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 일타강사 레시피 - 한식과 서양식을 한 권에 담은 최초의 디저트 교과서
이애라 외 지음 / 조선뉴스프레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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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일타강사 레시피 - 이애라 , 최윤정 , 박미란 , 주정화 , 정연화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디저트를 매우 좋아하는 편이다. 어디 놀러갈 때 식생활이 중요해서 맛있는 디저트집은 꼭 가서 사먹는다. 강릉의 찹쌀떡, 대전에는 빵, 그 외에도 개성있게 만드는 디저트 맛집들을 꼭 지도에 표시해 둔다. 이번에 만난 <디저트 일타강사 레시피>는 서양디저트와 한식 디저트를 함께 담아서 의미있는 레시피북이라는 생각이 든다. 보통 양식 레시피와 한식레시피로 나누어져 있는데 통합본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최근 구움과자를 굽는 집으로 표방하는 집들이 많지만 생각보다 퓨전한 재료 말고 맛집을 찾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나의 경우도 꼭 구움과자 집을 가면 기본 레몬마들렌을 먹어본다. 그 촉촉함의 기본이 나와의 궁합이 어떤지 살펴보는 편이다. 책에서는 서양디저트 레시피들 중에서도 최근 건강에 관심 있는 사람들 때문에 노밀가루 레시피도 있어서 좋았다고 생각한다. 특히 허니 쌀 마들렌의 경우 밀가루와 달리 글루텐이 없고 소화도 잘되는 편이라 하니 경쟁력 있는 메뉴로 만들면 좋을 것 같다. 쌀가루의 경우 밀가루보다 수분 흡수율이 높기 때문에 반죽이 건조하다면 우유를 추가하여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메뉴들의 레시피부터 전병위에 생크림을 두툼하게 쌓아올려 케이크처럼 만드는 것은 꽤 괜찮은 레시피라고 생각했다. 꼭 전병이 아니더라도 핫케이크만으로도 충분히 케이크 느낌을 내서 만들어 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레시피북으로나 특히 예쁘게 데코레이션 한 사진들이 많아서 자신의 매장 메뉴에 변화를 주고 싶은 사장님들이 있다면 참고하면 좋겠다.

특히 키위정과를 꽃처럼 만드는 것은 원형몰드와 오븐만 있으면 되어서 홈메이드 디저트를 만드는데 과일데코레이션이 필요한 사람은 활용하면 좋겠다. 슬라이스해서 오븐에 익히고, 적당히 익은 다음 원형몰드쪽으로 눌러서 모양을 잡아준다. 키위 씨 부분이 꽃양귀비를 닮았다고 생각했다.

의외로 서양 제과류는 워낙에 필요한 재료와 용기가 많아서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한식 디저트류는 나중에 만들어볼 용기가 생겼다. 특히 올해 노래로도 유명했던 <밤양갱> 꼭 밤을 넣지 않더라도 기본 양갱부터 해당 레시피로 만들어보면 시판 양갱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아쉬움을 달래볼 수 있을 것 같다. 은근히 조리거나 식히거나 시간이 해결해 주는 아이템들은 적어놨다. 개성주악도 최근 유행이라 먹으러 갔었는데 내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꽈배기 느낌이라 무엇이 다른가 했다. 찹쌀 도넛 같은 것이지만 반죽에 막걸리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한다. 특히 주악을 만들고 튀길 때 겉면이 매끄럽지 않게 오돌토돌하게 부푸는 것이 생긴다는데, 온도에 주의하면서 여러 번 반복하면 이런 점을 교정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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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에 괴물이 산다 - 밝혀야 할 진실, 1923 간토 대학살 근현대사 100년 동화
박지숙 지음, 이광익 그림 / 풀빛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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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에 괴물이 산다 - 박지숙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근현대사 100년 시리즈로 처음 만나본 책이었다. 이 시리즈는 가까운 시대지만 오히려 멀게만 느껴지는 근현대사에 대하여 동화로 제작한 것이다. 지금까지 동학농민운동과 헤이그 특사파견, 3·1운동, 최신작으로 1923년 간토 대학살까지 나와 있다. 아마도 나오는 책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며 읽어보게 될 것 같다. 이번에 일러스트도 그렇고 내용도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성인들이 보기에 부족함이 없는 내용이라고 생각했다.

