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영어 필사 : 후편 - 하루 10분으로 마음에 위로가 되는 어린 왕자 영어 필사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윤영 옮김 / 다온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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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하루 10분으로 마음에 위로가 되는 어린 왕자 영어 필사 (후편)

다온북스 (펴냄)





전 세계가 사랑하는 불멸의 고전, 어린 왕자가 전하는 힐링 메시지

민트색 표지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앞서 만난 전편이 어린 왕자와의 오랜 재회였다면, 후편은 그 여행을 끝까지 함께 걸어가는 시간에 가깝다. 전편의 필사를 마치고 자연스럽게 후편을 펼치게 되었는데, 마치 한 권의 책이 아니라 하나의 여정을 이어가는 느낌이었다.

전편 리뷰에서 이야기했듯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영어는 늘 공부의 대상이다. 이 시리즈는 영어를 시험이나 점수의 언어가 아니라 감동과 사유의 언어로 다시 만나게 해준다. 후편 역시 그 장점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특히 이번 후편에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판형이다.

전편보다 넉넉한 공간 덕분에 문장을 훨씬 편안하게 써 내려갈 수 있다. 필사를 하다 보면 생각보다 손글씨를 쓸 공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너무 빽빽하면 부담스럽고, 너무 좁으면 문장을 음미할 여유가 줄어든다. 그런데 이 책은 글씨를 크게 쓰며 천천히 문장을 따라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더욱 만족스러웠다.

어린 왕자의 문장은 짧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한 줄을 따라 적다가도 문득 손을 멈추게 된다. 어린 시절에는 미처 몰랐던 문장의 의미가 어른이 된 지금은 다르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관계와 책임, 사랑과 상실, 그리고 삶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이야기들이 필사하는 동안 천천히 마음속으로 스며든다.

그래서 이 책의 매력은 단순히 영어를 쓰는 데 있지 않다.




문장을 따라 쓰는 동안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다. 나는 지금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가. 내가 돌봐야 할 장미는 무엇인가. 내가 길들인 존재들에게 얼마나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

어린 왕자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시대는 변해도 인간이 고민하는 문제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외로움, 관계, 사랑, 성장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있다. 그리고 어린 왕자는 그 질문들을 가장 순수한 방식으로 건네는 작품이다.




후편을 읽으며 특히 좋았던 점은 전편에서 시작된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것이다. 전편만 읽어도 충분히 좋지만, 후편까지 함께 필사했을 때 비로소 어린 왕자의 여정을 온전히 따라간 느낌이 든다. 한 권을 읽는 경험이 아니라 한 작품을 몸으로 천천히 통과하는 경험이랄까

무엇보다 필사는 속도를 늦추게 만드니까, 좋았다.

빠르게 소비되는 콘텐츠에 익숙한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이다.




한 문장을 여러 번 읽고, 한 글자씩 손으로 적어 보는 경험은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된다. 어린 왕자의 문장들이 수십 년 동안 살아남은 이유를 손끝으로 직접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전편이 어린 왕자와 다시 만나는 시간이었다면, 후편은 그와 헤어지기 전 마지막 이야기를 오래 붙잡아 두는 시간이다.

민트빛 표지의 이 책은 단순한 영어 필사책이 아니라 고전을 천천히 음미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전편을 읽은 독자라면 후편까지 함께 만나 보기를 권한다. 어린 왕자의 별에서 시작된 여행이 비로소 완성되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하루 10분의 힘이 얼마나 큰 지 새삼 깨닫는다.

그 짧은 시간이 쌓여 어느새 영어 공부가 되고, 필사 습관이 되고, 마음을 돌보는 시간이 된다. 그리고 책을 덮고 나면 어린 왕자가 건네는 따뜻한 위로 한 조각이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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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영어 필사 : 전편 - 하루 10분으로 마음에 위로가 되는 어린 왕자 영어 필사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윤영 옮김 / 다온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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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하루 10분으로 마음에 위로가 되는 어린 왕자 영어 필사 (전편)

윤영 (옮김)/ 다온북스




우리나라는 영어에 늘 진심이다.

기저귀를 찰 무렵부터 영어 노출을 시작하고, 학창 시절 내내 영어 시험과 씨름한다. 대학 입시와 취업 과정에서도 영어는 선택이 아니라 거의 의무에 가깝다. 하지만 그렇게 오랫동안 영어를 배워도 정작 영어를 즐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영어는 공부의 대상이 되었지, 감동의 대상이 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이 더욱 반갑게 다가왔다.


