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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1센티 가까워지기 - 예·알·못 원장의 늦깎이 예술 입문기
김위아 지음 / 대경북스 / 2023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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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1센티 가까워지기 - 김위아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표지는 작가와 알캉, 나혜석, 반고흐가 한 테이블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그 위에는 전시회를 가보고서도 이게 좋다고 느끼지 못했었다는 뭉크의 절규가 그려져 있고, 그 오른쪽에는 반려악기인 해금이 놓여져 있다. 표지가 아마 저자가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의 축약본이라고 생각한다.
그다지 예술과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던 삶이 예술 덕분에 충만해졌고 이를 공부하고, 더 알게 되고, 나누고 다른 사람에게도 전하고 싶다는 마음이다.
나도 나름대로 예술에 대한 욕망이 많은 사람이다. 실제로 그림은 그리지 못하나 제일 하고 싶은 분야이고, 대신 글쓰기로 그 마음을 어느 정도 해소시키고 있다. 예술이란 아름다움을 목표로 하는 활동이며 음악, 미술, 문학, 무용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트는 넓은 의미에서는 예술 좁은 의미에서는 미술을 뜻한다. 문학도 당연히 예술의 한 장르이고.
작가 덕분에 알탕으로 검색되는 쇼팽과 리스트의 친구인 <샤를 발랑탱 알캉>을 알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배경음악으로 작가가 좋아한다는 손열음 피아니스트의 <이솝의 향연(이솝의 잔치)>를 알게 되었다. 톡톡 튀는 즐거움이 있는 곡이었다. 친구를 잃은 슬픔으로 30년간이나 삶의 의욕을 잃어서 은둔생활을 했던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쾌활한 느낌이었다. 저자는 문화예술과 관련해 여러 사람들과 문화예술 독서모임을 하며 장르를 넓혀감을 이야기 한다. 아무래도 내가 좋아하는 작가를 정하다 보면 깊게 볼 수 있되 폭이 넓어지기 어려운데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으로 새로운 것을 접해가는 것이 견문을 넓히는 비결이 아닐까 한다. 이 책으로 나는 알캉과 나혜석의 새로움을 알게 되었다. 반려악기로 시작한 해금이 나도 전통악기인 줄 알았는데 유라시아 대륙 북방 유목민의 악기가 한반도에 들어온 것이라고 한다. 고려 후기 이후 정착하며 한국 악기화 되었다고 한다. 어릴 적부터 크면 꼭 가야금을 배워봐야지 했던 기억이 떠오르며 나도 음악을 배워볼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을 가졌다. 외국 작가들에 밀려 그다지 크게 관심 갖지 않았던 한국작가들 중에서 <이쾌대>는 정말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작가였다. <운명>이라는 작품을 찾아보고 더 많이 알고 싶어진 작가가 되었다. <방구석 미술관2>라는 추천목록을 보고 좀 더 많이 알고 싶어졌다. 시대상을 반영한 작가들의 이야기를 더 탐구해야겠다.
늘 좋아하는 그림이라고 말하고 다닌 조르주 쇠라의 <그랑드 자트섬의 일요일 오후>도 한 번도 알아채지 못했던 사람들의 시선이 일방적인 것에 대한 의견을 듣고 놀랬다. 늘 편안함을 주는 그림이라고 생각했고, 강을 바라보는 당연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는데, 관계의 측면에서 해석해보면 또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니! 그리고, 표지 때문에 언급했던 뭉크의 <절규> 나는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그림이다. 불안한 사람의 심리가 너무나 뇌리에 박혀서 좋아하는데, 편안함이나 그림은 유쾌해야 한다는 르누아르 측의 심리도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나도 아무리 좋아하지만 집에 절규를 걸어놓고 싶은 생각은 없기에 어느정도 찬성한다. 늘 보면 잔잔하고 평온해지는 들판이 있는 르누아르 싫어하는 사람은 많이 없으리라고 본다.
영화소개인 <아이 필 프리티>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대한 통찰력이 있어서 많이 나에게 실망한 사람들이 보면 기운이 날 것 같다. 온통 좋은 작품과 작가들이 소개되어 있어서 책은 쉽게 읽히는데 거기에서 파생되는 즐거움들을 섭렵하려면 시간이 훨씬 더 많이 필요했다. <고뇌의 원근법>도 다음 리스트에 올려두었다. 예술과 전혀 관계없는 삶을 사는 사람은 없다. 버스 정류장에도 지하철 환승역에도, 하다못해 휴대폰 기본 벨소리에도 클래식이 있다. 삶을 좀 더 충만하게 하기 위한 예술을 나의 영혼을 살찌우기 위해서 좀 더 가까이 해보는 건 어떨까. 오늘도 위키아트에서 내 마음에 들어올 작품을 만나기 위해 탐험할 예정이다. 괴짜효과 처럼 뇌가 새롭고 즐거운 것을 만나면 그 시간을 훨씬 더 길게 기억한다니까 나쁜 것은 털어내고 나에게 행복을 선물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