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과 한의 화가 천경자 - 희곡으로 만나는 슬픈 전설의 91페이지
정중헌 지음 / 스타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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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과 한의 화가 천경자』 정중헌 지음 | 스타북스







내가 처음 천경자 화백에게 관심을 가진 것은 2015년 신문에서 천경자 화백의 부음 기사를 봤을 때였다. 《미인도》위작 시비에 휘말려 절필을 선언하였고 큰딸이 사는 뉴욕으로 간 후 투병 소식만 전해졌다가 2015년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작고했다고 한다. 생전에 서울시에 대표작과 저작권까지 기증한 첫 사례를 만든 천경자 화백, 자신의 전부인 작품들을 사회에 환원하고 가신 분이라 더욱 마음이 아린다. 책의 저자는 이전에 천경자 화백에 대한 자서전을 낸 적이 있다고 한다. 천경자 화백의 자서전과 수필집에 남긴 주옥같은 글만으로도 2차 창작이 가능할 것이다. 희곡 전문가는 아니지만 천경자 화백을 널리 알리고자 희곡의 형태로 창작했고 또 저자의 공연예술학 박사 과목의 과제이기도 했다. 




책에 수록된 그림을 감상하고 그림에 실린 사연을 소개받을 때 무엇보다 천경자 화백의 문장에 감탄했다. 함께 공감하고 위로받고 받은 위로를 돌려주는 시간이었다. 

『결국 나의 모토는 욕망이 무한했기 때문에, 완성이 아닌 미완성의 꿈과 인생을 틀림없이 이루어 가기 위하여 그 세 가지 원동력과 알맞은 건강을 바탕으로 계단을 하나씩 하나씩 밟고 무리하지 않고 살아왔다는 말이 되겠지요.』 예술가는 감정에 치우치고 즉흥적인 삶을 살 수도 있지 않나 생각했는데 천경자 화백의 삶은 계단을 하나씩 오르는 것과 같았다. 모두 계획하고 무리하지 않는 삶.  












우리는 천 화백을 한과 고독, 미완성의 화가, 슬픔의 화가 천경자로 알고 있다.  그러나 화가의 작품에는 꿈이 담겨있고 미래가 있다. 무엇이 완성인지 미완성인지 사실 나는 잘 모른다. 소개 글에 미완성으로 남았다고 하면 그것이 미완성이구나! 유추할 뿐이다. 그 당시 여성으로 흔치않게 일본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대학의 강단에 서고 아버지의 강요가 아니라 자신의 선택으로 결혼을 하고 이혼을 했다. 자신이 원하는 나라를 선택해서 여행을 했고 작품으로 남겼다. 그런 그녀에게 무슨 한이 남아 있을까? 다른 여성들이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을 꿈꾸었고 이루었다. 그리고 사회에 환원했다. 그래서 천경자 화백은 내게 시대를 앞서 간 위대한 인물로 다가온다. 




여류 화가, 여류 소설가, 여선생님, 여검사, 여의사..... '여자'라는 카페고리 안에 가두고 싶지 않은 인물을 만난다. 천경자 화백이 내게는 그런 인물이다. 여자라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위대한 화가 중 한 사람이다. 천경자 화백은 인터뷰 때마다. "뱀은 나의 돌파구였고. 뱀 그림은 자신을 수렁에서 건져낸 수호자"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살기 위해 떠난 아프리카 여행. 

『나로서는 산다는 의미가 예술이라는 용광로에 불이 활활 타올라 새로운 작품이 쏟아져 나올 그 생활에 있고, 아프리카의 자극과 풍물은 내 마음의 용광로에 불이 붙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 주리라 믿고 있어요.』 아프리카에서 천경자 화백 불멸의 대작이 탄생했다.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 너무나 평온한 아프리카의 모습인데 코끼리 등 위에 쭈그리고 앉은 여자 보기만 해도 눈물이 줄줄 흘렀다.





