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혼란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 민음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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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혼란



마거릿 애트우드 소설



마거릿 애트우드 1930년대 생 지금 만 80세라고 한다. 나이를 가늠해보는 것은 그가 어떤 배경으로 성장했는지 알면 작품을 대하는 데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아! 이런 편견이^^ 아버지는 곤충학자. 오타와에서 태어나 온타리오 퀘백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서 책이 유일한 친구였다고 한다. 거장들의 유년은 어딘가 다르다. 영애의 부커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작가. 환경문제에도 관심이 많다고 한다. 그의 소설은 어딘가 가볍지 않다는 생각과 제목이 주는 큰 무게감에 다소 긴장해서 읽기 시작했었다. 예상외로 소설은 술술 읽혔다. 한 땀 한 땀  각기 다른 단편인 줄 알았던 이야기는 결국 한 여인의 삶이라는 하나의 실에  꿰어져 생애 전체의 서사를 수놓았다. 



소설의 시작은 노년의 부부의 식탁 시작된다. 티그는 과도 정부 위원회 지도자가 죽임을 당했다는 소식을 알려준다. 나쁜 소식은 열량이 있고 혈압을 높인다. 지금은 죽고 없는 고양이 드럼린을 떠올린다. 고양이를 통해 자신의 미래 모습을 떠올려본다. 나쁜 소식이 우리에게 닥쳐올 경우에 대비해 그것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티그는 티그리스라는 이름의 약칭이다. 그는 아침에 꼭 나쁜 뉴스를 전하고 이야기하는 습관이 있다. 《나쁜 소식》이라는 소제목에서 불행한 결말을 예측했다.



화자는 열한 살이었던 해의 여름으로 돌아간다. 뜨개질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배내옷 입습을 만드는 중이었다. 어머니는 곧 출산 예정이다. 벙어리 공주들이 백조가 된 오빠들을 사람으로 돌려놓기 위해 짜야 했던 동화 속의 쐐기풀 옷처럼. 활동적이던 어머니는 딴 사람이 되어 버렸다. 요리책에 잠시 빠져들었다. 10월 여동생이 태어났다. 뚱뚱했던 어머니는 이제 야위었다. 신생아를 돌보느라 잠을 자지 못했다. 엄마가 집안일을 할 때 아기가 울어대고 달래는 것은 내 몫이었다. 열네 살 소녀가 하는 평범한 일상의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동생은 네 살이 되었고 어머니는 키우던 햄스터에서 갑상선 병이 옮았다. 어른이 된 나는 과거를 회상하며 어머니에게 갔다. 어머니는 많이 늙었다. 동생과는 형제애 이상의 감정을 느기며 성장한다. 두 자매가 나이 차이는 많아도 연대감을 느끼며 잘 지낼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 보다. 예민한 사춘기에 갓 태어난 동생을 봐야했던 넬. 한참 호기심 많고 꿈 많은 사춘기 소녀에게 그것을 벌이나 다름없었다. 결혼을 피하려면 대학에 가야했다. 직업을 가지기 위해 노력했고 프리랜서 편집자가 된다. 당차게 삶을 꾸려 잘 살아갈 줄 알았던 그녀는 티그와 오나 부부를 만나 원치 않는 관계로 이어진다. 이 부부와의 만남부터 본격 어긋나는 느낌.



넬과 티그는 시골로 간다. 티그가 원해서였다. 티그는 농장을 임대했다. 티그는 결혼으로부터 달아났다. 이것은 작가의 표현이고 뭐지 이 남자? 무책임한 이 태도는! 티그의 아이들은 주말마다 농장에 와서 이층 침대에서 잤다. 넬은 자리를 피했다. 넬은 오나의 편집자였고 둘 사이는 가까워졌다. 오나는 유명세를 누렸고 방송 출연도 했다. 오나는 후속작을 쓰고 싶어 했고 넬이 도와주기를 바랐다. 넬은 오나의 계획된 바에 의해 티그와 가까워지고 출판 계획은 자연스레 멀어졌다.




