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해답은 어디에 있는가?

11문자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지금, 뿌리 깊은 증오가 내 마음을 지배하고 있다.  그 증오를 버릴 수도, 그대로 지닌 채 살아갈 수도 없다.  그래서 실행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그들'에게 묻고 싶다.  진정한 해답은 어디에 있는가?  " -모놀로그 중

역시나 씁쓸하다.  매번 이렇게 사람들의 내면에 숨어있는 무언가를 엿보고나서 여러가지 생각에 사로잡히곤 한다.  인간의 내면에 대한 실망감으로 씁쓸해하면서도 늘상 이 남자의 책에 빠져든다.  아니, 그것이 바로 그만이 가진 매력이 아닐까.  가끔은 이 남자,  살아가며 사람들에게 무슨 큰 상처를 입었기에 이렇듯 냉혹히 사람들의 어둠속 내면을 끄집어 내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가 보여주는 세계에는 마치 '선함'이라는 것이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것처럼.

 

"추리 소설의 매력은 뭐지? "

책속에서도 나오듯 하나의 구조물인 소설중에서도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분야가 추리소설이라서 매력적인 것일까.  이번 책에서처럼 '정통' 추리물의 형식인 사건이 벌어지고-단서를 모아 추적하고-범인을 밝혀내고-뒤이어 이어지는 반전 혹은 진실을 접할때 느끼는 쾌감이 바로 추리소설의 매력이 아닐까.

 

사람들의 가치관.  각기 다르지만 같은 인간이라는 이유로 같은 결말을 이끌어내는 이들 가운데서 혼자만의 행동으로 벌어지게 되는 살인, 그리고 남은이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암묵적인 약속.  어떤 것이 선이고 어떤것이 악인지 그 누가 판단할 수 있을까.  목숨을 거는 댓가로 비열한 것을 요구하는 남자, 막상 그의 실행을 막지 않았으면서도 이루어낸 다음 댓가를 요구하는 남자를 몰아세워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하는 이들.  나서지 않았으면서 뒤에서만 왈가왈부하는 이들이 과연 진정한 '선' 이고 '최선' 이라고 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또 이렇게 이 남자의 술수에 말려들어 판단력이 흐려지고 만다.

 

숨막히듯 죄어오는 연쇄살인과 협박, 그리고 모든일의 시작이 된 동기가 밝혀지며 그 하나하나가 팽팽한 긴장감으로 끝까지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작품속에서 주인공과 함께 진실을 밝혀 나가며 '최선' 이라는 것이 과연 어느쪽에 맞춰지는 것일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든다. 

"당신은 그가 죽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았나요? "  마지막의 대사가 또한번 가슴을 내리누르고 말지만, 온다 리쿠와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두권 앞에두고 결국은 먼저 선택해서 읽게 된 그의 이번 이야기도 역시나 만족스럽다.

 

 

"저도 그렇게 말했죠.  자기가 아닌 다른 여자의 육체를 요구한 남자를 증오하지 않느냐고요.  하지만 그분의 대답은 달랐습니다.  누구에게나 장단점이 있다.  여자 문제가 복잡하긴 하지만 정말 위험한 순간에 목숨을 걸 수 있는 성격을 사랑했던 거다, 그리고 그가 요구한 건 당신의 몸이지 마음이 아니다....  그분은 그렇게 말했어요.  그리고 정작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비열한 놈이라고 욕하는 자들이야말로 최악의 인간이라고 했어요. " -288쪽.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흑과 다의 환상 - 상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12월

"4부작의 막을 여는 제 1부의 시작.  이 1부의 제목을 듀크 엘링턴의 명곡을 따라 이렇게 붙이기로 하자.  '흑과 다의 환상'이라고. "  -'삼월은 붉은 구렁을' 중에서.

온다 리쿠의 최고의 걸작이라고 생각하는 '삼월은 붉은 구렁을' 에서 퍼져나간 연작 그 첫번째 이야기 '흑과 다의 환상'.  두권으로 나뉘어진 조금 두툼한 장편소설속에서 그녀만의 매력을 또한번 만날 수 있었다.  '삼월은~' 에서 마지막을 장식하며 예고해준 '안락의자 탐정 기행' 으로 엮어진 '비일상'을 테마로 한 과거를 찾는 여행이 가득 펼쳐진다.

