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버스 - 욕망의 세계
단요 지음 / 마카롱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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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버스 - 단요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오래간만에 밤을 새워 책을 읽었다. 운동을 안가는 날이기도했고, 늘 저녁시간은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데 할애하기 때문에 루틴을 실행하는 느낌으로 책을 꺼내들었다. 그런데, 다음날도 당연히 출근하는 날인데 책속의 주인공이 인버스로 떡상하는지 아닌지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책을 덮을 수가 없었다.

주인공인 나는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블로그에서 사용하는 닉네임인 오이코노미아는 그리스 철학자들이 분류한 돈벌이 기술 두 가지 중 하나로 가정과 국가를 꾸리고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한 것을 말한다. 나이는 블로그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할 때는 스물 한 살, 현재시점에서는 스물 세 살이다.

스물 하나든 이야기가 종료되는 스물셋이든 보통사람들은 대학 졸업반정도의 사회 초년생으로 시작하는 정도의 나이다. 그보다 곱절을 더 산 내가 봤을 때 그렇게 남들을 따라잡아야 할 만큼 조급한 나이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미 대학을 제적당했고, 고졸이고, 부모님께는 멀쩡히 대학을 다니고 있는 척을 하는 상황이라 돈이라도 있어야 한다는 강박이 심하게 나온다. 그리고 처음 인버스로 벌어들인 48천을 다 날린 후에는 다시 손실을 만회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다.

내 주변에도 실제로 펀드매니저 출신으로 해외 선물에 손을 댔다가 망하고 다시 주식만 하는 사람을 알고 있다. 손꼽히는 금융회사에 다닌 것으로 아는데, 그만큼 해외 선물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보다는 해서 망한 그것도 쫄딱 망한 사람들이 널린 위험한 세계라는 것 만을 안다. 나도 역시 해외 선물 투자는 해본 적이 없고, 해볼 생각도 없는데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간접적으로 투자를 해보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그 긴박감에 책을 손에서 놓지 못했던 것 같다.

인버스란게 뭐냐면, 책에서 나 같은 문외한에게 설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 인버스라고, 가격 떨어지면 역으로 오르는 거 있어. 거기에 돈 넣은 거야

앞으로도 계속 떨어질 거 같아서

라고 한다. 특별히 경제학을 전공하지도 않았지만 특정 원자재에 대한 분석 촉이 좋은 터라 주인공은 계속 승승장구 한다. 물론 여기에는 다 망하고 나서 블로그에서 인연이 닿은 정운채에게 빌린 2천 만원과, ETN에서 만족 못하고 더 빌린 8천 만원까지 총 1억원의 시드머니가 등장한다.

그냥 재미로 망한 사람들 스토리를 보는 게 지겨워서 주인공에게 돈을 그것도

무이자 무기한으로 빌려주는 정운채는 대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주인공에게 계속 아무런 대가없이 돈을 빌려주는 신기한 사람으로 등장하지만 그런 은인도 현실엔 간혹 있기 마련이니까.

실제 현물거래를 해본 적이 없어서 증거금을 채워넣어 반대 매매를 막는 부분이 제일 스릴 있었다. 물론 집에 1600만원을 현찰로 가지고 있는데 아빠가 돈타령을 한다는 부분이 조금 그랬지만 암튼 새벽에 그 달리기를 해서 겨우 돈을 메꿔 놓는 부분이 최고였다. 돈을 잃거나 버는 건 결국 너무 현실감이아니라 큰 진폭이라 신기한 이야기 읽는 느낌이었달까. 결국 주인공은 돈은 번다. 지긋지긋한 아버지에게서 벗어날만한 보금자리를 만들만한 돈. 결국 체념의 얼굴만을 비추던 엄마의 미소도 보게 되고 말이다. 남들이 돈을 잃는 만큼 그 반대에 걸어서 내 행복을 땡겨 온다면 그런 세계에서 승리를 쟁취했다면 그래도 행복해해도 되는 걸까. 아무튼 인버스는 엄연히 현실에서 매일 일어나고 있다. 나도 결국은 손실채권을 유보하고 있는 빨아 먹힌 개미라서 조금 부글거리며 읽었지만 기승전 얻은 교훈은 선물은 손도대지 말자는 것. 속도감 있는 책을 원하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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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에 필요한 유머와 위트 - 리더들의 센스와 위트 넘치는 일화들
김승묵 지음 / 리더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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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에 필요한 유머와 위트 김승묵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나태주 시인이 추천한 상황에 따른 유머집이다. 나는 특히나 매사에 유머가 없는 사람이라 조금 밝은 인사 정도가 최대치인데, 늘 입이 떨어지지 않아서 유머를 잘 사용해본 적은 없다. 안그래도 최근 아버지와 함께 식당에 갔는데 이 유머집을 읽는 중이라 뒤따라 들어온 테이블의 아저씨가 하는 유머가 귀에 꽂혔다.