여행을 하면서 부딛친 어려움 중에서 가장 견딜 수 없었던 것은 미친 듯이 파고드는 고독이었다는 천경자 화백. 그의 삶은 고독과의 싸움, 자신과의 싸움, 편견과의 싸움이었다. 뜨겁다 못해 활활 타들어갈 것 같은 천경자 화백의 그림들. 캔버스 위에 쏟아부은 그녀의 열정이 오롯이 느껴졌다. 천경자 화백의 그림과 함께 한 20일간의 여정은 작품 안에서 또한 나를 만나는 여정이었다. 우리도 함께 슬픈 전설의 91페이지를 쓰고 있는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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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속의 우주 - 서체 디자이너가 바라본 세상 이모저모
한동훈 지음 / 호밀밭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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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체 디자이너가 바라본 세상 이모저모

『글자 속의 우주 』 




한동훈(지음) | 호밀밭




책을 읽기 전에 '서체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무엇보다 감각적인 아름다운 책표지에 반했다. 서체 디자인이라는 직업 말만 들으면 정말 멋져 보인다. 직업상 힘든 점과 보람을 느낀 점 등이 궁금했다. 책에 수록된 아름다운 서체들을 감상하는 시간 정말 눈 호강하는 기분이었다^^ 아래아한글 필기체에 대한 궁금증은 책 뒤에 부록에서 친절히 설명해 주었다. 어떤 분의 손글씨가 예뻐서 그분의 손글씨를 바탕으로 비트 맵 폰트화한 것이었다. 물론 문자나 카톡, 이메일을 사용하는 요즘이지만 여전히 글씨를 예쁘게 쓰시는 분들 부럽다.  




사명감보다는 지치지 않고 재미있게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저자, 한글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글자를 좋아한다는 저자 그는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걸까? 9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중고책방 '책창고'에서 김진평 선생님의 《한글의 글자표현》을 보게 되었고 대학에서 한글디자인 수업을 들었다. 이 책 《한글의 글자 표현》 역시 궁금해서 찾아보니 또 하나의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1980년대 한글 디자인이라는 개념조차 없던 시기에 김진평 선생님은 모눈종이와 곡선자를 사용해서 한글 레터링을 표현했던 한글 디자인의 시초였던 분이셨다.  역시 앞서가는 선각자들의 노력이 있었다는 것!




서체 디자이너는 그냥 책상 앞에 앉아 작업만 하는 줄 알았는데 아이디어를 위해 발로 뒤어야 했다. 길을 걷다가 눈에 띄는 글자가 있으면 사진으로 남겨야 한다. 바로 현장에서 찍어두지 않으면 언젠가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한다. '타이토 그래피'라는 용어도 처음 알게 되었다. 고전적인 의미의 타이로 그래피는 활자를 해체 재조합해서 인쇄하는 활판술을 가리키는 용어라고 한다. 이제 금속판을 쓰는 인쇄소는 없으므로 요즘에는 글자를 활용한 거의 모든 디자인이 타이포그래피라고 여겨진다. 




책은 지난 9년간 그가 만난 모든 글씨체를 소개한다. 글씨체는 스토리와 함께 소개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커피전문점의 메뉴판에서 만난 아르바이트생의 손글씨 글쎄 전문가가 보이에는 어떨지 몰라도 내 눈엔 개성 있고 예뻤다. 글씨체에 정답이 있을까? 알아보기 쉽고 개성적인 글씨체를 선호한다. 예전의 70~80년대 과거 광고의 서체들, 90년대의 자동차 광고 서체들도 소개되었는데 한 장의 사진이나 광고를 통해 그 시대가 바라는 서체 문화를 읽을 수 있었다. 




타이포 그래피의 영역이 이렇게 방대한 줄 정말 몰랐다. 새마을금고의 서체 변천사, 야구 유니폼의 번호판 글씨체 변천사, 올림픽 헤드라인의 변천사, 10년 넘은 장수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의 자막 글씨 변천사 등 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다양한 곳에서 타이포 그래피가 아름답게 활용되고 있었다. 근래에 벌레체라고 하여 독특한 서체가 유행하고 서체는 끊임없이 변하고 진보한다. 아~ 정말 대한민국의 글씨 변천사를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 책을 통해 한글에 더욱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서체, 디자인 분야 관심이 있는 청소년들의 직업 소개에도 유용할 것 같다. 




