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수 쉬고 목금토일만 여는 카페 - 워라밸 카페 창업기
윤예리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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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수 쉬고 목금토일만 여는 카페 (워라밸 카페 창업기) 윤예리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제목을 보면 어느 파이어족이 자기 건물에다가 은퇴 후 여유롭게 자영업을 운영하는 것 같은 제목이다. 그렇지만 이것은 한 MZ세대가 코로나 직전 창업을 결심하고, 대 역병의 시대에 창업하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망하지 않고 버텨온 기특한 기록이다. 많은 자영업자가 개업 후 5년 안에 폐업한다. 이것은 그나마 경기가 보통일 때의 이야기다. 그렇지만 누구도 예상 못한 그리고 금방지나갈 것이라고 생각한 혼란의 시기는 갑자기 다가왔다. 그 누구에게도 하지 못했을 내 인건비는 고사하고 이시기에 망하지 않기를 그러니까 버텨내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고 한다. 많은 사장님들이 힘든 시기에 비슷한 생각을 하셨을 것이다. 창업을 위해 유학했던 일본에서 취업한 회사도 그만두고 귀국한 윤예리작가. 창업지원을 받았기 때문에 도아니면 모의 정신으로 카페를 열어버린다. 위치는 대전 유성터미널 근처. 나이 또래와 비슷한 감성의 손님들을 주 타겟팅 했고, 터미널 근접이라는 이점을 살려 유동인구를 조사했다. 카페 이름은 독창성을 겸비한 <리브리베>이다. 나는 책에서 말한 40대가 넘는 꼰대라서 그런가 이름이 몇 번을 읽어도 잘 기억되지 않아서 어쩔 수 없는가 했다. 그렇지만 꼭 한 번 들어서 기억나는 이름이어도 너무 흔하면 검색이나 홍보에 불리한 점도 있으니 독특한 상호를 지은 작가의 의도가 보이는 대목이었다. 또한 MZ세대답게 원거리에 있는 손님을 모객하기 위해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SNS를 활용한다고 한다. 여전히 인별을 안 하는 기성세대들은 매장 소식을 SNS만으로 알리는 것은 조금 아쉽지만, 젊은 사장님들이 하는 카페나 디저트집들은 많이 그렇더라. 가고 싶은 동네의 유명 맛집도 소규모로 하는데 예약을 인스타로만 받아서 전화로 몇 번 문의하다 방문을 포기했다. 40대 중반인 나도 이 정도인데, 더 나이드신 분들은 말해 무엇하리. 하지만 이렇게 분리가 되면 사장이 타겟으로 잡은 연령대의 손님들이 리피터(재방문 고객)가 되면서 소위 그 가게의 물을 결정하는 요인이 될 것 같다. 인테리어를 위해서 크게 적은 메뉴판을 없애고, 깔끔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추구하게 된 것도 결단력이 돋보인다.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해야 하는 것이 1CEO의 숙명이자 외로움이라고 하더라.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사람은 많고, 내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신경써야 하는 것이 사업인가 보다. 결국 창업하고 29일에서 30일을 꼬박 일한 결과 건강과 라이프밸런스가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월1회 휴무에서 주1회 휴무로 바꾸게 된다. 관절염과 인생의 사이에서 사업이 더 중요한지 인생의 즐거움 등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천천히 가고 재미있게 사업을 영위해가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영업시간을 책의 제목처럼 월화수는 쉬고 목금토일만 여는 카페가 된 것이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답례품을 개발하고, 카페 영업 이외의 시간에는 품목을 다양화 하는 등의 노력도 물론 있었다. 근처에 숙박업을 병행해서 n잡러를 시도하려고도 했고 말이다. 결국 내가 어떤 모토로 인생을 대하는 가는 어떤 가치를 우선하는가에 달려있다고 본다. 카페의 매출은 감소했지만 더 지속가능한 목표를 설정했으니 된 것이 아닐까 한다. 읽으며 다시 한 번 요식업을 하는 사장님들의 근무시간에 놀라버렸다. 늦은 시간 배달까지 노리시는 분들은 정말 엄청난 업무량에 시달리실 것 같다. 작가는 타고나길 사업가의 자질이 있어보이는데, 나는 더 버틸 수 있을 때까지 월급생활자와 n잡러를 병행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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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 : 최후의 바다
박은우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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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 최후의 바다 박은우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이제 2주 후면 노량해전을 담은 영화까지 개봉해서 사람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 같다. 영화로도 명량과 한산 그리고 마지막은 이순신 장군의 죽음을 담은 노량이니까. 안그래도 가장 치열했던 노량을 먼저 책으로 만나보고 싶었다. 일단 이 책은 각자의 개인적 고뇌가 면면히 보이는 등장인물들을 내세워서 읽는 동안 각자가 지키고 싶었던 가치가 무엇이었는지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조선왕 넘버 원인 <선조>의 이름이 이연인 것은 이책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역시나 정말 짤막하게 등장하는 선조이지만 손문욱(-이문욱) 과의 독대 장면에서 얼마나 자기만을 위하는 사람인지 여실히 알게 되었다. 원래도 싫었는데 이런 마음으로 충신들을 다 토사구팽 시킨 거라면 정말 몹쓸 인간이다. 나밖에 모르는 사람이 군주가 되면 그 이후에 백성들이 도탄에 빠지는 것은 얼마나 자명한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미스테리 하지만 역사의 한 조각으로 남아있는 손문욱도 그 시대에 삶을 부지하며 여기저기 간자로써 쓰임을 다하려는 사람의 면을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생각보다 조명연합군의 엉성한 출전의식을 잘 볼 수 있었다. 하긴 남의 나라 싸움에 나와 있는 장군들이 그 얼마나 복수심에 불타거나 하겠는가. 대충 시간이나 보내다가 자국을 지키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수저를 얹은 것이나 매한가지인 것이다. 고니시 유키나가가 명을 통해 회유해서 연락선 한 척을 내보내게 해준 것부터가 잘못된 수순이었다. 어느 쪽이 이기건 나에게 당장 재물을 많이 주고, 연회를 베풀어 주고, 당장의 이익만 준다면 어느쪽이 이겨도 상관없다는 방관자였다. 거기에 대국이라는 압력을 넣어 수군 통제권까지 좌지우지 하니 책에서 표현한 대로 진린은 정말 민폐 덩어리 그 자체.

