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로마 글래디에이터의 세계
스티븐 위즈덤 지음, 문성호 옮김, 앵거스 맥브라이드 일러스트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스티븐 위즈덤 저 / 앵거스 맥브라이드 그림 / 문성호 역 | AK 커뮤니케이션즈






창작자를 위한 AK 트리비아 시리즈, 늘 기대하며 보는 책이다. 제대로 고증한 삽화가 멋지고 다양한 소재와 영감을 준다.

고대의 경기장은 단순한 오락장이 아니었다. 그곳은 제국의 정치와 폭력, 군중 심리와 인간 욕망이 뒤엉킨 거대한 무대였다. 이 책은 바로 그 무대의 뒤편까지 세밀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단순히 내 예상대로 검투사들이 싸웠다는 식의 수준에서 끝나지 않는 책이었다. 예를 들면 어떻게 검투사가 징집되었는지, 어떤 계급과 장비가 존재했는지, 양성소는 어떻게 운영되었는지, 경기장의 하루는 어떤 방식으로 움직였는지까지 거의 다큐멘터리처럼 펼쳐지는데 와!! 이런 느낌!!





특히 스파르타쿠스의 반란 을 통해 검투사가 단순한 희생양이 아니라 체제에 맞선 존재였다는 사실은 놀랍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디테일 아닐까? 이 시리즈가 검증된 방식을 통해 제작된 일러스트라는 점!! 우리는 흔히 글래디에이터를 영화 속 이미지로 기억한다. 모래 위에서 칼을 휘두르는 근육질 전사들. 하지만 이 책은 그 이미지 아래 숨겨진 역사적 사실을 다시 쓴다. 검투사는 스포츠 스타이자 노예였고, 아이돌이면서 동시에 물건 같은 존재이기도 했으니 참 아이러니다. 어떤 이는 범죄자였고, 어떤 이는 생계를 위해 스스로 투사가 되기도 했단다. 로마 시민들은 피를 원했지만 동시에 용맹과 명예의 드라마에도 열광했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잔혹함과 영웅 서사를 동시에 사랑해왔다는 사실이 기괴하다. 인간이란 다 그렇게 양면적이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면서 한없이 추한 내면을 가진...





무엇보다 창작자라면 이 책에서 엄청난 소재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검투사 양성소만 해도 하나의 완벽한 세계관이다. 폐쇄된 공간, 엄격한 규율, 살아남기 위한 경쟁, 서로를 동료이자 적으로 바라보는 관계들. 이것만으로도 훌륭한 소설이나 드라마의 배경이 된다. 특히 “다나오스, 신인 검투사” 같은 챕터는 한 인간이 어떻게 시스템 속 전사로 길들여지는지를 보여주는데, 성장 서사와 비극 서사를 동시에 쓸 수 있지 않을까?





검투사의 유형 역시 창작적 영감을 자극한다.

투망 검투사, 트라키아 검투사, 추격 검투사, 중장 검투사 등은 단순한 병과 구분이 아니라 각각의 캐릭터성으로 읽힌다. 가벼운 무장으로 민첩하게 싸우는 자, 무거운 갑옷으로 압박하는 자, 화려한 투구와 장비로 군중의 환호를 얻는 자. 현대 게임이나 판타지 작품 속 클래스 개념의 원형처럼 느껴질 정도다. 실제로 이 책을 읽다 보면 왜 로마 검투사가 수천 년이 지나도 계속 영화나 소설에 등장하는가를 이해하게 된다.





또 흥미로운 건 경기장 바깥의 풍경이다. 검투사는 단지 싸우는 존재가 아니었다. 팬덤이 존재했고, 인기 검투사는 여성들의 선망 대상이 되기도 했다. 반대로 패배한 검투사는 군중의 손짓 하나로 죽음을 선고받았다. 하 정말!!


이 극단적인 인기와 추락의 구조는 오늘날의 연예 산업이나 스포츠 스타 시스템과도 닮아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역사서라기보다 “인간 사회가 어떻게 구경거리를 상품화하는지도 알게 된다.

로마 시민들은 검투 경기를 문명의 상징처럼 생각했지만, 그 화려함 뒤에는 피와 공포, 계급과 폭력이 있었다. 지금 우리도 이 비슷한 구조 속에서 살아간다. 형태만 달라졌을 뿐, 인간은 여전히 누군가의 경쟁과 추락을 열광적으로 지켜본다.




그래서 고대 로마 글래디에이터의 세계는 단순히 과거를 설명하는 책이 아니다. 인간 사회가 왜 폭력과 영웅담에 매혹되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며, 동시에 창작자에게는 살아 움직이는 세계관 그 자체였다.





