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디자인, 미술의 발견 - 작품은 어떻게 스토리가 되는가
김용주 지음 / 소동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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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주(지음)/ 소동출판사(펴냄)










디자인 작품은 어떻게 스토리가 되는 걸까? 부제가 넘 마음에 들었다. 올해 초 우리 지역에도 《이건희 컬렉션》을 관람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동시 진행하는 이 전시에 세 번 다녀왔다. 만약 해설사 선생님의 작품 설명이 없었더라면 그만한 흥미를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다. 작품에는 저마다의 스토리가 있다. 물론 최근에는 스토리를 완벽히 배제한 미니멀리즘 작품들도 많다.



각 미술관마다 정체성을 가지는 일은 중요하다. 국립 현대 미술관 전시 운영 & 디자인 기획관인 저자. 미술관 전시 디자이너는 어떤 일을 하는지도 궁금했다. 책은 국립현대미술관 전시된 작품들 2016년 이중섭, 백년의 신화에서 출발해서 2013년 정기용 건축 아카이브, 2014년 현대미술작가 최만린 외에도 국립청주 박물관 수장고, 통의동 온그라운드 갤러리 2024년 전시 작품과 2018 베네치아 건축 비엔날레 한국관의 장면까지 다채롭게 담았다. 한 편 한 편 들여다보면 그 비중에 압도되어 320페이지 분량의 책이 마치 3000페이지 분량의 무척 무게감 있게 다가온다.



저자가 직접 손으로 쓴 디자인 개념도와 직접 그리신 이중섭 전시 공간 구성도 등이 돋보였다. 미술관을 찾으면서도 몰랐다. 이렇게 치밀한 기획과 구성으로 전시된 작품들을 우리가 마주 대한다는 사실을!!!



베네치아의 자르디니 공원 내 한국관의 모습, 《국가 아방가르드의 유령》전시가 참 인상적이다. 국가라는 단어와 아방가르드라는 단어가 어떻게 동일 선상에 놓일 수 있는지부터 의문이었다. 디스플레이와 설치의 차이점은 최만린의 전시를 통해 깨닫게 된다. 그간 우리가 얼마나 많은 디스플레이를 보아왔는지를.... 건축은 결국 사람 안에 있다는 정지용 선생, 노무현 전 대통령의 거처를 설계하신 분.



콘텐츠는 왕이지만, 맥락은 신이다. p49

우와 이런 문장을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단순히 전시 디자인의 사례 나열, 저자의 경험 위주일 거라 생각했던 나의 예측과 달리 책은 내게 미술에 대한 감동과 더 알고 싶은 호기심, 신비로움을 전해주었다. 현대미술은 늘 어렵고, 고전 작품의 전시는 비하인드 스토리나 시대적 배경을 몰라서 어려웠 내게, 이제 미술 전시가 달라 보이는 순간이다. 이 감동을 함께 나누고 싶다.







출판사 협찬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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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팔마스는 없다
오성은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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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은 장편소설/ 은행나무 (펴냄)







기운 달과 함께 저물어가는 기억들. 시작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해가 끝나고 있다.

'생명의 빛은 언제나 한 방향으로만 맹목적이었다'라는 소개 글이 너무 와닿는 표지의 소설 라스팔마스는 없다.


'바다'가 '집'이자 '운명'이었던 남자가 있다.


알츠하이머 판정을 받은 후, 하루아침에 사라진 아버지를 찾아 헤매는 남자 이름은 규보. 한 원장에게서 전해 받은 아버지의 usb, 아버지가 쓴 글을 읽으며 규보는 무엇을 느끼게 될까? 아... 기름배를 모는 선장의 글쓰기라니 좀 의외다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원고는 선장 자신의 내면으로 걸어들어가고 세상과 화해하는 하나의 관문이었다. 어떤 방식이든 사람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취미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결국 바다를, 배를 이해하는 것이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는 길일까? 생각해 보았다.