또 한가지 격분하게 된 것은 안 그래도 7년 동안 마구 국토를 헤집으면서 수탈해간 왜놈들이 물러나는 조건으로 수급 2천을 요구했을 때다. 수급. 사람들을 죽여간 전리품을 머리로 하다가 결국 가지고 가기 힘들어 사람들의 코와 귀를 잘라가는 것을 말하는데, 목숨만 부지하기에도 시원찮을 놈들이 자신의 공까지 세우려고 결국 생떼 같은 사람들 2천 명을 죽여서 내놓으라는 뻔뻔함에 치가 떨렸다. 눈물이 흘렀다. 전쟁이란 결국 제일 힘없는 사람들의 희생으로 이루어지는구나 싶었기 때문이다. 현재도 이스라엘이나 우크라이나에서 계속해서 전쟁이 일어나 희생자가 생기고 있다. 지금은 뉴스에서 보고 있지만, 이런 일이 나에게 닥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는 것이다. 당장 이 나라에서 전쟁이 난다면 삼면이 바다인데, 어디로 떠날 수나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초반에 시작하는 이순신 장군의 등장 신에서 달리 갈 곳도 없이 바다에 계속해서 머물렀다는 것이 얼마나 착찹한 심경이었는지 알 것 같았다. 명에서는 쓸떼없이 죽을 죄를 지었어도 목숨만은 살려주는 충신으로 지정되었지, 거기에 선조는 눈엣가시 취급을 한다. 사람들은 계속된 전란에서 믿을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구원을 요청한다. 그렇지만 나도 실제로는 본가까지 침략당해 막내아들(이면)을 잃고 제대로 묻어주지도 못했다. 같이 나와서 전장에 있는 아들 하나도 걱정이 될 것이다. 충심이라는 것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여길 정도의 나레이션에서 정말 인간 이순신이 느꼈을 그 고독감과 회한이 잘 드러난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원래도 고즈넉 이엔티 작품들을 좋아하는데, 박은우 작가가 먼저 펴낸 <명량 1,2>편도 읽어보고 싶어진다. 12월에 답답한 마음을 풀어주는 시원한 바다 같은 소설이었다. 물론 역사가 있기에 전쟁에서 이순신을 잃고, 결국은 승리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정말 만약에 이런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충신이 없었다면, 이연 같은 쓰레기가 나라를 다 줘버렸다면 어떻게 역사가 흘러갔을지 모를일이라는 생각이 들며 그 시간에 계셔주어 감사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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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장을 여름에 찾게 하라! - 역발상의 아이디어로 지역 경제를 살려낸 기적의 스키장, 하쿠바 이와타케
와다 유타카 지음, 아리프 옮김 / 빈티지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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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장을 여름에 찾게 하라! - 와다 유타카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스키장을 딱 2번 가본 사람이다. 여름에 스키시즌이 아닐 때도 한 번 가봤으니 살면서 딱 3번 가본 정말 작가의 입장에서는 모객하기 힘든 고객일 것 같다. 나가노현의 하쿠바(白馬)시의 <하쿠바 이와타케 마운틴 리조트>를 운영하는 대표가 바로 작가다. 국내 스키인구가 줄어들고, 비슷한 동네에서도 고도가 낮은 관계로 겨울 시즌이 짧은 스키장을 운영하며 비수기인 여름에 경영 적자를 개선하고자 고분군투한 비법이 적혀있다. 포인트는 먼저 자신의 강점인 <숨겨진 자산을 찾아서 빛낸다!>는 전법이다.

