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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한번인.생
조대연 지음, 소복이 그림 / 녹색문고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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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을까?  

책 표지와 서문을 읽으며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며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이.

예전에 책을 읽을 때는 서문이고 차례고 다 건너뛰고 내용만 홀랑 읽고, 심지어 후기도 안 읽었었습니다. 저자의 의도, 책의 목적을 알기는 쉬웠으나, 그 만큼 흥미진진함은 감소한 듯 합니다. 어떤 내용일지 예측하고, 예측한 것이 맞아들어가는 즐거움만큼, 예상못한 것과 마주치는 즐거움을 떨어져나갔죠.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되찾고자 내용부터 읽고 싶은데... ... 버릇이 들어 쉽지 않네요.

그래서 이번에 받은 [딱한번 인.생]도 언제 생긴 버릇인지 모르는 표지와 서문으로 이 책이 쓰여진 이유를 파악한 다음 읽었습니다. 표지도, 서문도 보지말고 읽기 시작할 걸 후회하면서요. 책 속의 풍부한 일러스트들은 예측 외여서, 내용을 예측하지 않았더라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서문으로 주제를 파악했기에, 무의식적으로 주제에 맞는 이야기를 펼쳐놨나 감시하려고 해서, 감동받고 되새길 문구들을 많이 놓친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아무튼 서문에서 저자들은 1000명 중 한명만이 될 수 있다는 부자에 대하여 말하며 기적적으로 태어나서 999명이 될 것이 뻔한 인생에 뛰어들겠냐고 묻습니다. 아무리 몸부림쳐도 1000명 중 한 명 밖에 못 되는 그 부자되기를 인생의 목표로 삼아서, 5천조분의 1의 확률로 태어난 사람이 999명의 들러리, 평범씨로 인생을 보낼 것이냐고. 

[딱한번 인.생]은 '어디에나 있고 그래서 아무 데도 없는 사람'인 것 같은 평범씨의 인생을 보여줍니다. '울며 태어나서 비슷한 돌잔치를 거치고, 공부해서 진학하고 1000분의 1로 이뤄지는 부자되기 꿈을 꾸며 살아가다가 똑같은 평범한 삶을 자녀에게 물려주고 죽으므로 흩어지는' 인생을 말입니다. 

그러나 그 평범한 인생 속에서 개별적인 독특함이 있다는 것 또한 알려줍니다. 예를 들어 최초의 기억같은 것이죠. 비록 살면서 분명치 않아지고 변화할런지는 모르지만,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독특한 것이죠. 누군가는 책 속 평범씨처럼 보라색 혹은 파란색 나팔꽃일테고 누구는 저처럼 소복의 하얀 색깔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충고합니다. 직접적으로는 아니지만, 평범씨의 인생을 나열하는 문구 사이 사이에서 충고합니다. 1명만 이룰 수 있는 꿈을 꾸며 비슷한 양의 음식을 먹고, 비슷한 시간을 공부하고, 비슷한 시간을 일하며, 비슷한 물건을 사기 위해 애쓴는 999명의 인생을 보내지 말라고요. 1000명 중 딱 한 명만 이룰 수 있는 인생을 꿈꾸며 '천 명(혹은 999명)의 인생'을 살지 말고, 각각 다른 1000명의 기적같은 '딱한번 인.생' 을 살라고요.   

'평범한 인생도 특별하고 소중하다'라고 말해주는 책을 좋아하지만, '특별하고 소중해야 할 인생을 평범한 인생으로 만들지 말라'고 하는 이런 책도 좋네요. '남들처럼은 살아야지'라는 강박관념이 생겨날 때 펴보면 좋을 듯합니다. 특별한 인생을 살겠다는 기특한 결심은 못해도 '이미 남들만큼 살고 있어'하고 만족하게 만들어 줄 것 같아요.

