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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에 필요한 유머와 위트 - 리더들의 센스와 위트 넘치는 일화들
김승묵 지음 / 리더북스 / 2022년 12월
평점 :

지적 대화에 필요한 유머와 위트 – 김승묵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나태주 시인이 추천한 상황에 따른 유머집이다. 나는 특히나 매사에 유머가 없는 사람이라 조금 밝은 인사 정도가 최대치인데, 늘 입이 떨어지지 않아서 유머를 잘 사용해본 적은 없다. 안그래도 최근 아버지와 함께 식당에 갔는데 이 유머집을 읽는 중이라 뒤따라 들어온 테이블의 아저씨가 하는 유머가 귀에 꽂혔다.
- “사장님 소주한잔 주세요.“
- ”어떤 걸로 드릴까요?“
- ”우리의 만남처럼 처음처럼 !“
어떤가, 뭔가 선을 넘지 않으면서도 재미있어서 슬며시 외워두었다. 책에서도 유머를 잘 구사하는 방법은 주변 사람들에게 시도해보는 법이 제일이라고 하더라. 우리의 만남처럼 처음처럼! 그 이야기를 듣는 나도 여러 가지로 변형해서 재미있는 이야기 주머니를 조금 가지고 있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반 유머에서 일병, 상병, 병장과 육해공 장군들의 용맹함을 뽐내는 내용에서는 이해를 못했다가. 아마도 병장에게 제대가 얼마 안남았는데 장렬히 전사하라는 명령은 당연히 불이행한다는 것이. 책의 여러 군데 한 두번씩 읽어봐야 무릎을 탁 치는 풍자도 여럿 있었다.
그렇지만, 20년 동안 배우자를 보는데 떨리면 초기 치매라느니 하는 유머는 조금 슬프더라. 물론 강의를 듣는 분들이 거의 다 공감하신 장년층이라 하니 재미있는 아이스 브레이킹이 되었겠지만, 이 책이 실린 작가의 부인이 보면 조금 슬프지 않을까. 내 기준에서 약간씩 불편한 내용도 있긴 했다. 이처럼 조금씩 유머라는 것은 과장이나 다른 뜻이 없더라도 모두에게 재미있거나 통용되지는 않는다. 솔로인 나는 그런 시간이 없어서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유머도 읽을만 하지만 실제로 저자가 강연을 다니며 어떤 장소와 대상을 향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갔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실어주었는데 유머 대상의 타게팅과 타이밍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하고 상황에 대해서도 유심히 읽었다.
그리고, 특정 직업군에 대한 미국 유머도 느낌이 다르지만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았다. 농장에 놀러온 손님이 농장의 양 마리수를 다 맞추면 주인에게 양 한마리를 달라고 제안한다. 계산기를 두드리고 ”양이 1234마리죠.”라고 하니 맞다고 한다. 역으로 농장주인이 당신의 직업을 맞추면 다시 양을 돌려달라고 제안한다. “당신의 직업은 컨설턴트죠?” 하니 맞다고. 어떻게 알았느냐면 당신은 내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왔고, 동물 마리수를 맞췄기(내가 알고있는 답을 말해줬다)에 맞출 수 있었다는 것이다. 거기에 라스트 킥은, 당신이 말한 동물은 양이 아니라 염소라고 했다. 이 얼마나 황당한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의기양양하게 제안을 하는 그림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알고 보면 사람들은 조금의 지식으로 경영 컨설턴트 사이에서 공유하는 위트로 ”문제가 아닌 것을 문제로 보는 것이 컨설턴트다“ 라는 말이었다. 평화로운 일상에서 컨설팅을 핑계로 문제없는 것을 문제로 보고 돈을 뜯어 간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회사에도 늘 현 정세나 주식 이야기에 유머를 섞어서 재미있게 말씀하시는 분이 있다. 확실히 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한 두 마디에 자기의 의견을 들어줄 수 있도록 몰입하는 방법을 유머에 많이 녹이는 노하우가 있는 것 같다. 팍팍한 세상살이에서 웃음만큼 돈 안들고 건강해지며 서로 행복한 것이 없으니 책에서 내가 녹이고 살려볼 만한 이야기들을 써먹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