읽었다.

처음 생소한 일본인 이름과 명나라 장군 이름, 우리나라 장수 이름이 산재해 있었다. 읽는 것이 어렵고 힘들었다. 어느새 책 안에 류성룡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좀 더 나아가 자신과 마음이 맞는 이순신과 권율을 조용히 응원하며 바라보는 그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또한 다른 의견을 갖고 있던 신하에 대해 쉽게 화내지 않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마음을 보고 존경하게 됐다. 원본에서는 이게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내가 판단하고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인지 "류성룡이 한 이 행동은 좋은 행동"," 류성룡이 이렇게 행동한 것은 모호한 행동"이라고 꼬집어 말해주는 책을 더 가까이한다. 그전에 직접 그가 쓴 글을 읽고 내가 먼저 판단한 후 다른 사람이 생각한 판단을 보고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야만 쓴 사람이 하는 제대로 된 생각을 제대로 이해하고 깊은 뜻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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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30 1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30 1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5-30 1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기문 측에서는 총장 행보에 너무 촉각을 곤두세우지 말라고 언론 입장을 표명했던데, 관심을 안 가질 수가 없어요. 예전 안철수 신드롬이 생기기 전에도 언론 반응과 안철수 측 반응이 이랬던 것 같아요.

책한엄마 2016-05-30 13:19   좋아요 0 | URL
네-정말 많이 닮아있어요.
그러면 언론에서 조용히 해줘야죠.
달린 기사만해도..ㅎㅎ예전 대통령 서거 7주기 3배 정도는 될 것 같아요.

cyrus 2016-05-30 13:20   좋아요 1 | URL
언론이 가만히 있을 존재가 아니죠. 관심 얻을만한 특종을 노려야하니까요. ^^

책한엄마 2016-05-30 14:41   좋아요 0 | URL
네.그렇죠.^^
소문이 가시화 되긴 하는 것 같아요.
 
별 - 프로방스 지방에 사는 어느 목동의 이야기 ㅣ 두레아이들 그림책 7
알퐁스 도데 글, 김영신 옮김, 윤종태 그림 / 두레아이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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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내용임애도 여섯살 아이가 집중해 끝까지 들었습니다.내용을 이해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재미있었다고 얘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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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6-05-29 2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별, 정말 좋죠. 저도 예전에 아들 읽어 준 기억이 나네요.~^^ 그때 울 아들도 재밌었다고 했어요.

책한엄마 2016-05-29 23:09   좋아요 1 | URL
뭔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해도 좋은 느낌은 아이나 어른이나 똑같이 느껴지나봐요.^^
 
한글 비가 내려요 - 어린이 한글 뒤풀이
김지연 글.그림 / 웃는돌고래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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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을 동시로 만들었어요.한글이 모여있어 여러 그림으로 설명해 재미있었대요.6세 아이인데 이직 한글은 전혀 모르는 상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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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 - 서른 살의 강을 현명하게 건너는 52가지 방법 ㅣ 서른 살 심리학
김혜남 지음 / 걷는나무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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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난 뒤에는 이를 상대에게 솔직하게 전달하기 위한 기술이 필요하다.
우리가 감정을 표현하는 이유는 결국 사랑 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칭찬 받고 싶고, 보호받고 싶은 욕구를 충족하고 싶어서이다.
나의 욕구를 충족하면서도 상대의 감정을 수용하여 원만한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감정 표현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 감정을 표현할 때는 `나는~라고 느낀다`라는 문장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나는 네가 전화를 안 해서 속상했어`,`나는 네가 약속을 안 지켜서 화가 나`등등 `나`를 주어로 해서 문장을 만들면 `내`느낌을 순수하게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보통 갈등의 상황에서 `너 때문에 속상해`,`너 때문에 화가 나`라고 말한다. 이런 말은 의도와 상관없이 상대방을 탓하고 비난하는 말이 되어 버린다.
그러면 상대방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화를 내거나 움츠러들고, 순식간에 감정싸움으로 번지게 된다.
그러므로 어떤 순간에도 감정을 표현할 때믄 그 목표가 내 감정을 정확히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데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둘째, 감정이 격한 상태에서는 가급적 표현을 삼가야 한다.
감정은 공명 현상을 불러일으킨다.
상대가 기분이 좋으면 나도 기분이 좋아지고, 상대가 짜증을 내면 나는 짜증이 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만일 상대방이 화를 심하게 낸다면 이렇게 말하는 것이 좋다.
˝네가 그렇게 화를 내면 나도 화가 나. 우리 좀 가라앉힌 뒤에 말하자.˝

