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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으른입니다, 게으른 - 갓생에 굴하지 않는 자기 존중 에세이
김보 지음 / 북라이프 / 2025년 8월
평점 :

나는 으른입니다, 게으른 - 김보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굉장히 근면 성실이 미덕인 나라에서 게으른 사람이라는 것을 공표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는가. 그런 위대한 과업을 행한 작가는 인스타에서 이미 <게으룬툰>으로 게으른 으른임을 굉장히 주장해 왔다. 그 게으른툰과 작가의 게으름에 대한 단상이 합쳐서 생성된 책이다.
나도 웹툰 주인공처럼 늘 노릇노릇하게 구워지고 싶은 게으름뱅이다. 갓생은 일년에 두 달 정도 살고 나머지는 심지어 집에서 칩거하면서 게으름을 부린다. 하긴 게으름뱅이들에게 외출이라는 행위도 사치다. 늘 침대나 쇼파와 한 몸이 되면서 리모콘을 만지작거리는 것이 제일 그려지는 그림이니까. 나의 경우는 역시 요새 사람답게 유튜브를 보거나(그것도 엄청 중독적인 쇼츠) 아니면 반반 정도는 책이라는 매체를 본다는 것이 좀 다른 점일까.
결국 이렇게 갓생을 독려하는 분위기 속에서 굉장히 게으르게 살아도 큰일 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너무 나를 몰아붙이거나 다그치며 살지 말고, 삶에도 쉼표를 좀 주라고 이야기 한다. 심지어 미라클 모닝과 아침달리기를 실시하다가 다리 부상으로 모든 걸 놔버렸던 에피소드도 이야기한다. 어설픈 갓생은 원치 않았다며. 그런데 모두 알지 않는가 그 정도의 나를 갈아넣는 노력은 오래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을. 자신도 그림을 계속 그려오면서 재능과 완벽한 노력형들 사이에서 굉장히 좌절감도 느꼈었다 한다. 그래서 완전히 그림을 끊어버렸던 적도 있다고. 책에서 느낀 게으름의 단상 중에서 나는 <그럴싸> 부분에 꽃혔다. 본인과 타인의 최소 합의점이 7점 만점의 척도로 매겨진다면 <그럴싸>부분 정도까지만 적당히 하면 어떻겠느냐는 거다. 낮은 점수부터 나열하자면 노답 → 별로 → 애매 → 어중간 (딱 중간점) → 그럴싸 → 쩐다 → ㄹㅈㄷ(레전드) 순서이다. 중간보다는 조금더 나은 정도로 기준점을 세우고 적당히 게으름을 피우며 열심히 살아도 일은 굴러간다는 것이다.
늘 여유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사람이 있다면 이 게으른 으른도 별 탈 없이 살아간다는 것을 보여주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