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아프가니스탄.. 나와는 그저 먼곳에 있는 나라, 이슬람교, 부르카, 탈레반.. 그정도밖에는 내게 존재하지 않는 나라였다.  얼마전 우리나라의 기독교인 23명이 납치, 살해되어 뉴스에서 떠들석했기에 그나마 기억에 남던 나라 아프가니스탄.  그저 그들의 행위에 분노하며 바라본 나라일뿐 그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그런 나라였다.

 

오늘, 그 나라에 대해 새로운 것을 갖게 되었다.  분노와 슬픔. 그런것들이 뒤섞인 안타까움의 아픔이었다.  한권의 소설을 통해 그 나라의 역사와 삶을 돌이켜보며 그들의 아픔이 눈에 박히듯 새겨져 온다.  그중에서도 난민들.. 수많은 전쟁과 정권의 교체, 내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핍박받아온 폐허속에서의 난민들의 삶에 책은 촛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여성들의 아픈 삶에 대해.

 

1960년대부터 시작된 소설은 바로 얼마전까지의 아프가니스탄속에서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다섯살의 소녀 '마리암'에게서 시작된 소설은 마리암과 20년의 차이가 나는 '라일라'를 오가며 전쟁과 내전속의 불안하고 위험한 시대속에서의 여성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하라미(아비없는 자식)'으로 태어나 도시의 바닥에서 시작된 어린시절을 거쳐 나이많은 구두공 '라시드'에게 시집가고 계속된 유산으로 아이를 낳지 못하게 된 그녀가 당하는 학대와 수모속에서도 그저 그 시대의 여자들에게 주어진 삶을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마리암의 대부분의 삶은 슬픔 그 자체였다.  그녀의 죽음후에 그녀에게 가장 큰 상처였던 아버지의 후회섞인 통한의 편짓글을 읽으며 조금만 더 일찍 그녀가 읽었더라면 그녀에게도 태양이 깃든 삶을 한조각 찾을수 있지 않았을까 하며 안타까워해본다.

 

그에 반해 타리크와의 사랑을 키우며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행복한 어린시절을 보냈던 '라일라'의 삶이 불안정한 내전속의 포화와 함께 들려온 타리크의 죽음의 소식, 그리고 뱃속에 들어선 아이를 위해 그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구두공 '라시드'와의 결혼으로 시작된 슬픈 여자의 삶이 또다른 아픔으로 다가온다. 

 

마리암과 라일라.. 서로 다른 환경속에서 자라났지만 같은 운명으로 살아가게 된 두 여자의 우정과 사랑을 지켜보며 가슴이 뭉클해진다.  자신을 위한것이 아닌 라일라의 죽음을 막기위한 그녀의 선택이 불러오는 그녀의 죽음을 바라보며 잡초같은 삶으로 태어났지만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은 사람으로 세상을 떠나며 소망하는 많은 작은 것들이 그녀에게 조금만이라도 주어지지 못함이 결국은 눈물을 터트리고야 만다.

 

같은 땅을 밟으며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서로 다른 이념과 욕심으로 인해 고통받는 모습을 바라보며, 그리고 나와 같은 모습을 한 여성들의 핍박속에서의 안타까운 삶을 바라보며 그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내는 그 두 여자의 우정속에 이렇듯 큰 감동을 풀어낸 작가의 솜씨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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