티그의 아이들이 올 때마다 넬은 혼자 단절감을 느꼈다. 단절감까지 느끼며 왜 사나싶었다. 티그는 땅을 놀려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와 아이들은 닭장을 만들었다. 닭이랑 오리를 길렀다. 다리 다친 거위와 공작 두 마리도 생겼다. 식용 소고기를 직접 길러야 한다며 소 네 마리를 샀다. 결국에 흰 말까지 기르게 된다.  아이들은 많이 자랐다. 키도 이제 넬보다 더 컸다. 티그와 오나는 아직도 결별 동의서 작성을 하지 않은 상태. 겨울이 지나고 암컷 공작은  족제비에 물려 죽임을 당하고 양들은 자라서 더 이상 키울 수 없게 되었다. 그녀는 농장에 익숙해질 수 있을까? 티그가 무엇을 제안할수록 넬은 점점 더 일이 많아진다. 일만 벌이고 말만 많은 이 남자! 서류 정리 깔끔하게 안 해주는 오나는 어떻고! 오나는 넬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다가 결국 뇌졸중으로 쓰러져 죽고 만다. 어이없는 타이밍에 실로 허망한 죽음이었다.  




모양 좋게 잘 썰어 담아놓은 과일 접시를 받아든 기분이었다.  한 여인의 삶 그  조각들은 저다마 다른 색깔로 썰어져 나왔고 거장 마거릿 애트우드의 묘사력은 대단했다. 그녀만의 비유법은 더욱 사실적으로 다가왔다. '내 아기가 아니잖아요. 내가 낳은 게 아니에요. 어머니가 낳으셨잖아요.' 어머니는 넬의 뺨을 때렸다. 원치도 않는 일을 그냥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할 때가 있다. 우리나라의 그 많은 장녀들을 떠올려보자. 장녀는 어머니의 배가 불렀다 꺼지는 것을 수없이 봐야 했다. 줄줄이 태어나는 동생들을 돌봐야 했다. 어머니가 일을 가야 겨우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서사는 우리나라의 현실에도 수없이 되풀이되었었다. 태어나자마자 무언가 책임져야 했던 그녀들. 자신의 소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가정의 살림 밑천으로 살았다. 남의집 식모나 공장노동자로 일하며 동생들의 학비를 벌고 한 입이라도 덜기 위해 일찍 시집을 가야 했다. 아니 가줘야 했다. 현실은 시집가서도 또다시 되풀이되었다. 장녀들은 남의 인생을 살아왔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성 서사에는 공통점이 있다. 1930년대 태어난 작가가 쓴 문학에도 1990년에 태어난 여성 소설가의 작품에도 큰 변화는 없다. 여성에 대한 차별은 그렇게 흘러왔다. 이제는 멈췄으면 한다. 단지 여성뿐만이 아니다. 장애와 비장애, 계층 간의 차별 등 다양한 차별에 과감히 맞설 때다.  저자가 말하는 '혼란'의 키워드를 내 나름의 기준으로 생각해봤다. 작품 전체를 읽는 동안 불편했던 무질서함. 주인공 넬은 본인 나름으로 주체적이었으나 내가 보기에 참으로 답답한 연민의 감정이 든다. 결혼을 벗어나기 위해 대학에 가고 직업을 구하고 열심히 살아왔던 삶의 끝이 결국 한 남자의 여자. 그것도 법적 아내가 있는 애가 딸린 남자의 도구적 삶으로 느껴져 답답했다.