- “사장님 소주한잔 주세요.“

- ”어떤 걸로 드릴까요?“

- ”우리의 만남처럼 처음처럼 !“

어떤가, 뭔가 선을 넘지 않으면서도 재미있어서 슬며시 외워두었다. 책에서도 유머를 잘 구사하는 방법은 주변 사람들에게 시도해보는 법이 제일이라고 하더라. 우리의 만남처럼 처음처럼! 그 이야기를 듣는 나도 여러 가지로 변형해서 재미있는 이야기 주머니를 조금 가지고 있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반 유머에서 일병, 상병, 병장과 육해공 장군들의 용맹함을 뽐내는 내용에서는 이해를 못했다가. 아마도 병장에게 제대가 얼마 안남았는데 장렬히 전사하라는 명령은 당연히 불이행한다는 것이. 책의 여러 군데 한 두번씩 읽어봐야 무릎을 탁 치는 풍자도 여럿 있었다.

그렇지만, 20년 동안 배우자를 보는데 떨리면 초기 치매라느니 하는 유머는 조금 슬프더라. 물론 강의를 듣는 분들이 거의 다 공감하신 장년층이라 하니 재미있는 아이스 브레이킹이 되었겠지만, 이 책이 실린 작가의 부인이 보면 조금 슬프지 않을까. 내 기준에서 약간씩 불편한 내용도 있긴 했다. 이처럼 조금씩 유머라는 것은 과장이나 다른 뜻이 없더라도 모두에게 재미있거나 통용되지는 않는다. 솔로인 나는 그런 시간이 없어서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유머도 읽을만 하지만 실제로 저자가 강연을 다니며 어떤 장소와 대상을 향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갔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실어주었는데 유머 대상의 타게팅과 타이밍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하고 상황에 대해서도 유심히 읽었다.

그리고, 특정 직업군에 대한 미국 유머도 느낌이 다르지만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았다. 농장에 놀러온 손님이 농장의 양 마리수를 다 맞추면 주인에게 양 한마리를 달라고 제안한다. 계산기를 두드리고 양이 1234마리죠.”라고 하니 맞다고 한다. 역으로 농장주인이 당신의 직업을 맞추면 다시 양을 돌려달라고 제안한다. “당신의 직업은 컨설턴트죠?” 하니 맞다고. 어떻게 알았느냐면 당신은 내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왔고, 동물 마리수를 맞췄기(내가 알고있는 답을 말해줬다)에 맞출 수 있었다는 것이다. 거기에 라스트 킥은, 당신이 말한 동물은 양이 아니라 염소라고 했다. 이 얼마나 황당한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의기양양하게 제안을 하는 그림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알고 보면 사람들은 조금의 지식으로 경영 컨설턴트 사이에서 공유하는 위트로 문제가 아닌 것을 문제로 보는 것이 컨설턴트다라는 말이었다. 평화로운 일상에서 컨설팅을 핑계로 문제없는 것을 문제로 보고 돈을 뜯어 간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회사에도 늘 현 정세나 주식 이야기에 유머를 섞어서 재미있게 말씀하시는 분이 있다. 확실히 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한 두 마디에 자기의 의견을 들어줄 수 있도록 몰입하는 방법을 유머에 많이 녹이는 노하우가 있는 것 같다. 팍팍한 세상살이에서 웃음만큼 돈 안들고 건강해지며 서로 행복한 것이 없으니 책에서 내가 녹이고 살려볼 만한 이야기들을 써먹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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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 끊어보자고요
안도 미후유 지음, 송현정 옮김 / FIKA(피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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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 끊어보자고요 안도 미후유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책 표지는 해먹에 누워 스마트폰을 내던지는 사람이 그려져 있다. 얼굴은 옆모습이라 보이지 않지만, 아마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나를 위한 끊어내기 이므로 속시원한 얼굴이 아닐까 한다.

