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면 꼭 가봐야 할 100곳 - 언젠가 한 번쯤 그곳으로
스테파니 엘리존도 그리스트 지음, 오세원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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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성의 역사와 의미있는 힘과 열정에 사로잡히게 되는 그곳들에 대해 읽어가며 표지의 내용처럼 과연 여행 칼럼니스트의 10년간의 기록답다 느껴졌다. 저자가 소개하는 100곳을 테마로 나눈 의미의 기준은, 기호에 따른 기준이기도 하고 필수적 기준이기도 하다. 그 기준들 중에서 chapter5의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가봐야 할 곳들'에 특별히 관심이 가기도 했다.



스페인 플라멩고의 본고장 안달루시아, 아르헨티나와 미국의 탱고, 미국 남서부의 벨리댄스의 글을 읽으며 댄스동호회 활동에 열정적인 지인들이 생각났다. 많은 동호인들과 함께 즐기는 댄스가 몸매교정에 운동효과까지 확실하다며 댄스를 추천하던 친구들이 너무 멋지고 다시금 부럽게 느껴졌다.

몇년전 '자궁의 역사'를 읽으면서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취급하던 옛날과 현재 여성이 통제속에살고 있음을 다시금 살펴볼수 있었는데, 체코의 체스키크롬로프의 고문박물관을 읽으면서 전에 tv에서 본 기억과 오버랩되어 생생하게 느껴졌다. 종교재판 마녀사냥으로 희생되었을 수많은 이들에 마음아팠다.

유럽 부르카 금지법안은 종교·사회문제로 대두된지 오래지만 일단, 그곳 이란의 에스파한(페스시아의 옛수도)을 방문하려면 차도르를 착용해야 한다. 글에서 '로제'라는 전통의식이 궁금하기도 하고 따뜻하게 느껴졌는데 열정적 기도와 여성의 눈물의 배출구가 아닐까 생각되었다. 그 시간이 지나 집주인이 내오는 '애시 레시트'라는 뜨거운 스프로 기운을 차리고, 여자들의 수다가 훈훈하게 시작되는 것에서 담았던 감정을 쏟아내고 승화시키는 분위기일것 같다.



지금 한국은 8월의 중순으로 너무나 덮다. 책을 읽으며 문득 올초 슬럿워크(slut walk)시위가 떠올랐다. 보수적 성향이라기보다는 위험에 대비하고픈 마음이 크지만, 여름엔 언제나 편하고 가볍게 입고싶은데 같은 주제로 각자 여성들의 생각이 나뉠수도 있겠다. 이부분은 정말 관용이 어려운걸까. 책을 읽으면서 여성을 바라보는 문화적 차이를 느낄수 있었는데, 그래선지 그 슬럿워크 시위가 더 용기있게 느껴졌다.



같은 인간으로 굳이 남녀를 구분지어 생각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자동적으로 분류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이미 왜곡되어 구분지어진 편견들에 당혹스럽기도 하다. 행복하기도 하고 때로는 귀찮기도 한 여러가지 여자라는 구분에서 스스로의 판단과 가치관이 중요할 것이다.

저자가 여행팁에서 전한 '(여성으로서) 여성에게 아낌없이 베풀라'는 메세지는 확실히 의미있게 다가왔다. 여성의 천국이라는 스웨덴, 아시아에서 가장 성스럽다는 티벳의 카일라스산 등 멋진 곳이 100곳이나 되는 만큼 소재의 글이 비교적 핵심적인데, 저자의 의도가 그려지는 그곳의 의미를 되새겨 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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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기차 여행 - 작은 증기기관차부터 초호화 특급열차까지, 낭만 기차 여행 20
윤창호 외 지음 / 터치아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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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기차란 시간과 기억, 그리고 노스텔지어와 통하는 오브제이다. 동시에 타고 달리는 그 자체로 훌륭한 하나의 여행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기도 하다. 둔탁하고 묵직한 금속음과 중저음의 긴 경적소리,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화를 감상하면서 식사할수 있는 레스토랑의 독특한 분위기가 스낵카트의 먹을거리 등 신기하게도 세상의 모든 기차여행에는 고통의 프레임이 있어서 어디에서나 친숙한 느낌을 가질수 있다. 

- 서문에서-

 

작년 12월 이후 서울을 벗어난 기억도 딱히 떠오르지 않는 여유없이 보냈던 요즈음이지만, 책으로라도 한숨 돌려볼수 있으려나 기대를 갖고 펼쳐봤다.  유럽과 대륙의 멋진 경관을 관람할수 있는 긴시간의 기차여행을 테마로 한 여행서적으로, 여행지에서 관광객에게 판매하는 근사한 풍경의 엽서가 책에 잔뜩 실려있는 느낌으로, 책의 첫인상은 한마디로 너무 멋졌다. 

