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대한민국 - 헬조선에서 민란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1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년에 사놓고 암 걸릴 것 같아서 도통 손이 안가다 이제야 읽은 책.

 

한국인은 사회전반의 현상을 바라보는 눈이 좀 개인주의적일 필요가 있다.

최순실 사태 초반에는 순실전자 어쩌고 불매하자 하더니 어느새 다 잊고 삼성폰 신상광고에 우르르 몰려와서 그만 까대라며 삼성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며 삼성에 충성하는 자들이 수두룩한 현실. 그들의 대다수는 아마 무산계급 프롤레타리아일 터다. 그래서 더 입맛이 쓰다.

우리나라 젊은층의 맹목적 삼성사랑은 우익보수라 자칭하는 기성세대의 무조건적인 박정희 예찬과도 닮아있다.

삼성이 살아야 국가를 발전시키고 삼성을 욕하거나 불매하면 국익에 반하는 것.

박정희였기에 경제를 발전시켰고 국가를 살렸다는 것.(자본주의의 황금기이던 50~70년대에 동아시아 전체가 기록적 경제 성장률을 보이던 때였다 하더라도.) 이 마인드는 어째 세대를 달리해도 변하질 않고 줄기차게 이어져 내려온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보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수급자로 인정도 받지 못하는 극빈자가 410만명에 이르는 나라.

개개인은 그런 극빈자들이라 해도 대기업과 국가의 이익을 위해 기꺼이 비정규직으로 착취당하고 충성할 태세가 기본으로 갖춰져 있는 보기 드문 국민성의 나라.

 

우리집은 삼성 가전이 하나도 없다.

삼성은 오랫동안 내가 불매해 온 재벌기업 중 하나인데, 그 이유는 삼성이 무산자들에게 미치는 포지티브한 영향보다.(일자리 창출? 사회환원?) 무산자를 착취하여 이익을 취하는 네거티브한 면이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본사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 까지도 무려 2014년까지 무노조기업방침을 고수.(그렇지 않을 경우 압력을 행사.)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자사 반도체 백혈병 암산재 피해직원에 대한 은폐와 모르쇠...

다른 거 다 떠나서 한국의 보편적 성인 남성이라면 유난히 예민할 군문제만 놓고 봐도.

대한민국 일반인의 군 면제율이 6.4%, 재벌가라 해도 33%... 삼성가 군 면제율은 기록적인 73%.

이건 뭐... 대놓고 신라 골품제 진골귀족님들도 아니고... 이게 삼성의 실체고 대한민국이라는 신분제 계급사회의 실체다.

 

굳이 탈출밖에 답이 없다는 박노자교수의 말이 아니어도...

오랜세월 비틀릴 대로 비틀어진 대한민국이란 주식회사형 국가 그 자체 보다는 거기에 놀아나 기꺼이 노예를 자처하는 무지몽매한 이들을 볼때마다 이 나라는 변하지 않겠구나. 답이 없겠구나 라는 갑갑함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