#고대로마글래디에이터의세계 #스티븐위즈덤

#AK커뮤니케이션즈 #로마사 #서양사

#고대로마 #글래디에이터 #검투사

#스파르타쿠스 #역사책추천 #역사교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이지 않는 것들
매트 존슨 지음, 조호근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보이지 않는 것들』 우주에 재현된 또 하나의 사회 실험장






매트 존슨 지음/ 폴라북스(펴냄)






단순 미스터리라기보다 “현실 아래 숨어 있는 보이지 않는 구조와 인간 심리”를 건드리는

제목 자체가 굉장히 상징적이다. 과연 무엇이 보이지 않는가?



나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 소설의 첫 문장 ) 작가는 우주를 동경의 공간으로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 사회를 멀리 떨어진 곳에서 해부하기 위한 거대한 실험실처럼 사용한다.





작품은 목성 탐사선 SS 딜레이니 호의 비극에서 출발한다. 냉동 수면 상태의 우주선 참사, 그리고 3년 후 이어지는 조사와 탐색. 2장에서 갑자기 시점이 전환되며 사건 파일과 보고서가 퍼즐처럼 끼어드는 순간, 이 소설이 단선적인 이야기 구조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독자는 단순히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흩어진 단서들을 조립하며 세계의 실체를 추적하게 된다.





등장인물 역시 흥미롭다. 딜레이니 호의 행성지질학을 공부한 응용사회학자 날리니 잭슨, 천체지질학자 드웨인 커즈웰 등 과학자들이 중심에 서 있지만, 이 작품은 과학기술 자체보다 인간 집단과 심리를 더 깊이 파고든다.


우주란 건 사실 천상의 거대한 공동묘지인 거지 라는 문장은 이 소설 전체의 정서를 압축하는 표현처럼 느껴졌다. 우주는 미지의 낭만이 아니라, 인간 문명의 폐기물들 그리고 욕망이 혼재하는 장소로 묘사된다. 심지어 우주선 안에서도 그러하다.



이후 도착하게 되는 뉴에어로크는 이 작품의 진짜 얼굴을 드러내는 공간이다. 이 공간이 주는 상징성은 뭘까?

노숙자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 거주민들이 “약속의 땅”이라 부르는 도시. 겉으로는 완벽한 공동체처럼 보이지만, 어딘가 지나치게 정돈된 느낌, 비현실적이다. 이 장면에서 자연스럽게 떠오른 것이 소설에 언급되는 포템킨 빌리지였다. 겉만 번지르르하게 꾸며진 가짜 마을, 정치적 속임수의 상징. 뉴에어로크 역시 현실의 불편한 요소들을 제거해 만든 거대한 쇼윈도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영화 #트루먼쇼 가 떠오르는 소설이라고 했나 보다.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건 탐사선 인물들이 이 세계에 적응해가는 과정이다. 작가는 이를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의 애도 단계 모델 ( 소설 챕터에 번호를 붙여서 1부정, 2분노, 3협상, 4우울, 5수용 ) 이런 식으로 서술하는데 이 부분에서 와! 이 작가!!! 천재인가!

거대한 SF 사건을 심리학적 언어로 번역하는 방식이 놀랍다. 이 세계는 단순히 외계 도시가 아니다. 외부인을 천천히 흡수하고, 기존 가치관을 무력화하며, 새로운 질서에 적응하도록 만드는 시스템이다.






읽다 보면 이 소설이 왜 “SF 판 『트루먼 쇼』”라고 언급되는지 이해된다. 현실과 연출, 진실과 조작의 경계가 계속 흔들린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무서운 건, 황당한 상황들이 실제 현실을 너무 닮아 있다는 점이다. 인종, 계급, 권력, 정치, 집단 심리. 매트 존슨은 우주라는 무대를 빌려 현대 미국 사회의 균열을 풍자한다.



특히 존슨 특유의 블랙코미디는 강렬하다. 웃긴데 불편하고, 매 페이지가 장난 같은데 가만 생각해 보면 섬뜩하기까지 하다. 이는 그의 전작들에서도 이어지는 특징이다. 그는 흑인 정체성, 사회적 위선, 미국 문화의 균열을 유머와 불안 속에 섞어냈다. 이 소설은 사회 풍자, 심리소설, 미스터리, 블랙코미디가 뒤섞인 형태다. 하나의 장르로 다 담아낼 수 없는 복잡한 미국 사회의 현재 모습을 상징한다.






