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트 인생 - 다정한 고집과 성실한 낭만에 대하여
문선욱 지음, 웨스트윤 그림 / 모모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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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트 인생 문선욱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때로는 우연히 읽은 책이 담담하게 좋다는 말로는 다 하지 못할 때가 있다. 처음에 알로하를 만나게 된 카페 사장과의 일화에서는 분명 삶의 투쟁기라고 했는데 어라 로맨스 소설인데 내가 잘못 알았나? 할 정도였다. 귀엽게도 빵을 파는 카페에 냅킨에 싼 빵을 건네주는 그녀와 부들(강아지)의 이야기로 시작해 작가의 인생 면면을 자세히 보여준다. 이 사람 음악을 할 것이 아니라(함부로 단정해서 미안합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책을 써줘야 할 것 같은 사람인데라고 느꼈습니다. 물론 음악과 책을 같이 하는 방법도 있겠지요. 그가 인생 동안 음악과 가까워지려 많은 것을 멀어지게 살고, 다시 음악과 가까워지려 애쓴 시간을 생각해서 아까 미안하다는 말을 한 것입니다. 흘러지나가듯이 어떤 사람에게는 곡을 내는 것이 활동의 시작을 의미하지만 어떤 이에게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말이 무겁게 느껴졌다. 신곡 홍보를 위해서 많은 매체에 나오는 사람도 있지만 내 곡을 만들었다는 온점 이외에 다시 이 온점을 만들기까지의 일상을 견뎌야 하는 얼마나 많은 시간들이 있겠는가 하는 마음에서였다.

책을 많이 읽었다는 느낌과 더불어 표현의 상큼한 자기비하와 유머가 약간 박상영 같은 느낌을 주었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이니 칭찬의 의미로다가.

지금 유행하는 느낌의 표지라서 한 인간 문선욱의 다사다난한 인생을 담기에는 청량하다는 느낌이다. 아직 30대니까 청량하게 그려내야 하는 게 맞을 것이다. 커다란 헤드폰이 음악과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걔와의 연애> 챕터를 보면 그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 사람이 알로하인지는 특정되지 않는다. 그냥 내 짐작으로는 다른 사람이었음 하게 된다. 두 번이나 바람을 피워 끝내 믿음에 대한 부분까지도 금가게 한 사람이 아니었으면 해서다.(이런데 같은 사람이라면 낭패)

