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넘는 사람들
조상욱 지음 / 인북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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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는 사람들 (오피스 빌런은 어떻게 상대하는가) - 조상욱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문제 직원이라고 흔히 칭할 수 있는 수 있는 사람들을 상대하는 A to Z를 설명해주는 책이다. 흔히 선을 넘는 사람들이라고 하면 감정적인 선이나 인간관계를 생각했는데 다분히 법적이고 논리적인 <대응>에 초점을 맞춘 내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20년 넘게 기업 노동문제를 자문한 변호사가 쓴 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직이 커지면서 사람 사이의 징계나 해고, 상벌에 대한 문제가 늘어나는 대표와 인사담당자가 읽어두면 사건의 발생 이후 해결에 무척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오피스 빌런>이라는 네이밍을 작성하게 된 것은 이런 문제나 악행을 일삼는 직원들을 규정하면서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기 쉽게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최근 마블 영화들을 통해서 빌런이라는 용어가 쉽게 이해되기 때문인 것 같다.

오피스 빌런을 상대하기 위한 첫 계명은 첫 대응이 중요하며. 때를 기다리고, 관철하고. 팩트에 기반해서 말하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오피스 빌런들이 자기성찰의 반성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자기 정당성을 확신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기업으로 부터 첫 대응이 시작되면 무조건 노동부를 찾거나 법원에 제소를 하는 등의 문제를 키울 가능성이 아주 크다. 어느 사건이건 고소를 한 사람보다 내가 무고함을 입증해야 하는 것은 상대방이다. 오피스 빌런이 소를 제기하면 제대로 입증하는 스탠스를 취해야 장기적인 분쟁과 반복적인 행태를 마무리 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노동부에서 화해를 조사하는 면담도 그렇게 불편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주변에서 이런 문제로 고생하는 고용주들을 많이 보았다.

그리고, 제일 첨예한 성희롱이나 회사 내 괴롭힘의 문제에 대해 다각도로 볼 수 있었다. 특히 괴롭힘의 경우에는 조직문화와 세대 간 갈등이라는 미명하에 자기는 일을 독려한 것 뿐이다 라는 말로 포장되는 경우가 많다. 사측에서는 최대한 피해자 존중원칙을 우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피해자도 문제직원일 경우는 있으며, 이럴 때는 가해자로 지목되는 직원이 뒤집어 쓰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업은 노동 조사와 그 후속조치에 힘써야 할 것이다. 책의 말미에는 배임적 행위에 대해서 사직의 경우가 나오면 적극적으로 협상하라는 말이 있다. 징계 수위는 조직적으로 범해진 배임의 경우 실질적으로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게 조절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오피스 빌런을 상대하는 경영자들은 크게 두루 의견을 청취하고 신중하게 결정하는 타입과 한번 정하면 변동없이 결정하는 타입이 있다. 둘 다 장단점은 있으며 결론은 합리적 결정을 내리기에 집중해야 한다. 이 선택이 불러올 파급효과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결론은 소잃고 외양간 고치지 않도록 이후 회사의 면모를 개선하는 것에 있다. 늘 사람들을 관리해야 하는 직무에 있다면 감정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대응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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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밖의 고사성어 - 일상이 새롭게 보이는 뜻밖의 네 글자 25
채미현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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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밖의 고사성어 채미현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아직 매우 더운 여름이다. 그러나 2주만 지나면 서늘한 바람이 불면서 가을이 되겠지. <천고마비>라는 말을 들으면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찌는데 그게 가을이랑 무슨 상관인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나 같은 사람이 부디 꽤 있었기를. <상식 밖의 고사성어>는 고사성어가 만들어졌을 때 당시의 의미와 이야기 그리고 지금까지 이어 오면서 변해버렸거나 덧붙여진 뜻을 풀이해주는 책이다. 25가지의 고사성어와 이야기가 등장한다. 먼저 이야기를 꺼낸 천고마비의 경우 흉노, 돌궐 등 북방의 민족들이 가을이면 말을 통통하게 먹여 남쪽의 중국과 전쟁을 하게 되는 시기라는 뜻 이었단다. 가을의 넉넉함을 의미하는 지금과는 달리 공포를 예견하는 계절이었던 것이다.