『하루 10분으로 마음에 위로가 되는 어린 왕자 영어 필사』는 영어 실력을 높이기 위한 문제집도, 시험 대비 교재도 아니다. 영어를 통해 한 편의 고전을 천천히 음미하고, 필사를 통해 문장을 내 것으로 만드는 책이다.

나는 이번에 전편과 후편을 모두 만나 보았다.


무엇보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책의 디자인이었다. 표지부터 감각적이다. 어린 왕자 특유의 따뜻함과 아련함을 담아내면서도 소장본으로 간직하고 싶을 만큼 깔끔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졌다. 필사책은 자주 펼치고 오래 곁에 두는 책인 만큼 디자인도 중요한데, 이 책은 책장에 꽂아 두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이 느껴진다.

필사가 왜 중요할까.


우리는 좋은 문장을 읽을 때보다 직접 써 볼 때 훨씬 오래 기억한다. 눈으로 읽고 지나간 문장은 쉽게 잊히지만 손으로 한 글자씩 옮겨 적은 문장은 마음속에 머물게 되는 경험을 수없이 한다. 특히 어린 왕자처럼 짧고 단순해 보이지만 오래 곱씹을수록 깊어지는 문장들은 필사를 통해 더욱 진하게 다가온다.

천천히 문장을 따라 쓰다 보면 영어 공부를 한다는 느낌보다 어린 왕자의 이야기를 다시 살아 보는 기분이 든다. 아마 필사를 해 보신 분들은 아실 것이다. 익숙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문장들도 원문으로 마주하면 전혀 다른 울림을 준다.


그래서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영어 필사와 고전 읽기를 자연스럽게 연결했다는 점이다.

사실 『어린 왕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힌 작품 중 하나지만, 정작 우리는 명언 몇 줄만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문장을 알지만, 그 문장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는 자세히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책은 원문의 흐름을 따라가며 어린 왕자를 다시 만나게 한다.

원문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번역은 훌륭한 해석이지만 원문은 작가의 숨결이 가장 가까이 남아 있는 언어다. 생텍쥐페리가 어린 왕자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순수함과 외로움, 사랑과 관계에 대한 사유를 영어 문장 그대로 마주하는 경험은 또 다른 감동을 주었다.


왜 지금도 어린 왕자일까.

세상은 점점 더 빠르게 변하고, 사람들은 끊임없이 비교하며 살아간다. 효율과 성과가 중요해진 시대에 어린 왕자는 여전히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떠올리게 된다.

또한 우리는 무엇을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나를 지나쳐가는 수많은 관계란 무엇인가. 어린왕자를 떠올리면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수십 년이 지나도 어린 왕자가 사랑받는 이유는 그 질문들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루 10분으로 마음에 위로가 되는 어린 왕자 영어 필사』는 단순한 영어 필사책이 아니다. 영어를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는 부담 없는 영어 공부가 되고, 어린 왕자를 사랑하는 독자에게는 고전을 다시 만나는 시간이 되며, 지친 하루를 보내는 사람에게는 짧은 위로가 되어 준다.


하루 10분.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 시간만큼은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어린 왕자의 문장을 따라 써 보는 것도 좋겠다.

어쩌면 우리가 잊고 있던 순수함과 다정함은 여전히 어린 왕자의 별 어딘가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니까.

전 세계가 사랑하는 불멸의 고전, 어린 왕자가 전하는 힐링 메시지 만나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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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트백 억만장자 - 성공의 방식을 바꾼 파타고니아 창업자의 삶과 경영
데이비드 겔러스 지음, 고현석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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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트백 억만장자』 문제는 언제나 돈이었다

데이비드 겔러스 (지음)/ 흐름출판




문제는 언제나 돈이었다라는 문장

이 책의 서문을 펼치자마자 만난 글이다. 보통 성공한 기업가의 이야기는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 어떻게 성장했는지에 초점이 맞춰진다. 그래서 이 문장은 내게 좀 의외였다. 돈을 많이 번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돈과 어떻게 관계 맺을 것인가를 묻는다.