작가의 자전적 작품이라는데 어느 부분일까? 통속적인 관심으로 읽었는데 결국 여성이라는 서사 전체가 작가 본인의 이야기이자 우리 여성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책 속의 수려한 문장들 중 여성들이 잊지 알았으면 하는 문장이 갑자기 하나 떠오른다. "내가 왜 해야 해요?" 불합리, 불평등, 부도덕, 불신, 불평 앞에서 한 번쯤 반기를 들어보라. 내가 왜 해야 하냐고! 이것이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이냐고 물어보라! 나 자신에게도 끝없이 질문을 던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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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의 왕자 - 노천명 수필집 노천명 전집 종결판 2
노천명 지음, 민윤기 엮음 / 스타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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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천명 전집 종결판



언덕의 왕자


노천명 접집 종결판 《언덕의 왕자》에는 총 112편의 수필이 실려있다. 노천명 하면 사슴이 떠오르고 시인인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많은 산문을 남겼는지는 몰랐다. 그의 산문에는 고향인 황해도 사투리가 많다. 여성 작가의 문학에서 황해도 사투리를 들으니 반갑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간혹 뜻 모르는 단어도 있었으나 느낌으로 넘어갔다. 수필은 총 일곱 개의 주제로 나뉘었다. 《꽃과 나비》, 《나》, 《봄 여름 가을 겨울》, 《생활의 발견》, 《사람》, 《산 바다 여행》, 《여성의 눈으로 》등의 카테고리로 묶여있다. 참으로 개인적인 글이었다. 수필에는 그 사람의 삶이 오롯이 녹아있다. 아무리 거짓으로 꾸미려 해도 티가 난다.



《목련》 점잖은 꽃, 기품 있고 고귀한 꽃. 목련을 바라보는 화자의 시각이 나와 같다. 나는 나무에서 피는 꽃 중에 목련을 가장 좋아한다. 이른 봄 짧게 피고 이내 지는 목련이 그립다. 아름아름 봉우리를 열었을 때 마치 그 모습을 보기 위해 1년을 살아온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사랑하는 목련을 보려고 봄을 기다린다.



서울 상경의 경험을 녹인 《시골뜨기》에서는 사투리가 흠씬 묻어났다. 서울 와서 처음 사귄 친구 이름은 인순이다. 해외 문학파들과 교류하고 많은 문인들과의 만남이 있었다. 노천명은 수필 《교우록》에서 친구란 우리 생활에 있어 생명수와 같은 것이라 표현한다.  우정과 신의를 부르짓던 사람들이 어쩜 그리도 쉽게 변한단 말인가! 젊은 시절 그의 삶에서 모윤숙 시인을 빼놓을 수 없다. 20대 시절 같은 학교를 졸업했고 동료 문인으로써 많은 교류가 있었다. 그래서 둘 다 친일에 대한 생각이 비슷했나? 아무튼 모윤숙은 죽을 때까지 반성 없이 왕성하게 활동을 했던 1인이다. 



산나물을 사고 장을 본 이야기, 귀여운 조카에 대한 이야기, 편지의 추억, 여기자 생활의 애환, 등산에 대한 생각, 해방된 조국에 대한 단상 등 소소한 이야기가 일기처럼 펼쳐진다. 일제 강점기에 대동아 전쟁의 찬양 시를 쓰던 그녀가 《아름다운 여인》이라는 작품에서 해방 후 순국의 처녀 유관순을 찬양하고 논개의 『애국한정』을 논할 때 참으로 마음이 헛헛하다.  감히 유관순을 입에 담다니 화가 치밀기도 한다.  아무리 훌륭한 작품을 남기더라도 결국 역사는 평가하고야 만다. 노벨상 후보로 올랐지만 성추행으로 인해 누군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원로 시인이 생각난다.



마지막 장 여성관에 대해서는 놀랍다. 지금 우리가 가진 고민과 별반 차이가 없다.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 슬프다. 과연 결혼이냐? 직업이냐? 여성으로써의 고민과 가부장적인 조선의 제도에 맞서 여성으로써 문학의 길을 간 점, 노천명은 지극히 자신을 사랑했다. 글에서 자기애가 묻어난다. 누군들 그렇지 않겠느가만은 이제 하늘나라에서는 당신이 그토록 원한 평범하고 사랑받는 여인의 삶을 살길 사슴같이 고고한 여인의 길을 걸어가기 바란다. 노천명 전집 종결판 세 권의 리뷰를 마치는 마음이 참으로 애틋하다. 노천명의 작품들은 허전하고 텅 빈 현대인의 가슴을 촉촉이 적셔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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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머 씨 이야기 열린책들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유혜자 옮김, 장 자끄 상뻬 그림 / 열린책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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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시리즈