책에 담긴 양쪽페이지에 꽉차는 자연의 모습들, 눈이 시리도록 푸른 알프스의 하늘과 붉은색 기차가 설원을 달리는 빙차특급열차의 풍경, 화려할거라고 생각했던 유럽 소도시 산촌의 모습은 그대로가 한폭의 그림이었다.  어린시절 tv에서 보았던 스위스 기차여행이 떠올랐다. 높은 산기슭까지 열차가 다니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바로 그곳이 아닐까 생각되면서 신기했다.    

의외의 곳에서 아주 익숙한 풍경을 봤는데, 스위스를 한번에 보는듯한 골든 패스라인에서 소개된 휴양지 몽트뢰에서였다. 9세기 이후 레만호를 지키고 있다는 시옹성의 모습이 몇년전 십자수로 수놓아서 기억에도 생생한 'Mountain Chateau'의 이미지와 흡사해서 놀라웠다.  불어권이니 고성을 의미하는것 같아서 같은 곳이 아닐까 추측해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어본다.  지붕까지 유리로 꾸며졌다는 골든패스기차의 파노라마칸에서 바라보는 호수와 산의 풍경은 얼마나 환상적일지 상상해본다. 

밀라쿤데라의 소설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기억하는 도시, 프라하에서 부다페스트까지 노선도 매력적이다. 비엔나의 슈테판 성당, 빈 근교의 베토벤의 산책로도 멋지지만 부다페스트의 일상의 사람들 냄새가 편하게 느껴질것 같다.  영화 '하트비트'를 보면서 캐나다의 퀘백이 궁금했었는데, 책에서 캐나다 속 유럽으로 칭하면서 몬트리올, 오타와, 퀘백을 소개했던점이 반가웠다.  안데스 고산기차여행은 차창밖의 장쾌한 산맥과 평원을 바라보는 13시간의 긴여정을 말해주는데 고대 잉카문명의 미스테리함을 느껴볼수 있을런지 궁금하다.  

 



  

세계여행이라면 뭔가 현실감이 떨어졌달까, 그다지 상상도 안해본것 같다.  오래전에 읽었던 쥘베른의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 정도일까, 하지만 읽어가며 기차가 데려다 주는 그림같은 곳들의 경치에 반해 언젠가는 접할 멋진 여행도 꿈꿔본다.  처음엔 멋지게 보이는 분위기의 로맨틱한 유럽에만 눈길이 갔는데, 세계 곳곳의 개성있고 유서깊은 도시들의 여행정보 팁까지 얻어가며 조금 욕심이 생긴다. 

그중에서도 부모님과 함께하고푼 여행은,'꿈의 기차'라 불리는 블루트레인을 타고 편하고 근사한 열차의 경험과 사바나 야생의 동물을 보는것과 아름다운 항구 케이프타운의 나들이를 해보고 싶은 것이고, 친구와는 노르웨이 피오르 기차를 타고 오슬로에서 베르겐까지 동화속의 그림같은 마을들과 베르겐의 풍경, 중세 유럽의 정치를 물씬 느껴보고 싶다.  고가의 여행이지만 지금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책에서는 사람들의 관심이 끊이지 않는 오랜 교통수단인 기차여행만의 로맨틱한 매력을 함께 느껴보며, 열차는 지금도 추억과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문화코드로 발전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아마도 이 책이 또 많은 이들을 '쉽지않은 미래 여행지 선정'의 행복한 고민에 빠뜨리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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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폴 오스터 지음, 이종인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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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나는 매스컴에서 떠들썩한 뉴스들로 시끄러울때 그들이 쏟아내는 무수한 정보를 들으면서, 그렇게 알려진 그 어떤 사건도 '진실'을 전부 알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진실을 알수 없다'는 말은 비관적이며 허무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얼마든지 왜곡되어 포장될수 있고 변형되어 난도질 당할수 있는, 실익에 따른 입장을 추구하는 시각의 차이를 말하고 싶은 것이다.  때로는 권력에 휘둘려 그렇게 만들어지고, 때로는 그리 생각하고 싶은 누군가에 의해서 그렇게 그려지는게 아닐까 추측해 본다. 

 

이 소설은 마치 나의 그러한 생각들에 환상을 더해주는, 오래만에 읽어보는 상당히 클래식한 느낌의 소설이다.   보통의 나는 소설책을 손에 잡으면 거의 이틀에 걸쳐 읽거나, 아주 시간이 없거나 진도가 안나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책은 3일 정도의 시간을 들여 한권의 책에만 집중하는 편인데, 이 책은 부러 천천히 다른 책도 봐가면서 음미하며 읽어갔고, 그럼에도 집중이 잘 되었던 것은 섬세한 글의 표현과 새로운 구성 그리고 흥미요소가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많지 않은 등장인물에 나름의 애착을 느껴볼수 있었는데, 그중에 애덤과 c라는 두 인물의 치기어릴만큼 젊은날의 감성적이고 열정적인 사랑과 아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수 있었다.  