♧출판사 지원도서를 읽고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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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나무 1 - 그림 문자로 풀어내는 사람의 오묘한 비밀 한자나무 1
랴오원하오 지음, 김락준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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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문자로 풀어내는 사람의 오묘한 비밀

《한자나무》 1권




랴오원하오(지음) | 김락준(옮김) | 교유서가





한자를 어렵게 느끼시는 분들의 의외로 많다는 사실, 안타깝게도 나 역시 한자에 관심도 흥미도 없었다. 중학교 한문 시간에 한자를 접했는데 내겐 하나의 '암기과목'일뿐이었다. 보통 선생님이 좋으면 그 과목도 덩달아 좋아지는 법인데 깐깐한 한문 선생님에 대한 기억이 아마 한문을 더욱 멀리하게 된 계기 내지는 변명이랄까? 특히나 남녀 차별적인 한자문화, 예를 들면 아직도 가끔 여자 '녀'가 아니라 계집 '녀'라고 부르는 선생님들을 만난다. 중학생 때 그 어린 마음에도 불편했고 지금까지도 불편함이 다분한 한자들. 아비 '부'의 경우에도 아비는 아버지라는 신성한 이름을 낮춰 부르는 말이고 어미 '모' 역시 우리의 위대한 어머니들을 낮추는 말이다. 아버지, 어머니만큼 좋은 용어가 도 어디 있을까? 사내 '남'이라는 단어도 마찬가지로 남자 '남'이 맞다고 생각한다. 뭐 단어 하나로 뭘 그렇게 까탈스러운 것이 아니라 '언어'라는 것이 은연중에 사람의 의식을 지배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말조심, 단어조심, 문장도 조심해서 쓰려고 노력한다.




한자를 관심 있게 들여다보면 '여자'에 관련된 한자들은 상당히 종속적이다. 뭐 한자만 그렇겠는가마는. '남자'와 관련된 한자들은 진취적이고 업적을 이루고 역사를 이끌어 가는데 쓰인다. 역사는 왜 남자에 의해서만 쓰였나? 여자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까? 우리보다 한 세기 먼저 살다간 천재 작가 버지니아 울프가 했던 고민이다. 물론 한자가 만들어지던 시대에는 여성의 인권 따위(?)는 없던 상상도 못했던 시절이다. 여성은 그저 남성의 종속되고 소유물 정도로 생각했던 시대. 버지니아 울프 사후 80년이 지났건만 달라진 건 뭘까?




한자와 관련된 사자성어는 남녀 차별의 결정판이다^^ 여자는 어려서 아버지를 따르고 성인이 되어서는 남편을 노년에는 아들을 따르는 문화가 오랫동안 정말 천년 넘게 이어져왔다. 이 책을 읽으며 각종 한자사전을 검색해보니 아직도 계집 '녀'라고 버젓이 쓰여있는 사전이 있다. ㅎㅎㅎ 뭐 내가 여성운동가는 아니지만 인류의 반이 여자라는 것을 엄격히 각인해야 한다. 이 책을 처음 접한 느낌은 한자에 거부감이 있는 내가 보기에도 재미있는 구성이었다. 서문을 읽었을 때 문자학에 대한 저자의 놀라운 열정은 존경스러웠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문자학이 이렇게 엄청난 학문의 영역인 줄도 몰랐던 나^^






책의 특징적인 점은 한자를 통해 중국의 다양한 문화를 유추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한자 입문자에게도 나처럼 한자 거부감이 있는 독자에게도 친절한 입문서다. 책을 읽기 전에 배경지식에서 갑골문으로 시작하여 글씨체를 비롯하여 하나라, 상나라, 주나라의 역사까지 소개되어 있는 부분 인상 깊었다. 이 책은 한자나무 시리즈 제1권으로 '사람'에 관련된 한자들이 나온다. 태아기를 시작으로 유아동기를 거쳐 노년에 이르기까지 관련 한자를 소개하는데 놀라웠던 점은 책에 언급된 한자가 붓글씨처럼 예쁘게 흘러내리는 폰트라서 정말 정감이 갔다. 나도 따라 써보고 싶은 충동을 느낄 정도로^^



