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쇼크 - 어떻게 시장을 점령하는가
김숙희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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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쇼크 - 김숙희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오늘도 <알리익스프레스> 천원마트에서 구입한 초이스배달(7일이내 배달완료)로 도착했다. 다이소에 가느니 괜찮아 보이는 물건들을 알리에서 구입한지 꽤 되었다. 오늘 산 물건은 케이블타이 20p와 자석으로 케이블 고정하는 홀더, 접착식 행거다. 살려면은 물론 국내에서도 충분이 살 수 있는 물건이지만 알리익스프레스가 더 싸다! 특히 케이블 자석홀더의 경우에는 확실히 가격 경쟁력이 있다. 나처럼 알리와 테무에서 심심풀이 제품을 사는 사람이 제법 많아진 것으로 안다. 내가 제일 많이 가는 쇼핑몰이 쿠팡단독에서 쿠팡과 알리로 반씩 지분이 옮겨갔을 정도다. 중국 빅테크 기업이 일주일 내에 배송해주면서 공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파고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어느 회사이건 시장을 선점하면 반은 먹고들어간다. 생태계를 구축하고 선점한다는 것은 리스크도 크지만 그만큼 독점할 기회를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알테쉬가 잘되는 이유중에 하나는 리테일 생태계를 새로 구축한 점이 크다. 그리고 빅데이터를 계열사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개인화해서 계속 그 사람이 필요할 것을 예측하고 있다. 임산부가 처음에 엽산제와 철분제를 검색했다면 1년 뒤에는 출산에 관련한 용품을, 그 다음에는 이유식이나 아기옷을 권하는 식이다. 알리익스프레스의 회장도 자신은 리테일 유통회사가 아니라 데이터 회사라고 칭한 이유가 있다. 테이터를 수집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공유하는 것이 앞으로의 나아갈 점이라고 칭했다. 리테일 산업에 활용되는 빅데이터는 소비자가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하는 과정에서 확보된 구매성향, 구매패턴 등 직접적인 정보 외에도 소비자의 성별, 나이, 지역, 종교 등 개인 라이프스타일 관련 정보까지 포함한다. 생각해보면 나의 돈과 시간을 쓰는 것들이 검열당한다는 생각으로 오싹해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지금도 자주 들어가는 쇼핑몰에서 아직 이 상품을 살지 말지 망설이고 있지 않나요? 할인해드리겠습니다 하고 나의 도파민을 자극하는 것은 영악하다고 해야겠다.

마지막으로 신유통 리테일 전략을 통해서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는 소비자 편의성 중심이다. 그리고 소비자가 네트워크를 이룬 공동구매 방식으로 수요와 신시장을 개척한 C2B 모델이다. 예전에는 기업이 먼저 공동구매를 이끌고 가격을 낮춰주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소비자가 출발점이 된다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지역 주민이 공동체를 이룬 공동구매로는 농촌과 저소득 지역 시장까지 디지털화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더 나아가 제조까지 소비자의 입맞에 맞게 만들어내는 C2M까지 발전한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니즈를 바로 반영해서 만들어버리니 훨씬 더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알리바바의 타오터가 이를 구현한 서비스라고 한다.

