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을 긋다, 마음을 잇다
이향숙·강숙아·김상철·이미자·이은정·임해숙·조시원·조숙희·지선령·황경애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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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열 명의 작가가 자기 인생에 그은 '밑줄'의 기록 『밑줄을 긋다, 마음을 잇다』

이향숙 · 강숙아 · 김상철 · 이미자 · 이은정 · 임해숙 · 조시원 · 조숙희 · 지선령 · 황경애 공저

작가의집



오래 남는 한 문장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좋은 문장을 쓰는 방법을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어떤 문장이 오래 살아남는가. 오래 남는 문장은 화려한 수사나 멋진 표현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누군가의 삶을 통과한 문장만이 다른 사람의 삶에도 닿는것 아닐까?


이 책에는 열 명의 작가가 등장하지만, 주인공은 사실 한 줄의 문장이다. 빅터 프랭클, 나폴레온 힐, 기시미 이치로, 스티븐 코비, 웨인 다이어, 류시화…. 시대도, 분야도 다른 저자들의 문장이 누군가에게는 삶의 방향을 바꾸는 나침반이 되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다시 살아갈 이유가 되었다.

여기 작가들의 삶은 참으로 다양하다.


뇌종양 진단을 받고 삶을 다시 바라보게 된 사람, 두 번의 사업 실패를 겪은 사람, 오랫동안 '좋은 사람'으로 살아오느라 자신을 잃어버린 사람, 늦은 나이에 새로운 공부를 시작한 사람. 이들은 거창한 해답을 찾은 것이 아니라, 가장 흔들리던 순간 우연히 만난 한 문장을 붙잡았다. 그리고 그 문장을 삶 속에서 여러 번 되읽으며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우리는 흔히 밑줄을 긋는 행위를 독서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생각이 달라졌다. 밑줄은 기억하기 위해 긋는 것이 아니라, 잊지 않기 위해 긋는 것이었다. 언젠가 다시 무너질 나 자신에게 건네는 작은 표식이기도 하다.


참 신기하다. 좋은 문장을 읽어도 누구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누구에게는 인생이 달라진다. 결국 문장의 힘은 글자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살아내려는 사람에게 있다.

요즘은 짧은 문장이 넘쳐나는 시대다. SNS에서는 매일 수많은 명언이 소비되고, 좋은 문장은 빠르게 공유된다. 그러나 공유되는 문장이 많아질수록 오래 기억하고 싶은 문장은 오히려 드물어졌다. 이 책은 그 이유를 보여준다. 오래 남는 문장은 읽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한 사람의 선택이 되고, 습관이 되고, 삶의 태도가 될 때 비로소 오래 살아남는다.


책을 덮으며 자연스럽게 나 자신에게 질문해보게된다.

지금 내 삶을 버티게 하는 한 문장은 무엇인가. 그리고 나는 그 문장을 정말 살아내고 있는가라는 질문


좋은 책은 많은 문장을 남기는 책이 아니라, 한 문장으로 오래 기억되는 책이 좋은 시절이다. 그리고 그 한 문장은 언젠가 누군가의 인생에도 새로운 밑줄이 되어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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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방에 내가 없다
권지연 외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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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가방을 열었더니, 가장 먼저 찾아야 할 것은 '나'였다 『내 가방에 내가 없다』

권지연 · 김순이 · 김태이 · 김태희 · 양혜진 외 3인 지음/ 작가의집



누구나 작가가 되고 싶어하는 시대다. 동시에 "종이책은 팔리지 않는다"는 말도 자주 들리는 시대다. 글을 쓰는 사람은 넘쳐나지만, 누군가의 평범한 일상을 담은 에세이가 독자의 마음까지 움직이기는 점점 어려워졌다. 그래서 오히려 궁금해졌다. 평범한 여덟 명의 여성이 함께 쓴 에세이는 무엇이 다를까.


가방이라는 소재가 흥미롭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가방은 누구나 들고 다니지만 좀처럼 들여다보지 않는 것. 그 공간을 통해 저마다의 삶을 펼쳐 보인다.

가방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말해준다. 아이의 학원 교재, 가족이 먹을 약, 오래된 영수증, 급하게 넣어둔 물건들. 그런데 정작 그 안에는 '나'를 위한 물건이 없다. 립스틱 하나, 작은 거울 하나조차 사라진 가방은 어느새 한 사람의 삶이 아니라 타인의 삶을 돌보는 공간이 되어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에서 시작된다.