좀머씨 이야기



그래, 나무 타기를 퍽 좋아하던 시절이 있지.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기를 좋아하고 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시절. 몇 살 때까지 산타 할아버지를 믿었나? 그건 모르겠다. 나 역시 날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어릴 때 나는 내게 초능력이 있는 줄 알았다. 내성적이었던 나는 혼자 상상놀이를 즐겼다. 피터팬을 읽은 어느 날 웬디처럼 동심을 잃지 않으면 날 수 있다고 믿었다.(그 믿음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좀머 씨 이야기》를 읽으며 문득 어릴 적 생각이 났다. 좀머 씨는 대체 왜 그렇게 걸었을까? 나는 이 책을 아름다운 이야기로 기억하고 있었다. 내 기억이 잘못되었나? 아니면 그때 꽤 순수(?)했나 보다. 아니면 세상을 동화처럼 바라보았는지도 모른다. 세월이 이만큼 흐른 후 열린책들의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로  다시 만나본 『좀머 씨 이야이』는  퍽 다르게 다가왔다.



책의 마지막 장면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지금도 목이 따갑고 코끝이 아린다. 한 편의 동화 같기도 하고 성장소설이기도 이 작품의 화자는 소년이다. 발 사이즈 170에 이제 겨우 키 1미터를 빠듯하게 넘기던 소년은 키 170으로 자랐다. 소년의 삶이 전체 서사로 펼쳐지는데 좀머 씨는 드문드문 꼭 필요한 순간에 양념 치듯 등장한다. 소년이 좀머 씨와 긴 대화를 나눈다거나 큰 접점은 없다. 다만 가끔 산책하는 좀머 씨를 마주칠 때마다 한결같은 관심으로 좀머 씨를 관찰한다. 책의 마지막 장면은 삶의 끝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어쩌면 좀머 씨는 물속 어딘가를 끊임없이 걷고 있을지도 모른다. 소년 역시 이제 더 이상 마냥 어린 아이가 아니라 유년시절에서 한걸음 훌쩍 내디뎠으리라 생각된다. 



그 외 등장하는 인물 카롤리나 퀴켈만 글쎄 요 깜찍한 소녀는 왜 약속을 안 지키는지! "있지. 월요일에 너랑 같이 갈게......" 소년은 미리 숲에 들어가 코스를 차근차근 답사한다. 몇 번이나 리허설해보면서 아릿아릿한 가슴으로 월요일만 기다린다. 얼굴 한가운데에 뽀뽀를 해주고 싶은 만큼 좋았던 소녀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는 한마디. 보는 내가 다 속이 상한 장면이었다. 또 미스 풍켈선생 이 여자는 도대체 뭔가! 이런 어른 꼭 있다. 도무지 아이 심리 따위는 관심도 없으면서 피아노 선생을 왜 하는 건지 나 참! 아이에게 상처 주고 다소 폭력적인 어른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상처주는 어른들은 본인들 안에 상처가 있다.



폐소공포증. 좀머 씨는 이 병을 앓고 있었다. '세계대전 참전의 후유증' 이런 것은 번역한 사람의 개인적인 생각이고 소설은 끝까지 좀머 씨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지 않는다. 은둔 작가인 쥐스킨트 본인의 모습같다. 일체 인터뷰나 사람들 앞에 나타나지 않는 그는 좀머 씨 같기도 하고 일면에서 소년 같기도 하다. 어쩌면 자전적인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끝내 드러내지 않고 물속으로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작가 본인의 의지. 숨으면 찾아내고 싶고 감추면 드러내고 싶고 사람 심리는 묘하다. 쥐스킨트의 다음 작품이 언제 나올지 모른다. "그러니 제발 나를 좀 그냥 놔두시오!"라는 작가가 책을 통해 말한 강렬한 메시지를  새기며 다음 작품은 무한정 기다릴 것이다. 언제가 될지 몰라도... 그러니 그냥 기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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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도둑 사계절 그림책
사이다 지음 / 사계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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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도둑