 

 뱀다리 하나 ;  "죽은 뒤에도 나는 여전히 나일까?"란 문구가 나온 순간 오싹~ 어떤 작가가 한 말인 지 모르지만 나 역시 "지옥에 떨어져도 좋으니 정말로 천국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합니다. 나만 두려워하며 한밤중에 잠에서 깨어나 덜덜 떠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한다는 점에서 위안을 얻다가, 명확한 답변이 없음에 절망하기도. 차라리 광신자가 된다면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생각해보기도 한다.   

뱀다리 둘 ; 또 서평쓰다 날릴 뻔 했다. 별점을 주지 않았다는 건데... 하지만 제목 쓰기 전에 줬단 말이지!! -ㅁ-++ 다행히 임시 저장이 되어 있었길 망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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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두사의 시선>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메두사의 시선 - 예견하는 신화, 질주하는 과학, 성찰하는 철학
김용석 지음 / 푸른숲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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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두사의 시선]이란 제목도 의아했지만, 표지에 적힌 '예견하는 신화, 질주하는 과학, 성찰하는 철학'이라는 문구가 더 의아하게 느껴졌던 책이었습니다.
'예견하는', '질주하는', '성찰하는' 등의 문구는 각각 어울렸지만, 신화와 과학, 철학이 어울린다?
과학은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것에 대한 학문이고, 철학은 잘 알지 못하지만 머리 속 생각에 대한 것이라는 이미지가 있으며, 신화는 가장 이질적으로 그냥 '이야기'라 가위, 바위, 보와 같은 이미지 아닌가? 과학과 인문이 어울려야 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한다는 것은 사실 잘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 아니었나?
어떻게 섞일 수 있을까?란 궁금증은 1장인 메두사의 시선을 읽으면서 풀렸습니다.

1장 메두사의 시선은 그리스 신화의 메두사 이야기를 통해, 단 한가지의 통합된 이론을 추구하는 과학을 설명하고, 그 과학의 철학적 의미를 풀어놓습니다. 통합된 이론의 추구에 관해서는 학부 때 레포트로 나간 [과학의 종말 - '통합된 하나의 이론으로 모든 것을 설명함으로써 과학에 종말이 올 것이냐에 대한 토론 이야기'로 알고 있는... 초반에 읽다 나가떨어져서 ㅜㅜ] 때문에 알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메두사의 시선으로 설명한 부분이 꽤 재밌었습니다. 메두사는 시선으로 모든 것을 돌로 만드는 데, 페르세우스가 이 메두사의 머리를 잘라 학문과 기예(기술)의 여신인 아테나에게 바칩니다. 여신은 그 머리를 자신의 방패에 매다는데, 여기서 '예견하는'이라는 단어가 맞아들어가게 되더군요. 어떤 분야의 과학이든 모든 것을 아우르는 하나의 법칙을 발견하고자 애씁니다. 저자는 과학자들이 찾고자 하는 '모든 것을 아우르는 법칙'을 '모든 것을 돌(혹은 수정)로 만드는 메두사의 시선'이라고 말합니다. 아테나의 방패에 메두사의 머리가 붙게 되는 것은 과학의 표면에는 '하나의 법칙'을 추구하는 특성이 있다고 예견하는 것으로 설명하지요.

