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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끌려간 어린이 병사 ㅣ 사회탐구 그림책 4
미셸 치콰니네 외 지음, 클라우디아 다빌라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18년 4월
평점 :
5살에 반란군에 납치되어 총을 들어야 했던 콩고의 어린 아이 '미셸'의 실화
우리 아들이 다섯 살 때 무엇을 했던가를 떠올려 봅니다. 초등학생이 된 지금도 서툰 양치질을 스스로 하는 연습을 하고 있었고, 숟가락으로 밥을 떠먹으면 흘리는 게 반이었습니다. 혼자서는 무서워 잠도 못 자고, 밤에 가는 화장실은 꼭 엄마가 있어야 했고, 자기 먹을 과자 사러 편의점도 못 가는 꼬꼬마 아기였습니다. 가끔은 밤에 자다가 바지에 실례도 하고요.
콩고에 살던 아이 미셸도 동네 형들과 축구하며 놀고 엄마 따라 시장 가는 일이 즐겁고 학교가 신나던 다섯 살 꼬마였습니다. 반란군에게 납치되기 전까지는.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510/pimg_7851691531904040.jpg)
미셸이 살고 있던 콩고는 독재자와 부패한 정치인들의 폭정이 계속되면서 사회는 혼란에 빠집니다. 그 틈바구니에서 가장 큰 고통을 겪는 것은 언제나 힘이 없는 사람들이지요. 그중에서도 아이들을 납치해 약물을 먹이고 총칼을 쥐여주며 살인을 부추기는 나쁜 어른들의 이야기는 '소년 병사'들의 증언을 통해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다섯 살 어린아이들까지 납치해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됐습니다.
저런 어린아이들을 납치해 무얼 시킬까 싶었는데 짐꾼으로, 요리, 스파이, 심부름, 성적 착취까지 미처 생각지 못했던 일입니다. 게다가 이런 형태의 어린이를 전쟁에 동원하는 일이 아프리카에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시아, 유럽, 중동, 라틴아메리카까지 결국은 전 세계 곳곳에서 지금도 자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콩고의 사회운동가였던 용감한 아버지를 닮은 미셸은 반란군에게서 탈출했으나 반란군 캠프에서 겪은 끔찍한 기억 때문에 이후에도 많은 고통에 시달립니다. 아버지는 감옥에 갇히고 누나들과도 헤어져 엄마와 함께 난민 캠프로 떠나야 했던 미셸은 결국 캐나다로 건너와 훗날 자신의 충격적인 어린 병사 시절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합니다.
레마르크의 소설 「서부 전선 이상 없다」에서 전쟁에 지친 스무 살 청년들이 서로에게 묻습니다.
도대체 왜 전쟁이란 게 있는 거지?
전쟁으로 분명 이득을 보는 사람이 있는 거지.
물론 너는 아니야.
여기에는 아무도 그런 사람 없어.
누군가의 이득을 위해 아이들까지 전쟁에 끌어들이는 반인권적 행위는 지금 당장 중단되어야 합니다.
「전쟁터에 끌려간 어린이 병사」를 읽는 내내 콩고의 어린이 병사였던 미셸과 같은 아이들의 쟁쟁한 외침이 들리는듯합니다.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 한반도에서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자는 합의를 했지요. 우리에게도 전쟁이 머나먼 아프리카나 시리아의 이야기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이 책은 만화로 만들어져 있어 책 읽기를 크게 좋아하지 않는 초등 아들과 함께 읽고 전쟁의 무서움과 평화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더없이 좋았습니다.
책 말미에 덧붙여진 어린이 병사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미셸과 같은 비극을 중단 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서도 아주 잘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독서 토론 수업으로 활용하기 좋은 책으로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