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나는 북살림 덕분에 쥰세이 입장에서 쓴 '냉정과 열정 사이'란 책을 읽었다.이 책을 읽고 영화를 봤다.
아오이는 쥰세이와 헤어지고 자신이 살던 곳 밀라노로 돌아왔다.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절친한 친구 다니엘라가 아니었다면 겨우 방 한 쪽 얻어 방 안에서 시든 꽃처럼 살았을 것이다.다니엘라를 통해 힘을 얻고 일하며 마빈을 만난다.마빈은 굉장히 주체적인 사람이다. 혼자 살아도 완벽한 사람.그런 사람이 아오이를 원한다.아오이를 사랑하는 모습은 마치 작은 애완동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아름다운 화초.아오이는 자신을 좋아하는 마빈이 고맙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나는 당신의 인생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해.(158)
마빈이 하는 어떤 행동도 아오이 감정을 자극하지 않는다.오히려 끝없는 배려가 아오이가 그에게 화를 낼 수 있는 유일한 꼬투리다.혼자 있어도 상관없을 사람. 그게 오히려 아오이가 마빈에게 안착할 수 없는 이유다.쥰세이 또한 완벽했다. 그렇지만 쥰세이는 자신을 필요로 했다.마르고 연약한 몸이었지만 아오이가 쥰세이를 안아주면 엄마 품 같다며 좋아했다.항상 쥰세이는 아오이를 움직였다.
쥰세이는 동사의 보고였다. 만진다. 사랑한다. 가르친다. 외출한다. 본다. 사랑한다. 느낀다. 슬퍼한다. 사랑한다. 화를 내다. 사랑한다. 더욱 사랑한다. 운다. 상처 입는다. 상처 입힌다.(102)
숨 쉰다고 다 살아있다는 건 아니다.누군가 옆에 있어준다고 해서 감정을 나누는 사람이라 할 수 없다.아오이에겐 그랬다.자신과 쥰세이를 이어준 다카시를 만나고 다카시를 통해 쥰세이가 아오이에게 편지를 보낸다.그 편지가 다시 아오이를 살렸다.감정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오이에게 있었던 죽어있는 열정을 깨웠다.10년 후 만나자는 두오모 이야기. 그건 어린아이들의 치기 어린 약속이었다.그렇지만 잡고 싶었다. 그 핑계를 대서라도 쥰세이를 만나고 싶었다.쥰세이가 없더라도 자신은 가야 했다. 그래야 다시 누군가와 사랑하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단 걸 깨달았다.
내 안에, 이만한 의지가 있었다니, 놀랍다.(222)
그렇게 아오이와 쥰세이는 만났다.이로 인해 마빈과 메미는 상처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