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과 동양철학 그리고 인간
김환규 지음 / 하움출판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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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양자역학과 동양철학 그리고 인간》 과학과 철학이 함께 묻는 인간이라는 존재

김환규 저 │ 하움출판사




철학은 늘 관심사이고, 동양철학은 서양철학보다 내게 더 생소하게 느껴졌다. 아마도 그 이유는 한자 때문일 것이다. 한자에 큰 관심도 없었고, 익숙하지도 않았기에 동양철학은 언제나 높은 산처럼 느껴졌다.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을 통해 나는 이 질문이 동양과 서양, 과학과 철학을 가르는 문제가 아니라 결국 인간이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가장 오래된 질문이라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책의 제목만 보면 양자역학을 설명하는 과학서인지, 동양철학을 소개하는 철학서인지 선뜻 감이 오지 않는다. 읽다 보면 이 책은 어느 한 분야를 깊게 파고드는 전문서라기보다, 서로 다른 학문이 같은 질문을 향해 어떻게 걸어왔는지를 동시에 보여주는 듯하다. 저자는 양자역학이라는 현대 과학의 성과를 바탕으로 동양철학의 세계관을 비추고, 다시 철학을 통해 인간과 사회, 그리고 미래를 성찰하도록 이끈다.



흥미로웠던 점은 양자역학을 단순한 과학 이론으로 다루지 않았다는 것이다. 불확정성의 원리, 양자 얽힘, 슈뢰딩거의 고양이 같은 익숙한 개념들은 단순히 물리학의 공식으로 끝나지 않는다. 우리가 세상을 얼마나 확정적인 것으로 믿고 살아왔는지에 대한 질문이자 하나의 도전이다.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더 연결되어 있고, 우리가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철학이 오래전부터 던져온 질문과도 닿아있다.

동양철학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조화'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서양철학이 대상을 분석하고 구분하는 데 익숙하다고 본다. 반면 동양철학은 어떤가?

관계와 균형 속에서 존재를 바라본다. 옳고 그름을 나누기보다 서로 다른 것이 함께 존재하는 이유를 이해하려는 시선이다. 그 관점으로 양자역학을 다시 바라보니, 입자와 파동이라는 이중성조차 어느 한쪽이 정답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함께 성립하는 세계라는 점에서 동양적 사고와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반가웠던 이름은 칼 구스타프 융이었다. 융의 동시성 이론은 오래전부터 관심 있게 읽어온 주제인데, 이 책에서는 그것이 양자역학과 동양철학 사이를 연결하는 또 하나의 연결점으로 느껴진다. 인과관계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삶의 우연과 의미를 떠올리게 하며, 인간은 단순히 논리만으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다시 일깨워 준다.

책은 결코 가볍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물리학과 철학, 역사와 미래학까지 폭넓게 넘나들기 때문에 천천히 곱씹으며 읽어야 한다. 하지만 어려운 개념을 끝까지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지식을 얻었다기보다 사고의 폭이 넓어졌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정답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질문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책이라고 해야 더 정확할 것이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인간을 중심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양자역학도, 동양철학도 결국은 인간이 어떻게 세상을 이해하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기 위해 존재한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인공지능이 우리의 일상을 바꾸는 시대일수록,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사유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내가 철학을 읽는 이유이기도 한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잘 산다는 것은 뭘까?

정답을 많이 아는 삶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끊임없이 넓혀가는 삶인지도 모른다.인간은 누구이며, 우리는 어떤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가. 그 질문 앞에서 잠시 멈춰 생각해 보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은 충분히 의미 있는 사유의 시간을 선물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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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일은 맡기는 것이 전부다 - 성과를 내는 리더가 반드시 알아야 할 ‘맡김’의 연금술
이바 마사야스 지음, 정혜원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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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좋은 리더는 앞에서 끌지 않는다. 사람들이 스스로 움직이는 판을 만드는 사람 『 리더의 일은 맡기는 것이 전부다』

이바 마사야스 저 · 정혜원 역 │ 비즈니스북스




리더의 역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는 요즘이다. 제목처럼 정말 일을 잘 맡기는 것이 전부일까? 그렇다면 일을 잘 맡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일을 잘 맡기는 것, 그것이 곧 리더의 진짜 실력이다. 특히 놀라웠던 챕터는 '가르치면 성장한다는 착각'이었다. 너무나 당연하게 믿어왔던 명제를 뒤집는 제목, 시작부터 흥미롭다.