우리도 좀 더 구매데이터를 일원화 해서 쓸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중국 시장의 물량공세에서 벗어나기 힘들 때가 올지도 모르겠다. 이제 심심풀이 물건 뿐만 아니라 농수산물까지 알리에서 팔기 시작했다. 아직은 사지 않지만 특별한 가격경쟁력으로 밀어붙인다면 언제까지나 구경만 하진 않을테니까 말이다. 철저하게 개인으로 다가가라는 점을 특히 기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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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 (양장본) - 선과 악, 현실과 동화를 넘나드는 인간 본성 Memory of Sentences Series 2
박예진 엮음,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원작 / 센텐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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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Andersen, Memory of Sentences) - 박예진 편역 · 안데르센 저자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빨간 구두>, <인어공주>, <성냥팔이 소녀>등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동화를 한 번도 읽어보지 않은 현대인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읽었던 동화에 비해서 내가 안데르센이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상당히 몰랐고,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해야겠다. 안데르센의 사진을 거의 처음 봤다. 1805년 덴마크 오덴세에서 가난한 구두 수선공의 아들로 태어났다고 한다. 마르고 큰 키, 외모적 콤플렉스, 게다가 양성애적 애정문제 등이 있었다는 점은 전혀 몰랐다. 특히 그 유명한 <인어공주>는 후원자인 요나스 콜린의 아들인 에드워드 콜린을 향한 본인의 사랑 이야기가 소재가 되었다고 한다. 물론 에드워드 콜린과 안데르센 모두 남자다. 본인의 절절한 사랑고백을 편지로 했지만, 콜린은 이성애자였기 때문에 안데르센의 마음을 거절했다. 게다가 청천벽력처럼 거절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른 여자와 결혼했다고 한다. 이러한 저자의 경험을 대입시킨 후 다시 <인어공주>를 읽어보니 지금까지 아름답게 포장되었던 디즈니의 흥겨움은 많이 사라지게 되었다. 왜 하필이면 인어공주의 많고 많은 가진 것 중에서 목소리였을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과 말을 할 수도, 결국 왕자에게조차 자신이 물에서 구해준 것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답답함을 잘 드러내주는 것이기 때문인 것 같다. 모습은 나타낼 수 있다. 그림자처럼 드리워 질 수는 있지만 나만의 의견(목소리)은 낼 수 없다. 사람한테 또 이것만큼 힘든 포지션이 있을까. 물론 자신을 바라봐준다는 대전제가 있다면 모습을 드러내고, 손짓 발짓으로 뭔가 표현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 동화에서나 현실에서나 왕자님은 다른 나라 공주와 결혼을 해버린다. 결국 언니들의 도움으로 왕자의 심장을 찔러서 그 피가 인어공주의 다리를 적시면 다시 인어가 될 수 있는 최후의 비기를 알려준다. 그렇지만 인어공주는 물거품이 될 지언정 왕자를 찌르지 못한다. 결국 공기방울이 되어버린 인어공주는 공기방울의 정령들이 300년 동안 공덕을 쌓으면 다시 자신의 영혼을 가지고 승천할 수 있다고 해서 그 길을 택한다. 원래 <물거품이 되었다>라는 결말로 알고 있었는데 기억의 오류를 정정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런데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으로 육체도 영혼도 다 잃어버린 자에게 300년이나 노력해서 영혼이나마 건질 수 있게 된다는 건 너무 잔인하지 않은가. 아니면 자신의 영혼이 300년 동안은 그러모아야 할 만큼 분해되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지 않았는가 모르겠다.

내가 개인적으로 어렸을 때 일러스트가 있는 동화책 중에 제일 좋아하는 것이 <빨간 구두>였다. 지금도 빨간 구두가 예뻐서 사고 싶을 때도 망설여지는 것을 보면 이 동화가 나에게 미친 영향력이 매우 큰 것 같다. 동화책에서 읽은 빨간 구두는 메리제인이었는데, 특히 빨간색 메리제인만 보면 귀신들린 듯이 춤추는 빨간 구두의 발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잔혹동화라고 하면 특히 이 허영심을 억누르게 하는 <빨간 구두>가 제일인 것 같다. 가난해서 팔려 오다시피한 카렌이 갖고 싶었던 단 한 가지가 반짝거리는 빨간 구두 이다. 양부모의 수발이라는 현실 문제를 회피하려는 사람에게 벌을 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분수에 안 맞게 갖고 싶은 것을 탐하면 결국은 어떻게 되는지 보았지? 하고 잔뜩 겁을 주는 느낌이다. 색깔 있는 구두 한 켤레가 검은색 구두와 착실하게 나오는 교회와 어떻게 대척점에 있는지 잘 보여준다. 다리가 잘리고 나서도 목발을 짚고 나오는 곳이 결국 교회다. 다리 잃은 카렌이 회개 해야만 하는 곳으로 왔지만, 이미 잘려나간 욕망들이 계속 춤을 추고 있어서 그것마저도 쉽지 않다. 자신이 다하지 않은 의무를 져버린 사람은 공동체에서도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것을 너무나도 잔혹한 묘사로 알려주고 있다.