책의 마지막 장 여자 '녀' 챕터를 가장 먼저 읽었고 관심 있게 읽었다. 아름다운 상형문자들 한자의 기원들을 이렇게 관심있게 읽어본 것은 이 책이 처음인 것 같다. 저자는 한자가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그림 문자라고 한다. 기존의 낡은 한자 해설서에서 벗어나 현대적인 감각으로 누구나 흥미롭게 쉽게 배울 수 있는 한자 해설서였다. 대만의 대학생들이 학기 중에 교재로 활용한 책이라고 한다. 학생, 교사. 일반인 두루 읽고 활용하기 좋으며 현직의 선생님들은 수업에 활용해도 좋을 책이다. 시리즈 5권 다 읽어보고 싶다. 한자는 사람들의 스토리와 우리들 삶을 담고 있다.



♣교유서가 서포터즈로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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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이면 행복해야지
도대체 지음 / Lik-it(라이킷)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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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이면 행복해야지 





도대체(글, 그림) |은행나무(펴냄)







은행이 4기 두 번째 도서는 도대체 작가님의 『이왕이면 행복해야지』이다. '도대체'라는 작가님 닉네임이 처음에는 낯설었는데 부를수록 정감이 간다. 윽!! 나는 사실 고양이를 무서워한다. 고양이 눈을 쳐다보는 게 제일 힘들고 고양이뿐 아니라 개도 무서워서 내 가까이 오는 게 솔직히 두렵다. 




애완견 목줄을 안 하고 다니는 사람을 보면 화가 난다. 주인과 자신의 개를 위해서 또한 타인을 뷔해서도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목줄을 하지 않은 개가 도로로 뛰어들어 사고가 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반면,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키우시는 분들에 대해 긍정적이다. 생명에 책임감을 가지고 함께 하는 일은 참 아름다운 일이다. 멀리서 보는 강아지, 고양이는 정말 예쁘다. 내가 애견인들의 마음을 100%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생명을 다룰 때는 책임감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자신이 기르는 고양이가 강아지에 관한 에세이들이 정말 많이 나오는데 이 책은 조금 특별하게 다가왔다. 고깃국을 끓이다가 자신의 창문을 기웃대는 고양이를 만난 저자. 그냥 쫓아보낼 수도 있었는데 고기를 나눠주는 모습, 어미 고양이가 입에 물고 가는 모습은 정말 짠한 마음이 들었다. 책의 문장에서 길고양이 괴롭히지 말라고 이미 충분히 힘든 삶을 살고 있다는... 




저녁에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면 아파트 분리수거장을 기웃대는 길고양이들을 마주친다. 나는 너무 무서워서 쓰레기를 버리지도 못하고 고양이가 갈 때까지 기다리거나 다른 사람이 오면 도움을 청한다 ㅎㅎ 그런데 얼마나 먹을 게 없으면 쓰레기장을 기웃거릴까 싶은 생각이 든다. 우리 아파트에만 해도 바싹 마른 고양이가 몇 마리나 되는데 한번도 먹이를 준다거나 하는 모습은 못 본 것 같다.




고양이를 보면 그 동네 분위기를 알 수 있다는 저자. 쓰레기봉투 뜯는 법을 가르쳐야 하는 어미 고양이의 심정은 어떨까? 다 큰 어른 고양이가 어린 고양이를 배려하는 모습, 자신의 사비로 고양이 사료를 사고 일일이 다니며 챙기는 저자의 모습 역시 감동이었다. 동물에 대한 애정이 있는 사람은 사람에 대한 감성도 남다를 것이다. 동물이든 풀 한포기든 허투루 여기지 않고 귀하게 여기는 인성 바른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 그래서 이 세상이 돌아가는 것 아닐까?




《적어도 고양이 몇 마리는 나를 좋은 사람이라 기억한 채 세상을 뜨겠지?》 그것으로 됐다는 문장에 눈물이 핑 돌았다. 나도 두려움을 극복하고 동물을 만져도 보고 싶고 가까이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된다. 정신분석학 칼럼에서 읽은 건데 어릴때 동물과의 안 좋은 기억이 있는 사람은 어른이 되어서도 동물을 무서워한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 친구를 바래다주러 갔다가 어둑어둑 해가 지는데 큰 개에게 쫓긴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책의 저자처럼 반려동물을 키우고 이렇게는 못하더라도 마음으로라도 따뜻한 시선을 보내야지 다짐해본다. 소중한 생명들에게 관심을....



