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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히어로 우리 아빠 ㅣ 슈퍼 히어로 시리즈 1
임지형 지음, 김완진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16년 11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6/1219/pimg_7851691531544761.jpg)
이소룡 체육복에 빨간 망토의 수퍼맨.
압권은 삼선 슬리퍼입니다.
그나저나 저 목걸이는 또 뭔가요?
슈퍼맨, 베트맨, 아이언맨 같은 슈퍼 영웅은 몇 명만 있어도 지구를 구할 수 있을텐데 요즘은 뭐 떼거지로 등장하니까 지구엔 위기에 처한 사람이 없어야 하는게 분명한데, 아직도 영웅이 필요하지요.
헐리웃 영화에나 나오는 영웅은 우리랑 너무 멀어서 어쩌면 우리 동네 영웅이 필요한 시대가 된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얼마전에 우리가 살고있는 지역의 재래시장에 불이 났어요.
막둥이 녀석과 텔레비젼을 보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속 캐릭터 뭐뭐가 나오면 금방 다 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그 뉴스 속에서 맹활약하는 슈퍼 영웅이 눈에 보이는데 녀석 눈에는 안 보였나 봅니다.
바로 119 소방대원들이요.
겨우 컵라면 하나로 방전 된 체력을 보충하고, 지친 몸을 아무곳에서 부려놓고 쉬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이 베트맨이나 아이언맨보다 못한 영웅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6/1219/pimg_7851691531544762.jpg)
위기에 빠진 사람들을 구하러 다니느라 정작 내 가족은 돌볼 겨를이 없는 아빠도 가슴이 아프겠지만 그런 아빠를 보고 원망의 마음을 가져야하는 산하도 마음이 아픕니다.
"누가 알아주기를 바라고 이 일을 하는 것은 아니야. 산하야, 아빠는 힘이 있는 사람은 그 힘을 다른 사람을 위해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해. 사실 아빠도 무척 오랫동안 고민한 끝에 이렇게 일하고 있는 거야. 너희와 엄마에게는 언제나 미안한 마음이지만. 네가 아빠를 좀 이해해 줄 수 있겠니?" --
"사람들에게 타이거맨이 필요하듯, 우리 가족에겐 아빠가 필요해요! 아빠가 우리를 이해해 주면 안 돼요?"
"남들보다 뛰어난 힘을 가졌다는 것은, 그 힘을 올바르게 써야 할 책임도 있는 거란다."
다른 사람들을 구하느라 정작 자신의 가족은 돌보지 못하는 슈퍼 히어로 아빠에게서 물려 받은 똑같은 힘이 산하에게도 생겼습니다.
산하는 과연 어떤 결정을 할까요? 절대 아빠처럼 위기에 처한 다른 사람을 구하느라 가족을 돌보지 못하는 그런 영웅은 되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산하도 이미 자신의 힘을 써서 다른 사람을 구해준 적이 있지요. 자신은 그게 바로 아빠가 하던 일이란 생각은 없이 말입니다.
힘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게 좋은 일에 써야 좋은 일인거지만 말입니다.
그동안 온 나라가 좀 어수선했습니까.
국가를 대표하는 막강한 힘을 가졌지만 그 힘을 올바르게 쓰지 못하다보니....
그러나 아주 작은힘이지만 전 국민이 힘을 보탰더니 한 사람의 권력을 넘어서는 힘을 발휘했지요.
힘은 바로 이렇게 쓰는 것입니다.
저는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고는 금방 아이들 아빠, 그러니까 나의 남편이 떠올랐습니다.
이 엄혹한 불경기에 가족들을 위해 불철주야 일하느라 아이들 운동회, 생일, 입학식, 졸업식 뭐 이런거 함께 해보지도 못합니다.
좋은 아빠와 남편, 자랑스런 아들, 유능한 직장 상사, 거기다가 존경받는 어른까지 강요하는 사회에서 살다보니 우리의 아빠들이 바로 슈퍼 히어로입니다.
에효.
이쯤되면 '아빠, 힘내세요' 소리가 저절로 나와야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이들 읽으라고 한 책을 제가 읽고 제가 감동했습니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6/1219/pimg_7851691531544763.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