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동이와 원더마우스 2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42
조승혜 글.그림 / 북극곰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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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영혼의 동동이.
아니 자유로운 영혼은 동동이의 입인가?
하여튼 동동이의 입은 동동이꺼건만 동동이 맘대로 되질 않네요.

입 찾아 삼만 리라고.
1편에서 동동이는 도망간 입을 찾아 바르셀로나도 모자라 저 멀리 달나라까지 가야 했지요.

 

 

 

 

 

우여곡절 끝에 찾아온 동동이의 입.
그 동동이의 입이 2편에선 별 탈이 없을까요?
그럼 독자들이 실망하겠지요.


어쨌거나 동동이보다 더 자유로운 영혼 동동이의 입이 또다시 탈출을 했습니다.

 

 

 

 

방학을 맞아 자유가 됐다고 좋아하는 동동이.
그런데 동동이 보다 동동이의 입이 더 자유롭고 싶었던 모양인지 다시 탈출을 했습니다.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동동이와 원더마우스 2」에선 동동이가 훨씬 업그레이드됐습니다. 바로 SNS의 도움을 받는 거지요.
해발 1950 미터 산꼭대기에서 발견되기도 하고, 바다에서 돌고래들과 발견되기도 하고, 스카이다이빙까지???? 동동이는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고생 끝에 찾은 입.



네가 지구 끝까지 가도,
넌 내 손바닥 안이야.



동동아 그 말 만은 안 돼~~~

자, 이쯤 되면 다음 장면이 상상이 가지요?
과연 동동이의 입은 또 어디로 도망갔을까요?

「동동이와 원더마우스」 시리즈는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읽기에 참 좋은 책입니다.
같이 상상해보는 거지요. 다음 장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지를.
아이들이 할 말이 너무너무 많은 책입니다.

저희 아들은 벌써 다음 편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머릿속에 그려진답니다.
'과거와 미래로의 시간 여행'을 하지 않겠냐고 하네요.
오호 그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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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역
양영제 지음 / 바른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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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사건을 다룰 때 자칫 논란이 될 것이  걱정될 때 실화를 다룬 소설로 표현할 때가 있다.

이 책은 여순사건을 다룬 르포 소설이라고 한다.

빨간 꽃 핀 나무와 군화 발자국에 찍힌 새빨간 점들. 무수한 이들의 핏방울이었을 듯하다.

매일 얼굴을 맞대고 살던 이웃이 이념이라는 이름 아래 서로를 죽였으나 누구는 빨갱이로 몰려 아직도 숨죽여 살고 누구는 훈장을 흔들어대는 세상밖에 안 된다니.

이 소설은 여순사건을 본격적으로 다루지 않았다. 그날 누군가는 폭동이라고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학살이라고 이야기했던 사건이 일어났던 그곳에서 살짝 비켜난 곳에서 어른들의 이야기를 어깨너머로 듣고 본 소년의 후일담 형태로 기록된 르포이다. 그러니 그대 여수와 순천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을 작가 양영제가 가슴에서 끌어내 기록한 글이다.  

머리 깎은 중이 빨갱이는 죽여도 된다고 쓴 방패를 들고 선동질을 해도 아무도 잡아가지 않는 세상이다.
민주주의 사회니까.
그럼 반대로 빨갱이 만세도 목청껏 외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닐까?  

비슷한 시기에 일어났던 여순의 비극과 같은 얼굴을 한 제주 4.3은 70여 년 만에 대통령이 참석해 제주도민에게 사과하는 국가추념일로 기록되는 새로운 시대를 맞았건만 여순의 그 학살은 은 아직도 반란의 이름 아래 묻혀있다. 
언제쯤 그때 그곳에서 죽은 무수한 이들의 죽음의 진실을 밝혀 마음 놓고 통곡하고 헌화할 수 있는 날이 올까?

양영제 작가가 그 죽음들에 대한 기억 한자락을 「여수역」에 옮겨두었다.

또 다른 기록들이 이어지길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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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천 할머니 스콜라 창작 그림책 59
정란희 지음, 양상용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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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으로 만나는 제주 4.3의 생존자 진아영 할머니의 실제 이야기 「무명천 할머니」

 

 

 

 

 

아픈 얼굴은 무명천으로 가렸지만 4.3의 비극은 70년이 지났지만 결코 가릴 수 없습니다.

 

 제주의 두 얼굴.
아름다운 휴양의 섬, 그리고 4.3 학살
이 두 개가 과연 공존이 가능한가?

내가 제주의 4.3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삼십 년쯤 전 대학 신입생 때였다.
선배들이 읽어보자고 한 불온서적(그때는 군사정권의 살벌한 분위기가 있던 시절이라 소설도 곧잘 불온서적으로 분류되곤 했다.) 현기영의 소설 순이 삼촌에서였다. 소설의 내용도 놀라웠지만 그게 실화라는 사실에 더 충격을 받았다.
그때는 제주 4.3을 이야기하는 사람 자체도 드물었지만 그것마저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었다. 그 후로 해마다 4월이면 제주에서 학살된 양민들을 떠올리며 좀 더 나은 민주화된 세상에서 그 진실이 밝혀지길 바랐다. 최루탄 날리는 아스팔트 위에 누워서.