1장의 이런 이야기들(저자는 '에세이'라고 말합니다.)이 12장까지 이어집니다.
각 장의 소제목으로 각 에세이가 무엇을 말하는지를 정리해서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5장 크로노스와 서사 권력의 소제목들은 '크로노스는 무엇을 삼켰나/자연적 시간/서사적 시간/'서사 권력'에의 의지'인데 이 소제목에 따라 에세이가 진행됩니다.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의 아버지 크로노스는 자신의 아버지처럼 자식에게 제거당할 것이 두려워 태어나는 아들, 딸 들을 삼키는 내용과 그리고 그 신화가 상징하는 내용에 대한 것이 첫 번째(현재를 유지하기 위한 미래 시간을 삼킨다는 자연적 시간에 대한 철학적인 이야기), 과학에서 말하는 시간에 대한 내용이 두 번째, 그러나 크로노스는 불노불사이므로 미래시간이 가져올 죽음을 두려워해 자식을 삼킨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서사(이야기) -혹은 권력'의 유지를 위해 자식들을 먹었다는 해석이 세 번째, 그리고 그 서사 권력(서사적 시간)에 대한 이야기가 네 번째 이야기입니다. 이 연속적인 내용들을 통해 시간이 신화적, 자연적(과학적), 철학적으로 어떻게 해석되는지, 그리고 시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내용이 예상했던 것만큼 어려워서, 소제목들이 각 장의 내용을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저자는 사족이라면서도 서문을 달아 놓았습니다. 서문을 통해 '생각하는' 실험을 보여주므로 이야기처럼 읽으라고 충고합니다. 이야기처럼 읽기 쉽게 하려고 주석, 각주를 다 빼놓았다고... ... 물론 그 의도대로 꾸준히 읽긴했지만, 이름이 나온 철학자나 이론, 과학자들이 뭐하는 사람들인지 몰라 답답한 면이 좀 있었습니다. 언젠가 어린이 책에 주석을 너무 잘 달아놔서 탐구심을 깍아내린다고 주석따위 없어야 한다고 투덜거린 적이 있는데, 직접 당해보니 대략 남감이네요.^^; 서문에서 미리 고려했다는 말이 없었으면, 읽으면서 어려운데 주석도 없는 불친절한 책이라고 생각했을 듯 합니다.

신화는 어렸을 적부터 접했던 이야기라 쉬웠고, 과학 이론도 그럭저럭 따라갈 수 있었는데 철학은 낯설어서인지 많이 어려웠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였던 신화와 익숙한 과학 이론으로 이토록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과학자들이 내놓는 이론 이면에 철학이 있었고, 또 고대부터 철학자와 과학자가 같은 사람인 경우가 많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 곳도 좋구요.
그러나 어려웠기에 서평도 결국 기한이 지나서야 쓸 수 있었네요. ㅠㅠ  


원래 철학 서적을 즐겨 읽거나 철학에 관심이 있다면 독특한 책이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신화는 둘째치고 과학은 철학에 쉽게 어울리는 소재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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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도서로 받은 [메두사의 시선]   

철학이라고 해서 겁을 먹었더랬다. 시어머니께서 선물해주신 쇼펜하우어의 [사랑은 없다]도 진도를 못 빼고 있는 상태였으니 말이다(엉뚱한데 열폭하고 있었다. 18세(?)인데 전공바꾸기에 늦었다고라?!-ㅁ-+++).   

그러나 서평을 해야하니 겁 먹은 건 둘째치고 일단 읽어야지 어쩌겠나. 그러나 제목과 동일한 첫 장 [메두사의 시선]을 읽으며 난 옛 악몽(?)을 떠올려야 했다. 대학 학부 2학년 때였나... 약리학 교수님이 독후감을 써 오는 것을 레포트로 내셨다. 책의 제목은 [과학의 종말] -_-;;; 교수님은 대학생으로서 폭넓은 과학교양을 쌓아야 한다는 신념 하에 그런 레포트를 내셨지만 책을 구입해 읽기 시작한 나는 머리를 싸매쥐어야 했다. 지금처럼 다양한 독서를 해 온 것이 아니라 교과서와 참고서, 대중소설로 치우쳐 있던 때라 기본 지식 자체가 없어서 엄청 헤매면서 책을 읽었었다. 그놈의 책은 글씨가 어찌나 많은지 읽어도 읽어도 줄지를 않았고... ... 레포트 제출 시기가 다가오자 나는 두손들고 항복한 후 독후감-아니 고백-을 썼다. '서문을 보니 모든 과학을 아우르는 하나의 법칙을 찾는 내용인 것 같긴 한데... 솔직히 너무 어려워서 다 읽지도 못했고 읽은 부분도 이해할 수 없었다.(ㅠㅠ)'라고. 직접 읽으려고 안간힘 쓴 것을 인정해 주셨는지 레포트 점수는 괜찮았다. 그러나 과학 서적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는 데 시간이 꽤 걸려야 했다... ... 