잘 몰랐던 내용으로는 <독서망양>이 있다. 이는 책 읽기에 빠져서 양을 잃어버린 양치기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양을 몰아야 할 노비들이 책을 읽으며 할 일을 등한시 한 것은 노름을 하며 그런 것과 매한가지일 거라고. 지금이야 책을 읽는 행위 자체가 권장되고 있지만, 여기에는 무엇이든 과도하게 빠져들면 중용을 벗어나므로 경계하라는 뜻도 담겨있다. 그리고 본성을 해치지 말라는 뜻으로도 확장되었다. 나다운 삶을 지켜내기 위해 <잃어버린 양> 즉 소중한 가치를 잃지 않도록 나를 단속해야 한다.

그리고, 또 흔하게 접했고, 대나무로 만든 장난감을 같이 가지고 놀았던 옛날 소박한 친구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죽마고우>가 충격이었다. 진나라의 은호와 환온이 친구사이였다. 이 둘 중 환온이 은호를 상대로 했던 말이 죽마고우인데, 내가 어릴적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주워서 놀았던 자기보다 급이 낮은 사람이라고 폄하했던 이야기였다. 게다가 친구로 여겼던 은호는 환온에게 배신까지 당한다. 이런 살벌한 이야기가 지금은 너무 아름다운 말로 전승되고 있다니!

<문전성시>의 경우는 제나라의 추기라는 나르시스트가 본인을 꿰뚫는 질문을 통해서 인간관계에서 말과 아첨의 간극을 파악해 버린 내용이었다. 확실히 공포나, 돈이나, 관계의 상하가 있다면 예나 지금이나 직언을 하기는 힘든 게 사실이다. 각자의 목적이 있기 때문에 같은 질문에도 다르게 아부할 수 있다는 것. 최근에는 웹상으로 인플루언서가 갑자기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쉽게 유명인이 될 수 있다. 특이 이런 경우에 갑자기 자신에게 다가오는 많은 애정과 쓴소리가 달갑지 않을 터인데, 비판과 충고의 말은 잘 새겨야 한다. 사람들이 늘 초심 잃었다고 말하는 그 것.

마지막으로 <낭중치추>의 경우 송곳이 바지를 삐져나오게 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잘 몰랐다. 재능은 숨겨도 드러나게 마련이라는 뜻이다. 지금은 뛰어난 재능도 펼칠 기회가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확장되었다. 책에서는 식객으로 머물던 초나라의 모수가 협상단으로 간택되기 위해 <낭중지추>라는 말을 사용해서 자기PR을 하던 당당함이 엿보인다. (이를 다른 사자성어로 <모수자천>이라고 한다). 3년 동안 눈에 띄지 않은 당신을 뽑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모멸적인 말에도 모수는 물러나지 않는다. 물론 허풍쟁이처럼 실력도 없이 호언장담한 게 아니라서 다행이고. 물론 자신에게 기회가 왔을 때 펼쳐보일 수 있으려면 자기에 대한 실력과 이해도가 겸비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과거의 상황과 현재의 변화에도 살아남아 생명력을 가진 고사성어들을 접할 기회가 되어 좋았고, 의외로 재해석된 부분이 많음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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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1센티 가까워지기 - 예·알·못 원장의 늦깎이 예술 입문기
김위아 지음 / 대경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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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1센티 가까워지기 - 김위아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표지는 작가와 알캉, 나혜석, 반고흐가 한 테이블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그 위에는 전시회를 가보고서도 이게 좋다고 느끼지 못했었다는 뭉크의 절규가 그려져 있고, 그 오른쪽에는 반려악기인 해금이 놓여져 있다. 표지가 아마 저자가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의 축약본이라고 생각한다.