나는 실제로 엄청나게 스마트폰 중독자다. 물론 사람들마다 화장실 용변이 급한데도 변기에 그냥 앉아있기도 싫어서 다시 전화기를 찾아서 가지고 들어가는 사람 정도의 최고 중독자는 아니지만 말이다. 방송에서 출연진들의 50% 이상이 다시 휴대폰을 가져간다는 말에 나는 그 정도는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여길 정도였다. 그렇지만 이 이야기에 공감하는 사람이 있다면 과도하게 이어져 있는 것으로부터 적당한 거리두기를 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여하튼 어떤 기준을 대입한다고 해도 나도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중독자다. 특히 여러 업무 단톡방에서 올라오는 공지의 숫자 알람이 있으면, 혹시 내 업무가 아닐까 해서 단톡방 메시지를 열어보지 않고는 못배긴다.

그리고, 엄청나게 나에게 많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평점이나 리뷰에서 멀어지기가 제일 내가 해봐야 하는 챕터라고 느껴졌다. 실제로 도서뿐만 아니라 맛집과 힙한 카페에 빵 덕후이기까지 해서 어디에서 뭐먹을지를 정할 때 리뷰를 싹 훑어보는건 기본이다. 거기에 힙한데서 먹기만 하면 되는게 아니라 내가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에 가능하면 전부 다 업로딩한다. 그래서 가능하면 리뷰가 많은 곳이나 새로 생겨서 알려지지 않은 곳을 발굴하려고 노력을 기울인다. 인터넷 용어로 방미새가 있는데(방송에 미친 새X), 나도 블미새 정도 되지 않을까. 친한 친구들은 그래도 많이 이해해 주는 편이라 내가 이 정도인 줄은 몰랐는데, 리뷰를 생성하기 위해서 훨씬 더 많은 리뷰를 참고하며 과도한 연결 중독이었더라. 책에서 말한 솔루션은 남들이 뭐라 하든 평점이나 리뷰에 연연하지 말고, 내눈에 재밋어보이고 맛있어 보이면 도전해보자는 것이었다. 내 촉을 믿어봐야지.

책에서 이야기하는 47가지의 방법은 극단적으로 하루 스마트폰 없이 외출하기부터, 전날 잠들 때 감사한 일 생각하기 등 난이도가 극강에서 아주 쉬운 것까지 두루두루 분포되어 있다. 실제로 하루 외출을 생각했다가, 단톡방에 엄청나게 쌓여있는 업무지시들을 상상하며 괴로웠다고 한다. 과도한 연결에서 나를 끊어내기 위한 것의 목적은 결국 소중한 것들과 더 연결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인생을 사는 것에 있다. 특별히 강력처방을 해야 할 필요도 없고, 내가 할 수 있겠다 싶은 부분만 시도해도 괜찮다. 더 소중한 것을 가려내고, 나에게 집중하는 삶을 살기 위한 한 걸음을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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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받고 싶어서 오늘도 애쓰고 말았다 -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은 당신을 위한 심리학
이혜진 지음 / 카시오페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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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받고 싶어서 오늘도 애쓰고 말았다 - 이혜진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매슬로우의 욕구이론을 들이밀지 않더라도 부모에게 친구에게, 직장에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최근 직장에서 유독 너는 인정받고 싶어서 애쓰는 것 같다는 말을 들었을 때 조금 충격이었다. 실제로 그사람에게 대단히 간쓸개도 없는 것처럼 맞추고 감정노동에 한껏 시달리고 있었는데 그런 대상자가 나에게 그런말을 하다니 싶어서 말이다.

