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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삼이 ㅣ 아주 좋은 그림책 4
김용삼 지음, 이경국 그림 / 아주좋은날 / 2018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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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삼이같은 바보들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엄마들이 만들어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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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힘든 건 아이들만은 아닙니다.
제일 먼저 일어나 방방마다 식구들을 깨우러 문턱이 닳도록 다니는 엄마가 더 힘든데....ㅠㅠ
아이들은 엄마 때문에 늦잠도 못자고 그놈의 잔소리 때문에 힘들다고 하네요.
수학을 70점 받는 삼이는 얼굴도 평범 , 키도 몸도 평범한 아이예요. (우리집 막둥이는 몸무게 만 일등이고 죄다 평균 이하인데 어쩌나?)삼이 엄마는 그런 삼이에게 불만이 많은가 봅니다. 그래서 친구랑 싸워서 울고 오면 '바보같이' 맞아 울고 온다고 타박을 한대요.(이건 좀 너무했네요. 괜찮냐고 물어봐야되는데. 삼이가 속상할 만 합니다.) 게다가 노는 게 제일 좋은 삼이가 아직 꿈이 없다고 그것도 못마땅해 합니다. (우리집 막둥이는 아주 예전부터 프로게이머가 꿈이라해서 기함하고 있는데 그럼 기뻐해야 하는건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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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삼이는 진짜 바보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냐고요?
지극히 평범하고도 평범한 그렇지만 꽤 괜찮은 하루하루가 이어집니다. 그냥 교실 청소 열심히 하고, 때리는 친구가 있으면 맞아주고, 돈이 필요한 동네 형들한테 돈도 주고, 위기에 처한 동물을 구해주기도 하고. 이런거 보통 애들이 다 하는거 아닌가요? ㅎㅎ
그저 바보가 됐을 뿐인데 삼이는 친구들 사이에 인기짱 영웅이됐습니다.
도대체 삼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건가요?
엄마 눈에 혹은 아빠 눈에 아이들이 다 만족스러운 경우가 있을까요?
올 백 맞은 아이가 시험지에 글씨를 바르게 쓰지 않았다고 부모님께 뺨을 맞았다는 실화도 있습니다. 공부를 아주 잘 하는 친구인데 올 백이 아니어서 아빠한테 맞았다는 친구가 불쌍하다던 저희 큰아이 이야기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공부 잘하면서 운동도 잘하고 생긴것도 잘 생기고 리더쉽도 탁월하고 다방면에 재주가 많고, 인성까지 훌륭한 아이. 혹시 그런 아이를 원하고 있는 부모 자신도 그러한가요?
아이들 속에 무슨 꽃이 들어 있을지, 어떤 열매를 맺게 될지는 지금은 모릅니다.
삼이를 보니까 좀 기다려도 괜찮지 싶습니다.
「바보 삼이」를 잘 밤에 막둥이와 함께 읽었습니다.
'아니, 청소하면 바보야? 그럼 애들 다 바보네! 엄마 애들 다 청소 열심히 하거든.'
'와 동물 구해주면 바보야? 그럼 길고양이 밥주는 애들은 뭐야?'
'엄마, 이런 건 애들이 그냥 하는거야! 그것도 몰라? 바보같이'
이쯤되면 누가 바보인건가?
아주좋은날에서 펴낸 「바보 삼이」는 아이들이 보라고 만든 책이 아니라 어른들이 보고 반성하라고 만든책인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부터 나도 혹시 삼이 엄마처럼 내생각만으로 아이를 판단해서 바보같이 굴지 않는지 잘 생각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