이를 통해 북알프스의 절경을 감성할 수 있는 산 정상에 조성된 전망시설인 <하쿠바 마운틴 하버>를 비롯해 다양한 시도를 해나간 이야기다. 특히 가지고 있는 전망시설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절경을 감상하고자 하는 제1의 강점을 부각시킨다. 보통은 회사 내부인들은 바베큐를 해먹지만, 비즈니스 모델로는 젊은 여성까지도 만족시킬 수 있는 세련된 요리와 공간을 창출하기로 한다. 확실히 지금은 핫플이냐 아니냐의 기준이 <인스타그래머블> 한가 아닌가에 따라 나뉘는 것 같다. 인스타에 다녀온 것을 자랑할만한 그런 가치가 한 가지 라도 존재하면 방문하게 된다는 의미다. 여기에 유리전망대, 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유료시설인 그네 등도 인스타그래머블 하다. 나만 해도 다음 여행지로 점찍은 발리에서 그 유명한 <발리 스윙>은 꼭 하려고 마음먹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홍보하려면 국내최초, 국내 최대 등 확실한 타이틀이 있어야 한다. 선점효과는 한동안 후발 주자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원조라는 인식을 심어주며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소구점이 된다. 그리고 투자비와 노후화 방지 및 시설보수를 감안하면 유료화 할 수 있는 시설에는 적당한 요금을 책정하는 것이 유리하다. 먼저 <유후 스윙>을 계획할 당시만 해도 무료로 하자는 것을 필자의 강력어필로 유료로 했다고 하는데, 확실히 부수입으로 효자상품이 되었다고 한다.

또한가지 책에서 마음에 들었던 것은 활성화를 시키고자 하는 내 업장 뿐만 아니라 지역전체를 활성화하려는 노력이었다. 내 가게가 하나의 점이라면, 오고 가고 지역경제를 활성화 해줄 수 있는 면으로서의 노력을 한 면이 멋졌다. 그 방편으로 노후된 상점가 정비 및 고택을 사서 수리해서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 하는 등 해외 관광객이 흥미를 느낄만한 공간으로 바꾼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스키장만이 아니라 전체 스키장 타운화와 하나의 티켓으로 돌아다니며 사용할 수 있게 하드웨어를 바꾼 계획은 멀리 보고 함께 가는 기업정신이라 훈훈했다. 공생이라는 것이 이런 게 아닐까.