우리는 흔히 좋은 리더를 가장 많은 것을 알고, 가장 빠르게 해결하며, 누구보다 앞장서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리더일수록 어느 순간 팀은 리더 한 사람의 속도를 넘어서지 못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마치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햇빛을 독차지하면 그 아래 작은 나무들이 끝내 자라지 못하는 숲처럼 그렇다. 처음에는 든든한 그늘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성장을 막는 천장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은 리더가 해야 할 일이 '더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처음에는 조금 낯설었다.





팀원에게 맡긴다는 것은 통제를 포기하는 일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읽을수록 맡김은 방임이 아니라 신뢰를 설계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물론 믿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목표를 함께 이해하고, 역할을 분명히 하고, 실패해도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 주는 일까지 포함되어야 비로소 '맡김'이 완성된다.


가장 오래 생각하게 된 챕터는 '가르치면 성장한다는 착각'이었다.

우리는 누군가를 성장시키려면 더 많이 설명하고, 더 자세히 알려주고, 더 자주 수정해 주어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정작 사람은 설명을 많이 들을 때보다 스스로 고민하고 선택하며 책임져 본 경험을 통해 성장한다. 씨앗에게 성장하는 방법을 아무리 설명해도 싹은 트지 않는다. 적당한 햇빛과 물, 그리고 뿌리를 내릴 흙을 마련해 줄 때 비로소 스스로 자란다. 사람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 참 와닿는다.







또 하나 마음에 남은 것은 100점짜리 개인보다 70점짜리 협업이 더 강할 수 있다는 관점이었다.

우리는 완벽함을 목표로 삼지만 조직은 혼자 달리는 경기가 아니라 함께 목적지에 도착하는 긴 여정이다. 리더가 모든 답을 쥐고 있으면 팀원들은 점점 질문하지 않게 되고, 결국 조직은 한 사람의 역량에 의존하게 되는게 현실이다. 반대로 구성원이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일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질 때 조직은 비로소 지속가능한 힘을 갖게 된다.





책을 읽으며 문득 독서모임을 운영하는 내 모습도 돌아보게 되었다. 좋은 모임은 운영자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곳이 아니라, 각자의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살아나는 공간이다.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나누는 일도 누군가의 정답을 배우는 시간이 아니라 스스로 의미를 발견하는 과정이다. 리더십도 결국 같은 원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좋은 리더는 가장 많은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가장 많은 사람이 자신의 가능성을 펼칠 수 있도록 만드는 사람이다. 엄청 멋있는 말이다.

누군가를 믿는 용기, 기다리는 인내, 그리고 한 걸음 뒤에서 조직 전체를 바라보는 시야. 그 세 가지가 모였을 때 비로소 '맡김의 연금술'은 완성된다. 이 책은 리더의 자리에 있는 사람뿐 아니라 언젠가 누군가와 함께 일하게 될 모든 이들에게 한 번쯤 권하고 싶은 현실적인 리더십 수업이다. 내 일상에도 바로 적용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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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어떻게 느끼고 행동하고 기억하는가 - 지구 끝에서도 살아남는 작고 여린 잎에 숨은 강인함에 대하여
곽준명 지음 / 현대지성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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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식물은 어떻게 느끼고 행동하고 기억하는가》 초록 세포가 들려주는 생명의 언어

곽준명 저 │ 현대지성




여름이 깊어가는 계절, 식물책은 언제나 화보처럼 다가온다. 초록빛 잎맥과 꽃, 숲의 풍경을 감상하는 에세이를 기대하게 되고 찾아보니 이 책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생물학 카테고리에 있었다.

책을 펼치는 순간 자연스럽게 떠오른 질문은 하나였다. 기후위기라는 거대한 재난 속에서 식물은 무엇으로 살아남는가. 그 답은 의외로 감성이 아니라 치밀한 생존 전략과 과학에 있었다.

생물학은 최근 학생들에게도 관심이 높은 분야다. 세특과 학생부 관리가 막바지에 접어든 고3에게는 기말고사가 끝난 지금이 오히려 진로 독서를 시작하기 좋은 시기이기도 하다. 생명과학을 좋아하지만 대학 교재는 아직 어렵고, 그렇다고 단순한 교양서로는 부족하다고 느끼는 학생이라면 이 책은 훌륭한 징검다리가 되어 준다. 과학적 깊이를 유지하면서도 독자의 눈높이를 잃지 않는 설명 덕분이다.