책을 읽으며 작가가 했던 다양한 직업이 떠오른다. 한샘 배스 엔지니어, 카드 도급 관리자, 카페 직원, 카페 사장, 갈치구이 집 직원, 3d 아티스트 등이다. 나도 참 되는대로 전직해서 이력서가 중구난방인 편인데 작가도 약간 그런 스타일이라 이해가 갔다. 여기서 필요하다면 이 일을 해봤다가, 저 일도 해보고 하는 전형적인 p스타일이다. 그 중에서 돈을 그저 많이 벌고자 해보기로 한 화장실 공사 일의 사수가 생각난다. 욕을 전혀 하지 않고 일을 가르쳐 준 사람에 매일같이 다치지 말라고 나긋이 말해주었던 사람. 물론 같이 일을 하면서 사고가 생기면 사수와 부사수 관계의 팀도 흔들리지만, 그 아래 따뜻하게 묻어있는 정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많은 역경이 있지만 용기와 미소가 그의 인생을 함께하길 바란다. 유튜브에 들어가 <해피 엔딩>이라는 귀여운 곡을 들었다. 인생의 많은 부분이 힘들더라도 또로록 하는 해피엔딩의 단편으로 머물 순 없지만 꼭 행복에 걸터앉은 시간이 길기를 바란다. 달콤 쌉싸르한 목소리에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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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완벽해! 제제의 그림책
론 케레스 지음, 아서 린 그림, 김경희 옮김 / 제제의숲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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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완벽해! - 론 케레스 (글) · 아서 린 (그림)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책을 읽다 보면 내가 어렸을 때 읽었던 책들과 사뭇 달라졌음을 느낀다. 일단 이 책의 주인공은 표지에 나온 것처럼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는 <깨굴이>다. 깨끗한 것을 좋아하는 개구리다. 보통 개구리가 끈적끈적하고 미끈미끈한데 본인은 깨끗한 걸 좋아한다고 자기의 주장을 확실히 못박는 깨굴이 귀엽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깨굴이의 수난시대가 열린다. 책을 접하는 어린이 친구들 중에서 왜 책을 깨끗하게 봐야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친구가 있다면 깨굴이와의 만남을 추천한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바코드 아래 핵심주제라고 적힌 초록색 단어들을 보았다. 일단 책, 완벽, 유연한 사고 였다. 깨굴이처럼 깨끗하게 책을 봐주기를 바라는 소망, 책을 아껴야 하는 이유가 먼저 이 책에 들어있다. 또한 내 상태나 어떤 열망은 이래야 한다는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인생이나 책이나 깨굴이가 처한 상황처럼 언제나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해보라는 이야기가 담겨있는 듯 하다. 치즈맛 과자를 먹으면서 내 책을 읽고 있는거냐고 깨굴이가 엄청나게 아우성 치고 있다. 깨굴아 미안해 아줌마도 심지어 청포도를 먹으면서 깨굴이를 만나고 있었어. 그나마 청포도는 물기만 살짝 묻었으니까 괜찮지? 이후 깨굴이는 치즈맛 손자국과 포도주스와 파리까지 꼬이게 되는 책을 접하게 된다.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왼쪽 아래에 땅콩잼까지 흘러 버렸고 말이다. 달콤함을 찾아 날아온 파리가 책에 앉아버렸을 때 이렇게 싫은 상황이 계속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책을 보는 친구에게 바로 생각나는 방법인 손으로 내리치는 건 아니라고 엄청 말린다. 그리고 개구리답게(?) 상황을 헤쳐나가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깨굴이의 마음을 헤아려 나가는 이야기의 진행방식이 마음에 들었던 책이었다. 어지간 하면 책은 깨끗하게 보려고 하는 사람인데, 이 주인공처럼 엄청난 완벽에 가까운 사고를 한 것은 아니었을까도 되돌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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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하다 보면 뭐가 되긴 해 - 루마니아의 소설가가 된 히키코모리
사이토 뎃초 지음, 이소담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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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하다 보면 뭐가 되긴 해 - 사이토 뎃초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사이토 뎃초라는 작가만큼이나 나고 자란 일본에서의 삶과 국외에서의 지위가 다른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일본에서는 은둔형 외톨이지만 루마니아에서는 루마니아어로 글을 쓰는 일본인 작가이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책을 읽으면서 작가 양반 당신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로 인정은 하겠지만, 인터넷 세계에서는 아주 핵인싸잖아? 라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좋아하는 루마니아 영화감독을 만나기 위해서 밖에 나간다거나, 루마니아 작가를 만나기 위해 밖에 나가기 때문이다. 이런 외출에 대해서 비판을 우려했는지, 이 정도의 외출은 하지만 히키코모리로 인정은 해달라고 애원한다. 희한하게 대학 시절도 외톨이로 보내고 그 시간마저도 거의 영화로 채웠다고 한다. 운명적이게도 루마니아의 영화감독 코르넬리우 포룸보이우의 경찰, 형용사라는 영화를 만나고 나서 루마니아어를 공부하기로 맘먹는다. 실로 일본 내에서도 독학할 만한 교재가 3권뿐인 마이너한 언어다. 영화 내용이 루마니아어에 대해 분해를 하는 부분이 많아서였을지도 모르겠다. 일단 근성 있게 공부를 시작한다.