이외에도 산악 자전거길을 도입하거나 뮤직페스티발 개최, 스노우 피크 등의 업체와의 콜라보로 매장 경험을 도입한 것, 도쿄의 스콘 맛집을 프랜차이즈화 해서 성공한 것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내가 가진 장점을 내부에서 한 번 검증하고, 외부의 인원으로 가능성을 평가받는다. 그리고 지속적인 아이디어 창출과 새로운 도전으로 타개한 역발상과 객단가를 올리려는 피나는 노력은 자영업하는 사장님들의 인사이트를 높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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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빛들 - 앤드 연작소설
최유안 지음 / &(앤드)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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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빛들 - 최유안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여은경>, <최민선>, <표초희> 각 단편의 제목이면서 주인공이 이름인 3편의 연작소설이다. 미국에서 대학교수로 일하다 여차저차 한국 교수로 돌아오게 된 은경. 이미 학교에서의 묘한 기류와 떨어져 살다가 다시 보게된 딸에 대한 관계로 혼란스럽기만 하다. 또한 황예은이라는 대학원생과의 야밤의 우연한 만남으로 사건의 핵심으로 다가간다. 예은과 은경이 어떤 연대를 이루고 구축하는지 그리고 깨지는지에 대한 대목이 너무 현실적이다. 이제 막 들어와서 변화를 촉구할만한 상대기는 하지만, 자신의 개인적인 일까지는 말 할 수 없는 사람. 그리고 박혀있는 돌 들 사이에서 어떤 이유로 접근했는지, 내가 당신에 대해서 어디까지 알고있다고 말해야 하는지 경계를 그어야 하는 사람사이의 답답함. 게다가 바꿔보겠다는 의지에 찬바람을 끼얹는 기득세력들까지. 챕터의 마지막은 그렇지만 그들이 보기엔 어부지리로 권력을 쟁취한 은정에게 다시 줄을 대는 간신들의 모습들로 그려진다. 그런 겉과속이 다른 축하문자들 속에서 다음편 주인공인 민선과 마주친다.

민선은 지금 바쁜 상태다. 아까부터 알짱대고 느리게 가는 소나타 때문에 정신이 사납다. 당장 센터장으로서 장관을 의전하러 가는 길인데, 차는 막히고 머릿속은 일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최민선>편은 직장 내의 관계에 대해 엄청 딜레마가 따르는 상황을 잘 묘사했다고 본다. 민선이 TF팀을 이끌고, 센터장이 되었는데도 사람들은 원장(성해윤)의 안목이 좋은것이라며 그녀만을 칭찬한다. 뒤늦게 어울리게 된 입사시기가 비슷한 김은해와 마주치고 점심을 같이 먹는다. 그 우연찮은 계기로 원장이 자기를 평가하는 이야기부터, 자신을 대외적으로 야무지게 써먹는 꿍꿍이도 들어 알게 된다. 보이는 일은 민선을 시키고, 지저분한 백업 업무는 김은해에게 맡기고 있음도 같이 알게된다. 내가 하는 일, 내가 아는 정보를 저사람도 알고 있는지. 상사와 어디까지의 관계인지, 저사람도 나를 이용하는 것인지, 만남이 잦아질수록 머릿속은 복잡해져 간다. 그렇지만 그래도 해내야 하는 것이 직업 즉 밥벌이의 의무. 이미 알았을 것 이 분명한 이 의전도 굳이 촉박하게 나를 시킨 이유가 안 그래도 마뜩찮다. 그렇지만 이유는 또 알게 되지만 해왔던 오해가 다 시원하게 풀린 것도 아니다. 그 초조한 마음을 먹은 기차역에서 마지막 주인공인 <표초희>와 마주친다.

가방에 붙은 실크리본을 떨궈 버렸지만 기차에 오르는 게 더 중요했으니 초희는 잊기로 한다. 재단의 예술 감독으로 마흔이 넘었다. 서른이 넘어 유학을 하면서 만나던 연인 윤재와는 파혼했다. 다시 연락이 닿아 윤재와의 만나는 자리에 같이 일하는 직원인 민혁의 차를 얻어 탄다. 그렇지만 초희는 민혁을 직장 동료라고만 생각하지는 않는 눈치다. 이편에서 제일 이해가 안가는 사람은 그렇게 집도 있고 건물도 있다고 뻐기고 가스라이팅 했으면서 다시 초희를 찾아와 재회를 노리는 윤재다. 그렇게 잘났으면 진작 결혼할 것이지 이제 와서 가치관이 다른 사람을 다시 구슬려볼 생각을 하다니..게다가 그게 통할거라고 생각하는게 더 기가 찬다. 정말 은은한 초희의 대시를 읽어가는 맛이 있다. 은은하지만 자기의 생각을 펼치는 표현력이 멋있다. 전시장에서 민혁을 처음 본 그 온화한 빛처럼 서로 감싸지는 느낌이다.