여덟 명의 저자는 직업도, 나이도, 환경도 다르다. 산부인과 전문의도 있고, 공무원도 있으며, 워킹맘과 자폐 아이를 키우는 엄마도 있다.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왔지만 글을 읽다 보면 놀라울 만큼 비슷한 감정을 마주하게 된다. 누군가를 위해 살아오느라 자신을 뒤로 미뤄두었던 시간들이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특별한 사건을 만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첫 월급으로 샀던 가방, 십수 년 동안 같은 가방을 들었던 엄마, 일터를 오가던 가방 하나에도 한 사람의 역사가 담겨 있다. 우리는 드라마 같은 극적인 서사를 원하지만 사람을 오래 붙잡는 것은 오히려 이런 작은 기억 아닐까?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이 책이 한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여러 사람이 함께 쓴 에세이는 자칫 산만해질 수 있지만, 이 책은 브런치에서 만나 함께 읽고 함께 퇴고한 시간이 있었기에 하나의 대화처럼 이어진다. "나도 그랬어." "나 역시 그랬어." 서로의 이야기에 조용히 화답하는 목소리들이 모여 하나의 합창이 된다.


에세이가 넘쳐나는 시대에 독자가 찾는 것은 더 이상 유명인의 특별한 삶이 아니다. 오히려 평범한 사람이 자신의 삶을 얼마나 솔직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누구에게나 하나쯤 있는 가방이, 결국 한 사람의 생애를 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책을 덮고 나니 자연스럽게 내 가방을 열어보게 되었다. 그 안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지보다, 언제부터 '나'를 위한 자리가 비어 있었는지를 묻게 된다. 좋은 에세이는 답을 주는 책이 아니라 질문을 남기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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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세이 #자기성찰 #나를찾는시간 #워킹맘일상 #현대여성의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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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자의 조건 : 야망은 큰데 왜 아직도 평범한가 세계척학전집 6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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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 초월자의 조건』

이클립스 지음/ 모티브



제목을 처음 봤을 때는 궁금하기도 하고 조금 뜨끔했다. 누구나 더 나은 삶을 꿈꾸지만, 현실은 어떤가?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경우가 많다. 나 역시 목표는 크지만 변화는 더딜 때가 있었기에, 이 책이 어떤 답을 들려줄지 궁금했다.


니체, 헤르만 헤세, 칼 융, 한나 아렌트, 한병철, 빅터 프랭클 등 익숙한 철학자와 사상가들의 개념을 단순히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과 연결해 해석한다. 철학은 멀리 있는 학문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비추는 거울이 될 수 있음을 또 깨닫는다.


책구성에서 먼저 현재의 나를 진단하고, 익숙한 사고방식을 해체한 뒤, 변화를 방해하는 저항을 살펴보고, 마지막에는 새로운 삶으로 도약하는 과정을 차례대로 보여준다. 그래서 한 장 한 장 읽다 보면 남을 분석하기보다 자연스럽게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더 노력하면 된다고 믿지만, 사실은 지금의 나를 유지하려는 마음이 더 강할지도 모른다.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고, 실패보다 익숙한 일상을 선택하며, 스스로 만든 한계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순간이 종종 있다. 책은 이런 모습을 비난하기보다, 그것을 먼저 알아차리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목차를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저자의 문제의식이 드러난다. 니체의 영원회귀와 위버멘쉬, 헤세의 자기 파괴, 캠벨의 영웅의 여정, 프롬의 자유, 한병철의 자기 착취, 프랭클의 태도 가치까지. 철학과 심리학, 인문학을 넘나드는 다양한 사유가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


어렵게 설명되지 않고 현실의 사례와 연결되어 있어 철학 입문서처럼 읽기에도 부담이 적었다.

개인적으로는 한병철의 자기 착취와 키건의 변화면역에 관한 이야기가 특히 공감됐다. 우리는 쉬지 않고 자기계발을 하지만, 정작 그 노력이 나를 위한 것인지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을 따라가는 것인지?


