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몇 달 전에 보았고 뒤늦게 너무 소설을 안 읽은 것 같아 (비록) 정말 큰마음 먹고 펼친 책이지만..끝까지 책을 놓을 수 없었던 정말 재밌는 책이었다.영화를 보면서 바보지만 역사에 한 획을 긋는데 영향을 적잖이 주었던 영화 <포레스트 검프>가 생각났다.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는 감칠맛 나게 세계의 역사에 대해 설명해 주었던 <곰브리치의 세계사>가 생각났다.그것과 함께 또 우리나라에서 재밌게 글을 썼던 (비록 다 읽지는 못 해서 리뷰를 남기지 못 했던) 유시민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와나의 욕심으로 사 놓고 읽지는 않고 있는 <나의 우리나라 현대사(?)>가 생각났다.스웨덴의 가방끈 짧지만 폭발에 대한 재능이 있는 알란이란 소년이 노인이 되기까지 일대기와 함께 백세를 맞이하면서 생긴 끔찍한(?) 이벤트를 같이 섞어놓은 형식이다.그는 스페인을 시작으로 중국과 러시아 미국 심지어 북한을 거쳐 인도네시아 발리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영향력 있는 사람들과 친분을 맺으며 삶을 살아간다.엄마가 자주 했던 이야기 ˝삶은 그냥 그 자체일 뿐이며 우리는 그곳에 놓여있는 것일 뿐˝이란 모토를 기본으로 삶을 살아간다.따라서 그는 더 갖기 위한 노력도 하지 않고 남보다 잘나기 위해 아웅다웅하지 않으며내가 더 똑똑해 보이기 위해서 말을 잘 하려고 애쓰지도 않는다.그저 그냥 삶이 놓인 그 상태에서 자신이 원하는 좀 더 좋은 잠자리와 맛있는 것을 위해 움직일 뿐이다.그렇게 살다 보니 다른 사람보다 더 살게 됐고 내가 원하는 것보다 더 갖게 됐다는 결말.마지막 그는 고양이와 정을 나눈다.그는 자신과 체온을 나눌 수 있는 고양이만 있다면 더 이상 이 세상에 바랄게 없었다.하지만 고약한 여우는 인생의 하나뿐인 애정, 사람을 주는 대상인 고양이를 잡아가 버린다.인생에서 그는 처음으로 ˝화˝를 낸다.한마디로 여우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보금자리를 날려버린다.(이 캐릭터는 시작과 끝 한결같다.)그리고 그는 양로원에 들어가게 되고 자유를 박탈당한다.자유를 찾아다니는 여정 중 일확천금의 기회가 오고 많은 협력자를 만나면서 그는 돈도 얻고고양이만큼 인생이 끝날 때까지 체온을 나눌 수 있는 사람도 만나면서 책이 끝난다.이 책을 보면 우리가 평생 유식한 척했던 이념이란 게 알고보면 소용이 없는 것이 아닌가..더 나아가 신앙이란 것도 알고 보면 단순한 것인데 너무 어렵게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알고 보면 인생은 그저 흘러가는 대로 놔두고..만나는 인연들과 ˝체온을 나누며˝ 사랑하고 행복해하며 살면 되는데쓸데없는 욕망과 비교로 피곤하게 살게 되는 것이 아닌가..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정말 쓸데없지만..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책에서는 나오는 부분이 바로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가는 알란과 아인슈타인의 멍청한 동생 이야기가 나온다.거기에서 하루 묵는 한국인 집이 있었는데.. 아침에 삶은 야채와 말린 과일을 먹었단다.도대체 그게 뭘까?지은이는 분명 언젠가 우리나라를 방문해서 소주를 먹어보고 이런 음식을 한식이라며 먹었던 것 같은데..그게 무얼까? 아직도 궁금해하고 있다.(47)세상만사는 그 자체일 뿐이고 앞으로도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 자체일 뿐이란다.(96)복수는 좋지 않은거야.복수는 정치와도 같은 것이라서 하나는 다른 하나를 낳고 알은 개악을 낳아 결국 최악에 이르게 되거든.(이래놓고 결국 고양이에 대한 복수를 하는 알란-_-)(178)아이는 자라나 어른이 되었고, 부모의 의견에다 자신의 의견을 첨가했다. 그는 정치가들도 성직자들과 똑같이 나쁘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공산주의자건 파시스트건 인종주의자건 자본주의자건 간에, 어떤 정치적신념을 내세우는 사람들은 모두가 똑같았다.(256)자기가 세상을 동아다니며 한가지 배운것이 있다며느 그것은 이 지구상에서 가장 해결하기 힘든 분쟁은 대개 <네가 멍청해!아냐, 멍청한 건 너야!-아냐, 멍청한건 너라고>라는 식으로 진행된다는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