사람에게 매료되는것은 상당히 멋진 경험이다.  그런 감각적이고 정신적인 희열과 환상속에서 본질을 찾아 진짜의 모습으로 마주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시간이 아주 많이 흐른다고 해도 사람이 가슴에 담았던 사랑의 가치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날까롭던 그 사람만의 사랑의 관념은 무뎌지는듯 하다.  질식될것 같던 위선과 연민의 감정조차 시간이 흐르면 이해와 안주로 돌아서 버리는듯 깊은 아쉬움이 느껴졌다. 

 

'I shook his hand for the first time in the spring of 1967.'
(1967년 봄에 나는 처음으로 그와 악수를 했다.) 
 

글쓰기를 멋진 예술이라 칭하는 지적인 청년 애덤과 냉소적이면서도 나르시즘에 빠진듯한 남자 보른 그리고 미스테리한 열정의 마고와의 감각적인 만남은, 12세기 프랑스 시인'베르트랑 드 보른'을 소통의 코드로 대화를 시작해 나름 느낌있어 보였다.   

 

그러한 만남에서 마지막 책장을 넘기기까지 천천히 읽어가며 점점 더 빠져들게하는 섬세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애덤 워커의 삶과 그에게 영향을 끼친 많은 부분, 보른과 마고에 대한 혼란스러움과 사랑과 사건이 교차되며 연결된다.  수렁에 빠지듯 헤어나오지 못하는게 아닐까 애덤이 단순한 사람이었으면 하는 억지바램을 가지도록 마음이 아팠다.  소설은 자연스런 시각의 전환을 택하여 여러번 환기되고 사건과 애덤 워커의 삶을 입체적이고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해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럴수도 더욱 잡히지 않는 안개속이다.  

그럼에도 이 소설이 내게 의미 있었던건 모호하여 실존이라 할수없는, 잡히지 않는 상황을 그려내면서도 안에서 우정과 사랑, 배신과 혐오 등의 소설의 모든 조건을 다 갖추어 흥미를 잡아두었기 때문일것이다.  

그만큼 '보이지 않는'은 포커스를 어디에 맞춰도 다양하게 이야기를 구성할수 있는 장치적 기능이 뛰어난 소설이다.  만일 독자가 규정된 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색다른 느낌의 책이라고 생각할 것이며, 단조로운 구성의 소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독자라면 세련됨을 느끼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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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먹여야 할 12-36개월 밥상
정현미 (모모맘) 지음 / 미디어윌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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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살 터울의 유치원생 조카 둘을 둔 고모 입장에서 사랑스러운 조카들을 위한 유아식에 지식이 별로 없어서 항상 아쉽곤 했는데, 응용할수있는 메뉴들 외에도 두뇌와 성장발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어 유용하고 반가웠다.



이전 유아식에 대해 알고 있던 것은 24개월 이전에는 음식에 간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정도지만, 그것 또한 아이 둘을 키우는 입장에서는 첫째아이가 먹는 것을 둘째가 따라 먹으려 하기에, 둘째에게 간을 안한 음식을 먹이는 것이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이 또 문제라고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실망하고 스트레스 받기보다 기본적으로 아이들의 식단을 다양하게 바꿔주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것 같다. 가끔 별 생각없이 주문했던 치킨, 피자등의 배달메뉴에서 가족이 만들어 주는 채소초밥 케이크, 손쉬운 달걀채소 피자는 아이들에게 인기 있을것 같다.

아이들의 중요한 성장과정에 상당히 실용적인 책이다. 이유식과 유아식의 개념조차 애매했는데 이유식 시기를 초기· 중기· 후기로 나누고, 16개월부터 어금니가 나고 진밥에서 보통밥으로 바꾸는게 좋다고 하는것, 잡곡밥 시기등의 팁처럼 성장 변화에 따른 유아식 변화의 중요성을 책으로 읽으면서 느끼게 되었다. 야채와 생선, 육류 등의 식재료를 다양하게 이용한 메뉴들에 그동안 어렵게만 생각했던 것들에서 조금은 가까워 지는듯 했다.



버섯단호박 리소토, 바나나소스 스파게티는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있겠지만 할머니 할아버지께도 점수를 딸수 있을 메뉴들이 아닌가 생각되었고, 가끔은 정말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반찬들이 아쉽기도 했는데 어른들이 더 좋아할 새우 감자전과 되장소스 주물럭, 새콤달콤 오렌지소스 닭가슴살무침, 부드러운 양송이 버섯구이와 두부탕수, 지능을 높여 준다는 연어마요 버무리와 치즈감자볼 등 꼭 필요했던 여러가지 메뉴가 훌륭해서 새로운 식단을 만들어 보는 재미가 있다. 20개월이 넘어가면서 점점 어른들이 욕심내는 메뉴가 많아진다. 조카들에게 만들어 줄 간식리스트를 나름대로 짜볼수 있어서 즐거웠다.