그다지 예술과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던 삶이 예술 덕분에 충만해졌고 이를 공부하고, 더 알게 되고, 나누고 다른 사람에게도 전하고 싶다는 마음이다.

나도 나름대로 예술에 대한 욕망이 많은 사람이다. 실제로 그림은 그리지 못하나 제일 하고 싶은 분야이고, 대신 글쓰기로 그 마음을 어느 정도 해소시키고 있다. 예술이란 아름다움을 목표로 하는 활동이며 음악, 미술, 문학, 무용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트는 넓은 의미에서는 예술 좁은 의미에서는 미술을 뜻한다. 문학도 당연히 예술의 한 장르이고.

작가 덕분에 알탕으로 검색되는 쇼팽과 리스트의 친구인 <샤를 발랑탱 알캉>을 알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배경음악으로 작가가 좋아한다는 손열음 피아니스트의 <이솝의 향연(이솝의 잔치)>를 알게 되었다. 톡톡 튀는 즐거움이 있는 곡이었다. 친구를 잃은 슬픔으로 30년간이나 삶의 의욕을 잃어서 은둔생활을 했던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쾌활한 느낌이었다. 저자는 문화예술과 관련해 여러 사람들과 문화예술 독서모임을 하며 장르를 넓혀감을 이야기 한다. 아무래도 내가 좋아하는 작가를 정하다 보면 깊게 볼 수 있되 폭이 넓어지기 어려운데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으로 새로운 것을 접해가는 것이 견문을 넓히는 비결이 아닐까 한다. 이 책으로 나는 알캉과 나혜석의 새로움을 알게 되었다. 반려악기로 시작한 해금이 나도 전통악기인 줄 알았는데 유라시아 대륙 북방 유목민의 악기가 한반도에 들어온 것이라고 한다. 고려 후기 이후 정착하며 한국 악기화 되었다고 한다. 어릴 적부터 크면 꼭 가야금을 배워봐야지 했던 기억이 떠오르며 나도 음악을 배워볼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을 가졌다. 외국 작가들에 밀려 그다지 크게 관심 갖지 않았던 한국작가들 중에서 <이쾌대>는 정말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작가였다. <운명>이라는 작품을 찾아보고 더 많이 알고 싶어진 작가가 되었다. <방구석 미술관2>라는 추천목록을 보고 좀 더 많이 알고 싶어졌다. 시대상을 반영한 작가들의 이야기를 더 탐구해야겠다.

늘 좋아하는 그림이라고 말하고 다닌 조르주 쇠라의 <그랑드 자트섬의 일요일 오후>도 한 번도 알아채지 못했던 사람들의 시선이 일방적인 것에 대한 의견을 듣고 놀랬다. 늘 편안함을 주는 그림이라고 생각했고, 강을 바라보는 당연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는데, 관계의 측면에서 해석해보면 또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니! 그리고, 표지 때문에 언급했던 뭉크의 <절규> 나는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그림이다. 불안한 사람의 심리가 너무나 뇌리에 박혀서 좋아하는데, 편안함이나 그림은 유쾌해야 한다는 르누아르 측의 심리도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나도 아무리 좋아하지만 집에 절규를 걸어놓고 싶은 생각은 없기에 어느정도 찬성한다. 늘 보면 잔잔하고 평온해지는 들판이 있는 르누아르 싫어하는 사람은 많이 없으리라고 본다.

