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북소리
웨인 W. 다이어 지음, 김성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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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베스트셀러인 '행복한 이기주의자'라는 책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웨인 w. 다이어의 신작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전에는 살짝 걱정이 되었다.  그저 그런 자기계발서이면 어떡하나.. 이제 자기계발서는 그만 읽고 싶은데.. 하고.  다행히 읽어나가는 느낌은 심리치료를 하는듯한, 한명의 심리학자가 들려주는 현인들의 지혜가 가득담긴 이야기였다.  한개의 테마 마지막에 붙어있는 바다빛의 요약되어 있는 메모만이 자기계발서의 느낌을 전해줄뿐 다른부분은 심리학 산문집의 느낌이었다.

 

이 책은 저자인 웨인을 비롯해 41명의 현인들이 남긴 글귀를 풀어놓고 이야기를 들려준다.

수학자며 철학자였던 피타고라스에서 출발해서 레오나르도 다빈지, 미켈란젤로, 마더 데레사, 공자, 부처에 이어 많은 현인들과 조지 버나드쇼에 이르기까지  41명이 말해주는 지혜의 글들.   책을 꽤나 빨리 읽는 나이지만 진도는 쉬이 나아가지 않는다.

한명한명의 글이 마음속에 파고들어오며 되새기게 만든다.  그 어느 하나도 소홀할수 없어 몇번이고 다시금 읽어보았다.

 

그 첫번째.. 나를 위한 지혜

마음이란 연못과 같다.  수면에서는 온갖 파문이 일지만 그것은 연못의 일부일 뿐이다.  진정한 연못은 고요가 있는, 수면 아래 깊은 곳이다.  우리 마음도 마찬가지다.  15쪽.

나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첫번째 지혜에서는 자유에 관해 이야기를 해준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을 얻기위한 내 자유의지들.  모든것은 내가 바라는대로 된다!

 

그 두번째.. 나와 너를 위한 지혜

해독제는 용서이다. 용서는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  만약 용서가 평생 동안 싸워야 할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이라고 믿는다면, 진실은 그 반대라고 나는 제안한다. 103쪽

나는 미워하는 사람이 많다.  마음속에 미움이나 원망을 담고 있으면 가장 힘든것은 나 자신일게다.  블레이크가 말한대로 분노와 미움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으면 생겨나는것은 독있는 열매뿐이다.  상대를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해서 용서라는 해독제를 사용해보자.

내 마음의 편가르기는 상대방이 아닌 내 삶을 두갈래로 찢어놓을수도 있으니까.

 

그 세번째.. 세상을 위한 지혜

먼 훗날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185쪽

프로스트는 자신의 길을 선택하여 살았던 삶은 결국 모든 것을 달라지게 한다고 말한다.  사실 이게 세상을 위한 지혜인지는 모르겠다. 오히려 나를 위한 지혜에 가깝지 않을까.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내가 진정 원하는 길이 어떤 것인지.  인생은 다시 되돌아나와서 다시금 걸어갈 수는 없는것이니까.  결심하라, 그러면 마음이 뜨거워진다.  시작하라, 그러면 그 일이 이루어 진다- 괴테. 파우스트 중

 

그 네번째.. 깨달음의 지혜

너무 높아 이룰 수 없는 목표보다 더 위험한 것은 너무 낮아 손에 닿아 버리는 목표이다. 242쪽 미켈란젤로.  손에 닿는 희망은 위험하다고 미켈란젤로는 이야기한다.  목표를 높이 가지고 한계를 따지면 얻는 것은 한계뿐이라고 말한다.  나도 이제 시작이다.  늦은것도 없고, 힘들것도 없다. 삶을 즐기며 더 높은곳을 보자.

 

41명이 들려주는 삶의 지혜.  그들이 하나하나 남겨준 주옥같은 글귀들을 보며 참 많은것을 생각하게 한 책이었던것 같다.  가끔씩 틈을 내어 되새겨 읽어보아야 겠다.

내 마음속에도 책속의 지혜가 깃들어 삶이 빠르고 강하게 고동칠수 있도록 바라며.

 

두려움(fear)이라는 단어는 '진실이라고 밝혀진 잘못된 증거(False Evidence Appearing Real)'라는 글귀와, '모든것을 잊고 뛰어라(Forget Everything And Run)'라는 글귀로 풀어쓸수 있다.  실패할수 있다는 환상, 그리고 실패란 가치 없는 것이라는 환상으로 받아들여 삶을 살겠는가 아니면 실패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그것을 극복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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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과 마법의 별 1
데이브 배리.리들리 피어슨 지음, 공보경 옮김, 그렉 콜 삽화 / 노블마인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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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즘 다시 피터팬이 유행을 탄다.  얼마전 100년만에 부활한 피터팬의 공식속편이라는 '돌아온 피터팬'이 출간되더니 이번엔 피터팬 탄생 이전의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덕분에 오랫만에 피터팬 원작 완역본과 돌아온 피터팬에 이어, 이번 마법의 별까지 세가지 이야기가 책장에 자리잡게 되었다.