주인공은 일본에서 살고 있는 염원. 아버지가 지어주신 이름의 비밀은 성과 이름 앞에 <독립>이라는 말이 생략되었다는 것이다. 일본에 살고 있기에 일본 이름도 있는데 이것은 <아스카>. 아스카는 일본에 살고 있는 조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그렇지만 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목발을 짚고 다니는 류스케와, 백정 일을 하는 아버지 때문에 차별을 받는 모모코와 친하게 지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대지진이 발생하고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한 원망을 다른 쪽으로 풀기로 한다. 바로 조선인들이 폭도가 되어 우물에 독을 타고 불을 지르고 일본인을 습격한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린 것이다. 일본 사람들은 자경단을 조직해 계엄시에 엄청난 조선인 학살을 일으켰다.

이를 눈앞에서 보게 된 아스카는 처음에 자경단을 피해 경찰서로 도망간다. 차라리 붙잡혀 있으면 자경단으로부터 목숨은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다. 그렇지만 결국 아버지를 찾아서 혼자만 경찰서에서 탈출한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은 얼마 전 봤던 순진무구한 얼굴을 하고 있던 사람들이 아니다. 분명 어제는 이웃이었는데 오늘은 나를 죽일 수도 있는 광기에 사로잡힌 사람들이다. 조선인 아주머니를 마구 폭행해 두들겨 패던 사람 중의 한 사람을 나중에 피난길에 다시 만나게 된다. 분명히 사람을 죽이는 것을 보았는데 그게 내 친한 친구의 아버지라면. 도움을 청하고자 왔는데 집에서와 밖에서 봤던 그 사람의 간극을 어린아이가 어떻게 이해하겠는가. 읽는 동안 소름이 끼치는 부분이었다. 물론 류스케가 도움을 주러 왔다가 다치는 이야기도 매우 안타까웠다. 그만큼 사람들을 아끼고 도와주는 일본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때다 싶어 사람들을 노예화 하거나 죽이는 사람들도 많았다. 종이 한 장에 의지해 조선인과 내지인을 구분한다는 것이 얼마나 얼도당토 않은지에 대한 물음은 나만 가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결국 이 대학살은 지금도 일본 정부가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팩트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사람들도 있지만 참혹하게 파괴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진실한 사과를 해야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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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심는 구근이야기 - 가을부터 봄까지, 꽃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
조자영 지음 / 돌배나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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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심는 구근 이야기 - 조자영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봄을 알리는 꽃 중에 화원에서는 특히 튤립이나 수선화 같은 구근식물을 통해 성큼 느끼는 것 같다. 역시 식집사로서 꽃이 주는 따뜻한 위로는 참을 수 없는 기쁨이다. 늘 춥게 지내다가 본격적인 겨울이 되자 주민인 나때문이 아니라 식물들 때문에 정말 따뜻한 열대 온도를 유지하며 살고 있다.

올 봄에도 화원에 들렀다가 오렌지색 튤립을 하나 샀고 2주 정도 만끽했다.그리고 야무지게 꽃대를 자르고 구근을 파다가 냉장고에 저온 저장을 해두었다. 공기가 통하게 해두었어야 하지만 식재료와 섞일 것을 우려해서 지퍼백에 튤립이라고 써 놓은 채 말이다. 아마 책을 읽지 않았다면 튤립 구근의 껍질을 벗기지 않고 심었을 것이다. 일단 국내에서 특별히 냉장고 저온 처리도 필요 없다고 하긴 한다. 나는 돌아다니는 검색 지식을 통해서 꼭 저온처리를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그렇게 했는데 매우 당황했다. 저자는 양파망에 서늘한 곳에 두는 정도로 보관해도 괜찮다고 하니 다른 분들은 그 점을 참고하면 좋겠다.

책의 초반은 구근식물에 대한 산업 전반부터 딥하게 들어간다. 나는 초심자를 위한 일러스트와 재배 종류에 대한 이야기가 많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구근들과 지구 온난화와 산업구조까지 알 수 있게 된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생각해보면 아시아의 꽃이 터키를 넘어 네덜란드까지 가기까지 얼마나 우여곡절이 많았는가. 앞으로의 날씨를 생각하면 1020년 뒤에 이 예쁜 튤립과 히아신스들을 못볼 수 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또 아찔해진다. 먹거리 뿐만 아니라 지구의 기후변화는 너무나 많은 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단 튤립과 수선화 마늘, 양파 같은 추식구근은 백합과의 외떡잎 식물이라고 한다. 구근 생성을 통한 번식을 하고, 구근은 엄밀히 마라면 뿌리가 아니고 뿌리와 가까운 가장 땅 속 깊은 곳에 있는 줄기의 일부라고 한다.