책은 총 16편의 안데르센 동화 중에서 주요작품을 추려냈다. 간략한 줄거리와 영어로 번역된 기억할만하고, 필사해봄직한 문장들을 같이 실어놓았다. 더 유명한 동화들에 가려 유명하지 않은 작품들도 이번 기회에 읽어보게 되어 좋았다. 특히 <장미의 요정>의 경우에는 <데카메론>에서도 남친을 죽인 오빠들 몰래 연인의 머리를 화분에 심어둔 이자벨라의 이야기가 나온다. 아마도 유럽 쪽에 구전되는 큰 모티브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이야기에서는 신분의 차이를 넘지 말라는 의미가 포함되어있기 때문이다. 연인의 머리를 데려와 눈물로 가꾼다는 것도 좀 놀라운데, 결국 왜 가족들은 여자가 사랑하는 사람과 이어지지 못하게 많이 했을까.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정략결혼을 해야만 하는 그 시대의 낮은 인권 또한 보였다. 불쌍한 로렌조...

어릴 때 늘 잠들기 전에 읽었던 따뜻한 이야기들의 이면에 이렇게 차갑고 섬뜩한 잔인함이 녹아있다는 것을 알면 놀랍다. 이제는 인어공주 애니메이션이 보이면 인어공주가 인어왕자처럼 보일 것 같다. 그 시대에 소수였을 안데르센의 사랑의 깨짐도 잔혹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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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 나를 붙잡을 때 - 큐레이터의 사심 담은 미술 에세이
조아라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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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 나를 붙잡을 때 조아라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큐레이터가 해주는 미술 이야기는 많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사심담은 미술 에세이라고 했지만 현대 작가들에 대한 폭을 넓히는 기회가 되어 좋았다.

그동안 전시를 꽤나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나인데 과거형인 것을 이제 인정해야 할 것 같다. 루이스 부르주아의 <마망>이 호암미술관으로 옮긴 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 충격이었다. 아 이 <왕거미> 리움미술관에 있던 거잖아 했는데 말이다. 21년에 수장고로 갔다가 23년에 호암으로 짜잔 하고 옮겼단다. 삼성의 돌려막기인가 거미의 외출인가. 빌딩숲에 있던 마망 보다는 호암이 더 어울릴 것 같으니 다녀와야겠다. 실은 지난주에도 호암미술관 앞을 지나면서 관람할 시간은 충분히 있었는데, 마음이 좀 힘들어서 지나왔다. 더 더워지기 전에 새로운 터를 잡은 마망을 보러가야겠다. 이 작품은 국내 외에도 여러 나라에 있기 때문에 그리고 거미가 주는 그 기괴함 때문에 직관적인 작품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서 루이스 부르주아의 가업이 태피스트리 만들기였다는 것과 친언니처럼 따랐던 가정교사가 아버지의 정부임을 알게되어 괴로워했을 작품의 투사가 느껴질 것 같다. 이 이야기를 알고 나서 보는 마망은 확실히 다르지 않을까. 이제는 8개의 다리가 아니라 지켜내고 싶은 알을 꼭 보듬은 엄마로서의 거미로 말이다.

국내 작가들 중에 잘 몰랐던 윤석남, 박광수, 김미영 등을 알게 되었다. 특히 책의 표지로 등장하는 김미영 작가의 <새벽 산책>이 친근한 추상으로 다가온다. 책의 표지로 등장시킬 만큼 작가의 애정이 느껴지는 것 같다. 2022년작으로 내가 몰랐을 수도 있겠구나, 하지만 작품 활동을 알아가고 싶은 작가가 생긴 것이다. 클로드 모네나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르네 마그리트 등 알음직한 작가의 이야기도 나온다. 모네의 작품 중에는 내가 오르세에서 봤겠지만 잘 기억 안나는 <건초더미>연작들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여기저기 퍼져있는 건초더미 중 또 시카고에 가서 봐야할 작품리스트가 늘어서 너무 좋았다.

또한 셀피와 작품과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면서 인도 출생 미국작가인 아니쉬 카푸어의 <클라우드 게이트>(2006)을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은색의 대왕 콩처럼 생긴 이 공공조각 작품은 사람과 시카고의 전경을 다 매혹적으로 담는 작품이라 언젠가는 꼭 직접 보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다.