전집이나 시리즈물들을 읽는것 만큼이나 모으는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저 기쁠수 밖에.

 

이 책 '피터팬과 마법의 별'은 우리의 피터팬과 아이들이 어떻게 전설의 이야기가 되어 남을수 있었는지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피터팬의 전편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후크선장이 왜 한쪽 팔을 잃어버렸는지, 팅커벨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인어의 탄생과 더불어 많은 이야기를 알려준다.

가장 중요한 피터팬이 왜 나이를 먹지않는 소년으로 영원히 살게되었는가에 대해서도 물론.

 

그 모든 일들을 일어나게 해준 '마법의 별가루'를 지키기 위한 모험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책 '피터팬과 마법의 별'은 읽는 내내 판타지 특유의 흡입력으로 나를 빨아들였다.

'런둔'-런던의 오타인지 알았더니 아니더라-의 왕에게 노예로 바쳐지기 위해 피터와 4명의 고아소년이 '네버랜드호'에 오르게 되고 항해와 함께 이야기는 시작된다.

마법의 가루가 담긴 트렁크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서 해적과 별지킴이, 섬의 원주민, 그리고 인어들까지.  그들의 절대 놓칠수 없는 추격과 수많은 전투가 벌어지는데,,,

 

독특한 상상력과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전개는 나를 책속으로 빨아들이기 충분했다.  하지만 몇가지 아쉬움도 많이 남는 책이었기도 하다.

책의 초반에 삽입되어 있는 불필요할만치 자세한 성관계의 묘사가 동화책에 꼭 필요했을까..? 

아이가 이 책을 읽으며 묻는다면 뭐라고 설명해 주어야 할지.. 난감한 부분이 아니었던가 싶다.

그리고 등장하는 이들이 보이는 트렁크에 대한 너무나 집요한 욕심들..  사람들 마음속의 잔혹함과 이기심을 들여다본듯 해서 씁쓸하기도 했다.

또한 후크선장을 너무 고약하고 더럽고, 추한 악인으로만 묘사한듯도 해서 '돌아온 피터팬'의 후크선장과는 너무 대조적이 되어버렸다.  물론 세편의 이야기가 작가가 모두 다르니 어쩔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흥미로웠던 판타지임에는 틀림없는것 같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이 전설인것만 같은가?  미켈란젤로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천재적인 예술혼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아는가?...  모른다면 읽어보라.  그들도 마법의 별가루를 애용한 사람들이었으니 말이다.

과거로 되돌아가 현세의 인물들을 동화로 변형시킨 상상력이 가득찬 책... 아쉬움은 있지만 나름대로 즐거운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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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세상을 바꾸다 - 나와 회사를 변화시키는 블로그 마케팅 노하우
로버트 스코블.셸 이스라엘 지음, 홍성준.나준희 옮김 / 체온365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제목때문에 흥미가 이끌려 읽게 된 책이다.

나는 싸이월드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정감이 가지 않는다고 할까?

이쁜 글귀와 사진들이 주를 이루고, 일촌시스템으로 번져나가는.

하지만 내겐 너무 낯설기만 했다.  그리고 제일 큰 이유는 시간을 너무 잡아먹는다는 것이었다.  뭐 그건 블로그도 마찬가지 지만.  그래서인지 내 블로그는 썰렁하기 그지없다.

 

몇달동안 거의 변화라고는 없던 싸이의 홈페이지를 사용하다가 네이버로 이사온지 이제 반년이 조금 더 지났다.  그러면서 느낀건 역시 싸이보다는 블로그가 좋다는 게다.

포털사이트에서 만들어진곳이라 여러 자료를 검색하기도 쉽고,  왠지 사람냄새도 나는것 같고, 친구들이나 동생들이 많은 싸이보다도 블로그의 낯선 이들이 더 정감이 느껴지곤 한다.

물론 블로그가 더 좋았던건 내가 좋아하는 까페가 있기에 그럴지도 모르지만.

 

이 책 '블로그, 세상을 바꾸다'는 내게 이런 저런 흥미를 많이 불러 일으켰던 책이다.

요즘 블로그와 까페들에서 시작된 창업이나 책들이 자주 등장하곤 한다.