바쁘게 살아도 공허한 이유, 열심히 노력해도 제자리인 것 같은 이유를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저자는 더 열심히 살라며 등을 떠미는 대신, 왜 같은 자리에서 반복하고 있는지를 먼저 들여다보라고 말한다. 그래서 읽는 내내 성급하게 앞으로 달려가기보다 잠시 멈춰 서서 나를 바라보게 된다. 진짜 성장은 새로운 것을 더하는 일이 아니라, 나를 붙잡고 있는 오래된 생각을 하나씩 내려놓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야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야망만으로는 삶이 달라지지 않는다. 결국 평범함을 넘어서는 사람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한계를 가장 먼저 의심해 본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야망은큰데왜아직도평범한가 #초월자의조건

#이클립스 #모티브 #철학책추천

#인문학추천 #자기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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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조건 : 옆집에 사는 이웃과 반드시 친하게 지내세요
네후네 하야세 지음, 민경욱 옮김 / 리드비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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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막히는 일상 공포 속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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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조건 : 옆집에 사는 이웃과 반드시 친하게 지내세요
네후네 하야세 지음, 민경욱 옮김 / 리드비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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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네후네 하야세 장편소설/ 리드비








처음에는 독특한 설정이 눈길을 끌었다. '옆집 이웃과 친하게 지내는 것'이 입주 조건이라니. 평범한 생활 밀착형 소설인가 싶었지만, 몇 장 넘기지 않아 그 생각은 완전히 빗나간다. 이 소설은 일상의 공간인 아파트를 가장 오싹한 공포의 장소로 바꾸어 놓는 괴담 미스터리!! 일상의 공포가 가장 무섭다!! 편해야 할 집이 공포 그 자체라니 !!!


주인공 다카히로는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잃고 삶의 벼랑 끝에 몰린 청년이다. 월세를 낼 돈조차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그는 이상한 구인 광고를 발견한다. 숙식이 제공되고 월급까지 받을 수 있는 일. 단 하나의 조건은 옆집 주민과 반드시 친하게 지내는 것이다. 이미 스물세 명이 그 일을 그만두었다는 이야기를 듣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는 그는 맨션에 입주한다.







그러나 첫날부터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옆집 701호의 주민은 사람이라고 보기 어려운 기묘한 존재다. 그는 매일 밤 다카히로를 불러 괴담을 들려주고,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무서웠어?"라고 묻는다. 문제는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미묘하게 달라진다는 점이다. 상대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선을 넘지 않아야 하는 긴장감이 작품 전체를 지배한다.

어딘가에 마물이나 괴이가 존재하기를 바랬다는 저자의 말!!






특히 마음에 남았던 것은 괴이들이 보여주는 의외의 다정함이었다. 함께 젤리를 먹고, 심심하면 놀이를 하고, 계절이 바뀌면 작은 선물을 건네는 모습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공포의 대상과는 거리가 멀지 않은가? 오히려 삶을 포기하려던 한 청년이 이 기묘한 이웃들과 관계를 맺으며 조금씩 살아갈 이유를 되찾아가는 과정이 이 소설의 진짜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무섭지만 이상하게 따뜻하고, 기괴한데도 어쩐지 정이 가는 작품이다.










괴담은 단순히 들려주고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다. 처음에는 도시 괴담처럼 흘러가던 이야기들이 어느 순간 현실과 맞닿기 시작한다. 괴물이 좋아하는 음식,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를 마주친 사람들, 아는 사람의 얼굴을 하고 접근하는 수상한 존재, 절대로 알려서는 안 되는 생일. 하나하나가 독립적인 에피소드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모두 맨션과 701호의 비밀을 향해 이어져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특히 마음을 졸이게 만드는 것은 다카히로가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규칙을 익혀야 한다는 점이다. 무엇을 말해야 하고, 무엇을 말하면 안 되는지, 어디까지 믿어야 하고 무엇을 의심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독자 역시 주인공과 함께 작은 단서들을 모으며 퍼즐을 맞추게 된다. 그래서 이 소설은 공포보다 긴장감이 더 오래 남는다.






이 작품은 화려한 귀신이나 잔혹한 장면으로 놀라게 하기보다, 일상 속에 아주 조금씩 스며드는 불안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다.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와 이웃으로 살아야 한다는 설정만으로도 충분히 섬뜩하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문득 옆집의 인기척이 평소와 다르게 들릴지도 모른다. 그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하나다.


"……무서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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