사이다그림책/사계절



사계절출판사에서 따끈따끈한 신간이 나왔다. 이번엔 빠알간 사랑빛이다. 『심장도둑』 제목에 강하게 한 방 쿵! 이미 심장이 두근두근. 당신은 누군가에게 심장을 빼앗겨 본 적이 있는지? 아주 여러번 자주 심장을 빼앗기곤 한다. 자고 일어나 엄마를 찾는 아가의 웃음에서, 비오는 날 창가의 커피향에서, 간밤의 비바람에도 꿋꿋이 견뎌낸 나무와 풀들에게서, 비온 뒤 마알간 하늘을 볼 때 심장을 빼앗기곤 한다. 내 심장은 여러 개인지도...



어느날 심장을 도둑맞는 일이 생겼다. 보드 타는 아이더 강아지 키키와 산책을 하는 경호도 세 자매 유, 현, 민도 근육질의 남자 미스터 유도 예외는 아니다. 외계인 쿵이도 늑대 인간 잭도 마찬가지였다. 심장을 가져간 것은 도대체 누굴까? 목격자들이 늘어나고 궁금증은 커진다. 그러나 하나같이 말한다. 그들은 모두 심장 도묵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기꺼이 도둑에게 심장을 바치겠다고^^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심장이 있다. 터질 것 같은 심장, 한결같은 심장, 얼음 심장, 쪼개진 심장, 열정의 심장, 꽁꽁 숨겨둔 심장, 불타는 심장, 사로잡힌 심장 등 당신의 심장은 어떤것인지 궁금하다.



명사수 훈은 백발백중 활솜씨를 자랑한다. 화살은 오히려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그의 심장에 와서 꽂힌다. 차가운 마음의 소유자 아이스 맨의 심장도 녹아내린다. 책의 맨 마지막 페이지를 열면 답이 있을까? 관연 심장 도둑은 누구인지! 산뜻한 표지도 인상적이었고 무채색과 빨강의 만남은 시선을 끌었다. 사이다 그림책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을 동화라고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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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작은 도서관
안토니오 G. 이투르베 지음, 장여정 옮김 / 북레시피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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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작은 도서관





안토니오 이투르베 장편소설



나는 이것이 소설이기를 바랐다. 안타깝게도 이것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있다. 디타 크라우스(1929~  )의 아우슈비츠에서의 생존 기록이다. 그녀는 프라하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고 1942년 체코의 테레진에서 다시 아우슈비츠로 보내진다. 히틀러는 유대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을 만들었고 책의 내용처럼 수만 명의 유대인들이 아우슈비츠의 가스실에서 희생되었다. 죽어서도 그들은 한 몸 누일 곳 없이 소각장 한 줌 재로 사라져버렸다.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히틀러는 단 한 방의 총으로 생을 마쳤고 사람의 탈을 쓴 멩겔레는 도피 생활 끝에 천수를 누리다 죽었다. 책을 읽는 내내 울음이 북받쳤다. 명분 없는 전쟁과 민간인 학살 더군다나 한 인종에 대한 말살이라니! 신이란 존재하는가? 주여! 이 이름을 몇 번이나 불렀다.



