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 설월화雪月花 살인 게임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진실이란 볼품없는 것' ...  책속 주인공과 그 친구들의 은사인 미나미사와 선생님이 하는 말이다.  책을 다 읽고 나면 그 말이 가슴에 와닿는듯 하여 씁쓸해지고 말게되는 이야기 '졸업'을 만났다.  내가 좋아하는 일본소설, 그 중에서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 작품은 20여년전에 쓰여져 히가시노 게이고와 함께 인생을 살아가는 '가가 형사' 의 탄생을 만들어낸 책이기도 하다.  국내 출간 시점이 다르다보니 가가형사가 등장하는 '붉은 손가락' 이나 '악의' 를 먼저 읽게 되었었고 그때만 해도 가가형사에게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었는데 다시금 그 책들에 나오는 가가형사를 살펴보고 싶어진다.

 

책은 졸업을 앞둔 대학교 4학년의 친구사이들 속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에 대해 이야기한다.  고교시절부터 친구관계가 이어져 졸업을 앞둔 그들에게 벌어진 살인사건.  그 사건을 파헤쳐나가는 과정속에서 다시금 일어난 또 하나의 살인사건으로 인해 그 친구들 사이에서는 미묘한 분위기가 흐르고야 만다.  더 안타까웠던 것은 그 사건을 추리해나가는 과정에서 벗겨지는 친구들의 우정의 무게때문이다.  일곱 친구들의 오랜 우정이 사회에 첫 발을 내딛게 되는 '졸업'을 앞에두고 허물어져버리는 사건들로 인해 마음이 무거웁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독설이라고 해야할까.

 

책은 20년도 더 전에 쓰여졌다보니 핸드폰이나 컴퓨터등의 현대적 소품이나 배경은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시대의 배경 역시 자세하게 기술이 되어있지 않다보니 오래전의 이야기라는 것이 불편하게 와닿지도 않을만큼 현실의 시대를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일본 특유의 전통인 다도를 잘 알고 있지 않다보니 사건에 쓰인 중요한 트릭인 '설월화' 방식등은 다시읽어도 그다지 이해가 가질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야기의 흐름을 꺽어놓을 만큼 불편하진 않다.  뭔가 중요한 것 같은데 이해가 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기는 정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그저 단순히 적어내려간 텍스트라기 보다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나 인간들의 내면을 들춰놓듯 그려놓아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끔 만들고야 만다.  이번 이야기 역시 그런 아픔들을 딛고 태어난 '가가 교이치로 형사'의 가슴속 깊은곳에 담겨있는 배려의 출발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책속 붉은 표지속의 시계를 보며 지나버린 학창시절의 시간을 떠올려본다.   내 학창 시절은 어떠했을까.  졸업 무렵은 또 어떠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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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소녀 2009-07-03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전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를 먼저 보게 돼서
첫권인 <졸업>은 결국 샀어요.
땡스 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