♣은행나무 서포터즈로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주관적을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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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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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NOON세트

『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원작) | 이종인 (옮김) | 열린책들 (펴냄)  






헤밍웨이에 대해 따로 소개가 필요할까? 그가 하나의 장르이고  한 세기를 대표하는 대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자 중에서도 단연 탑인 어니스트 헤밍웨이, 독서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들어서 알고 있는 『노인과 바다』를 다시 읽었다. 고전을 읽으며 매번 놀랍다. 청소년기에 읽은 느낌과 성인이 되어 읽은 느낌은 정말 큰 차이가 있는데 그것은 세월이 흐른 결과라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한달 전에 읽은 노인과 바다와 오늘 읽은 노인과 바다가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아마 책 서평을 쓴 한 달 뒤에 다시 꺼내본다면 그때 주는 느낌이 또다를 것이다. 재독을 반복해도 지겹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매번 새로운 발견을 반복하는 느낌? 그래서 고전을 읽나 보다.



예전에 읽었을 때 노인보다는 마놀린의 감정에 집중했었다. 왜 이 할아버지를 따라다니는 걸까? 중심에서 밀려난 할아버지, 능력도 없고 운도 없는 늙은 어부 산티아고를. 산티아고 역시 소년을 조수나 '보조'로 여기지 않고 당당한 '어부'로 존중해본다. "어부 대 어부"로 테이블에 앉는다. 책은 내게 너무 무겁게 다가왔다. 눈을 감으면 영화 《노인과 바다》가 떠오른다. 바다 한가운데에서 조그만 거룻배로 커다란 물고기와 사투를 벌이던 노인. 



사람들은 손익을 따져보고 '아니다' 싶은 일에는 투자를 하지 않는다. 세월을 거듭할수록 사람들의 손익계산은 더욱 분명해진다. 나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철저히 계산된 움직임, 때로 사람마저 손익의 잣대로 철저히 '저울질'해서 조금이라도 내게 이익이 있어야 그 관계가 '바람직'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책의 노인은 정말 무모하다. 노인은 빈 배를 타고 돌아올지언정 바다로 나아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길고 힘든 사투 끝에 배보다 더 큰 물고기를 잡지만 상어에게 다 뜯긴 채 앙상하게 뼈만 남은 물고기를 끌고 육지로 돌아온다. 



노인이 물고기에게 너는 몇 살이니? 또 쥐가 난 자기의 손을 원망하기는커녕 "손아 기분이 어떠냐?"라고 묻는다.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친구로 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노인은 어부가 아니라 철학자 같다. 가끔 바닷가 마을에 묵을 때 어부들의 일과를 유심히 본 적이 있다. 그들은 철저히 바다와 하나가 된 모습이다. 바다로 침식당할지언정 바다를 배신하지 않는다. 묵묵히 하나의 길을 가는 자에게 복이 있을까? 그런데 세상은 너무나 다양화되어서 꼭 그렇지만은 않다. 과연 노력이 대가를 제공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본다. '노력'이전에 뭔가를 '발견'할 줄 아는 안목이 더욱 필요한 세상은 아닐까? 요즘 세대들이 가상화폐나 주식을 하더라도 안목이 필요한 것처첨. 



갖은 고생 끝에 돌아온 노인을 반겨주는 소년이 눈물겹다. 겨우 몸을 추스르고 돌아온 노인에게 따뜻한 커피를 대접하는 소년이 진정한 성자가 아닐까?  같은 책을 읽어도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감동을 얻을 것이다. 비록 '운'이 따르지 않더라도 인생은 한 번쯤 모든 걸 걸어 볼 만한 것이라고! 오늘날 청년 독자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그리고 묻고 싶다. "당신은 어느 바다에 낚싯대를 드리울 것인가?"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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