이 얘기를 들은지 한 달도 되지 않아서 이번 책을 만났다. 읽으면서 4가지의 인간 유형중에서 나는 좀 의존적이니까 의존적인 형에서 벗어나는 방법만 읽으면 되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처음에 등장하는 유형인 자기애 과잉형이기도 하더라. 특히, 블로그를 십수년 째 꾸준히 운영하고 있는 나도 내 삶의 좋은 부분만 편집하고, 좋은데 다녀온 것, 맛있는 것을 먹은 것, 유명한 책을 읽은 것 등 내가 봤을 때도 남들이 봤을 때도 인생의 밝은 부분만 편집해서 전시하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얼굴만 드러나지 않았지 남들이 내 글을 읽어주고 공감하고 유용한 정보가 있다고 인정해주기를 바라는 자기과시적 사람이었다는 것을 솔직히 밝힌다. 이런 자기애가 과잉인 사람은 특히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커서 그런 것 같다. 속된말로 현실은 시궁창인데, 그래도 그나마 내가 스몰럭셔리를 하는 부분을 과대포장하는 식이다. 특별하지 않은 나는 인정할 수 없다는 마음이 속에 자리잡은 부분이 있다는데, 그 부분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다지 썩 잘난 외모가 아니라 외모부심은 없는데, 이만하면 일 잘하지, 싹싹하지, 성격좋지 이런 부분에 대한 인정욕구는 강했던 것 같다. 이런 내가 특별하고 인정받았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대한 순위를 매겨보고 자기가치감이 적은 부분에 대한 인지가 필요하다. 나의 경우에는 내가 남들보다 잘한다라는 부분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한 사람이라 못한다 내지는 별로다 라는 부분에서 자존심에 스크래치를 많이 입었던 것 같다. 진짜 지금도 생각나는 인수인계서가 본인 마음에 차지 않는다면서 악담을 해대던 사장에 대한 생각은 아직도 난다. 장애가 있다는 식으로 사람을 매도했기에 정말 싫었던 기억이다.

그리고, 두 번째 유형인 의존형에 대한 것도 정말 너무나도 나와 완벽하게 들어맞아서 남에게 맞추려는 노력을 좀 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정말 회식에서 실제로 내가 먹고 싶었던 메뉴는 화이타였는데 대부분 퀘사디아를 시킨다고 해서 그냥 퀘사디아를 먹었다. 물론 한 두명은 본인 입에 맞는 칠리라던가 의사표현을 한 사람이 있었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 이것도 튀지 않고 비슷하게 맞춰가려는 나만의 생존전략이었는데, 이것도 의존형 성격이어서 이랬던 것이었다. 내가 먹고싶은것 마저도 제대로 말 못하고, 맞춰주려 하다니. 변화하는 방법은 최대한 내가 나답게 있어도 그대로 수용 받을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다. 한쪽에서만 일방적으로 맞추려 하지말고 관계가 그따위 것으로 깨진대도 감정을 속으로 삭히지 말고 일관되게 표현하고, 불편함이 있으면 그것도 호소하는 것이다. 그리고, 감정을 있는 그대로 글로 표현해보는 방법이 있는데, 특히 일기를 꾸준히 쓰면서 나도 감정을 직시하는 방법을 꾸준히 쓰고 있어서 추천한다. 일기장이 조금 이불킥할 에피소드들로 꽉 차긴 하지만, 나중에 읽어보면 그만큼 내 감정에 솔직했고, 그걸로 치유받는 느낌이 확실히 들곤 한다.

