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고쇼 그라운드
마키메 마나부 지음, 김소연 옮김 / 문예출판사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8월의 고쇼 그라운드 - 마키메 마나부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마키메 마나부 작가의 책으로 제 170회 나오키상 수상작이다. 책은 두 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품의 배경은 둘 다 현재의 일본 교토다. 먼저 등장하는 <12월의 미야코오지 마라톤>은 어깨띠를 전달하는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여고1학년 생 사카토가 주인공이다. 남학생들은 마라톤 풀 코스를, 여학생들은 하프코스를 달린다. 12월이라니 굉장히 혹독한 시즌의 달리기인 것이다. 선배들 응원을 하러 마음 편하게 온 사카토는 고코미 선배의 건강상의 이유로 인한 결장으로 예비선수 중에서 본선수가 되는 격정을 맞이한다. 그것도 젤 마지막 주자인 5번째의 선수로. 문제는 사카토가 지독한 길치라는 것이다. 경쟁자 상대와 달리기 중 본 신센구미가 특이하다면 특이한 점이다. <12월의 미야코오지 마라톤>을 읽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이 작품들이 환타지와 같이 가는 작품인가가 아리송했다.

 

본경기에서 달리는 사람도, 달리지 않는 사람도 다 같이 함께 싸운다. 그게 역전 대회다.” (13, 12월의 미야코오지 마라톤)

 

그러나 8월의 고쇼 그라운드에서는 교수님도, 야구를 하자고 말해준 다몬도 알고 있는 것으로 봐서 확실히 굉장한 시공간의 이슈가 등장한다. 그것은 야구를 하러 온 손님들의 정체과 그 이야기를 파고들어간 중국인 샤오씨가 잘 알려준다. 주인공인 구치키는 8월의 극심하게 더운 여름 오봉(양력 815) 무렵 교토에 버려졌다. 여자친구는 네게 불이 없다며 이별을 통보했다.

 

그 자리에서 이별을 통보받았다.

너한테는, 불이 없어.”

이유를 알려달라고 부탁하는 내게, 그녀는 긴 침묵 끝에 어두운 표정으로 내 가슴 언저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타고 남은 재도 없어. 처음부터 그냥 새까맸어. 아니, 새까맣다는 색조차 없는지도 모르지.” (95, 8월의 고쇼 그라운드)

 

친구 다몬이 스키야키를 사주면서 하자고 꼬신 신기한 야구경기는 다음과 같다. 본인의 대학 논문과 졸업과 직결된 소중한 경기다. 대학교수가 이런 제안을 했다는 것은 넘어가기로 하자. 이미 성공한 할아버지 할머니(기온의 마마와 교수님과 재력가들)사이의 낭만의 야구경기. 6팀이 <다마히데 배> 리그 인 것이다. 승자는 다마히데의 마마가 해주는 뽀뽀라니. 새벽 6시마다 고쇼에 끌려나가는 젊은이들에게는 정말 이해가 안되는 주제일거라고 생각했다. 아마 시대상황과 내 마음이 원치 않는 그들의 발길도 이런 느낌일 거라 작가가 이런 구도를 구상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815일이 광복절이지만 일본에서는 816일을 종전일로 생각한다니 그것도 굉장히 시각차이라 놀라웠다. 나오키상 수상으로 인해 좀 더 국제적으로 많이 판매될 것인데, 이 부분들에 대한 감상이 각 나라별로 다르게 다가오는 것은 어쩔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그래도 국가의 잘못과 별개로 개개인의 희생은 다들 있었을테니 그 부분의 애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구치키와 그 신기한 사람들은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을 해서 행복했을까. 뜨거운 8월의 교토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만 없어 고양이 - 무심한 위로가 필요한 당신에게
아세움(박교은) 지음 / 굿모닝미디어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만 없어 고양이 - 아세움(박교은)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고양이 집사라면 이 제목에서 눈을 떼지 못했을 것이다. 랜선 집사인 나도 마찬가지다. 새하얀 고양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고 있는데, 꺼내서 읽지 않을 재주가 없다. 그냥 한페이지 꼴로 등장하는 작가의 작품만 보아도 힐링 그 자체이다.