영화소개인 <아이 필 프리티>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대한 통찰력이 있어서 많이 나에게 실망한 사람들이 보면 기운이 날 것 같다. 온통 좋은 작품과 작가들이 소개되어 있어서 책은 쉽게 읽히는데 거기에서 파생되는 즐거움들을 섭렵하려면 시간이 훨씬 더 많이 필요했다. <고뇌의 원근법>도 다음 리스트에 올려두었다. 예술과 전혀 관계없는 삶을 사는 사람은 없다. 버스 정류장에도 지하철 환승역에도, 하다못해 휴대폰 기본 벨소리에도 클래식이 있다. 삶을 좀 더 충만하게 하기 위한 예술을 나의 영혼을 살찌우기 위해서 좀 더 가까이 해보는 건 어떨까. 오늘도 위키아트에서 내 마음에 들어올 작품을 만나기 위해 탐험할 예정이다. 괴짜효과 처럼 뇌가 새롭고 즐거운 것을 만나면 그 시간을 훨씬 더 길게 기억한다니까 나쁜 것은 털어내고 나에게 행복을 선물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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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의 참맛
박민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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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의 참맛 - 박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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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통증으로 갖다 버리는 병원비가 너무 아까워서 몸을 좀 구제해보고자 운동을 시작했다. 작년 5월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계속해서 뭔가를 배우고 있으니 어느덧 운동을 꾸준하게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종류도 필라테스에서, 댄스, 요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목들로 배웠다. 오늘도 나를 위해서 내가 힐링하고자 운동을 하고 왔다. 나에게 있어 운동은 힐링이다. 정말 몸도 지치고 손 하나도 까딱하고 싶지 않은 날 그런 날은 의외로 운동을 하면 숨이 더 잘 쉬어진다. 거기에 유산소까지 더하면 땀도 흘려 보내며 마음속의 응어리가 풀어지는 느낌이 든다. 확실히 운동의 제일 좋은 점은 몰두할 수 있는 것이며 몸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헬스, 달리기, 테니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작가가 섭렵한 운동이 등장한다. 보통 웨이트 트레이닝을 주로 하는 사람들은 러닝을 잘 안하는 경향이 있는데, 러닝 뿐만 아니라 많은 유산소를 잘 안하는 거 같다. 신기하게도 웨이트와 유산소를 꾸준히 하는 유니콘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요새 유행인 테니스의 경우 아슬아슬하게 져주기 서부터 상사분 들의 운동 메이트까지 되었던 이야기에서 운동이 운동이 아니게 된 경우의 수도 있었다. 나도 얼마 전까지 상사를 모시고 같이 운동을 다녀봤던 터라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 물론 운동 들어가서는 그룹운동이라 같이 구령 맞춰서 하면 되긴 하지만, 오늘의 컨디션도 살펴드려야 하고 이래저래 신경쓸 게 많다. 운동은 아무리 사내 체육관에서 하더라도 나만을 위해서 하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다는 것에 한 표다. 나의 경우에도 작가처럼 여러 곳을 전전하면서 운동을 배우고 있다. 전보다 조금 더 시설이 좋은 곳에 가면 내 운동 밑천은 그대로인데 내가 뭔가 승격된 것 같은 착각은 같이 해봤다. 누가 뭐래도 운동하러 가는 곳은 집에서 슬리퍼 신고 가도 될 정도로 가까워야지 한번 이라도 더 간다. 그것이 진리. 비슷하게 무게 치는 사람이 오면 경쟁하는 것처럼 나도 나와의 경쟁 남들과의 자세경쟁이 어느 덧 고민이 되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다치지 않도록 해야하는데 어제 2시간 동안 무리했더니 지금 꽤나 중요한 부위를 고생하고 있다. 나도 남들처럼 후굴을 잘 하고 싶은데 어깨는 말리고 속상하다. 책을 읽으며 나도 하루에 두 시간씩 운동하는 운동에 미친놈인데, 작가도 어지간히 부지런하고 운동에 미쳤구나 하고 생각했다. 이렇게 운동 열심히 해서 야식을 먹어도 죄책감도 덜 느끼고 말이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몸의 라인도 좋아졌지만, 특히 나의 경우 팔이 저리거나 하는 통증의 감소가 무척이나 도움이 되어서 앞으로의 인생에서도 운동을 꾸준히 할 생각이다. 이제 운동의 참맛을 조금 알아버렸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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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사냥 - 죽여야 사는 집
해리슨 쿼리.매트 쿼리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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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냥 - 매트쿼리 외1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30대의 부부 해리와 사샤는 서부로 이사 오며 꿈에 그리던 시골 땅에 내 집 마련을 하게 된다. 원제는 <올드 컨트리(오래된 지역)>로 국내 번역 제목인 <이웃 사냥>과는 달리 잔잔한데, 오래된 지역에서는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 법이라는 책의 구절이 제목을 관통하는 문장이 아닐까 싶다. 제목을 오해하기 쉬운데, 이웃을 계속 죽여야 하는 내용은 아니다. 악령의 현현이 점점 수위를 높여가는데, 이를 상상하며 읽으면 서늘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처음에는 그 정도를 퇴마라고 할 수 있는 건가 하는데(봄의 경우), 계속 묘사되는 곰 추격과 허수아비 퇴치 작전을 읽고 있으면 점차 악령들에게 물드는 기운 같은 게 느껴진달까. 넷플릭스 드라마화 판권이 비싸게 팔린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뭔가 괴이하면서도 계속적으로 영원히 괴롭히는 악령이라니 끔찍하지 않은가. 스포가 될까봐 여기에 더 심란하게 엮이는 저주가 있지만 이건 다른 독자들을 위해 양보하기로 하겠다.