인정받고 싶은 만큼 내 불안정한 마음을 헤아리고, 더 나로써 그대로 인정받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스트레스와 불안요인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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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짓는 생활 - 농사를 짓고 글도 짓습니다
남설희 지음 / 아무책방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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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짓는 생활(농사를 짓고 글도 짓습니다) - 남설희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작가는 작가 지망생에서 마로니에 백일장 장원으로 작가가 되었으며, 책을 펴내게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나도 지금은 신도시에 살고 있지만 농수산물 센터에 입출차 등록이 된 어엿하게 납품하는 조합원의 딸로 자랐다. 시골은 아니지만 근교 농업인의 테두리 안에 있다는 자부심도 있달까. 우리집은 상추와 파를 주로 하는데, 역시 작가는 충북 음성의 특산물이라 그런지 고추와 (올해 김장 때도 빛을 발한 태양초!) 들깨를 심는다고 한다.

제목에 걸맞게 글을 쓰면서도 부모님을 도와 농사일을 하는 두 가지의 큰 주제로 이야기가 돌아간다. 거기에 가족들의 이야기, 막내 동생이 결혼해서 조카가 생긴 이야기 등도 곁들여졌다.

나 역시 비슷한 처지여서 그럴까 읽는 내내 공감하는 내용이 많았다. 특히 고추모를 심는 과정에서 모판에서 밭으로 옮겨 심는 일을 고추모가 시집가는 날이라고 표현하는 게 귀엽더라. 물론 실제로 고추모가 절로 시집가는 일은 없기에 표현만 귀엽지 농업은 엄청난 노동력집약 산업이므로 일의 강도는 엄청나다. 특히 우리집은 내가 어렸을 때부터 계속 텃밭을 가지고 있었는데, 고추를 딸 때가 되면 손이 쓰리기도 하고 그 진물이 빠지지가 않아서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장갑을 끼고 따도 고추진물이 베어들면 따가운 건 매한가지였다. 그리고 고추 기를 때 생각보다 농약을 많이 뿌리기도 해서 독했었지 하며.. 일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따는 일만 고된 줄 알았는데, 모판에서 멀칭한 구멍 사이로 모를 조금만 비뚤게 올려놓아도 삐뚤게 자라서 결국 기울게 심은 쪽은 금방 무르거나 병들 수 있다고 하는 이야기가 와닿더라. 첫 단추를 잘 끼워야 농사든 인생이든 잘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말이다.

그리고 제일 인상 깊은 챕터는 신발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운동화를 좋아한다며, 어느 날 결혼식이 있어서 서른이 넘고도 특별한 직업 없이 지내는 것에 옷차림까지 책잡히지 않으려 구두를 신고 길을 나선다. 나도 일을 쉬고 여행을 떠나거나 다른 일을 한다고 쉬거나, 공무원을 한다고 수험생활도 해봤기에 작가의 마음을 온전히 공감했다. 나도 작가의 말마따나 둘째 동생이 늘 신고 출근하는 구두가 계속 신다 보면 익숙해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피해다닌 건 아닌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결국은 버티고 인내하다보면 불편함도 나를 불편하게 놓이는 상황도 버텨낼 재간이 생길텐데, 말이다. 늘 이건 이게 별로고, 저건 저게 별로야 하면서 편한 것 만을 찾아다닌 게 아닌가 하고 비슷한 마음이 들어서 조금 시무룩해졌다. 그렇다고 해서 물집이 잡히고 퉁퉁 부은 발을 쉬어주게할 슬리퍼를 산게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이 에피소드에서 나와 비슷한 감정을 많이 느꼈다. 결국 피해만 다녀서 그렇게 십년이 지난 후 얻게 된건 적은 봉급과 (계속 이직으로 경력을 그다지 못살렸음) 격무였기 때문이다. 도시에 살건 시골에 살건 농사를 짓건 회사를 다니건 혹은 글을 쓰건 각자의 고민은 늘 있다. 작가는 겸손하게 책을 내게 되어 다행이라고 하는데, 소담스런 글들을 앞으로도 알알이 맺는 열매들처럼 계속 만들어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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