셋째, 감정에 충실하되 감정을 너무 믿지 말아야 한다.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더니 너무 믿지 말라고?
물론 감정은 내면에서 보내온 메시지이므로 어떤 감정이 일관되게 느껴진다면 이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런데 감정은 기본적으로 쾌락의 원칙을 따르기 때문에 현실을 고려하기보다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한다.
그래서 감정의 변화가 심한 경우 그 감정을 무작정 따라가다가는 정체성에 혼란이 오고 대인 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므로 지금 느껴지는 감정이 즉흥적인 것인지, 나중에도 책임질 수 있는 것인지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생각해 보라.
그래야만 잘못된 감정 표현으로 나와 상대방 모두 상처 입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엄마의 잔소리를 책으로 읽는 느낌이었다랄까..
앞 편이었던 30대가 심리학에게 묻다..는 정말 마음에 박힐 정도로 깊이 깊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너무 재밌게 읽었는데..
이것은 조언이라서 그런지..쩝...솔직히 많이 실망했다.

어찌보면 마지막에 저자가 했던 말처럼..

심리학이란, 그리고 정신분석 전문의로서의 일이란..
언제나 나 자신의 단단한 자아정체성을 무기로 그 자리에 있는 백년된 나무처럼..
환자의 흔들리는 마음을 다 들어주고 잡아주고
또 폭풍이 휘몰아치면 막아주고 더우고 지치면 그늘을 만들어주는..그런 역할 같다.

나는 나무같은 사람이 아니고 흔들리는 환자에 가까운 곧30대인 사람이어서 그런지..

나무의 답보다는
30대가 끊임없이 물어대던 곳에 나무가 잠깐 맞장구쳐주었던 앞 편이 훨씬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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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 - 내 몸을 바꾸는 에로스혁명, 개정증보판 ㅣ 달인 시리즈 4
고미숙 지음 / 북드라망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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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읽었던 호모 쿵푸스의 연장선상이다.
거기에서 지혜롭게 사랑을 하려면 책을 읽고 공부도 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었다.
그 가지가 또 하나의 주제가 되어 책 한 권을 만들어 낸다.
또 이 뒤에 인연을 만나는 서로가 짝을 찾는 시간인 `시절인연`을 자주 언급하는데
또 거기에 있어서 사주팔자나 운명이 나온다.
그러면서 또 운명에 대한 가지가 하나의 책이 나올 것임을 은근히~알려주고 있다.

이 책을 지금 하고 있는 `연애의 발견`이라는 드라마와 함께 비교해가며 읽으면 재미가 더해진다.

이 책에 따르면 그냥 강태하랑 잘 살아라 여름아.
억지로 나이 차서 만난 좋은 남자라고 억지로 사랑한다고 레드 썬 그만 좀 하고!!!-_-

아..나도 한여름이 되고 싶다.(뭐라니)