책을 보면서 그 동안 너무 알려져 있는 고전작가들의 전시만 다녀온 것은 아니었나 새로운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서 견문을 넓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세계 광고에 등장해서 익숙해진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들이 이제는 고독이 아니라 당연처럼 읽혀지듯이 시간에 의해 다시 보이는 작품들이 있을테니까 말이다. 특히 <작은 도시의 사무실>은 작가의 부인은 콘크리트에 갖힌 사람 같다지만, 나는 일단 2~3대의 모니터가 없는 것으로 저 창밖을 볼 수 있는 풍경이면 월급루팡이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 물론 1953년 작품이기 때문에 여기에 모니터를 놓으면 밈이 되어버리겠지만. 해당 작품은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 있다.

오래 간만에 나의 미적 열망을 다시금 일깨워 준 고마운 작가다. 덕분에 공원에 가서 얼리버드 티켓을 뒤적였다. 곧 끝나가는 전시부터 얼리버드까지 보고싶은 것들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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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남자가 이럴 때 반한다
김소진 지음 / 글로세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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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남자가 이럴 때 반한다 - 김소진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책 제목에서 조금 여자가 반하는 남자? 하며 의문을 가졌을지 모르겠다. 나의 경우에도 조금 이분법적 제목이 아닌가 했는데,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한 역설적 제목이었다. 저자는 20년 경력의 헤드헌터로 다양한 CEO와 비지니스 만남을 가진 베테랑이다. 자신이 만나본 매력있고 성공했으며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사람들은 이러한 면이 있더라 하는 통계가 담겨있다. 책에서 말하는 <여자>는 직장동료 및 주변인 등 주변인을 총칭하는 것이다. 그리고 <남자><>를 대변한다. 단지 이성에게 잘 보이기 위한 매력지침서가 아니라 당신이 가진 강점을 특화시키고 부족한 부분은 채워보자는 취지가 담겨있다. 생각보다 나도 신경 안쓰는 매너들이 많았구나 하는 점을 깨달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책은 총 5파트로 되어있다.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비즈니스, 워크, 라이프스타일이다.

누구나 호감을 가질만한 인상은 갖기 어렵다. 타고 태어나길 호감형으로 잘생기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렇지만 말투와 활발한 목소리라면 충분히 노력으로 커버할 수 있는 분야이다. 최근 보이스트레이닝을 받는 사람들도 늘었다. 비대면 회의와 강연 등 목소리와 말투 톤까지 의사전달력을 높이는 것도 무기가 될 수 있다. 거기에 매력 있는 목소리라면! 오후에는 사람들이 더 지칠 수 있으니 일부러 더 활기차게 이야기하는 에피소드 주인공의 마인드가 좋았다. 내가 전화를 걸고 받을 때는 누구나 나와의 첫 대면이다. 목소리로 나의 에너지를 전달해주자. 이 사람과의 대화는 언제나 명랑하고 기분 좋아 하는 인상을 남길 수 있도록 말이다. 더불어 나의 경우 전화를 조금 빨리 끊는 습관이 있는데, 책에서도 등장한 사람처럼 잘 인지하지 못했다. 끊을 때도 배려있는 통화매너가 필요하다.

스타일에서는 펜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사장님들의 경우 계약서에 사인하는 날 꼭 들고가는 펜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 늘 그 펜으로 하면 매끄럽게 계약된다거나 힘든 계약도 수주하게 되는 경우다. 그래서 예전에는 왜 만년필을 졸업선물로 주고받지 않았던가. 이러한 펜에 담긴 스토리텔링도 하고, 아이스브레이킹도 하고, 지니고 있는 작은 물건에도 공감대를 형성해보자.

내가 놓치고 있는 분야에서는 전화번호 저장도 남다르다는 것이었다. 남을 진심으로 챙기고 기억하려면 내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베이스가 많아야 한다. 그 때 당시 상대가 하던 고민이라거나, 사소한 정보도 잊지 않고 전화번호부 메모란에 기록해보자. 물론 바로바로 실전에 써야하는 나만의 이름저장법도 필요하다. 자동차 판매왕의 차종과 색상까지 메모해서 그 고객과 이야기 할 때는 흰 차량이라 세차 자주하시라는 말 등으로 당신을 기억한다는 인상을 남기면, 훨씬 더 라포 형성이 깊고 빨라진다.