저자인 곽준명 교수는 식물 세포 연구 분야의 세계적인 연구자다. 오랫동안 연구실에서 들여다본 미시 세계를 대중의 언어로 풀어낸 이 책!!

식물도 환경을 감지하고, 신호를 주고받으며, 기억을 남기고, 상황에 따라 행동을 바꾸는 과정을 분자생물학의 관점에서 차근차근 설명한다. 신비롭다. 그동안 신비롭게만 여겼던 식물의 능력이 사실은 세포 하나하나에서 시작되는 정교한 생명 현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흥미로웠던 부분은 식물이 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이었다. 가뭄이 닥치면 수분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스스로 호흡을 조절하고, 병원균이 침입하면 세포 간 신호를 통해 방어 체계를 가동한다. 곰팡이와는 때로는 공생하고, 때로는 치열하게 싸운다. 심지어 한 번 겪은 스트레스를 기억해 다음 위기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은 우리가 생각했던 '가만히 서 있는 생명체'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꾸어 놓는다. 움직이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식물을 단순한 자연의 일부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기술의 원천으로 바라본다는 점이다. 식물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고, 오염된 토양의 중금속을 흡수하며, 의약품 생산에도 활용될 수 있다.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주체가 거대한 기술만이 아니라 작은 잎과 뿌리일 수도 있다는 사실은 놀라움을 넘어서 내겐 작은 감동이었다.


과학책이라고 해서 어렵기만 한 것도 아니다. 일상적인 비유와 풍부한 각주 덕분에 복잡한 분자생물학 개념도 부담 없이 따라갈 수 있었고, 연구실에서 직접 촬영한 전자현미경 사진과 QR코드 영상은 책 속 설명을 실제 장면으로 확인하게 해 주었다. 글만 읽는 것이 아니라 식물 세포의 움직임을 직접 관찰하는 경험까지 더해져 과학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덮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기후위기를 해결할 새로운 기술만 찾으려 했지만, 어쩌면 답은 오래전부터 우리 곁에서 묵묵히 살아남아 온 식물들이 이미 보여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느리고 연약해 보이는 존재일수록 가장 정교한 생존의 기술을 품고 있다는 사실 아닐까??



끝으로 지구 끝에서도 살아남는 작고 여린 잎에 숨은 강인함에 대하여!!

식물을 보는 시선을 바꾸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생명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관계까지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대중과학서였다. 특히 생명과학에 관심 있는 학생, 환경과 기후위기를 고민하는 독자, 그리고 "과학책은 어렵다"는 선입견을 가진 사람에게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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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경계하지 않는 자는 결코 남을 벨 수 없다 한국철학전집 1
이순신 지음 / 결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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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스스로를 경계하지 않는 자는 결코 남을 벨 수 없다』 이순신, 자기 자신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법

이순신/ 결출판사



우리는 이순신 장군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순신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명량대첩', '거북선', '필사즉생 필생즉사' 같은 상징적인 단어들이 떠오른다. 누구나 이순신의 이름을 알고, 누구나 위대한 장군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과연 이순신의 진짜 위대함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많은 사람들은 그를 '한 번도 패하지 않은 명장'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그의 삶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위대함은 승리의 기록이 아니라 패배와 굴욕을 견뎌낸 마인드에 있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모든 것을 잃었던 백의종군의 시간, 나라와 조정으로부터 버림받았던 순간, 열두 척의 배만 남은 절망 속에서도 끝내 자신의 마음을 무너뜨리지 않았던 마음

내 안의 오만을 베어내지 못하면, 세상의 무엇도 벨 수 없다


이순신의 칼끝이 밖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안을 향한다는 사실이 새삼 감동이다. 우리는 늘 세상과 사람을 바꾸려 애쓰지만, 정작 가장 다루기 어려운 대상은 자기 자신이 아닐까. 분노, 자존심, 핑계, 오만…. 이순신이 평생 싸웠던 가장 강한 적 역시 왜군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이었는지도 모른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1장 '백의종군'이었다.