바다는 늘 거기 있다. 물안개나 비구름이 잔뜩 낀 날에도 해일이 일고 태풍이 쓸고 간 뒤에도, 성질이 난 바다가 섬을 삼키려 들 때도 있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바다는 마음을 바꾸고 자리로 돌아가. 해를 보드랍게 어루만 지작 거리거나 투명한 물빛을 내어놓으며 이리 들어오라 하는 거야. p112


아버지의 글이 환상 속, 사람들의 증언이 현실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대서양 카나리아 간도 지도 상에 살아있는 라스팔마스


는 없는 섬인가? 소설이 주는 몽환적인 느낌이 있는 섬마저 지워버린다. 어쩌면 이름 자체로 사람들의 바람과 욕망이 만들어낸 허상일까.....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갈망처럼..... 이제는 아무도 찾지 않는 심지어 기능조차 모르는 필름 카메라를 떠올려본다. 가끔 어머니의 옛날 사진, 낡은 사진첩을 정리하다 보면 너무 낯선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마치 어머니는 어린 시절이 없었던 것처럼, 원해 어머니로 태어난 존재인 것처럼, 작품 속 규보도 그렇다. 아버지를 인정하고 조금씩 받아들이는 과정이 느리지만 무척 낯익다.



2023 우수출판 콘텐츠 선정작, 부산 영도에서 태어났다는 작가는 바다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어쩌면 작가는 경험하지 않은 것을 쓸 수 없다는 생각도 해본다. 본격 해양소설의 시작인 이 책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작가다.



덧. 어머니 혹은 아버지의 오래전 사진을 펼쳐 본 적 있나요? 아니면 오래된 흑백사진을 만날때의 기분은?

한번 펼쳐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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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레이션 : 세대란 무엇인가 - 사일런트, 베이비붐, X, 밀레니얼, Z, 알파 세대 그들은 대체 누구인가?
진 트웬지 지음, 이정민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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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트웬지(지음)/ 매일경제신문사









사일런트, 베이비붐, X, 밀레니얼, Z, 알파 세대.... 그들은 누구인가?



한 줄 평: 이 책은 이분법의 사고로 각 세대를 나누고 구별하는 책이 아니다. 함께 연대로 나아가기 위해 서로 알고 이해하는 책이다.





세대 변화 연구 분야 권위자이신 저자는 오랜 시간 세대 변화 연구를 바탕으로 강연하고 방송활동 및 집필을 이어오신 분야 전문가다. 내가 받은 가제본에는 Z세대에 대한 인식론이 먼저 서술된다.







각 세대가 나뉜 방식은 시간이 아니라 기술이다! 어떤 기술의 시대에 태어났는가가 당신을 나눈다. 단순히 나이가 같은 세대라는 의미를 넘어 나와 동시대 사람들이 어떤 기술을 사용했는가에 초점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책은 과학발전사, 인문학사, 인류학사와도 맥을 같이 한다. 물론 난 가제본을 통해 6부부터 읽었기 때문에 리뷰에서 각 세대를 정의하고 책을 요약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 같다. 그것은 정식 출간본 이후에 해도 될 작업이다.




책은 내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모든 세대는 저마다 살아온 시대의 기술+ 앞으로 비약적으로 더 발전할 시대로 함께 살아갈 동반자다. 무엇이 함께 살고 조화를 만들 수 있을까? 바로 각 세대 간 의미를 이해하고 서로 손잡아 주는 것 아닐까? 그것은 수년간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해온 저자의 책의 집필 의도와 도 같을 것이다. 정식 출간본은 또 얼마나 흥미로울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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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인문학 - 천재들의 놀이터, 2023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박중환 지음 / 한길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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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환(지음)/ 한길사(펴냄)










숲 놀이, 숲 체험, 산림욕, 맨발로 걷기 등 숲과 관련된 활동이 주목받는 시대다. 숲이 다시 사람들의 쉼터로 힐링 장소로 사랑받게 된 것은 이미 오래다. 그마저도 상품화되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지만, 그래도 숲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 나아가 지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사실에도 감사!!!






녹색은 사람의 피로를 덜어주는 색, 초록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인류의 원초적 녹색 본능. 내가 사랑하는 철학자 니체도 산책의 철학자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아이작 뉴턴, 펄스 다윈, 이마누엘 칸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존 스튜어트 밀 등도 산책을 좋아했고 산책을 예찬했다. 숲, 지구, 도시라는 세 챕터의 책.....