'산에 오르고 싶다'.  1권 중반까지 읽는 내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그것이었다.  원숭이와 사슴이 지켜보고 있는, 산길을 걷고있는 네명의 남녀가 그려진 표지와 함께 그들의 시작된 산행을 읽으며 계속 입에서 맴도는 말은 그것이었다.  '나도 산에 오르고 싶다'.  사랑의 아픔을 지켜보는 것도, 삶속에서 만났던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즐거움도, 오해에서 이해로 바뀌어가는 비밀도, 그들의 과거로 돌아가 자신을 찾는 시도의 시작도.  그렇게 모두 산행에서 시작된다.

네명의 친구들이 하루씩 번갈아가며 바꿔지는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으로 짜여진 글속에서 한사람 한사람 자신의 아픔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묘한 흡입력으로 나를 빨아들인다.  모두 다른 개성을 지니고 서로다른 모습속에서도 묘하게 조화로이 어울리는 그들의 짜여진 우정을 바라보며 부러움과 숨겨진 이면을 바라보는 씁쓸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궂이 감성적인 에세이가 아니더라도 이렇게 잘 만들어진 이야기를 읽으면 가슴이 울려올때가 많다.  아니, 소설이기에 오히려 더 그러한지도 모르겠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곤 한다.  '그래, 그렇지' 하면서.  그래서 사람들은 소설속에서 나도 모르게 내 모습을 찾고, 그려보고, 그렇게 찾아낸 자신을 보며 반가워하는것이 아닐까.

괜시리 마음이 복잡하다.  그들을 감싸던 수수께끼같은 막이 하나씩 걷혀 비밀이 무너지며 봉인했던 기억들이 아픔으로 다가와서일까.  역시 살아간다는 것은 녹녹치 않다는 생각이 들며 나도 모르게 투덜댄다.  사람들은 누구나 남들에게 보여지는 것과는 전혀 다른, 그런 자신을 가슴에게 되묻는다.  보여지는것-그렇게 보여지기를 원하는 것,  그렇지만 가슴속 자신의 내면은 그렇게 모두가 다르지 않을까.  그렇게  자신의 다른 모습을 찾아내고 털어버린 네명의 주인공과 함께 그들의 여행을 마친후 배에 올라 바람을 맞으며 뭔가 모를 가슴을 누르던 무게가 사라지는 후련함을 나도 모르게 느껴본다.

'과거'에야말로 진짜 미스터리가 있는 것이다.  시간에, 기억에, 길모퉁이에, 광 한구석에 소리 없이 묻혀가는 것들 속에 '아름다운 수수께끼'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과거를 되찾기 위해 여행한다.' -34쪽. 아키히코.

영화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여행.

필름 속을 걷다 - 이동진의 영화풍경
이동진 지음 / 예담 / 2007년 10월

"여행기는 이제 그만 읽고싶다." 라는것이 솔직한 마음이었다.  한동안 유행처럼 쏟아져 나오는 여행기들 속에서 함께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그들의 잔잔한 글귀에 마음을 빼앗기기도 했다.  하지만 비슷비슷한 내용과 때로는 한참 아쉬운듯한 책들을 보며 그것들은 위안보다는 더 큰 아쉬움으로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고야 만다.  그리고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내게 우울함마저 안겨주고야 만다.

 

그러면서도 이번에 또 여행책을 들고야 말았다.  그저 평범한 여행기가 아닌 영화속 풍경을 보여주는 책이라하니 또 솔깃 관심을 가져본다.  책은 처음을 일본에서 출발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가고싶어하는 여행지 1위라는 일본.  티비에서나 책을 통해서나 일본의 관광지를 볼때면 작은 아이디어하나로 개발하고 가꾸어서 멋진 관광지로 승화시켜 관광객들을 끌어모으는 그들에게 오싹함을 느끼곤 한다.  '역시 일본인' 이라는 투덜거림으로 함께.

 

# 01 흔적을 찾다.

영화가 담긴 곳을 찾아 그 흔적을 느끼며 다니는 여행은 어떤 맛일까.  영화속 주인공들이 걸었던 길을 걷고, 그들이 먹었던 음식을 음미하며, 그들이 묵었던 호텔방에서 잠드는 기분은 어떨까.  드라마나 영화속에 나왔던 장소라고 해봤자 민속촌이나 남이섬 정도밖에는 가보지 못한터라 그 느낌이 궁금해져 온다.  눈이 가득한 러브레터의 촬영지 사진을 보고 있으니 영화속의 미묘한 잔잔함이 눈앞에 그려지는듯 하다.  우리나라의 촬영장소는 뭔가 방치되는 느낌만이 강하기에 다른나라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으니 부러움과 시샘이 살폿이 밀려오기도 한다.  