비즈니스 도서 분야는 내게 조금 낯설었다. 기업 경영이나 투자 전략보다 사람과 이야기, 문학과 인문서를 더 자주 읽어왔기 때문이다. 펼치기 전에는 성공한 창업자의 이야기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이 책은 흔히 떠올리는 성공 신화와는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불과 스물아홉 살의 등반가 이본 쉬나드는 아르헨티나와 칠레 국경에 위치한 험준한 피츠로이산에 도전한다. 한 달 가까운 어려운 여건을 견디고 마침내 정상에 오른 그는 그 경험을 평생 잊지 못했다. 그리고 몇 년 뒤, 그 산이 자리한 지역의 이름을 따 '파타고니아'라는 회사를 만든다. 이 부분만 읽으면 한 편의 드라마 같이 느껴질수도 있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처음부터 사업가였던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는 스스로를 "더트백"이라고 불렀다는 것,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돈을 벌기 위해 사는 사람이 아니라 등반하기 위해 일하고,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살아가기를 원했던 사람이다. 어쩌면 억만장자라는 단어와 가장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억만장자가 된 셈이다. 정말 흥미롭다.




이 책은 바로 그 모순에서 출발한다.

어떻게 자유를 사랑하던 방랑자가 세계적인 기업을 만들게 되었을까? 그리고 왜 그는 평생 일군 회사를 결국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선언했을까?

파타고니아는 오랫동안 독특한 기업으로 알려져 왔다. 환경 보호를 위해 비용을 아끼지 않았고, 공급망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다. 직원들의 삶을 존중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때로는 정치적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냈다.



많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이야기하지만, 파타고니아는 실제로 행동하려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본 쉬나드는 생애 후반부에 더욱 놀라운 결정을 내린다. 회사를 매각하거나 자녀에게 물려주는 대신, 앞으로 발생하는 수익이 지구 환경을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기업의 소유 구조 자체를 바꿔버린 것이다.



우리는 늘 정해진 길을 따라가야 한다는 압박 속에 산다. 좋은 대학, 안정적인 직장, 더 높은 연봉, 더 넓은 집. 하지만 정작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삶을 원하는지는 뒤로 미루곤 한다. 이런 자기계발서에 익숙한 우리 한국의 30, 40대에게 이 책은 좀 다른 감각을 줄 것 같아 추천하고 싶다.



성공이란 무엇일까.

더 많이 가지는 것일까, 아니면 더 많이 남기는 것일까.

어쩌면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한 사람의 평생에 걸친 대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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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페이허이스 지음, 미리내공방 옮김 / 정민미디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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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인생,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텍스트의 단면적인 부분만 보면 니체는 오독할 수도 있다. 철학책들이 대부분 그렇지 않은가? 단 한두 문장의 발췌독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사상가들이 있다. 니체 역시 그중 한 사람이다. “신은 죽었다”, “초인”, “힘에의 의지” 같은 문장만 떼어놓고 읽으면 마치 강자만을 옹호하거나 냉혹한 자기계발을 설파하는 철학자로 보이기 쉽다. 하지만 그의 저작 전체를 따라가다 보면 니체가 끝없이 고민했던 것은 결국 인간이 어떻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문제였음을 알게 된다.

이 책은 니체의 방대한 철학을 학술적으로 해설하기보다, 삶의 태도와 실천이라는 관점에서 12개의 주제로 재구성했다. 그래서 철학 입문자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고, 니체를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는 훌륭한 안내서 역할을 한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첫 번째 장인 "가장 좋은 친구는 나 자신이다"였다. 현대인은 누구보다 자기 자신과 오랜 시간을 보내지만, 정작 자신을 존중하거나 이해하는 데는 서툴다. 끊임없이 타인과 비교하고, 부족함을 발견하며, 불안을 키운다. 책은 니체의 사유를 통해 자기 긍정이란 무조건적인 낙관이 아니라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용기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목표, 자기통제력, 행동, 집중력, 두려움, 실패 같은 주제들은 얼핏 보면 자기계발서의 목차처럼 보인다. 실제로 이 책은 철학서와 자기계발서의 경계에 서 있다. 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니체의 질문이 흐른다. 당신은 정말 자신의 삶을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 말이다. 목표를 세우는 이유도, 자기통제를 강조하는 이유도, 행동을 촉구하는 이유도 결국 타인의 기준이 아닌 자신의 삶을 창조하기 위해서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마지막 장에서 등장하는 낙타, 사자, 아이의 비유였다.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등장하는 이 비유는 인간 정신의 성장 과정을 보여준다. 짐을 짊어지는 낙타의 시기, 기존 가치에 맞서는 사자의 시기, 그리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아이의 시기. 우리는 흔히 성공이나 성취를 인생의 목표로 생각하지만, 니체는 자신만의 삶을 창조하는 단계에 이르러야 비로소 자유로워진다고 말한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며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점도 있다. 이것은 니체 원전을 그대로 해설한 책이라기보다 니체의 사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실용서에다. 따라서 니체 철학 전체를 이해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니체라는 사상가에게 다가가는 첫 번째 계단으로 읽는 것이 좋겠다.