메두사의 시선에서 악몽같은 [과학의 종말]을 떠올린 까닭... ...  

그것은 바로 메두사의 시선과 과학의 종말에서 말하는 것이 같았기 때문이었다. 메두사의 시선은 신화에서는 모든 것을 돌로 만드는 시선이고 과학에서는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하나의 법칙 즉, 과학의 종말을 이끄는 법칙이이니까. 모든 것을 돌로 만드는 메두사의 시선이 결국에는 지식을 상징하는 아테나의 방패에 달리게 된 것처럼 과학은 본질적으로 모든 것을 아우르는 법칙을 추구한다는 내용이 과거의 [과학의 종말]을 떠올리게 만든 것이다.   

그때는 잘 모르고 어려서 결국 항복을 선언했지만, 이번에는 끈질기게 붙잡고 다 읽고 나서 서평을 쓸 결심이다. 서평 마감까지 2일 남았는데... 1. 메두사의 시선 부분은 과거의 경험 덕에 잘 넘어갔는데 2. 에로스와 철학의 화살부터는 다시 어려움의 시작이다. 신화를 잘 안다고 해도 이해될 상황은 아니구나만 처절하게 깨닫고 있을 뿐.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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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트(50pcs-Tin) 책에 손상을 주지 않는 얇은 책갈피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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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집 안팎을 돌아다니며(<-책갈피 읽어버리기 쉬움) 책을 읽는데 딱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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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자유를위한정치>를 읽고 리뷰를 남겨주세요.
빵과 자유를 위한 정치 - MB를 넘어, 김대중과 노무현을 넘어
손호철 지음 / 해피스토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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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때는 정치에 대해서 제대로 생각한 적이 없었습니다. 나와 관계 없는 세계라고 생각했었죠. 내가 사는 지역에서 누가 국회의원이 되든, 대통령이 되든 '나'와는 상관이 없었습니다. 하루 쉬는데 그 쉬는 목적이 투표라니까 - 그리고 돈 들여서 투표하는 거니까 - 투표는 꾸준히 했습니다만 스스로 생각을 하고 찍지는 않았습니다. 고민해가며 최선, 혹은 차악을 선택할 가치를 느끼지 못했으니까요.  

그러나 대학원에 들어가서 학내에서 벌어지는 '정치'를 실감하게 되자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뭐랄까 정치는 '나'와 상관없는 세계가 아니라 너무 밀접해서 옆에 있는 줄도 몰랐던 세계였습니다. 공기 중, 물 속에 우리 피부 표면과 몸 속에 무수히 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는데 그걸 인식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미생물들이 뭔가 문제(병)를 일으켜야 그 존재를 실감하는 것처럼 정치 역시 정치로 생긴 문제를 실감해서야 알게 되었던 것이죠.  

그렇게 존재를 알게 된 정치였고, 그렇게 정치의 존재를 깨달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게 되었지만 '나의 정치적 성향'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말하지 못했습니다. 한나라당으로 대변되는 보수측은 아닌 것이 분명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좋았지만, 2008대선에 열우당을 찍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민노당이냐하면 그들도 지지할 수 없기는 매한가지였습니다. 뭔가 딱 입맛에 맞는 지지처를 찾을 수 없었고, 왜 그런가 궁금해했는데 [빵과 자유를 위한 정치]를 읽고서야 지지처를 찾을 수 없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 부분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좀 짜증이 났습니다. 저 자신이 아리송한 상태였기에 정치학자의 분명한 태도를 보고 싶은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기대를 배신하더군요. 신랄한 반 MB도 아니고, 김대중/노무현 및 민주당도 비판하고, 그렇다고 민노당에 호의를 가진 것도 아니라서 '아 이 저자도 양쪽 다 나쁘다는 회색주의자거나 인터넷에서 말하는 쿨가이-냉소주의자-인가?'했더랬습니다. 그렇지만 저자는 왜 자신이 그런 상태가 되었는지를 분명하게 설명해주고 있었습니다. 덕택에 저 자신이 왜 아리송한 상태가 될 수 밖에 없는지, 지난 대선에서 MB를 당선되게 만들 것을 알면서도 민주당 후보를 지지할 수 없었는지 알게 되었구요. 