 

# 02 리얼리티를 찾다.

영화속에서 그저 아름답고, 또 아름다움만 느꼈던 곳에서 맞닥드리는 현실의 또다름은 또 어떤것일까.  절망처럼 힘겨운 삶들 가운데에서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이 가혹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을까.  흙탕물을 식수로 마시는 이들을 보며 입속에 들어간 콜라의 맛이 죄책감으로 느껴졌다는 캄보디아인의 삶은 나에게도 아픔으로 느껴진다.  "행복할 수 있는 조건을 덜 갖춘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보면서 스스로가 상대적으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이 온당한 일일까.  나는 정말 이들보다 더 행복한가. "  -132쪽.  지금 이순간 내가 서있는 이 땅이, 이 삶이 행복하다고 되새기는 나조차도 온당한 일인지,, 가슴을 눌러온다.

 

# 03  시간을 찾다.

"슬픈 말에는 주술적인 힘이 있다.  입 밖으로 내뱉은 슬픔은 부메랑이 되어 더 큰 슬픔을 몰고 귀환한다.  " -242쪽.  시간을 찾는다는 것은 슬픔을 꺼내보는 일일까.  왠지 모를  아픔과 고독함이 담겨있는 여행이다.  '쉰들러 리스트'의 학살이 자행되었던 강제수용소의 현장을 방문하는 충격과 고통의 여행지도 그렇고, 건물밖으로 몸을 날려 자살한 장국영의 흔적을 찾는것도 가슴아린 여행이다.  게다가 불과 3년의 시간만이 흘렀건만, 모두에게 기억의 자취조차 남기지 않은 잊음이 더한 슬픔이 되어 전해져 온다.

 

기자라서인지, 솜씨좋은 여행지속의 멋진 풍경사진들이 가득한 책속에서 매끄러운 문체와 감수성이 가득한 글은 읽는 내내 그 여행지를 함께 느끼게 해준다.  이렇게 영화속으로 떠나보는 여행도 맛나겠구나 하는 생각을 심어주며 말이다.  언젠가 삶속에서 먼곳으로의 여행은 갈 수 없더라도 혹여 발걸음을 향하게 되면 나도 그 영화나 드라마속을 떠올리며 그 자리에 서보아야 겠다는 다짐을 잠시 가슴속에 새겨본다.

절망속에서의 희망을 찾아.

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11월

아프가니스탄.. 나와는 그저 먼곳에 있는 나라, 이슬람교, 부르카, 탈레반.. 그정도밖에는 내게 존재하지 않는 나라였다.  얼마전 우리나라의 기독교인 23명이 납치, 살해되어 뉴스에서 떠들석했기에 그나마 기억에 남던 나라 아프가니스탄.  그저 그들의 행위에 분노하며 바라본 나라일뿐 그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그런 나라였다.

오늘, 그 나라에 대해 새로운 것을 갖게 되었다.  분노와 슬픔. 그런것들이 뒤섞인 안타까움의 아픔이었다.  한권의 소설을 통해 그 나라의 역사와 삶을 돌이켜보며 그들의 아픔이 눈에 박히듯 새겨져 온다.  그중에서도 난민들.. 수많은 전쟁과 정권의 교체, 내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핍박받아온 폐허속에서의 난민들의 삶에 책은 촛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여성들의 아픈 삶에 대해.

1960년대부터 시작된 소설은 바로 얼마전까지의 아프가니스탄속에서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다섯살의 소녀 '마리암'에게서 시작된 소설은 마리암과 20년의 차이가 나는 '라일라'를 오가며 전쟁과 내전속의 불안하고 위험한 시대속에서의 여성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하라미(아비없는 자식)'으로 태어나 도시의 바닥에서 시작된 어린시절을 거쳐 나이많은 구두공 '라시드'에게 시집가고 계속된 유산으로 아이를 낳지 못하게 된 그녀가 당하는 학대와 수모속에서도 그저 그 시대의 여자들에게 주어진 삶을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마리암의 대부분의 삶은 슬픔 그 자체였다.  그녀의 죽음후에 그녀에게 가장 큰 상처였던 아버지의 후회섞인 통한의 편짓글을 읽으며 조금만 더 일찍 그녀가 읽었더라면 그녀에게도 태양이 깃든 삶을 한조각 찾을수 있지 않았을까 하며 안타까워해본다.