죽음도 도매급으로 이뤄지는 아우슈비츠에서 알프레드 허쉬가 학교를 세운다. 세상에 학교라니! 죽음이 바로 발밑까지 닿아있는 이곳에서 학교를 세우고 여덟 권의 책으로 도서관을 운영한다. 물론 나치 대원들은 전혀 모른다. 생명 처리장인 비르케나우 강제수용소, 밤낮으로 화덕에서 시체를 태웠다. 청소년 담당 체육 교사였던 허쉬는 '가족캠프'로 알려진 이 BIIb 캠프에서 아이들을 모아놓고 볼 수 있게 해 달라고 관리 당국을 설득했다. 부모들의 노동력을 훨씬 효율적으로 동원할 수 있다는 설득에 나치의 허락을 받았다. 막사 안 스무 명 남짓, 반마다 교사도 있다. 그룹별로 구구단이며 이집트 전염병 이야기 등 서로의 수업 내용이 뒤섞이지 않도록 속삭인다. 



1939년 3월 15일 프라하. 무장 군인과 트럭이 도시로 들어왔다. 그 당시 디타는 아홉 살이었고 가족과 함께 이송되었다. 자유를 잃어버린 날 디타는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죽음의 냄새를 알아버린 나이. 열네 살이 된 디타는 가슴에 책을 품었다.  매일 노역에 시달렸다. 헐벗고 못 먹고 못 씻으니 전염병이 돌았다. 시체를 치우는 것은 같은 막사 안에 있는 사람들. 시체는 구덩이로 던져졌다. 전쟁이 정점에 달하자 수용인원은 과부하 상태가 되었다. 배급 횟수는 더욱 줄어들고 나치의 스파이가 숨어 있지 않은가 서로 의심까지 한다. 



멩겔레 박사 등장할 때마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그가 저지른 만행을 검색해보다가 치가 떨렸다. 성경에 나오는 사탄, 악마의 모습이 이것일까? 아버지의 죽음, 허약해진 엄마 그래도 디타는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디타에게 책은 어떤 의미일까? 책은 희망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인가? 사랑이 싹트고 친위대 장교인 빅토르는 수용자인 르네를 좋아한다. 프레디는 약물 과다로 죽는데 의문의 죽음이다.  루디와 프레드는 슬로바키아 국경까지 무작정 도망쳤다. 낮에는 숨어있고 밤에 움직였다. 몇 번이나 들킬 뻔한 위기를 맞이한다. 정말 다행히도 레지스탕스를 만나 도움을 받는다. 루디 로젠버그는 전쟁이 끝나고 어마어마한 진실을 보고서로 쓰고 교수로 활동한다. 이와에도 많은 등장인물들 모두 실존 인물들을 바탕으로 했다.



디타의 어머니 엘리자베스는 자유를 찾은지 얼마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난다. 이제 고아가 된 디타. 아홉 살 어린 디타는 열여섯 살 소녀가 되었다. 동료 생존자인 오타 크라우스를 만나 가정을 이룬다. 그녀와 남편은 아우슈비츠의 수용담을 책으로 썼다. 끔찍한 기록을 남겨 후세에 길이 보존하고 다시는 전쟁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참으로 읽기 분편한 장면들이 많았지만 우리는 알아야 한다. 히틀러와 나치가 저지른 씻을 수 없는 범죄. 희생자들이 살아있으니 고통은 끝난 게 아니다. 유대인 생존자들의 트라우마는 엄청난 것이다. 가족을 두고 도망 나온 사람들은 그 죄책감으로 평생 악몽에 시달려야 했다.  막연히 이름만 알고 있던 아우슈비츠의 지옥을 체험해보았다.  지금도 전쟁의 고통에 시달리는 수많은 민간인들,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있다. 방법은 하나 전쟁을 멈춰야 한다. 욕심을 버려야 전쟁도 끝날 텐데...



책을 읽는 동안 일제강점기의 조선인들이 떠올랐다. 대구 출신 위안부 생존자 이용수 할머니를 만난 적이 있다. 할머니의 손을 잡아봤는데 생각보다 강건하고 따스했다. "어두운데 밤길 조심해서 다니래이." 할머니가 내게 해 주신 한마디 말씀이었다. 그 생각만 하면 지금도 눈물이 흐른다. 조선의 소녀들, 당신들을 잊지 않겠다고 감히 말해본다. 지구 어딘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전쟁이 계속되는 한 천국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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