한 번씩 각 주인공들이 마주쳤고, 마지막에 또 한 번 같은 공간에서의 서로 각자의 넥스트를 생각하는 장면이 좋았다. 길에서 길로 또 다른길로 넘어가는 연작소설의 구성도 그렇고. 계속해서 나아가야 하는 <>이라는 장소에서 각자 일하며 고군분투하는 여성들의 의지력을 보이려는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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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 : 간신론 간신
김영수 지음 / 창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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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 - 간신론(奸臣論) - 김영수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저자는 한국사마천학회의 이사장이면서 지난 30년간 사마천의 <사기>를 연구한 분이다. 그래서 책의 서문에 간신에 대한 내용은 중국의 것을 가지고 왔지만 내가 가리키는 달을 봐야지 손가락을 보면 안된다고 하였다. 즉 고문헌에서 가져온 이론과 예를 통해 현재 날뛰고 있는 간신배들을 어떻게 타개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같이 생각해보자는 이야기로 들렸다. 총 책은 간신3부작 중 이론편인 <간신론>이다. 이후 <간신전>에서는 역대 가장 악랄했던 간신 18명의 행적을 상세히 다룬 인물편이라 한다. 마지막인 <간신학>은 간신들의 수법을 다룬 리포트 같은 성격인 것 같다. 이 자들의 수를 알아야 방비할 수 있다는 논리가 아닐까 한다.

간신이라는 글자에서부터 시작해서 언제쯤 간신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는지 부터 들어간다. 간신이라는 단어가 생생 되어 사용된 것은 춘추시대 제나라의 재상을 지낸 관중의 저작인 <관자>에서 처음 등장했다고 한다. 이 책의 <칠신칠주>라는 일곱 유형의 군주와 신하의 유형에서 등장한다. 전문을 다 인용할 수 없지만 요약하면, 간신은 다른 사람의 잘못을 교묘히 떠벌여 자기 세력을 확장하고 청렴한 신하를 잃게 하는 인물이다. 이것에서 보듯이 간신의 제 1덕목은 아첨과 아부이다. 책에서도 계속하여 등장하지만 아첨과 아부의 목적이 오로지 본인의 안위와 재물을 탐하는 것에 있다. 탐욕스러운 마음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나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것 따위는 관심 없는 소시오패스와 사이코 패스를 적절히 섞어놓은 양상을 띤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책의 후반에 부록으로 실린 < 간신지수 측정을 위한 설문조사 >에서 내 점수를 생각하면 도덕성이 별로인 것은 알았지만, 내가 이 정도였나 하는 생각에 좀 괴로움이 들었다. 후반의 인간관계나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에서는 좀 고민되는 문항이 많았지만, 앞부분은 명확하게 내가 간신배 부류였다. 써놓고 채점하지 않아도 50점은 거뜬히 넘을 것 같았다. 나름 원칙주의자라고 생각했는데, 상당히 이기주의자 였나보다.

책에서 알려주는 간신이 간사한 꾀를 이루는 여덟가지 수법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싶다. 한비자가 쓴 <한비자>의 팔간이다. 첫 번째는 침상을 같이 한다는 뜻의 <동상>이다. 예나 지금이나 총애를 받는 비빈들을 이용해 베갯잇 송사를 벌이는 것이다. 이는 지금도 술이나 유흥 그리고 이성을 붙여 일을 못하게 하거나 관심을 돌리거나, 약점을 잡는 형태로도 고스란히 이용되고 있다. 두 번째는 곁에 있다는 뜻의 <재방>이다. 입안의 혀처럼 굴고, 눈과 귀를 막으려면 역시 딱 붙어있어야 한다. 중요한 정보를 가로채거나, 가까이서 군주의 마음을 회유하는 등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다. 세 번째는 군주의 친인척인 <부형>이다. 역시 예로부터 피붙이에 의한 어지러움은 계속된다. 친인척을 간신들이 포섭해 결국 본인들이 정사를 좌지우지 하는 수순이다. 이외에도 5가지가 궁금하면 책을 참고하기 바란다. 저자가 말하는 간신은 역사현상이라는 것이 소름끼치게도 정확한 표현이다. 예전에도 지금도 내부의 적이 가까이에서 흔들고 있으면 사리를 분간할 수 없을 것이다. 모든 탐관이 100% 간신은 아니지만, 간신은 100% 탐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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