책을 펼치자마자 그들이 보게 될 서부의 광활한 자연이 펼쳐진다. 책의 두께는 엄청난데 자세한 묘사와 몰입감으로 그리 어렵지 않게 완독했다. 그냥 내가 이사온 신혼 부부인데, 주변에 이웃이라고는 한 두 집 뿐. 그리고 이사 와서 집들이 겸 초대하자 봄, 여름, 가을 별로 무슨 의식을 꼭 해야 한다고 얘기 해줬다면 어떨까? 이걸 안 하면 너는 죽는다. 이런 말도 아니고, 그냥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하라니. 보통 사람이라면 너무나 한국적인 나는 집 값 떨어지게 해서 이사나가 게 하려는 수작인가 싶을 텐데, 이들은 의외로 금방 수긍한다. 역시 주인공들은 살아남아야 하므로 이상하지만 봄을 그렇게 하며 이겨나간다. 봄은 빛이 호수에 나타났다 하면 장작불을 피우는 것으로 간단하게 끝난다. 문제는 벌거벗은 사람 형상이 쫓겨오는 곰 추격 부터다. 우리의 주인공 해리는 옆집 노인 댄과 루시가 알려준 대로 하지 말아 볼까 하는 엉뚱함으로 분란을 일으키고 마는데, 충직한 래브라도 리트리버인 대시가 해리와 사샤를 구해준다. 이후 댄 부부가 숨겼던 이 계곡과 지역의 악령의 저주에 대한 진실을 듣게 되고, 늘 있다고 말을 들었던 조는 허수아비 악령에게 습격당한 후에나 만나게 된다. 악령들이 등장하는 신과 그 느낌들이 오싹해서 여름밤을 잊게 해주기 좋은 소설이었다. 초 자연적인 스릴러에 관심있다면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해리가 아프카니스탄에서 사람을 넷이나 죽이고(본인피셜) 돌아와 상담을 받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사람을 죽인 것과 매년 때마다 악령을 퇴치해야 하는 것 중 어떤 게 더 그에게 고통일까도 생각해봤다. 둘 다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건 마찬가지니까. 꽤나 엉뚱한 성격의 해리 덕분에 피식피식 웃기도 많이 했다. 그렇지만 마지막의 겨울파트까지 읽으며 훨씬 더 이 잠식되는 것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악령을 다가오지 못하게 나와 가족을 보호하면서 인생 서바이벌을 계속할지 아니면 나름의 해피엔딩을 맞을지 궁금하지 않은가. 내가 서부의 집에 촛불 같은 느낌을 받았다. 절대로 절대로 사수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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