최근 고양이를 키우는 지인에게 츄르를 조공했다. 내 고양이도 아닌데, 왜 그 녀석이(주인님 나는 집사이니 고양이 주인님) 먹는 것을 보면 내가 다 기쁜 것일까. 공물을 바친 댓가는 귀여운 사진 한 장. 단지 그것 뿐인데도 온 마음이 행복으로 가득 찬다. 작가도 루이라는 고양이를 키운다고 한다. 루이라고 부르면 오지 않고 츄르라고 말하면 반응하는 귀여운 녀석이란다. 내가 생각하는 고양이의 매력도 이런 도도함이 제일 큰 것 같다. 늘 꼬리치지 않고 원하는 것이 있을 때만 다가온다. 그렇지만 위로가 필요한 순간에는 무릎 위로 올라오거나 지긋이 몸을 쓰윽 스치고 가는 그 포인트. 이런 것들이 고양이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책 처음 등장하는 꽁꽁 언 한강 위를 위풍당당하게 걸어간 치즈 냥이는 자신이 SNS 스타가 된 것을 알겠나. 그냥 추운 겨울 먹이를 찾아 돌아다닌 것 뿐이다. 그래도 세상 최고의 매력은 귀여움이라 그 중독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작가님도 좀 빵떡같이 생긴 스코티쉬 종류들을 좋아하시는지, 내가 좋아하는 둥글넙적한 얼굴들의 고양이 그림으로 굉장히 기뻤다. 내가 또 지갑으로 모시는 식집사다 보니 선인장이 모티브가 된 그림이 많아서 선인장과 고양이의 공통점에 대해 생각했다. 겉으로는 가시가 있고 까칠해 보이지만, 속은 그 누구보다 여리고 부드러운 게 아닐까 한다. 겉으로는 거리를 두고 싶어하지만 실제로는 뜨거운 태양을 바라보듯 한 사람만을 생각하고.

나도 고양이는 없지만, 귀여운 고양이들과 함께해서 행복했다. 작품 중 페르소나 시리즈가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을 꼭 말하고 싶다. 역시 고양이의 눈이 모든 것을 이야기 해주는 듯 하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으른입니다, 게으른 - 갓생에 굴하지 않는 자기 존중 에세이
김보 지음 / 북라이프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으른입니다, 게으른 - 김보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굉장히 근면 성실이 미덕인 나라에서 게으른 사람이라는 것을 공표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는가. 그런 위대한 과업을 행한 작가는 인스타에서 이미 <게으룬툰>으로 게으른 으른임을 굉장히 주장해 왔다. 그 게으른툰과 작가의 게으름에 대한 단상이 합쳐서 생성된 책이다.

나도 웹툰 주인공처럼 늘 노릇노릇하게 구워지고 싶은 게으름뱅이다. 갓생은 일년에 두 달 정도 살고 나머지는 심지어 집에서 칩거하면서 게으름을 부린다. 하긴 게으름뱅이들에게 외출이라는 행위도 사치다. 늘 침대나 쇼파와 한 몸이 되면서 리모콘을 만지작거리는 것이 제일 그려지는 그림이니까. 나의 경우는 역시 요새 사람답게 유튜브를 보거나(그것도 엄청 중독적인 쇼츠) 아니면 반반 정도는 책이라는 매체를 본다는 것이 좀 다른 점일까.

결국 이렇게 갓생을 독려하는 분위기 속에서 굉장히 게으르게 살아도 큰일 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너무 나를 몰아붙이거나 다그치며 살지 말고, 삶에도 쉼표를 좀 주라고 이야기 한다. 심지어 미라클 모닝과 아침달리기를 실시하다가 다리 부상으로 모든 걸 놔버렸던 에피소드도 이야기한다. 어설픈 갓생은 원치 않았다며. 그런데 모두 알지 않는가 그 정도의 나를 갈아넣는 노력은 오래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을. 자신도 그림을 계속 그려오면서 재능과 완벽한 노력형들 사이에서 굉장히 좌절감도 느꼈었다 한다. 그래서 완전히 그림을 끊어버렸던 적도 있다고. 책에서 느낀 게으름의 단상 중에서 나는 <그럴싸> 부분에 꽃혔다. 본인과 타인의 최소 합의점이 7점 만점의 척도로 매겨진다면 <그럴싸>부분 정도까지만 적당히 하면 어떻겠느냐는 거다. 낮은 점수부터 나열하자면 노답 별로 애매 어중간 (딱 중간점) 그럴싸 쩐다 ㄹㅈㄷ(레전드) 순서이다. 중간보다는 조금더 나은 정도로 기준점을 세우고 적당히 게으름을 피우며 열심히 살아도 일은 굴러간다는 것이다.

늘 여유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사람이 있다면 이 게으른 으른도 별 탈 없이 살아간다는 것을 보여주기로 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렇게 키워도 사람 되나요?
박티팔 지음 / 고래인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렇게 키워도 사람 되나요? - 박티팔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아마도 남은 여생동안 자녀를 키우게 될 일이 있을지 모르겠다. 혹시 재혼가정을 이뤄서 다 큰 자녀를 만나게 될 날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제일 고민했던 생각이 아직 나조차도 인간이 되지 않았는데 하나의 생명을 온전한 인간으로 키울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컸다. 물론 결심이 더 섰다면 도전해봤을 일인데, 그러지 못해서 야심차게 읽어보았다. 내가 그간 가지고 있었던 고민이 기우였던 것처럼, 친구처럼 언제는 큰 딸이 더 엄마처럼 말하는 즐거운 가족과의 만남이었다. 임상심리사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다른 직업을 가지고 싶은 박티팔 작가. 가족에게는 자녀를 그렇게 키울만한 각자의 서사가 있다고 생각한단다. 각 가정은 역시나 처한 상황도 처지도 사람의 기질도 각자 다르다. 법적으로 적법한 테두리라면 굉장히 다양한 방법으로 키워도 되지 않을까.