모양도 없고, 색깔도 냄새도 없는 이념이란 것이 수만 명의 생명을 앗아 갈 만한 것인가?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재판도 없이 대량 학살하는 것이 가능하단 말인가?
장정들은 벌써 죽였고, 젖먹이 아기를 안은 여인도 죽이고, 등이 굽은 노인도, 어린 소년도 소녀도 총에 맞아 죽고, 칼에 찔려 죽고, 불에 타죽고, 생매장 당해 죽고, 굶어죽고, 추위에 얼어 죽은 섬사람들. 그리고도 살아남은 사람들은 빨갱이로 몰려 무명천 할머니처럼 살아도 산 사람이 아니게 숨죽이며 산 세월이 벌써 70년이라니.
아직 그 학살의 진실이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그때 희생 당했던 가족을 둔 사람들도, 그날을 기억하고 있는 살아남은 사람들도 점점 사라져가고 있으니 더 안타깝다.

 


 

그 섬에 다시 꽃이 피고 사람들이 찾아 들지만 그날의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70년은 너무 오래 기다렸다.

둘째가 제주로 떠나는 수학여행에 기분이 들떠 있다. 입시로 지친 몸도 마음도 푹 쉬고,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도, 자유도 맘껏 누리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 여행에서 아주 잠깐이지만 자신이 보고 있는 꽃과 나무 아래 가려진 4.3의 아픔도 돌아보고 오길 바란다.

더불어 지금 누리는 평화가 그 아픔에서 온 것임을 잊지 않길 바란다.

삼십 년 전, 제주 4.3 이야기가 그때도 벌써 전설처럼 들렸는데 또 다음 세대에선 잊힐까 걱정이다.
수학여행 전에  「 무명천 할머니」를 함께 읽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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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손님 그림책이 참 좋아 47
백희나 글.그림 / 책읽는곰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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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희나의 책은 위로의 책이다!

 

 

 

 

'그림책은 0세에서 100세까지 읽는 책이다.'
이 말에 딱 어울리는 그림책 작가가 바로 '백희나'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백희나의 책은 웃음 끝에 물기가 묻어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구름빵에선 만원 버스에 시달리는 아빠를 향한 아이들의 마음 씀씀이에, 장수탕 선녀님에선 덕지와 선녀 할머니의 우정에, 이상한 엄마에선 엄마의 빈자리에 아픈 아이, 알사탕에선 동동이의 외로움에 공감과 함께 위로를 얻게 됩니다.

동생이 없는 아이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지요.
'나도 동생이 있었으면 좋겠어!'
'왜?'
'그럼 나랑 놀아도 주고, 심부름도 시키고, 무섭지도 않을 거잖아.'

우리 집 둘째도 그렇게 동생을 낳아 달라고 조르고 졸라 결국 동생이 생겼습니다만, 자신의 그 다짐들은 어디로 가고 전~혀 형 노릇을 않고 있습니다.
'동생 때문에 못 살겠네, 말을 안 들어 속상하네, 동생 때문에 귀찮아 죽겠네, 동생 때문에 놀러도 못 가겠네....'

책읽는곰에서 출판된 백희나의 신작 「이상한 손님」도 이와 비슷한 좌충우돌하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비 오는 오후, 누나는 컴퓨터 한다고 놀아주지도 않고, 혼자인 동생은 무섭고 심심합니다.
그때 자신을 부르는 한 마디.
"형아....."
"!"
구름 타고 왔는데 집을 잃어버린 희한하게 생긴 아기 천달록.
눈물 콧물에 제 눈에도 무척 불쌍해 보입니다. 그러니 애들은 어땠겠어요.
동생이 생기면 신나고 재미있을 줄 알았는데 얘는 생긴 것만 이상한 줄 알았더니 온통 좌충우돌, 완전 사고 뭉칩니다.
뒤치다꺼리에 지친 남매. 아이코 드디어 천달록이를 찾으러 형 천알록이가 왔네요.
그들이 떠나고 나자 벌써 달록이가 보고 싶어지는 이 마음은 뭘까요?

이 책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리얼해도 너무 리얼한 인물들의 표정입니다.
눈물, 콧물 범벅이 된 달록이의 불쌍한 저 표정, 막대 아이스크림에 행복해하는 달록이의 얼굴 표정이며 당혹해하는 솜사탕 아저씨의 동그란 눈, 연이은 사고에 울고 싶은 아이들의 표정이 압권입니다.
무엇보다 자세히 보게 되는 것은 달록이를 찾으러 온 형 알록입니다. 동생을 찾게 된 반가움일까요, 무사하니 안심한 것일까요, 아니면 너 여기서 뭐 하니 하는 당혹일까요? 제 눈에는 면구스러움입니다만. ^ ^

좌충우돌, 우왕좌왕의 소동 끝에 형이 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괜찮은 것임을 알게 된 남매의 표정에서 아이들 틈바구니에서 지친 제 영혼이 위로를 받습니다. ^ ^

뿜뿜뿜~~~~
이번 책 「이상한 손님」에서 백희나는 책을 읽은 독자들을 마음껏 웃게 하네요.

