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사냥 - 죽여야 사는 집
해리슨 쿼리.매트 쿼리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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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냥 - 매트쿼리 외1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30대의 부부 해리와 사샤는 서부로 이사 오며 꿈에 그리던 시골 땅에 내 집 마련을 하게 된다. 원제는 <올드 컨트리(오래된 지역)>로 국내 번역 제목인 <이웃 사냥>과는 달리 잔잔한데, 오래된 지역에서는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 법이라는 책의 구절이 제목을 관통하는 문장이 아닐까 싶다. 제목을 오해하기 쉬운데, 이웃을 계속 죽여야 하는 내용은 아니다. 악령의 현현이 점점 수위를 높여가는데, 이를 상상하며 읽으면 서늘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처음에는 그 정도를 퇴마라고 할 수 있는 건가 하는데(봄의 경우), 계속 묘사되는 곰 추격과 허수아비 퇴치 작전을 읽고 있으면 점차 악령들에게 물드는 기운 같은 게 느껴진달까. 넷플릭스 드라마화 판권이 비싸게 팔린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뭔가 괴이하면서도 계속적으로 영원히 괴롭히는 악령이라니 끔찍하지 않은가. 스포가 될까봐 여기에 더 심란하게 엮이는 저주가 있지만 이건 다른 독자들을 위해 양보하기로 하겠다.

책을 펼치자마자 그들이 보게 될 서부의 광활한 자연이 펼쳐진다. 책의 두께는 엄청난데 자세한 묘사와 몰입감으로 그리 어렵지 않게 완독했다. 그냥 내가 이사온 신혼 부부인데, 주변에 이웃이라고는 한 두 집 뿐. 그리고 이사 와서 집들이 겸 초대하자 봄, 여름, 가을 별로 무슨 의식을 꼭 해야 한다고 얘기 해줬다면 어떨까? 이걸 안 하면 너는 죽는다. 이런 말도 아니고, 그냥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하라니. 보통 사람이라면 너무나 한국적인 나는 집 값 떨어지게 해서 이사나가 게 하려는 수작인가 싶을 텐데, 이들은 의외로 금방 수긍한다. 역시 주인공들은 살아남아야 하므로 이상하지만 봄을 그렇게 하며 이겨나간다. 봄은 빛이 호수에 나타났다 하면 장작불을 피우는 것으로 간단하게 끝난다. 문제는 벌거벗은 사람 형상이 쫓겨오는 곰 추격 부터다. 우리의 주인공 해리는 옆집 노인 댄과 루시가 알려준 대로 하지 말아 볼까 하는 엉뚱함으로 분란을 일으키고 마는데, 충직한 래브라도 리트리버인 대시가 해리와 사샤를 구해준다. 이후 댄 부부가 숨겼던 이 계곡과 지역의 악령의 저주에 대한 진실을 듣게 되고, 늘 있다고 말을 들었던 조는 허수아비 악령에게 습격당한 후에나 만나게 된다. 악령들이 등장하는 신과 그 느낌들이 오싹해서 여름밤을 잊게 해주기 좋은 소설이었다. 초 자연적인 스릴러에 관심있다면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해리가 아프카니스탄에서 사람을 넷이나 죽이고(본인피셜) 돌아와 상담을 받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사람을 죽인 것과 매년 때마다 악령을 퇴치해야 하는 것 중 어떤 게 더 그에게 고통일까도 생각해봤다. 둘 다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건 마찬가지니까. 꽤나 엉뚱한 성격의 해리 덕분에 피식피식 웃기도 많이 했다. 그렇지만 마지막의 겨울파트까지 읽으며 훨씬 더 이 잠식되는 것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악령을 다가오지 못하게 나와 가족을 보호하면서 인생 서바이벌을 계속할지 아니면 나름의 해피엔딩을 맞을지 궁금하지 않은가. 내가 서부의 집에 촛불 같은 느낌을 받았다. 절대로 절대로 사수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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