저자는 반대해야 할 것은 한나라당과 MB가 아니라 그들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 - 성장 위주, 무한경쟁 -,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다를 바 없는 '신자유주의' 세력이기 때문에 비판하고 있었고요. 한나라당과 MB야 비판 강도가 약하다는 생각에 그냥 저냥했지만 민주당에 대한 비판에 공감이 많이 갔습니다. 공감이 가다 못해 비판이 더 독했어야 했단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민주당에 대한 불만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후에조차 지지할 마음이 들지 않고 오히려 짜증이 날 정도였으니까요. 지금도 사실 지지하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한나라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 지지를 해줘야하나 아니면 소신껏 지지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만 떠 안겨놔서 더 원망스럽기만 하달까요('대중이 언제 광장으로 튀어나올지 모른다'면서도 저 같은 사람의 고민 끝의 선택이 결국 독이 되었다 평가하는 저자의 말을 듣자면 '소신껏 투표'가 적당할 것 같네요).

각 정권에 대한 분석도, 비판도, 상황에 대한 분석도 좋았습니다.  세종시 문제가 누구한테 이득이 될지에 대한 부분도 타당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좀 더 과격한, 속 시원한 비판을 보고싶었기에 다소 점잖은 비판에 실망하기도 했지만, 현재 정치를 누구에게 맡겨야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충분히 해결해주었습니다. 문제는 마지막 장인 '빵과 자유를 위한 정치를 위하여'의 처음에 언급한 것처럼 "낡은 것은 죽어가고 있는데 새로운 것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상태"라는 점입니다. 반-MB 혹은 반-신자유주의 연대의 중심 세력을 이뤄야 할 자들은 낡은 것 - 민주화 연대, 대중 계도 -이 물러가는 줄 모르고 집착하며, 새로운 것 - 반신자유주의 연대, 대중과의 소통 -을 만들어내지도 못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신문 등에 실렸던 칼럼과 정치평론을 모아 편집한 책이라 내용이 겹쳐지는 부분이 있는 점은 좀 아쉬웠고요. 그리고 신자유주의에 대해서 앞 부분과 내용 중간 중간 설명을 해주기는 했지만, 약간 부족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신자유주의가 어떻게 해서 김대중/노무현 정부와 MB 정부를 똑같이 평가하게 만들었는지, 어떻게 빈부격차를 심하게 만들어 놓는지 종합적으로 알려주는 부분이 있으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더 이해하기 쉽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전체적으로 정치에 관심은 있지만, 이론에는 문외한이라 제대로 읽을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내용이 쉬워서 좋았습니다.   

 

뱀다리 ;  마지막 장을 읽고 있자니 지속된 MB정권의 실정에도 요즘에는 대중이 반응을 안 보이는 것은 일종의 '포기'가 이뤄졌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차례(소고기 파동/ 노전대통령 사망) 광장으로 쏟아져 나와 대항할 힘을 주었는데도 대중이 원하는 것이 뭔지 알아보기는 커녕 그저 편승해서 편히 갈 궁리만 하는 야당(대안)에 아예 포기해서 '될대로 되라지. 이보다 더 나빠지겠어'라는 낙관적 무반응으로 대처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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