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 지성의 이야기
정아은 지음 / 문예출판사 / 2021년 10월
평점 :
이름난 문학평론가 지성은 자신의 침대에서 모르는 여자와 함께 아침을 맞이하게 된 사실에 혼란스럽다. 거기에다가 하루 아침에 미투 사건의 가해자가 되어 몰락의 길을 걸어가게 된다. 하지만 이 모든 사건의 전말이 기억이 나지 않아서 더 당황스러울 뿐이다.
계속해서 자신을 지목하는 미투 사건과 더불어 피해자의 자살이라는 사건이 더해지고, 일거리가 끊여저 나가는 것에서 사회적 생명이 끝났음을 알게 된다.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사람의 글은 더 이상 읽을 가치가 없기라도 하다는 듯이 많은 사람들이 그를 손절했다.
소설임에도 최근 일어난 사건과 오버랩되면서 지성이 일방적으로 당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일이 있었던 날 술을 많이 마셔서 기억을 하지 못하는 지성에게는 자신의 무고를 증명할 방법이 있을리 만무하다.
그러다가 사건의 반전이 일어나게 되면서 그날의 비밀이 풀리는데, 바로 자작미투였다. 무고죄에 해당하는 일이 어처구니없게 벌어졌음을 알았을 때, 주인공이 심적으로나마 얼마나 괴로웠을지 이해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사건이 거짓이라고 해서 그가 죄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기억도 나지 않는 오래 전, 철없던 시절 같은 업계에서 일하던 여자와 하룻밤을 보내자마자 이별을 택한 그에게 여자의 입장에서는 가장 무례한 방법으로 이별을 당했음을 이제서야 깨닫게 된다.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요즘 나는 절실하게 느낀다.
상대가 준비되지 못하고, 이해햐지 못한 이별은... 특이 여자에게는 미투라는 거짓을 통해서라도 상대를 몰락하게 만들고 싶다는 한을 품게 만드는 것 같다.
물론 남자들도 극단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사건사고가 많은게 요즘이라 참 씁쓸하다..
아무튼 그동안 자신이 쌓아온 캐리어와 노력이 물거품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집에서 나가지 않는 미지의 여인에게 점점 빠져들면서 위로받기도 했다. 그러다가도 자신의 집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발견하고, 냉정하게 쫓아내버렸다. 그렇게 자신의 명성을 되찾고, 찝찝하던 여자도 없어졌지만........ 그리워서 그녀의 흔적을 찾지만 어디에도 없다. 그러다가 뜬금 없는 곳에서 그녀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지성에게 또 다른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암시를 전하며 책은 끝이 난다.
그녀의 입장으로 써 내려갈 연결된 또다른 소설책의 존재가 궁금해진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지성을 대신해.. 왜 그의 집에 들어오게 되었으며, 왜 그곳에서 계속해서 지내왔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또 다른 소설책<어느 날 몸 빡으로 나간 여자는>이라는 다음 소설에서 밝혀진다고 하니 꼭 읽어봐야 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