또한 나처럼 집에서 올해 봤던 꽃의 구근을 다시 심는 사람의 경우 구근 크기의 2~2.5배 깊이로 식재하는 것만을 알아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이 깊이가 산정된 이유는 꽃들의 대략적인 길이와 무게에서 나온 것이라 한다. 꽃이 크고 화려한 식물들이다 보니 얕게 심으면 꽃대가 쓰러지거나 구근이 들리거나 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으니 꼭 참고하면 좋겠다.

그리고 왜 굳이 봄에 식재된 포트로 꽃을 바로 즐길 수 있는데 추식구근을 구입해야 하냐는 이야기에서 또 깨달음을 얻었다. 예쁘고 절화로 생산되야 하거나 하는 품종들은 이미 가을에 다 구근이 팔리는 것이고, 팔리고 남은 아이들만 봄에 식재되어 깔린다는 것이다. 특별히 좋아하는 희귀종이 있다면 가을에 구근 구입부터 서둘러 볼 일이다.

이외에도 심는 흙은 사질양토로 보수성과 보비성을 좋게 하고, 실외 식재시에는 뿌리응애의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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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운 시집
윤고은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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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운 시집 윤고은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시인의 10년 동안의 시를 후루룩 읽어나가는 것은 어쩐지 무례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대신 여러번 읽었다.

시집에 대한 감상을 쓸 때는 시의 영향인지 조금 더 문장이 짧아지는 느낌이 든다.

처음에는 부엉이, 물고기, 청개구리와 나무들에 대한 시들이 나와서 반가웠다. 물론 제목이 자연이라고 해서 따갑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부엉이의 경우 부엉이의 시선의 끝엔 뭐가 있을까란 물음에 답하지 못했다. 보기엔 귀여워도 의외로 맹금류니까. 그가 나를 잡아먹으려고 보는건지 아닌지조차 판가름이 안 되니까 말이다. 날개는 달렸지만 물 위를 걷기만 할 뿐 날지 못한다는 논병아리는 시를 읽고 검색해 봤다. 병아리 같은 이름과는 다르게 몸집도 한가닥 하게 생겼다. 확실히 어엿한 조류다.

마녀의 독약 수집은 꽤 아이디어가 좋은 시라고 생각했다. 도시의 어디에서나 차고 넘치는 독한 말들을 독약의 재료로 사용한다라. 읽으며 마녀의 재고는 부족할 날이 없겠다고 생각했다. 나같이 몸집을 부풀려서 독하게 보이고 싶은 사람들은 마녀에게 좋은 재료를 많이 내놓는다. 시도때도 없이 내놓는다.

시집의 후반에 커피가루처럼 잘게 쪼개진 말들이 남는다는 시와 <>이라는 시상 때문에 같이 생각이 났다. 커피는 고운 가루가 될수록 천천히 내려진다는데, 내가 하는 말은 어느 쯤의 가루일까. 아마도 급해서 리스트레토처럼 후딱 나와 버릴지도 모르겠다. 시어처럼 적당히 우린 말을 내뱉기는 역시 어렵다.