누가 보이지 않는 존재 취급을 당하는가?

사회는 무엇을 외면하는가?

우리는 어떤 진실을 못 본 척하며 살아가는가?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 이르면 제목의 의미가 선명해진다. 『보이지 않는 것들』이란 단지 초자연적 존재를 뜻하는 말이 아니었다. 인간 사회가 유지되기 위해 의도적으로 지워온 구조와 폭력, 너무 익숙해져서 더 이상 인식하지 못하게 된 현실 자체를 가리키고 있었다.


우주라는 거리감을 통해 오히려 현실이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간만에 만난 “SF다운 SF”였다. 단순한 우주 모험이 아니라, 사회와 인간 존재 자체를 질문하는 철학적 SF. 사회 이슈를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해학과 풍자로 세태를 비트는 작품. 무엇보다 우주라는 거리감을 통해 인간 사회를 낯설게 바라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현대 SF가 여전히 왜 중요한 장르인지 다시 증명해내고 말았다!!!



책 마지막 장면을 보면 왜 제목이 보이지 않는 것들인지!

무엇이 보이지 않는 것인지 알게 된다.



덧: 덮고 나니 표지가 더욱 눈에 띈다. 표지화 제목 찾아보니 “Brezel im Weltraum”은 독일어로 “우주 속의 프레첼”이라는 뜻이다. 우주라는 거대한 SF 적 배경 속에 너무나 일상적인 프레첼이 들어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 소설의 분위기를 압축한다. 거대한 우주 서사 속에서도 인간은 결국 익숙한 사회와 욕망, 우스꽝스러운 일상을 반복한다는 것.









#보이지않는것들

#매트존슨

#폴라북스

#SF소설

#철학SF

#사회풍자SF

#디스토피아소설

#블랙코미디

#트루먼쇼같은소설

#미국사회풍자

#우주SF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 고민에 칸트라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 흔들리는 선택의 순간, 나를 지키는 생각 매뉴얼
아키모토 야스타카 지음, 김슬기 옮김 / 김영사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 고민이라면 칸트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흔들리는 선택의 순간, 나를 지키는 생각 매뉴얼





아키모토 야스타카 지음 | 김영사 (펴냄)







“정직하면 손해 아닌가요?”

“결과만 좋으면 괜찮은 거 아닌가요?”

“왜 인간관계는 원칙대로 되지 않을까요?” 책의 1부는 일상의 고민을 질문하고 대답하는 형식으로 서술된다. 소소하지만 누구나 고민하는 문제들이다.


철학은 늘 어렵다고 느껴진다. 특히 임마누엘 칸트 는 철학 입문자에게 가장 난해한 철학자 중 한 명이다. ‘정언명령’, ‘의무론’, ‘보편 법칙’ 같은 단어만 봐도 머리가 복잡해진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칸트를 아주 현실적인 고민 속으로 끌어온다. 그래서 읽다 보면 어려운 철학책이라기보다, 삶의 판단 기준을 다시 점검하게 만드는 사고 훈련의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핵심에는 칸트의 대표 개념인 ‘정언명령’이 있다.


내 행동을 모두가 따라도 괜찮은가








예를 들어 상황만 모면하려고 거짓말을 하는 일, 손해 보기 싫어서 약속을 가볍게 여기는 태도, 타인을 이용하면서도 스스로는 정당하다고 믿는 마음 등이다.

칸트는 이런 행동들이 모두의 법칙이 되는 순간 사회 자체가 무너진다고 보았다. 그래서 그는 인간이 욕망이나 감정만이 아니라, 스스로 세운 원칙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존재라고 믿었다.

흥미로운 건 이 책이 칸트를 단순히 “옳은 철학자”로만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2부에서는 오히려 칸트의 주장에 다시 질문을 던진다는 점이다.



“결과보다 원칙이 정말 더 중요한가?”

“거짓말은 어떤 상황에서도 안 되는가?”

“원칙만 고수하면 인간관계는 어떻게 되는가?”





이 부분 덕분에 책은 단순 교양서를 넘어선다. 독자에게 정답을 주기보다, 윤리와 선택의 문제를 스스로 생각하게 만든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는 효율과 결과가 우선시되기 때문에 칸트의 윤리는 오히려 낯설고 불편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바로 그 불편함 때문에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칸트 철학이 결국 인간 존엄의 문제와 연결된다는 사실이다.


“인간을 단지 수단으로 대하지 말라.”