최근 서로의 시간과 이야기의 바운더리 때문에 <거절>이라는 주제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책에서는 깐깐하게 거의 모든 것을 거절하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나도 남의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들어줄 만큼 한가하지 않다. 남도 마찬가지다. 서로의 귀한 시간을 허비하지 않기 위해서는 과감하게 거절하는 법이 필요하다. 거기에 거절에 대한 정중함이 곁들여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아닌걸 아니라고 하지 않으면 쓸데없는 것들로 내 인생이 점철된다. 단호하게 거절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을 해야만 성장으로 나아갈 수 있다. 매력적이게 거절하자. 나도 거절을 잘 하지 못해 이리저리 끌려다닌 적이 많은데 그런 이미지를 만들지 않아야겠다.

이외에도 내가 못난 것도 아닌데 왜 사람들과의 자리에서 겉도는 것 같을까 하는 느낌이 드는 사람들이 챙겨본다면 친한 누나의 조언처럼 친근하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넣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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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혼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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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혼 배명훈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우주의 이야기지만 한 남자의 가엾은 청혼의 이야기라고 생각이 든다. 내용의 거의 모든 부분은 지구에서 태어나지 않은 우주 인류의 전쟁에 대한 이야기다. 2013년도에 나온 책을 작가가 문장을 거의 새로 태어나게끔 해서 다듬은 복간판이라고 한다. 이렇게 복간판이 나오면 꼭 찾아서 원본을 읽고 싶어지는 것이 나란 사람. 아마 머지않아 비교 독후감을 올려보겠다. 주인공인 <>는 우주 출신이며 궤도연합군 작전 장교로 복무하고 있다. 어느 순간 갑자기 나타난 정체불명의 적 때문에 사랑하는 지구에 있는 그녀에게 가지 못하고 전쟁에 참여중이다. 지구인인 내가 생각하는 우주 전쟁의 이미지가 아니다. 책에서 묘사되고 있는 우주전쟁은 시간과 오차와 빛이다. 소리는 없다. 신기하게도 우주에서 함대를 건설하고 사람들은 중력을 느끼고 싶어서 휴양선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우주에서도 위와 아래를 구분하며 다리 혹은 등을 바닥에 대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구인인 내가 느끼기에 너무도 당연한 이 기분을 느끼기 위해 우주 출신 사람들은 엄청난 돈과 빽을 써야한다. 알게 모르게 우주출신과 지구 출신의 인류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만난다면 바로 얼굴 크기로 알아볼 수 있게끔 묘사되었는데, 우주에서 오래 지내면서 체액이 잘 돌지 않아 얼굴이 커져버린다는 이야기는 너무 슬프네. 지구출신만 미남미녀로 보인다는 거잖아. 책에서 인상 깊은 구절은 우주에 대한 묘사와 더불어 존재하는 시간에 대한 묘사였다. 나는 적의 공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함대를 정비하는 동안 휴가를 받는다. 지구에 있는 너를 만나기 위해서 170시간을 날아서 지구로 가고, 다시 180시간을 날아 귀환한다. 지구인인 나는 역시나 자전과 공전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170시간보다는 7(정확히는 7.08)을 날아서 너를 만나러 갔다는 사실이 좀 더 극명하게 와 닿는다. 그렇지만 주인공은 하루에 대한 개념이 그저 어두운 우주에서 시간으로 흘러갈 뿐 낮과 밤이 되지는 않기에 시간으로 설명했다고 생각했다. 시간에 대한 이야기는 책의 여러 곳에 드러난다. 빛보다 빠를 수는 없기에 적을 타격하기 위한 30초의 숨 막히는 시간 등으로 말이다. 실제로 있지 않은 버글러의 모순을 검색해본 사람 바로 나다. 아마 무작위한 기체의 브라운운동 같은 느낌으로 함대가 흔들리지 않았을까 상상해본다. 게다가 이 책의 좀 특이한 점이라면 우주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조차 과거의 <예언서>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걸 한동안은 암기하게끔 했다는 것을 보면 사람들의 믿음은 시간이 지나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 같다. 아직도 우주에는 시공간이 일그러지는 것을 관측은 해도 직접 알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보내주고 싶은 응원은 <우주 저편에서 너의 별이 되어줄게>라는 마지막 말보다 지구에 가서 지구의 중력이 몸을 짓누르더라도 <>의 청혼이 이루어지는 일이다. 우주 저편에서 존재하는 그리움으로 남기에는 서로 좋아하잖니. 새로운 장르의 SF와 로맨스를 읽어서 새로웠고, 새로움을 접하니 원작이 더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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