숲을 접하면 인지능력이 향상된다. 지적 능력의 발달, 창의력의 샘 이런 정보는 연구 결과를 통해 밝혀진 과학적 사실이다. 위에 언급한 천재들의 창의성과 재능은 어디서 나왔는가? 천재들의 어린 시절, 성장과정을 추적해 보면 그 가운데 숲이 자연이 있다. 독서로만 이루어진 결과가 결코 아니라는 것!!!! 과학적 사실을 알게 된 점도 좋았지만, 내가 좋아했던 철학자, 사상가들의 몰랐던 에피소드를 많이 알게 된 기쁨!!! 폴 세잔이나 에디슨의 근대를 지나 스티브 잡스까지도 숲을 사랑했다. 놀라운 발견이다.





숲의 파괴 과정을 짐작해 보는 2부도 흥미로웠다. 이제 우린 도시 생활을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숲과 조화로운 도시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책은 도심과 숲이 잘 어우러진 세계의 생태 도시들을 소개함으로써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비전을 제시했다. 인류의 고향이며 자연 생태계의 중심인 숲을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되길~~~ 아파트 중심시각에서 벗어나 숲 중심주의, 공동체 의식을 갖는 텃밭 활동 등을 통해 혼자 잘 사는 시대가 아닌, 다 함께 가는 시대를 책은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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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보크
라문찬 지음 / 나무옆의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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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문찬 장편소설/ 나무옆의자(펴냄)













의문의 살인사건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공중전화박스 안에서 동식은 오토바이 헬멧을 쓴 남자에게 수차례 칼에 찔린 채 쓰러졌다. 그것이 그의 마지막 날이었다.

소설은 시작부터 흥미롭다. 라문찬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났다. 추리소설을 사랑해서 필명도 라문찬이라 쓴다. 레이먼드 챈들러, 에드거 앨런 포와 같은 작가가 되고 싶다는 라문찬.....



책에서 내 개인적인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였다. 범죄 프로파일링의 세계 자살로 결론난 사건에서 타살이라는 확신을 얻은 형사의 모습, 끈이 목 부위를 어떻게 압박하여 생긴 상처인지 그 위치만 봐도 자살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는데 참 신비로운 세계다. 그리고 또 하나의 축인 1980년대라는 시대가 주는 이미지다. 이른바 지금의 586세대에 대해 우리가 가진 인식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학생운동을 하던 당시 대학생들, 그들 나름의 계보와 실체에 대해 색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 최루탄 연기에 쓰러지던 친구를 일으켜 세우며 참 대한민국을 만들자던 그들은 산업화 시대에 어지간히 좋은? 대학 나오면 안정적인 월급이 나오는 직장에 취업해서 정년퇴직을 보장받았으며 퇴직금으로 재테크를 해서 우리 사회 자본의 축이 되었고 학생운동이라는 자랑스러운 훈장을 달고 우리 사회 정치권에서 맹 활약 중이다. 갑 of 더 갑이 된 세대, 그들 스스로는 불행한 세대라고 하지만 다른 세대들이 볼 때 운이 없지 않았던??? 이렇게 쓰면 너무 삐딱한가? 나는 그들 중 일부를 말할 뿐이다. 물론 세상에는 좋은 분들이 훨씬 더 많다.



한때 절친이었으나 각자 다른 삶을 살다 30년 만에 재회한 경석과 성찬의 삶은 그들 둘만을 서사하지는 않는다. 마치 우리 사회를 그대로 재현한 게 아닌가 싶었다. 학생운동을 하다 낙인찍혀 제대로 된 직장을 자잡지 못해 평생 아웃사이더로 일용직 노동자로 삶을 마감한 분을 본 적이 있다. 이런 사람을 나는 위인이라 부른다. 북한의 대남공작과 지하당 사건 역시 잊힌 역사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었다. 미영을 향한 경석의 음모, 죽음을 앞둔 성찬..... 무인함 드보크의 비밀은........? 강도, 자살, 교통사고로 잇달아 죽은 지하당 옛 당원들의 운명은....? 그 배후를 추적하는 과정이 매우 속도감 있고 흥미롭다.



정치는 흑과 백을 따지지만 진실은 언제가 회색빛이야. 그래서 진실을 말하는 사람은 결국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해. 그래도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 기자의 소명이지. 한쪽 진영의 편에 서서 회색을 흑과 백으로 덧칠하는 순간 진실은 멀어지는 거야... p31



진실은 언제나 회색빛이라고 한다. 모모의 회색 인간이 생각나서 나는 회색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는데 위문장을 읽으며 최근 우리 사회를 봐도 그렇듯 회색빛, 회색이 달라 보인다. 다르게 다가온다.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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