책을 덮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니체가 오늘날까지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히 강한 의지를 말해서가 아니다. 그는 인간이 자신의 불안과 실패, 두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마주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거친 뒤에도 삶을 긍정하라고 말한다. 어쩌면 니체 철학의 핵심은 성공이 아니라, 삶 그 자체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

니체를 어렵고 무거운 철학자가 아닌, 삶을 스스로 창조하라고 말하는 인생의 안내자로 만나게 해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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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유럽 마상창시합의 세계
크리스토퍼 그레이벳 지음, 문성호 옮김, 앵거스 맥브라이드 채색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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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중세 유럽 마상창시합의 세계』

크리스토퍼 그레이벳 지음/ AK 커뮤니케이션즈




독특하고 아름다운 표지하며, 내부 삽화는 또 어떤가. 이렇게 디테일한 삽화와 정교한 문장이 또 있을까. 책을 펼치자마자 가장 먼저 든 생각이다. 기사들의 갑옷에 새겨진 문장 하나, 창끝의 형태, 관중석의 배치, 깃발의 색채까지 세심하게 복원한 삽화들은 단순한 참고 그림이 아니라 중세 유럽으로 향하는 창문처럼 느껴진다.



우리는 흔히 중세를 암흑의 시대라 부르지만, 이 책은 그 시대가 얼마나 화려한 상징과 의례, 그리고 복잡한 문화적 이루어져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고대에 콜로세움이 있었고 현대에 UFC가 있다면, 중세에는 마상창시합이 있었다는 저자의 설명은 매우 흥미로운 관점이다. 책을 읽다 보면 마상창시합은 단순한 격투 경기나 오락거리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오늘날의 스포츠 경기장이 승부의 공간이라면 중세의 마상창시합장은 정치와 외교, 군사 훈련과 예술, 문학과 사교가 한데 뒤섞인 거대한 무대였다. 국왕과 영주들은 자신의 위엄을 과시했고, 귀부인들은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기사들은 명예를 걸고 싸웠다. 그들의 모습을 음유시인들이 노래로 남기고, 전설과 신화는 다시 경기의 연출 속으로 스며들었다. 이 정도면 마상창시합은 그 자체로 중세 유럽 사회의 축소판 아니었을까?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경기 형식의 다양성이다. 흔히 마상창시합이라고 하면 말을 타고 창을 겨누는 일대일 결투만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이 책은 마상 결투 뿐 아니라 다수의 기사가 난전을 벌이는 마상 집단전 뿐 아니라 심지어 독일 지역에서 발전한 특수 장치를 활용한 경기까지 소개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중세인들이 단순히 싸움을 즐긴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박진감 넘치고 극적인 장면을 만들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또한 책은 기사도에 대한 환상만을 보여주지 않는다. 기사도의 이상과 실제 폭력성이 공존했던 현실 역시 함께 조명한다. 명예와 용맹, 신앙과 충성이라는 가치가 강조되었지만, 동시에 부상과 죽음의 위험도 늘 존재했다는 것을 이제 독자들은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인상 깊은 것은 오스프레이 특유의 고증이다. 삽화를 담당한 앵거스 맥브라이드의 그림은 단순히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다. 실제 조각상과 문헌, 회화 자료를 바탕으로 복원된 결과물인 만큼 한 장 한 장이 작은 역사 자료같았다. 덕분에 독자는 텍스트를 읽는 동시에 시각적으로도 시대를 체험하게 된다.

창과 방패가 부딪히는 소리 너머로, 중세 유럽이라는 문명 전체가 보이는 책, 문명지도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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