우리는 실패를 인생의 끝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순신에게 백의종군은 끝이 아니라 다시 시작하는 자리다. 책은 "과거의 영광을 찢고 밑바닥을 직시하라"고 말한다. 이미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사람이 모든 명예를 내려놓고 평병사로 돌아가는 일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그러나 그는 억울함을 증명하는 데 시간을 쓰지 않았다.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며 다시 전장으로 돌아갈 힘을 준비했다.

인정받지 못한다고 쉽게 좌절하고, 억울함을 반복해서 떠올리고 또 괴로워한다. 하지만 이순신은 자신의 감정을 앞세우기보다 해야 할 일을 먼저 선택했다. 그래서 그의 침묵은 체념이 아니라 가장 강한 의지였다.


이어지는 '자기 경계'에서는 더욱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진다. 남의 허물을 찾기 전에 내 안의 치부를 먼저 들여다보라는 메시지는 깊이 공감된다.

읽는 동안 역사책이라기보다 자기 성찰을 위한 철학서를 읽는 기분이 들었다.


우리는 종종 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책은 강함의 기준을 완전히 바꿔 놓는다. 진짜 강한 사람은 남을 이기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오만과 변명, 두려움을 먼저 베어낼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통해 인간 이순신의 모습을 만나보시길



#스스로를경계하지않는자는결코남을벨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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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자기경계 #필사즉생 #필생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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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미술관 - 그 그림엔 사연이 있다, 개정판
문하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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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문하연 지음 | 평단










명화 감상이 이렇게 재미있었나? 방구석에서 시작해 전 세계 미술관으로 이어지는 지적이고 우아한 명화 산책






예술은 늘 관심사다. 표지부터 아름다운 이 책. 명화 감상은 언제나 설레고 기분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렵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미술에 대한 지식이 없이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을까. 그림의 시대와 사조를 모르고, 화가의 생애를 외우지 못해도 예술을 온전히 만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며 내린 결론은 의외로 단순했다. 명화는 먼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마음을 내어주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미술관에 가면 자꾸 정답을 찾으려 한다.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어떤 기법이 사용되었는지, 시험 문제처럼 의미를 해석하려고 애쓴다. 그러다 보면 정작 그림 앞에 오래 사유하는 방법을 잊어버린 것은 아닐까? 하지만 예술은 정답을 맞히는 일이 아니라, 오래 바라보는 일에서 시작되는 일일 것이다.








이 책은 단순히 지식이나 그림을 설명하기보다 그림을 둘러싼 사람들의 삶을 들려준다. 화가들이 남긴 작품보다 그들이 어떤 시간을 견디며 살아왔는지를 먼저 보여주니, 어느새 그림도 하나의 인생이야기 같다.

책을 읽으며 새삼 깨달은 것이 있다. 우리는 흔히 명화를 '결과'만 본다. 미술관 벽에 걸린 완성된 작품만 바라본다. 하지만 한 점의 그림 뒤에는 실패한 시간과 가난, 사랑과 상실, 끝없는 의심과 고독이 쌓여 있다는 것. 예술은 영감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 살아낸 시간의 밀도에서 태어난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명화를 감상하는 일은 타인의 삶을 읽는 일과도 닮아 있다. 한 사람을 오래 알아갈수록 그 사람의 말과 표정이 다르게 보이듯, 그림 역시 그 안에 담긴 삶을 알고 나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이 책이 미술을 특별한 사람들의 취미로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술을 잘 아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나누지 않는다. 대신 누구나 자신의 경험으로 그림을 만날 수 있다고 말한다.



미술은 삶과 동떨어진 고급 문화가 아니다. 사랑은 어떻게 그려졌는지, 슬픔은 어떤 색을 띠는지, 희망은 어떤 빛으로 표현되는지를 화가들은 자신의 언어로 남겼다. 우리는 그 그림을 통해 결국 우리 자신의 감정을 다시 만나게 된다.








책을 넘기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좋은 미술 감상이란 그림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통해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세상을 하나 더 갖게 되는 일이라고.

책은 한 편의 예술 에세이처럼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데서 끝나지 않고, 한 작품 앞에서 잠시 멈추어 서는 시간을 선물한다.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천천히 바라보는 힘을 잃어버린 우리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책을 덮고 나면 미술관에 가고 싶어진다. 유명한 그림을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 작품 앞에서 오래 머물며 나만의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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