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부터 재테크 해볼까?

아버지의 가계부
제윤경 지음 / Tb(티비) / 2007년 2월

오랫만에 맘에드는 재테크 도서를 만났다.  그다지 재테크 도서를 많이 읽은것은 아니었지만 여태 만났던 책들은 읽고난후 왠지모를 '광고'를 만난 느낌이었다고 할까?.. 주식이나 펀드등의 방법, 전문가들의 조언이라는 책들을 읽고 났을때의 느낌은 "절대 개미나, 일반인들은 돈을 벌수가 없다.   전문가 한테 맡겨야 한다.   그러니 '내게' 돈을 맡겨라~" 의 느낌만 남아있었으니까  말이다.

이 책은 돈버는 방법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알뜰하게 살고, 모으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보면 되겠다.   네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수 있는 수입의 유형, 지출의 유형을 예시로 들어주고 문제와 해결방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젊은 인생의 시작부터가 아닌 인생의 후반을 준비하는 40대를 눈앞에 둔 가정의 이야기다.   40대라니.. 생각만 해도 한숨이 나오지만 지금처럼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간다면야 그다지 멀지않은 미래일듯 하다.

책에서는 앞서 언급했듯이 돈을 불리는 방법으로 주식, 펀드등의 투자를 알려주는것이 아닌 씀씀이부터 줄여나가고 조금씩 목돈을 만들어 가는 방법을 우선적으로 알려준다.   잘나가던 부자였지만 하루아침에 사업이 잘못되어 망해버린 아버지가 남겨주신, 가족을 지키기 위해 쓰기 시작한  가계부를 보며 아끼고, 절약하며. 무조건 아끼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로 하는 곳에 사용하자는 것을 책은 이야기해준다.

또한 우리가 흔히 생각하고 있는 것에 대한 오류도 말해주고 있다.   거품처럼 점점 솟구치는 아파트값이 정말 투자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지.. 그 거품이 사그라들고 나면 대출을 받아 사게 된 집값이 대출금보다 더 낮아질 경우 어찌 할것인가.  그리고 빚을 져가면서 집을 사서 그 집값이 하루하루 올라가는 것을 보며 빚이 있지만 집을 팔면 남는건데~ 하며 위안을 삼고 있는것은 아닌가?  그 집을 팔고나면 당장 어디에서 살것인가? 내 집값이 오른만치 이사가야 할 집값도 올랐다는것은 어떻게 받아들일건가?  돈이 많아서 투자의 개념으로 집을 산 사람이 아니고서는 일반 서민들에겐 역시 해당사항이 없는것이야.. 하며 실소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책에서는 돈을 아끼는 법만이 아닌 마음을 아끼는 법도 함께 알려주고 있다.   돈이라는 굴레에 얽매여 점점 타인보다도 멀어지는 부부관계를 돌이켜 생각해 보게끔 만드는 책인듯 싶다.  맞벌이로 얻을 수 있는것과 잃을수 있는것들.  돈의 크기가 행복의 크기와 비례하지만은 않는다는 것.   돈을 모으는 방법만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미래를 설계할 마음을 알려주는 것..  한번쯤은 회사일에 지쳐있을 남편과, 집안일에 지쳐갈 아내를 돌아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책이었던것 같다.

부부가 함께 써나가는 가계부를 알려주는 이 책을 돈때문에 불화가 생기는 많은 부부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매일의 가계부를 써나가듯 가정의 행복을 써나갈 수 있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