이 시작에는 이렇게 아무도 배우지 않는 루마니아어를 하는 나는 정말 힙해 라는 생각이 있었다고. 아마 지금 젊은 세대들도 찍어낸 제품들보다 아날로그적인 면을 흠모하는 것과 비슷한 <힙을 추구하는 감성>은 여기나 일본이나 비슷한 걸지도 모르겠다. 이후 링크드인에 이력서를 쓰듯 페이스북으로 루마니아인 3천 명에게 친구신청을 한다. 생생하고 지금 쓰이는 루마니아어를 배우기 위해서였다. 그중에 몹쓸 인간들은 할복해버리랄지 하는 악플러도 있기는 하다만은. 이런 사람들조차도 일본어에 관한 관심과 (친절하게 악플을 일본어로 달아줌) 어느 정도 일본어로 말이 되게 적어야 긁힐지 아는 사람이라는 면을 높이 사주더라. 이런 긍정적인 사고는 어디서 오는지 모르겠다. 세상살이 이런 미친놈만을 만나지만도 않은 게 랄루카, 미하이, 키라 등등 등단과 관련해 이런 우연이 있다고? 할 정도로 도움을 입은 친구들도 많다. 신기하게도 루마니아는 전업 작가가 없다고 한다. 마이너한 언어와 출판시장에서 책을 팔아서 생계를 이어가기는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정이 이 정도인데 작가 양반 괜찮은 걸까.) 유명한 작가도 인류학자거나, 대학교수거나 다들 겸업을 하고 있다. 일본 지바현과 루마니아의 물리적 거리가 워낙에 멀어서 앞으로도 이 친구들이 일본으로 오지 않는다면 만나기 힘들 수도 있다. 작가는 집에 틀어박혀 글을 쓰는 중간에 희귀병인 크론병 진단도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중간중간 더 먼 세상에 가기 힘든 자신의 신체에 대한 쓸쓸함을 비치나 이 책은 시종일관 밝다. 히키코모린데 일단 배우고 싶어서 제2외국어를 습득하고 그 언어로 소설을 쓰겠는가.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을 찾아낸 이상 엄청나게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신기하게도 일본에서 루마니아사람이지만 일본어로 소설을 펴낸 이리나 그레고리(작품명: 다정한 지옥)라는 작가와 자신이 거울 같다는 이야기도 했다. 자기만 신기한 존재가 아니라 일본 문학이 인기인 루마니아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아 중간중간 일본 작가라면 피해갈 수 없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무라카미 류에 대한 에피소드 때문에 깔깔 웃었다. 유명한 무라카미를 알고 있다는 게 루마니아사람들에게는 스몰토크의 친근함이겠지만 이제는 괴로울 정도라고. 생각보다 음침하고 사회성이 없는 사람의 글일 거로 생각했지만 유쾌했다. 책 뒷부분에 실린 영화평론과 음악추천을 보면서 얼마나 영화광이며 이에 대한 써머리를 한 사람인지 내공을 느낄 수 있었다. 옛 영화잡지 <키노>보는 줄 알았다. 자신은 일본어로 글을 써서 루마니아어로 번역하는 창작자이면서 번역가라는 이야기에서 창작자와 역자의 고뇌가 2배로 느껴졌다. 항상 나도 원작을 훼손하는 역자에 대한 혐오가 심한 편인데 사이토 뎃쵸는 두 역할 모두 본인이니까 괜찮지 않을까. 그런데 어떤 사람은 원어로 생각해서 쓰지 않는다고 손절한 사람도 있단다. 초고가 꼭 출판언어여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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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 들 날도 있어야지 - 우울해도 ○○ 덕분에 삽니다
김영 지음, 장선영 그림 / 희유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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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 들 날도 있어야지 김영 () · 장선영 (그림)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가을비가 오는 아침이다. 원래 계획은 친한 친구와 함께 가져간 맛있는 쿠키와 보양식을 먹고 만발해 있을 핑크뮬리를 찾아가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회사에 나와 있고. 일찍 출근하는 습관답게 나만의 행복한 시간인 아침에 차 안에서 책읽기 시간에 <볕 들 날도 있어야지>가 선택되었다.연차는 어그러져 버렸지만 이 책을 읽은 시간은 감히 따뜻해졌다고 말할 수 있겠다.

책은 <우울해도 oo 덕분에 삽니다>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다. 붕어빵, 찜질방, 추억상자 마지막으로 당신 때문이라는 카테고리에 저자의 삶의 원동력들을 세세하게 담았다. 이렇게 찬바람이 불 때면 가슴팍에 현금 3천원을 가지고 다녀야 할 이유가 붕어빵 때문이라지 않는가. 이제는 노점 판매도 거의 계좌를 써두신 곳이 많아서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지만 찬바람이 코끗을 스칠 때 먹는 붕어빵은 사랑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단팥파다. 슈크림보다는 팥붕이 근본이지. 핫팩도 되고 맛도 냄새도 좋은 템이라고.

겨울철 딸기가 비싸서 언뜻 손이 가지 않았던 사람은 작가 말고도 많을 테다. 나도 물론 그렇다. 봄이 오면 작고 앙증맞은 것부터 반쯤 하얀 신데렐라 딸기에 값도 다양하게 나온다. 그런데 왜 꼭 과일은 철 아닐 때 (비쌀 때) 나온게 맛있어 보이는 걸까? 딸기 같이 작은 것도 참고 산다는 설움이 복받쳤다고 할 때 나도 그 마음 알아알아를 외쳤다. 나의 경우 애플망고와 샤인머스캣이 그 자리를 대체하긴 한다. 올해는 진짜 원없이 박스째로 샤인머스캣을 사먹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는 가성비를 좀 덜 따져도 되겠지(샐러드편 대사) 하는 생각을 같이 곁들인다.

자꾸 1장의 음식 얘기만 하는 것 같은데, 나는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내 마음을 위로해주는 것만 같은 궁합이 딱 맞는 음식을 먹으면 그 온기로 치료되는 것 같은 기분은 누구나 느끼지 않았을까.