이 문장은 직장, 연애, 가족 관계 속에서도 묵직하게 다가온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사람을 효율과 필요의 관점으로만 바라보는가. 이 책은 그런 질문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태도를 돌아보게 만든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철학을 삶과 분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책 속 칸트는 박물관 속 철학자가 아니다. 오히려 “흔들리는 순간에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하는가”를 끝까지 묻는다. 그래서 읽고 나면 단순히 칸트를 이해했다기보다, 스스로의 삶의 원칙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자기계발서가 빠른 위로와 즉각적인 해답을 준다면, 이 책은 조금 다르다. 대신 오래 남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지금 같은 시대에 철학이 필요한 이유 아닐까?





나는 어떤 원칙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그고민이라면칸트는이렇게말할것이다

#칸트 #김영사 #아키모토야스타카

#독서기록 #책스타그램 #서평단

#철학책 #자기성찰 #생각의기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단하고 쉬운 대상관계이론 상담 수업 - 30년 깊은 내공을 담은 명쾌하고 강력한 심리상담 솔루션
권경인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관계의 상처를 이해하는 순간 상담은 시작된다 『 단단하고 쉬운 대상관계이론 상담 수업』





권경인 저 | 라이프앤페이지 (펴냄)







이 책은 솔직히 한 번에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다. 심리학 이론들은 대학 때 교육학 심리로 배운 것이 전부라 상담의 전문 이론을 더 공부하고 싶었고 막상 학업을 병행하기는 쉽지 않았다.

‘대상관계이론’, ‘투사적 동일시’, ‘자기구조’ 같은 단어만 봐도 머리가 조금 무거워진다. 그런데 신기한 건,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어려운 이론들은 저만치 사라지고 결국 “사람은 왜 반복해서 상처받는 관계로 돌아가는가”에 집중하게 된다.

상담 전공자를 위한 이론서라기보다, 사람을 오래 만나본 사람이 결국 도달하게 되는 질문 아닐까 생각하며,

특히 학생들을 만나는 현장이나 인간관계 속에서 바로 떠오르는 장면들이 많아 개인적으로도 와닿았다.






예를 들어 책에서 말하는 “버려짐의 두려움”과 “삼켜짐의 두려움”은 학교 현장에서도 정말 자주 보이는 감정이다. 어떤 학생은 관심을 갈구하면서도 막상 가까워지면 공격적으로 밀어낸다. 또 어떤 학생은 혼자 남겨질까 두려워 관계에 과하게 매달린다. 예전에는 단순히 “예민하다”, “애착이 불안정하다”고 생각했던 모습들이 이 책을 읽고 나니 조금 다르게 보였다. 그 아이들은 관계를 어려워하는 게 아니라, 관계 속에서 살아남는 법을 필사적으로 반복하고 있었던 거라고 생각하니 짠한 마음이 들었다.






현실적으로 와닿았던 부분은 투사적 동일시였다. 처음엔 마냥 어려운 개념 같았는데, 읽다 보면 의외로 우리 일상에 가득하다. 아무도 날 좋아하지 않다며 늘 확인하려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또 누군가는 관계 속에서 계속 자신을 희생하며 결국 상대를 죄책감에 빠뜨리기도 한다.


또한 상담자는 완벽한 구원자가 아니라, 함께 관계를 만들어가는 존재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래서 오히려 현실적이고 따뜻하게 느껴졌다.






사람은 결국 관계 안에서 다치고, 또 관계 안에서 회복된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를 이해하려면 행동보다 먼저 그 사람이 오래 품고 살아온 결핍과 두려움을 보아야 한다는 것.

단단하고 쉬운 대상관계이론 상담 수업은 상담을 공부하는 사람뿐 아니라, 사람을 오래 만나야 하는 교사·부모·상담자 뿐 아니라 관계에 지친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책이라 생각한다. 추천합니다






#단단하고쉬운대상관계이론상담수업 #권경인 #대상관계이론

#심리상담 #상담심리 #교육과상담 #위니컷 #멜라니클라인

#자기심리학 #투사적동일시 #관계의심리학 #심리책추천

#교사추천도서 #상담공부 #마음공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6호선 버뮤다
범유진 지음 / 나무옆의자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범유진 저 | 나무옆의자







소설 첫 장에 ‘비행편대 19호(Flight 19)’ 사건이 언급된다. 나의 호기심 자극!! 궁금해서 찾아봤다.

흔히 ‘버뮤다 삼각지대 전설’이라 불리는 사건 이것은 실제로 존재했던 유명한 미스터리 사건이다. 외계인설, 시공간 왜곡설, 자기장 이상설 같은 수많은 SF 적 상상도 여기서 파생됐다. 실제로는 기상 악화와 항법 오류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워낙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강해 지금까지도 대중문화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소재가 아닌가?