그런것들을 주변에서 접하게 되며 나도 무언가 이쁜 블로그를 만들수 있는 비밀을 한가지 캘수 있을까 하는 욕심이었달까.

 

하지만 책은 내가 원하던 블로깅이 아니었다.  이 책은 개인 블로그보다는 기업의 이야기가 풀어져 있다.  내겐 아주 '악덕기업'의 이미지가 새겨져 있는 MS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여러 기업들의 고객접근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리고 그들이 왜 블로깅을 해야 하는지, 블로그의 장점과 단점등을 이야기 해준다.

 

블로깅의 가장 큰 장점은 누가 뭐래도 '입소문' 일게다.

책에도 언급되듯 "블로깅은 정말 스테로이드를 먹고 덩치 커진 입소문이다.  스테로이드가 수많은 스캔들을 낳는 메이저리그 스포츠에서와는 달리 블로깅에서는 덩치 커진 입소문이 되어 신용과 열정, 고객 복음주의를 낳게 된다. "  68쪽

블로그, 혹은 까페로 이어진 창업등이 그 좋은 예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반대로 가장 큰 단점은 역시 '시간'이다.

싸이보다는 덜 들어가는것 같지만 역시 블로깅은 시간을 잡아먹는 괴물임에 틀림없다.

컴퓨터 사용 시간 줄이기가 내가 품은 하나의 새해 목표이니 말이다.  그다지 시간을 투자하는 나에게도 시간먹는 괴물일진대 예쁜 블로그를 만들어가는 이들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할까.  가끔은 나도 예쁘게 만들어보고는 싶지만 게으름과 귀차니즘의 압박은 타고난 태생인지라 포기해야 할듯 싶다. 

 

저자가 외국인이라서인지 실상 내게는 그다지 와닿는 이야기가 없었다.

조금 지루하기도 했고, 무언가 아쉬움만 묻어나는 책이었다.

그나마 맨 뒷쪽의 특별부록에 있는 '한국에서의 블로그'가 가장 읽기 좋은 부분이었으니 말이다.   아무래도 예쁜 블로그를 만들기라던가 손님이 많이 오게 하는 비법등의 기술을 배우려던 것은 포기해야 하나보다.

 

 

모든 진실은 세 가지 단계를 거친다.  첫째는 조롱이고, 둘째는 거센 반발이며, 세번째는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7쪽

 

송두리째 변하는 것은 없어요.  무언가가 변했고 그것이 다른 모든 것에 영향을 주는 것이죠.  인생 역시 마찬가집니다.  사람들은 같은 곳에서 같은 일을 하러 가죠.  모든게 변하는 일은 없습니다.  무언가가 변했고, 그 어떤것이 큰 영향을 줄 뿐이에요.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인생은 계속되는 겁니다.  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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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비타민
한순구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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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보면 피식 웃음이 나온다.  마치 뼈다귀를 낚시줄에 매달아 개를 훈련시키듯이 돈을 묶어놓고 사람으로 하여금 수레를 끌게 한다.
역시 현대사회에서 돈은 중요한 수단임에 틀림없다.
 
경제학이라는 것은 오랜 시간을 두고 실험을 해봐야 결과가 나타나는 것인데 경제를 가지고 함부로 실험을 할수는 없고.. 그렇기에 무엇이 정답이라고 말하기는 참 어려운 것이라는 프롤로그에서 시작해서 이 책은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23개의 테마를 나누어 경제학 이야기를 해주는데.. 우리의 일상생활속에서 조금씩 경제의 개념을 이야기해준다.
그렇기에 아주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이 사람 강의. 참 재밋을것 같다는 생각을 잠시 가져 본다.
 
# 세상에서 가장 쉬운것은 '공부'이다.
그래 그렇다.  요즘들어 생각해보면 공부처럼 쉬운게 없다.  나는 예술쪽에 소질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몸이 약해 운동으로는 더더욱 성공할 수 없다.  뭐,, 나이도 이미 늦어버렸지만 말이다.  저자는 '공부'라는 것을 예를 들어 경제학의 개념을 서두에서 이야기 한다.
공부를 해서 성공하는 것이 운동으로 성공하는 것에 비해 몇배 더 쉬운가.  샐러리맨들이 직장을 떠나지 못하는 수입의 원리라던가, 서울대생이 될 수 있는 학군의 확율, 그들의 출세하는 이야기등..   어찌보면 사회의 여러가지 문제일수도 있지만 저자는 경제학자의 관점에서 사회를 빗대어 비판과 함께 개념을 잡아준다.
 