얼마전 가족 여행에서의 일들이 떠올랐다. 첫째 조카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아이스크림을 먹겠다고 냉장고를 사수하기도 하고, 둘째는 덩달아 나서기도 했다. 아침 준비가 끝난 엄마한테 아침메뉴로 다른 것을 먹고 싶었다고 울기도 하고, 과자가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을 이해시키는 것 역시 쉽지 않았다. 고모 눈에야 항상 귀엽게 보이지만, 엄마 입장에서는 너무 안먹이면 유치원에서 관리가 안될것 같다는 우려가 크다. 그런 아이들을 항상 어르고 달래며 훈육하는 엄마들의 고민이 저절로 느껴졌는데, 그 고민의 시간들을 행복하고 유익한 시간으로 바꾸어줄수 있을것 같고 아이들의 식습관 또한 잡아주는 길을 찾게 될것 같아 더욱 흥미롭고 의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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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골마을 - 한번 가면 평생 잊지 못할
이형준 지음 / 예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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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은 엄마의 푸근함처럼, 언제든 문을 열어 반겨 줄것만 같은 느낌인데, 이러한 테마는 시골을 접할 기회가 좀처럼 없는 사람들에게 더욱 반가운 접근이라고 할수 있다.   나름의 로망은 화려하기보다 따뜻함이 느껴지는 고흐의 '프로방스의 시골길 야경'과 같은 느낌, 돈 맥클린의 빈센트와 잘 어울리는 그런 곳이다. 그래선지 영화 '로맨틱 홀리데이'에서 LA의 아만다와 영국 시골마을 서리(surrey)의 아이리스와의 홈 익스체인지 장면은 볼때마다 설렜다. 책속의 마을들도 상상보다 세련된 느낌으로 그곳만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헤밍웨이 소설 '노인과 바다'의 무대가 되었던 섬, 키웨스트(Key West)의 거리 사진이 한적하고 편안해 보여 좋았다. 플로리다 군도중에 가장 작은섬으로 서쪽 끝자락에 위치해 미국의 땅끝마을이란 표현이 어울린다. 헤밍웨이 하우스 부분을 읽으면서 잠깐동안 미드 길모어걸즈의 작은 마을, 스타즈 할로우가 생각났다. 여러가지 축제와 개성강한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해변, 백사장도 멋지지만 마이애미까지 이어진다는 해안도로의 드라이브 코스가 매력적일듯하다. 그리고 헤밍웨이의 사랑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쿠바의 '코히마르'가 키웨스트섬보다 조금더 소박하고 푸근하게 다가왔다. 미역감는 해맑은 아이들의 사진이 천진해 보여서일까. 헤밍웨이의 단골찾집이라는 크림색 건물의 '라데라자'가 색다르다. 그곳에서 소설속의 노인과 소년을 만날수 있을것만 같다.

어쩌다 보니 예술을 테마로 한 시골에 매력을 느꼈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사랑했다는 뤼데스하임도 그런 케이스다. 라인강, 드넓은 언덕에 펼쳐진 포도원, 독일 특유의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운 농가들과 '티티새의 골목'을 사진으로 감상하며 낭만의 독일에 다가서는 느낌이 들었다.

브루나이의 '물의 나라' 의미의 캄퐁아예르는 바다와 강이 만나는 곳에 지어진 수상가옥마을인데, 수상가옥으로는 보기 드물게 여유롭고 개성적이다. 길게 늘어진 빨래줄에 걸린 옷가지들 처럼 익숙한 일상의 소소한 모습들이 그곳에 드리워져 있어 소박한 삶의 정취를 느껴볼 수 있었다.

몇년전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로아나'를 읽으면서 주인공이 간직한 모든 기억이 함축된 시골마을 '솔라라', 시골의 집에 대한 애착에 나도 모르게 빠져 들었던 기억이 있다. 작가는 '젊은 소설가의 고백'에서 개인적 경험임을 밝혔다. 휴식과 그리움의 근원, 시골이란 그런 것인가 보다. 책속에 눈부신 풍경의 사진들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 사진속 특별한 이야기들 속으로 들어가며 부러움과 행복을 동시에 느낄수 있었다. 아이들의 미소, 그림같은 하늘, 호수와 바다. 녹음이 짙은 숲과 계절의 변화가 있는 그대로 너무나 아름다운 곳들이 행복한 기억과 함께 간직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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