중요한 건 반쪽이를 향한 무한도전이 아니라, `지금,이 순간`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짝을 찾는 일이다. 함께 걸으려면 최소한 방향이나 시선이 같아야 한다. 사주명리학에서 궁합을 보는 방법 가운데 용신을 따져 보는 게 있다. 용신이란 내 몸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치우침을 조화로운 상태로 이끌어 주는 오행의 기운을 뜻한다. 용신이 같거나 용신이 서로 상생관계에 있으면 지향점이 같아서 잘 어울린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시절인연이 중요하다. 시절인연이란 서로 다른 길을 가던 두 사람이 어떤 강한 촉발에 의해 공통의 리듬을 구성하게 된 특정한 시간대를 뜻한다. 일종의 매트릭스 같은 것이다. 사랑은 대상이 아니라, 나 자신의 문제다. 어떤 대상을 만나느냐가 아니라, 내 안에 잠재하고 있던 욕망이 표면으로 솟구칠 때 사랑이라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런데, 이 욕망이 솟아오르려면 시절을 타야 한다. 시절을 타게 되면 아주 작은 촉발만으로도 사랑에 빠지게 된다. 봄이 오면 겨우내 잠자고 있던 씨앗들이 순식간에 땅을 뚫고 나오는 것과 같은 이치다. 서로 눈이 맞는다는 건 상대방 역시 같은 흐름을 탔다는 의미다. 만약 이 시절을 타지 못하면 한쪽에서 아무리 용을 써도 도무지 진도가 나가질 않는 법이다. 둘이 서로 다른 시공간적 좌표 위에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우리의 삶은 우주적으로 연동되어 있다. 사랑의 소멸 또한 마찬가지다. 시절인연이 바뀌면 아무리 불같던 사랑이라도 순식간에 결별을 맞이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순환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봄이 오면 대지는 뭇 생명을 키워 내지만 가을이 되면 `숙살지기`가 도래하면서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을 가차 없이 죽여 버린다. 그리고 그렇게 죽어서 땅에 묻혀야 다시 봄을 맞을 수 있다. 이 천지의 흐름을 누가 감히 거역할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인간이 천지의 자식인 한 인생 또한 이런 변화의 리듬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다. 말하자면, 사랑에도 엄연히 준하추동, 사계절이 있는 법이다. 시절인연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60-61)

남녀 간의 사랑만 그런 게 아니다. 특히 요즘은 부모 자식 간의 사랑도 심각한 수준이다. 아들을 스토킹하는 엄마, 하루종일 딸의 동선만 챙기는 엄마 등등. 어떤 점에선 이성애보다 더 심각한 블랙홀이 되기도 한다. 이성애는 헤어질 수나 있지 부모자식 간은 평생 이별로 불가능한 관계 아닌가. 이미 언급했듯이 넘치거나 모자라는 건 다 나쁘다. 특히 넘치는 건 더 좋지 않다. 상대가 감당해야 할 몫까지 일일이 챙기는 건 사랑이 아니라 지배욕이다. 그런 점에서 부모들의 이런 과잉서비스도 일종의 변태다. 무엇보다 사랑의 이름으로 자식의 삶을 수렁으로 빠뜨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대체 왜 이런 어이없는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삶이라는 배경을 망각한 채 오로지 서로한테만 몰입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자식이 어느 정도 자라 이 관계에 틈이 생기게 되면 앞에서 말한 연인들과 동일한 수순을 밟는다. 갑자기 모든 것이 허무해지면서 무기력한 권태에 빠지거나 아니면 그 틈을 메우기 위해 더더욱 그 관계에 집착하거나. 전자는 흔히 중년우울증으로, 후자는 주로 시어머니-며느리 아니면 장모-사위 간의 처절한 갈등으로 표현되곤 한다.
결국 남녀 사이뿐 아니라 우리시대 모든 사랑의 여정에는 두 개의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권태 아니면 변태라고 하는. 이것이 사랑이라는 활동의 장에서 삶을 지워 버린 데 대한 가혹한 대가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88)

마찬가지로 결별로 인해 고통을 받을 때도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 고통은 휴식이 될 수 있다. 질병을 통해 인생의 전기가 마련되듯이, 결별 자체가 축복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거꾸로 생각해 보면, 서로 다른 길을 가기 위해서 그런 진통을 겪은 것이 아닐까. 질병이 오는 건 생명을 보존하기 위한 전략 가운데 하나다. 결별 또한 그렇다 충격과 아픔을 수반하는 건 틀림없지만, 생명의 관점에서 보면 그것이 삶을 유지하는 최선책일 수 있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렇게 해서 나를 `버리고` 떠난 이들에게 진정 감사하는 순간이 도래할 것이다.
요컨대, 차거나 차이는 주체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두 사람이 만든 인연의 장이 시간적 어긋남 속에서 그런 식의 비틀거림을 낳은 것일 뿐이다. 분노와 원망으로 그것을 받아들이는 순간, 사랑은 권력게임이 되어 버린다. 또 권력게임 혹은 자존심 경쟁이 되는 순간, 둘 다 패배자가 된다. 그런 점에서 결국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건 나 자신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 사건을 해석하는 `나의 망상체계`다. 그러므로 정말 복수하고 싶다면,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그런 인연의 장을 만든 자기 자신을, 자신을 얽어매는 온갖 망상들을, 그리고 나서 고개를 돌리고 성큼! 길을 나서라.(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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