# 못된 정치는 호랑이 보다 무섭다.
경제학은 돈을 이용해서 진실을 밝히고 사회를 맑게 만드는 것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206쪽
호랑이 한마리가 평생 물어죽이는 사람의 숫자보다 나쁜 정치가의 그릇된 방향으로 1년에 수천명, 아니 수만명도 간단히 죽일 수 있다.
경제학 개념이 정확히 잡혀 있지 않다면 호랑이 앞에 사람을 앉혀다 놓는것과 같지 않을까.
매사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경영학부와 냉철하고 비판적인 판단력에 바탕을 둔 경제학부와의 장단점으로 경세제민까지는 못되더라도 내 가정 하나라도 잘 꾸려 나가야 겠다는 생각을 잠시 가져본다.
 
# 인간은 자신의 돈이라면 함부로 쓰지 않는다.
책속에서 저자가 아이에게 장난감 대신 동그라미를 주기로 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상벌,, 당근과 채칙의 활용으로 우리는 말잘 들는 아이에게 장난감이나 과자를 사준다.  그럼 아이는 가게에 갔을때 더 좋은것, 더 비싼것을 사달라고 막무가내로 떼를 쓴다. 
저자가 선택한 방법인 동그라미.  착한일을 하면 동그라미 하나, 시험점수가 좋으면 동그라미 다섯, 어린이날과 생일엔 동그라미 50개.  그 동그라미 하나가 500원이란다.
그 동그라미로 물건을 사게하는데.. 예전엔 떼쓰고 드러눕던 녀석이 장난감 하나를 사는데도 오랜 고민과 고민끝에 결정을 한다고 한다.  자기가 애써 번 동그라미를 함부로 쓸수 없다는 게다.  나도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꼭 써먹어 봐야겠다.
 
# 이 책 정말 경제학 책 맞아?
어찌보면 딱딱하고 지루하기만 할 경제학.. 요즘은 경제학 책들이 참 쉽게 접할 수 있게 나오는 것 같다.  얼마전 읽었던 여자 경제학도 그랬고, 이 책도 그렇다.
전문적인 교과서가 아니라 그럴수도 있겠지만 요즘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게 모든것이 현대 생활과 연관을 지어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궂이 경제학에 관한 개념을 잡기 위해서가 아니라도 살아가는 데 상큼한 비타민 한알 먹는것처럼 생활상식 하나 먹는 기분으로 읽으면 좋을듯 하다.
 
마지막으로 책을 덮으며 한가지 마음 먹었던 것은 시간을 아끼자는 것이었다.
저자의 교수가 한국에 방문했을때 공항에서도, 차안에서도 짜투리 시간 내내 10분이라도 책을 입고 공부하는 모습이었다.  50이 넘은 나이에도 10분을 아껴가며 공부하는 모습. 참 인상적이었다.  나는 지금도 10분동안 인터넷 서핑에 빠져 있지 않았던가.  새해의 첫 목적이기도 했던 마음가짐이 흩트러진것을 다시금 굳게 잡아야 하겠다.
 
 
거짓말을 하는 모든 사람이 자신은 거짓말을 할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1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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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 랜덤하우스 히가시노 게이고 문학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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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편지같은걸 쓰지 말아야 했습니다....

 

 

이 책은 129회 나오키상 후보작이었으며, '용의자 x의 헌신'으로 134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다. 

나는 아직 '용의자 x의 헌신'을 읽어보지 못했다.  내가 만났던 히가시노 게이고는 '비밀'에 이어 '편지'로 만난 작가이다.  이 책을 읽고나니 미스터리 작가로서의 그의 모습도 느껴보고 싶어진다.

 

이 책은 미스터리 추리물이 아니다.  비밀처럼 감성소설이라고 해야하나?

처음 형의 편지로부터 눈물을 방울방울 떨어뜨리게 하더니.. 결국 책의 마지막부분의 편지에서 눈이 붓도록 울어버렸다.

감동의 눈물이 아닌, 처음은 형이 느낀 죄책감이 전해져오는 아픔의 눈물이었고.. 마지막의 편지는 그가 뉘우침에서 써왔던 편지들이 오히려 많은이들을 더 아프게했음을 깨달아버린 비통함이 전해져와서 울어버렸다.

 

가족이라고는 형과, 동생.. 단 둘이 남겨지고.  어머니가 돌아가시며 생계를 이어나가야 했기에-딱히 공부를 하고싶어 하지도 않았다. - 배운것도 없고, 그러다보니 체력으로만 일할수 있는 직업을 택할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몸을 다치게 되자 할 수 있는것이 아무것도 없었고 동생이 대학에 진학할수 있도록 학비를 구하기 위해 형은 도둑질을 결심한다.