아들이 학교에서 어떤 장래희망을 가져야 하는지 물어보는 이야기가 나왔다. 결국 엄마는 프랑스어를 전공했지만 만화를 그린다고. 현대 사회에서는 내가 간절히 원하는 한 가지 직업만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을 그 때 가서 생각하자는 굉장히 쉬운 말로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를 유머로 승화하는 것으로 보였다.

큰 딸이 언젠가 엄마 사는게 참 지겹지 않냐고 묻는다. 그런 날은 떡볶이라면서 저녁 대신 화끈하게 스트레스 풀리는 음식과 만남을 가진다. 다음날은 막내가 또 같은 레파토리로 엄마를 회유하지만 흔들리지 않는다. 부모는 언제는 자녀들의 마음을 다독여야 하지만, 건강한 식생활로 자식을 돌볼 의무가 있고, 그래야만 하는 사람들인 것이 느껴졌다. 마음과 몸 다 건강하기는 굉장히 밸런스 맞추기가 어렵구나 하는 느낌이다.

이름 가지고 놀리는 친구에게는 자신의 개명을 숨기고 이렇게 놀려보라는 조언, 굉장히 친구같고, 개구지고, 엄마만의 고민도 잘 드러나는 육아툰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DHD와 함께 살아가는 여성들
크리스티네 카를 외 지음, 강민경 옮김 / 북스힐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ADHD와 함께 살아가는 여성들 - 크리스티네 카를 , 이스매네 디트리히 , 크리스타 쾬트게스 , 슈반트예 마티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최근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병명을 밝히는 사람들 중에 ADHD를 꽤 많이 보았다. 최근에서야 알려진 병이기도 하고, 당장 나만해도 어릴 때 ADHD가 의심되는 친구들이 있어도 단지 짖궂다거나 주의력 부족 등의 말로 일축해 버렸던 세대다.

책은 <ADHD와 함께 살아가는 여성들>로 남자 환우에 비해 여성 ADHD가 더 발견되기 어려운 점과 극복할 방안을 심층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ADHD의 특성 세가지는 다음과 같다. 집중력 부족, 과잉 행동, 충동적 성향이다. 현대인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집중력이 12초에서 8초로 줄어들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인내심의 한계가 8초인가 생각하면 굉장히 암담하다. 그러나 최근 극장을 가서 영화 한 편을 다 보기 힘들다고 느낀 사람이 있냐고 물어보면 상당히 많아졌음을 느낀다. 나도 마찬가지다. 굉장히 집중력을 요하지만 많은 것에 주의가 흐려지는 시대를 살고 있다. 과잉행동과 충동적 성향으로 인해 ADHD의 경우 약물중독이나 기타 다른 중독에 더 의존되기 쉬울 수도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정리정돈을 잘 못한다는 특성이 있다. 계획을 세우기 힘들어한다. 그래도 ADHD가 가진 장점이 있다면 동시 다발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해결해야 하는 예를 들면 응급실 같은 상황에서도 스트레스를 덜 받고 일을 유연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문어발식 사고가 가능하다는 점일까.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보는 것도 가능하고, 멀티태스킹도 문제없다. 다만 이런 다중작업에 요하는 에너지가 중첩되다 보면 훨씬 더 에너지 고갈이 빠르기에 몸을 그만큼 더 쉬게 해줘야 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ADHD의 특성상 또 스트레스를 받으면 고속주행을 하러간다거나, 춤을 추러 간다거나, 새로운 도파민의 자극을 찾게 되다 보니 선순환의 고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아침에 정한 시간에 일어나고, 스케줄링을 개인과 직업 등으로 분리해서 계속 체크하는 방식으로 보완해 나가야 한다. 나의 경우 정리정돈과 산만함에서 굉장히 나도 이 병을 내가 모른 것이 아닌가 했는데, 굉장히 계획적으로 살고 계획 없으면 못사는 스타일이라 조금 안도했다.

과잉행동이 에너지 넘치는 것처럼 보이도록 성인들을 방어막을 쓸 수 있다. 그렇기에 소녀들의 경우 사회적 통념으로 과잉행동이 억제되는 것 처럼 보이기에 쉽게 유병자를 찾아내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생각해보면 ADHD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못 살아갈 정도는 아니다. 남들보다 조금 더 노력하면 되고, 가지고 있는 특장점도 있으니 창조적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음을 감사히 여기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