이 소설 6호선 버뮤다의 제목도 여기서 가져온 것이다. 응암 순환선이라는 ‘빠져나오기 힘든 순환 구조’를 현대 도시판 버뮤다 삼각지대처럼 변형한 셈이다. 지하철 안에서 방향 감각이 흐려지고 같은 장소를 계속 도는 느낌, 현실과 시간이 어긋나는 감각이 버뮤다 전설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읽기 전에 제목만 보고 SF인 줄 알았다.

설정만 보면 정말 SF처럼 보이기도 하다. 시간 이동, 반복되는 루프, 현실의 균열, 도시괴담 같은 요소들이 강하니까. 실제로 범유진 작가도 SF와 판타지 장르를 자주 넘나드는 작가라 더 그렇게 느껴진다.


이 소설의 시작은 굉장히 강렬하다. 주인공 진양은 봄비가 내리던 어느 날, 자신이 불러낸 동생 진월을 지하철 살인사건으로 잃는다. 하나뿐인 가족이었던 동생이 죽었다는 사실도 견딜 수 없는데, 그 죽음의 원인에 자신이 연결되어 있다는 죄책감까지 진양을 무너뜨린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길 6호선 응암 순환선에서 정체불명의 무당을 만난 뒤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검은 터널 속으로 빨려 들어간 진양은, 동생이 죽기 전의 시간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이후 이야기는 단순한 타임 루프를 넘어선다. 진양은 진월을 살리기 위해 반복해서 과거로 돌아가지만, 시간을 되돌릴수록 오히려 두 자매 사이에 숨겨져 있던 감정과 기억들이 조금씩 드러난다. 어린 시절의 상처, 사랑과 집착 사이의 미묘한 감정, 서로를 향한 죄책감과 의존이 뒤엉키면서 소설은 점점 더 음산하고 비극적이다.







실종의 원인을 규명하려 했던 이들은 어쩌면 그저 믿고 싶었던 거 아닐까 p08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배경 설정이다. 실제로 6호선 응암 순환선은 방향을 놓치면 다시 원을 돌아야 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범유진은 이 공간을 “시간이 사라지는 버뮤다” 같은 도시괴담으로 변형시킨다. 익숙한 지하철 풍경이 어느 순간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되어버리는 감각이 굉장히 생생하다. 출근과 퇴근, 반복되는 이동이라는 도시인의 일상이 그대로 공포의 장치가 되는 셈이다.





범유진 작가는 원래도 SF, 판타지, 공포를 섞어 일상 속 균열을 만드는 데 능한 작가인데, 이번 작품에서는 특히 “남겨진 사람의 죄책감”을 아주 집요하게 밀어붙인다. 그래서 읽다 보면 단순히 무섭다기보다, 누군가를 잃어버린 이후 시간이 멈춰버린 사람의 감정에 더 가까워진다.


결국 6호선 버뮤다는 지하철 괴담의 형식을 빌려, “과연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정말 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다. 빠르게 읽히는 장르적 재미도 강하지만, 마지막에 남는 것은 오히려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도 끝내 지워지지 않는 감정의 흔적이다.








하지만 읽다 보면 이 작품은 ‘하드 SF’라기보다는 감정 중심의 미스터리·호러에 더 가깝다. 시간 여행의 원리나 과학적 메커니즘을 설명하기보다는, “왜 어떤 사람은 과거를 놓지 못하는가”, “죄책감은 사람을 어디까지 끌고 가는가” 같은 감정을 중심으로 밀고 나간다. 그래서 SF 적 장치를 사용하지만, 실제로는 상실과 애도의 이야기다.


읽고 나니 문득 생각하게 된다. 사람은 정말 과거를 다시 돌아가 바꿀 수 있다면 행복해질까. 아니면 결국 같은 감정의 고리 안을 계속 맴돌게 될까. 6호선 버뮤다는 SF와 괴담의 형식을 빌려, 결국 가장 인간적인 질문에 도착하는 소설이었다.





범유진은 특히 “청춘의 불안”을 도시 공간과 연결하는 데 강점이 있는 작가라고 생각한다. 단 30페이지까지 읽고 팬이 되었다.






#6호선버뮤다 #범유진 #한국소설 #장르소설

#미스터리스릴러 #도시괴담 #타임루프 #심리호러 #감정소설

#청춘소설 #SF감성 #응암순환선 #버뮤다응암지대

#지하철괴담 #책추천 #독서기록 #소설추천

#나무옆의자 #한국장르문학 #책리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