봐두었던 집으로 들어가 목적하던 돈도 수중에 넣었지만, 잠시 머뭇대다가 집 주인인 할머니에게 들키고.. 자신도 모르게 살인을 저지르고 만다.

이 책은 이렇게 시작했다.

 

글쎄 나는 그랬다.

사람이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특히 살인이나, 강도강간등의 강력범죄에는  더더욱.

-당연한거 아니야?  그 사람으로 인해 상처입은 피해자와 그 가족을 생각해봐.  죽여도 시원찮아!

그래. 그랬다.

 

헌데,, 이 책은 피해자가 아니다. 가해자와 그 가족에 관한 이야기다.

얼떨결에 살인을 저지르고 살인자가 되어버린 남자. 그리고 그 남자의 동생이 현실에서 차별과 편견속에서 살아가는. 그런 이야기다.

실수이던, 의도적이든.. 잘못은 잘못인게다. 

아무리 뉘우치고 뉘우쳐도.. 피해자는 죽고, 그 가족은 지워질 수 없는 아픔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나는 여태 그쪽만 보아왔다... 하지만 이 책은 그 반대의 가족의 삶을 그려내었다.

자신이 저지른 죄가 아님에도 평생을 따라붙는 '살인자의 동생' 이라는 굴레.

학교도 그만두어야 했고, 사랑도 이루어지지 못했고, 아내도, 심지어 자신의 딸까지 '살인자의 가족'이 되어 편견속의 삶을 살아야만 했다.

무엇을 선택하더라도 그 죄의 굴레가 조여와 다시금 삶에서 밀어내고, 또 도망치고, 또 밀려나고...

 

이걸 얻으려면 저걸 얻을 수 없다.  인생이란 뭔가를 선택하는 대신 다른 뭔가를 버리는 일의 반복이다.  208쪽

결국 그는 형을 버리고 만다.  어떤일에도 그냥 도망만 치던 그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겪어왔던 편견의 삶을 아내와 딸에게는 안기고 싶지않아 형에게 다시는 편지를 쓰지말라며 인연을 끊겠노라 마지막 편지를 보낸다.

책의 앞쪽에서 그가 당해왔던 차별과 편견을 보면서 세상의 혹독함에 - 아니 어쩌면 차별은 당연한것이 아니냐는듯, 그 차별과 편견의 맨앞에 서있었던것은 아마도 나였으리라- 안타까워 하던 나였지만 동생의 결정을 말리고 싶어하는 내모습이 보였다. 

 

그렇게 가족을 지켰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던중 자신의 딸이 누군가에 의해 다치게 되는 사고가 생기고, 그 가해자의 가족을 바라보며 그는 그제서야 형이 저지른 잘못을 빌기위해, 그리고 형이 늘 바랬던 분향을 하기 위해 죽은 할머니의 집을 찾아간다.

이젠 모두 끝내자는 피해자 가족과의 대화, 그리고 그곳에 보내진 많은 형의 편지들.

.....

동생이 형제의 인연을 끊겠답니다.  제가 출소한 뒤에도 연락을 하지 말아달라고 했습니다.  그 편지를 읽을 때 제가 받은 충격을 짐작하실지.  동생한테 절연을 당해서 충격을 받은 게 아닙니다.  오랜 세월 동안 저라는 존재가 동생한테 계속 고통을 주어왔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동생이 이런 편지를 쓸 때까지 눈치 채지 못한 저의 어리석음 때문에 죽고 싶을 정도로 제 자신이 혐오스러웠습니다.   저는 편지같은걸 쓰지 말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깨달았습니다.  오가타씨에게 보낸 편지도 아마 틀림없이 오가타 씨에게는 범인의 자기만족에 불과한 불쾌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을 거란 사실을.  그걸 사죄하고 싶어 이렇게 편지를 썼습니다.  물론 이 편지가 마지막이 될 것 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형의 마지막 편지 중에서.

 

책을 덮고난 후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어야만 했다.

무엇이 옳은것인지.  내가 생각해왔던 죄와, 죗값을 치루는 것....  그 모든것이 엉망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거울을 쳐다보았다.  퉁퉁 부어버린 눈을 보며 피식 웃으며 책을 덮어둔다.

이사람 참...  좋은 작가다.

 

 

형-나오키는 마음속으로 형을 불렀다.

형, 우린 왜 태어난걸까...

형, 우리도 행복해질 수 있는 날이 올까?  우리가 서로 마주앉아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올까?  둘이서 어머니께 밤을 까드리던 그때처럼....  4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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