그에 반해 타리크와의 사랑을 키우며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행복한 어린시절을 보냈던 '라일라'의 삶이 불안정한 내전속의 포화와 함께 들려온 타리크의 죽음의 소식, 그리고 뱃속에 들어선 아이를 위해 그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구두공 '라시드'와의 결혼으로 시작된 슬픈 여자의 삶이 또다른 아픔으로 다가온다. 

마리암과 라일라.. 서로 다른 환경속에서 자라났지만 같은 운명으로 살아가게 된 두 여자의 우정과 사랑을 지켜보며 가슴이 뭉클해진다.  자신을 위한것이 아닌 라일라의 죽음을 막기위한 그녀의 선택이 불러오는 그녀의 죽음을 바라보며 잡초같은 삶으로 태어났지만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은 사람으로 세상을 떠나며 소망하는 많은 작은 것들이 그녀에게 조금만이라도 주어지지 못함이 결국은 눈물을 터트리고야 만다.

같은 땅을 밟으며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서로 다른 이념과 욕심으로 인해 고통받는 모습을 바라보며, 그리고 나와 같은 모습을 한 여성들의 핍박속에서의 안타까운 삶을 바라보며 그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내는 그 두 여자의 우정속에 이렇듯 큰 감동을 풀어낸 작가의 솜씨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보다 더한 향기로움으로 고흐를 만나다.

고흐를 만나다
빈센트 반 고흐 그림, 메릴린 챈들러 맥엔타이어 시, 문지혁 옮김, 노경실 글 / 가치창조 / 2007년 11월

 
불행히도 그림에 대한 재능은 전혀 타고나지 못했다.  아주 간단한 그림조차 내 손이 닿으면 어린 아이의 손놀림처럼 보이기만 한다.  그래서인지 아름다운 그림에 대한 열망은 더 강한듯 하다.  좋은그림, 훌륭한 그림을 알아보는 안목은 부족하지만 아름다움에 대한 끌림은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이번에 만나게 된 책 '고흐를 만나다' 에서는 여태 읽었던 다른 미술잡지와는 또 다른 느낌을 전해주었다.  미술관 산책을 하는듯한 다른 도서와는 달리 이 책은 고흐에게 성큼 다가선 기분을 안겨준다.  처음 책을 받아보았을때 얼핏 살펴본 느낌은 '시와 그림이 있는 풍경' 이라고만 생각했다.  내게 시는 다소 어려운 것이기에 읽기에 부담스러운 책이 되지 않을까 살풋 걱정스럽기도 한다.
 
하지만 책은 나를 놀랍게 만들었다.   시와 짧은 에세이, 그리고 고흐의 편지글로 이루어진 이 책은 읽는 내내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맥엔타이어의 시는 그저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삶에 대한 읊음이 아니라 고흐의 그림을 풀어주고 더한 감동을 주며 그림을 이해할수 있도록 도와준다.  한구절 한구절 그의 그림에 대한 내가 미처 느끼지 못했던 부분을 새겨주고 알려주고 있다.

"요즈음 이런 생각이 자주 든다.  사람이야말로 모든것의 뿌리라는 생각.  그렇기 때문에 물감과 석고만으로 작업할 게 아니라 사람과 사람 속에서, 즉 사람의 온기를 느끼며 작업하는 게 더 가치 있는 예술작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 -27쪽.  고흐의 편지글 중.
이렇게 함께 적혀있는 짧은 구절들의 고흐의 편지글 속에서 그저 그의 그림이 주는 아름다움만이 아닌 그의 삶이 비춰지는 그림을 조금 더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조금은 거친듯한 투박한 그의 붓터치 속에서 느껴지는 부드럽고도 강한 그의 열망을 느낄수 있게 만드는 그의 편지글과 시는 한편의 짧은 에세이와 함께 향기로움을 가져다 준다.

책에는 여태 소개되었던 그의 작품 중 내게는 낯선 그림들이 실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틀에박혀있던 생각이 아닌 좀 더 다양하게 그를 이해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많은 그림이 실려있지는 않지만 그저 아름다운 그림한편의 감상이 아닌, 보다 깊이 그림을 이해하고 만날수 있게 만들어준 책에 참으로 감사하고 싶다.

 

 

"물감을 묻힌 붓을 한번 움직이는 것이 얼마나 신기하고 놀라운 일인가?  바람과 태양과 들판에서 대단한 것을 그려내려는 욕심 없이 그저 그리는 것, 그 일에 몰두해서 캔버스를 채워 나간다.  그것이 진실된 것, 본질적인 것을 잡아내는 방법이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일이다.  "  -61쪽. 고흐의 편지글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