물론 책은 먹는 이야기 말고도 고향집이나 다락집, 친구들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도 있다. 늘 그 자리에 있어서 좋은 것 같은 것은 고향집이나 오래된 친구나 비슷한 것 같다. 지금까지 작가가 책을 쓸 수 있게끔 어색했던 대학생활에서 만난 선배와의 인연이 지금껏 자기를 이 길로 올 수 있게 했다는 생각에서 나도 그런 사람이 있었나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일상의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작가의 목걸이처럼 애썼던 나의 역사가 고스란히 깃들어있는 물건은 무엇이 있을까도 생각해보았다. 20년 동안 꾸준히 쓴 물건이 있을까 생각해보니 그만큼은 같이 한 유일한 물건은 없는 것 같다. 지금의 내가 성장하고 변화한 것처럼 이것에서 저것으로 바뀐 타입인 것 같다. 역사를 증명해줄 것이 없다고 슬프다기 보단 이런 생각까지 할 수 있게 된 시간에 떠오르는 몇 몇 보물들이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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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아빠 비긴즈 - 아기 유아식부터 젖병 닦기까지, 고군분투 육아 시트콤
이경준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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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아빠 비긴즈 이경준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이 책은 아빠가 전담해서 1년간 육아휴직을 내고 <공주님>을 키우는 이야기다. 특별하게 이럴 땐 이렇게 하라는 육아에 대한 노하우나 훈수에 대한 글은 아니다. 다른 커플들은 주 양육자가 엄마인 상황에서 아빠가 육아휴직을 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와 자녀와 같이 성장해 나가는 소소한 행복들이 주를 이룬다. 회사에서 가끔씩 전쟁 발발에 관한 소식이 들려오면 나는 아무도 없어서 그냥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다 하며 쿨한 척을 했었다. 그런데 자녀가 있는 분들은 특히나 내 자식들 힘들게 할 수 없어..전쟁 나면 안 돼 이런 말들을 하더라. 아마 작가가 앞으로의 더 행복한 삶을 꿈꾸고 그런 날들만을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어 하는 바람과 일맥상통하지 않나 싶다. 자녀가 없지만, 아기를 키우는 일은 이런 힘듦과 행복이 있을 수 있겠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읽는 내내 공주가 10개월일 때 하던 의성어인 <캬캭>을 떠올렸다. 쿡쿡쿡 웃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웠을까. 어제 가게에 들러서 잠깐 만났던 왕자님도 떡뻥을 하나 얻어가면서 세상 환한 미소를 보여줬는데 아마도 그런 표정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작가에 대한 부러움은 아무래도 남편이 육아휴직을 1년 내도 괜찮은 회사에 다니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너무 현실적인가. 작가의 직업에 관한 내용은 전혀 나오지 않지만, 본인도 이를 잘 활용할 수 있었던 본인의 환경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었다. 양가 부모님이 멀리 사셔서 도움을 받을 수 없어 아내가 먼저 복직하고 아기를 보기로 한 작가의 의도와 행보를 응원한다. 마음이 아주 따뜻한 사람이라는 것이 물씬 느껴지는 글들이었다. 라벤더를 닮은 맥문동 꽃이 지고 남색의 열매를 손에 쥐고 싶어 하는 공주의 모습에서 얼마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생각했는지 모른다. 물론 현실 육아 중에서는 집에 돌아가지 않으려고 여기저기 방향을 트는 공주를 둘러업고 흡사 유괴범처럼 보이는 모습으로 집에 돌아갔다고는 하지만 말이다.

라면 하나 못 끓이는 요리에 소질 없는 남자가 아이에게 삼시 세끼를 차려주기 위한 고군분투 내용이 제일 재미있었다. 그 나이 또래 아가들이 그러하듯 국수를 먹다가 촉감 놀이하다가 결국은 던져버리더라는 것. 그 국수가 바닥과 양모 카펫과 금세 혼연일체가 되어버려 혼비백산하며 청소했다는 에피소드도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다. 그나저나 아이들은 왜 국수를 먹을 때 결국은 집어 던지고 싶어 하는 건지 의문이다. 실제로 해보면 알덴테 확인하듯이 재미있으려나. 책을 통해 배운 새로운 개념도 하나 있다. <원더윅스>라고 아기가 자라다 보면 거의 공통으로 나타나는 급성장 시기를 말한다고 한다. 작가는 18개월 원더윅스를 검색해보면서 보채는 아기와 같이 성장하고 있었다. 실은 참을 인을 새기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자녀를 갖고 싶은데 육아에 대한 남편의 고충을 미리 예습해보고 싶다면 꼭 읽어보기 바란다. 아내들이 읽으면 이렇게 도맡아서 육아하는 집도 있는데 하면서 놀랄지도 모른다. 작가가 한 말 중에서 육아라는 것은 시간을 들이는 것에 비해 결과가 나중에 나타나는 체험이다 보니 당장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생명체를 길러내기 위해 이렇게까지 사랑과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부모가 되는가 보다. 브런치 아이디마저 파파러브유인 작가의 트루러브가 느껴져서 부럽다. 나도 아빠에겐 저런 딸이었겠지. 얼마 전 고구마 가져가라고 하셨는데 출근해야 해서 그냥 갈게 하고 들렀던 게 섭섭하실까 봐 주말에 맛있는 거 사드리고 효도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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