청소에 관해서는 끝나버린 연애에 대하여 생각했다. 예전에 내가 받은 온갖 것들로 가득차서 힘들었던 것처럼 그 사람도 힘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전 밝힌 내용에서는 그것보단 나라는 사람 자체가 내가 주는 온기와 사랑이 그리웠다고 한다. 물론 나도 내 배려라기보다는 얼만큼 줘야하는지 한계가 없는 기버다 보니까 상대가 보기에는 힘들었을 수도 있겠다. 내가 주는 용도가 사람을 거를 목적은 아니었는데 이제는 남겨진 것이 그것들의 팔자인 듯 다른 이의 곁에서 원래의 소임처럼 그저 지냈으면 한다. 청소를 한다고 한들 들고 난 자리가 그렇게 확실히는 지워지지 않던데, 그래도 사람이니까 그런 노력을 해봐야 하는 거겠지. 내 후련함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층 더 쌓이는 나를 곱게 리셋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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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의 공간들 - 소란하지만 행복했던, 다정한 그곳에 대한 단상
이주희 지음 / 청림출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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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의 공간들 이주희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삶에는 늘 공간이 함께한다. 지금 앉아있는 곳은 카페이거나 회사의 내자리거나 늘 늘어져서 휴식을 취하는 쇼파일 수도 있다. 각각의 인생과 공간이 만난 이야기를 추려내 엮은 에세이를 만났다. 각 공간은 목욕탕에서부터 시작해서 미용실도 있고 중고마켓플랫폼(당근,번개)도 있다. 꼭 공간이라고 해서 물리적인 공간만을 말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제일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는 <수선집>이었다. 최근 낡아서 밑창이 좀 덜렁거리는 구두를 신고 다니고 있었다. 끈도 없지만 가죽이고 착화감이 좋아서 애정하는 신발 중 하나다. 그런데 회사 동료가 신발을 그런 걸 신고 다니냐고 해서 얼굴이 화끈거린 적이 있었다. 그렇게 다 떨어져 가는 신발을 신을 정도로 궁색하냐는 거였겠지. 그렇지만 <모든 순간의 공간들>에서는 수선집이 있는 동네 그것도 많은 동네가 좋은 곳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이렇게 새로운 물건을 쉽게 사고 버릴 수 있는 시대에서 추억이 깃든 물건을 오래도록 돌보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자체가 따뜻하다고. 나도 저 신발이 애정하는 물건이 아니면 또 다시 수선을 생각해보지 않았을 것이다. 아들의 터져버린 다운자켓 이야기에서도 나 역시 이 책을 읽는 동안 수선한 옷을 입고 있었다. 가볍고 따뜻하고 좀 기워낸 표시가 날 뿐 거의 10년째 잘 입고 있다.

그리고 나역시 <미용실>에서 진짜 문제는 머리()에 있는데 겉 머리(머리카락)을 얼마나 못살게 굴었던가에 대해 깊이 공감했다. 실연을 당해서 자르고, 기분전환을 위해서 자르고, 색깔을 바꿨었다. 이제는 주기적으로 색을 바꾸는 것이 머릿속의 문제보다는 늙어보임을 감추고자 함이라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말이다. 이제는 염색을 하지 않으면 10살은 더 들어보인다. 슬프다는 말로도 모자란다.

마지막 <텃밭> 이야기에서는 작가가 아주 지적인 면만을 보여서 농사도 야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문외한이어서 놀랐고 재미있게 읽었다. 내가 사는 집에도 공공텃밭은 아니지만 아파트 주민들을 위해서 작은 꽃밭과 텃밭의 주인을 1년간 모집한다. 생각보다 경쟁률이 치열하다는 사실. 나는 관리사무소에 그렇게까지 줄이 늘어서 있는 것을 대선 이후에 본 적이 없다. 책과 이야기로 중무장한 사람에게 잘 모르는 부분이 있다는 것은 귀여움을 느끼게 하더라. 확실히 뭔가가 자라나는 곳에서 자랐는가 아닌가에 대한 차이는 있는 것 같다. 씨앗 한 줌이 엄청난 결과물로 돌아왔을 때의 그 뿌듯함은 작물과 자연 그리고 농부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금 알게 해준다.

이외에도 생각보다 최근에는 장례식장이 많이 생기고 있구나 이렇게 노령 인구가 많은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결혼식장이 장례식장이 된 사례도 많다니 사회에 필요한 시설이 느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복잡한 기분이 들 것 같다. 화장실 에피소드에서는 나 역시 재래식부터 수세식까지의 역사를 밟아왔기에 공감하며 읽었다.

<중고마켓 플랫폼>에피소드에서 하나를 바꾸면 그에 비해 다 바꿀려고 하는 노란 양말 이야기만 기억이 났었는데 이에 대한 제대로 된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이는 18세기 프랑스의 철학자 드니 디드로가 쓴 에세이의 제목에서 유래했다. "나의 오래된 가운을 버림으로 인한 후회"라는 제목인데 새 가운을 선물 받고 그에 어울리는 모든 걸 바꿨다는 연쇄소비에 관한 것이다. 뭔가 새로운 것을 하나 사면 어울리는 모든 것으로 바꾸고 싶은 것을 <디드로 효과>라고 한다. 나 같은 충동적인 소비요정이 잘 휩쓸린다. 저자는 대신 중고마켓을 필요한 것을 담아놨다가 팔리거나 하면 그렇게 필요하지는 않았지 하는 누름돌로 쓴다는데, 나는 어째 비움보다 들임만을 해서 큰일이다. 대대적 나눔은 매년 해야지 하면서 자꾸 겨울철 나는 다람쥐처럼 모으고만 있다.

오늘은 특별히 눈이 와서 눈 쌓인 겨울 바다 여행이 생각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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