좋은 책은 널리 널리 소문내서 다 읽게 해야 한다고 봐요.
자, 이제 소문내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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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기억하지 않았다
안재성 지음 / 창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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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인민군 전쟁 포로 정찬우의 입으로 듣는 전쟁과 포로수용소 이야기

 

격정적일 것이란 기대와 달리 주인공 정찬우, 그의 언어는 온화하고 오히려 담담했다.
소설의 중반부까지 긴장감이 떨어질 만큼 너무 태연하게 과거를 들려줘 실화를 바탕으로 엮은 소설이 가질 격정적인 이야기를 기대한 내가 지나치게 앞서 간 게 아닌가 싶었다.

이 소설은  6.25 전쟁에 인민군 교육 위원으로 참전하게 된 정찬우라는 인물이 포로수용소와 형무소를 거치며 십여 년의 고난의 시간을 직접 기록한 실명 회고록을 바탕으로 안재성이 쓴 것이다.

고향인 전라도에서 부모 손에 이끌려 만주로, 그곳에서 수재 소리를 듣는 천재로, 다시 독립군으로, 그러나 천성이 생명을 사랑하고 학문을 사랑하던 그는 선생님이 되고자 했으나 역사는 그를 전쟁터로 몰아넣었다.
일 년 가까이 이념이 충돌하던 지독한 전쟁터 속을 쫓겨 다녔지만 그는 총 한 번, 남북의 병사 한 명, 민간인 한 명 헤쳐본 적이 없다.

지독한 온정 주의자!
전쟁터에서 이런 사람이 또 있을까?

유엔군과 국군에게 북으로 쫓기고 또다시 포위되 남으로 쫓기다 체포되어 포로수용소에 갇히게 되지만 전쟁의 와중에 만났던 인간 군상들의 변절을 직접 겪게 된다. 인민군 장교로 병사들을 인정사정 없이 포탄 앞으로 몰아붙였던 이들이 포로수용소에서 오히려 같은 편이었던 사람들을 고발하고, 감시하는 일에 앞장서는 모습에서 이념형 인간과 거리가 멀었던 정찬우의 실망이 얼마나 컸을지.

지독한 폭행과 고문, 추위와 배고픔 그리고 징벌방의 가혹함을 당당히 견디던 그는 결국 자신과 똑같은 길을 걷고 있던 동병상련의 동지 심영순의 죽음과 함께 무너진다. 애초에 정찬우는 이념형 인간이 아니었다. 그가 북을 선택한 이유는 이념이 아니라 학문의 자유였다. 이념을 선택했던 인간들이 변절해 오히려 극우들과 한치의 차이 없이 동지를 팔고 동료를 착취하는 모습에서 정찬우의 절망이 깊어갔던 것이다.

결국 정찬우는 전향서를 쓴다.

 

 

 

 

 

나에게 자유를 다오

머리 풀어 산발하고

알지 못하는 목적지를 향하여

맹진하는 태풍과도 같이

 

 

1960  .
4.19혁명의 물결은 형무소 담장을 넘어 정찬우에게도 찾아든다.
드디어 자유를 찾게 된 정찬우.
출소하는 그를 맞으러 온 동생과 함께 꿈에도 그리던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 인민군 포로 정찬우의 이야기는 그렇게 끝이 난다.


6.25 전쟁 와중에 정찬우처럼 포로가 된 병사들은 얼마나 될까?

 

 

 

전투에서 총 맞아 죽고, 폭격에 죽고, 굶어 죽고, 포로가 되어서도 고문으로 죽고, 병으로 죽고....

이들의 그 고난의 세월을 기억해주는 이 얼마나 될까?
아무도 기억하지 않았다정찬우가 자신의 삶을 기록한 이유가 아닐까.
또 같은 이유로 겨우 5개월 된 아들을 남기고 형무소에서 석방된 지 10년 만에 비망록을 남기고 허망하게 세상을 떠난 정찬우의 삶을 안재성 역시 소설로라도 기록하고 싶지 않았을까?

소설을 읽는 내내 티베트의 승려 팔덴 갸초의 가둘 수 없는 영혼이 떠올랐다.
중국 공산당에 의해 감옥에서 온갖 고초를 겪다 달라이 라마를 만나 그의 조언으로 자신의 고난을 기록한 책으로 인민군 포로 정찬우의 고난을 기록한 이 소설이 무척 닮았기 때문이다.

우리 땅에 정찬우가 한 사람 뿐 일까?
그런데 왜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일까?
어쩌면 우리는 아직도 이념의 가운데 갇혀 또다른 이념을 강요받던 수용소의 공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사회를 살고있기 때문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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