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슬곱슬 이대로가 좋아 Wow 그래픽노블
클라리벨 A. 오르테가 지음, 로즈 부삼라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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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무리 책읽기는 자기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가 좋을 것 같아

나를 찾아가는 소녀의 이야기를 선택했다.

"곱슬곱슬 이대로가 좋아 (Claribel A. Ortega 지음, 보물창고 펴냄)"는

곱슬머리 소녀가 자신이 원하는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도미니카 소녀 마를린은 미국에 살고 있다.

그저 평범한 사춘기 소녀라고 생각하기에는 조금 특별한 주말 이벤트가

있는 마를린은 주말마다 엄마와 함께 가는 미용실이 달갑지않다.

10대 소녀가 미용실을 싫어한다?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같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마를린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엄마는 마를린이 미용실에서 곱슬머리를 펴고 윤기나는 머리스타일로

변신하는 걸 누구보다 원한다. 하지만 마를린에게 미용실이란 곱슬머리를

펴기위해 아프고 짜증나는 시간을 버텨내야 하는 힘겨움에 장소일 뿐이다.

집안 행사로 미용실에서 머리를 했지만, 마를린은 전혀 자기답지 않으며

자기가 원하지 않는 남들을 위한 머리스타일이 그저 어색하고 불편하기

만하다.

그러던 중 머리를 감아버리고 엄마에게 꾸중을 들은 채 땋은 머리로

학교에 가지만 곱슬머리를 자연스레 연출하는 동영상을 보고 자신

역시 자신이 원하는 머리스타일로 사람들에게 보여지고 싶다.

엄마는 이런 마를린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방법이 이 곳에서

살아내기 수월한 방법이라 고집할 뿐이다.

결국 학교에서 일이 생기고, 엄마는 마를린을 이모에게 보내 주말을

지내게 한다.

이모는 누구보다 마를린을 이해하고, 마를린이 원하는 머리스타일을 위해

같이 노력한다.

드디어 마를린은 누구도 아닌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낸다.

그리고 자신을 차별아닌 차별로 이방인 취급하던 친구도 마를린다운

마를린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잘못을 사과한다.

모두 마를린의 변신을 기뻐해주지만 딱 한 명 엄마는 마를린의 모습에

화를 낸다.

엄마는 자신의 고향이 아닌 낯선 땅에서 정착하며 사는 동안 편견과

차별에 노출되지 않기위해 수많은 노력을 했기에 지금 이렇게 살고

있다는 생각에 마를린을 더 다그치고 불편하고 힘든 미용실 방문을

계속 이어왔는지 모른다.

이제 엄마도 아빠와 행복했던 오래전 시간을 떠올려 그때 모습으로

돌아가본다.

그렇게 곱슬머리 마를린과 엄마, 이모는 행복한 시간을 되찾는다.

외모에 대한 잣대는 어느 누가 만들어 아름답다, 예쁘다라는 규정을

두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가장 예쁘고 제일 아름다운 모습은 내가 나다울 때가 아닌가

싶다.

마를린 역시 사춘기를 지나며 나의 모습, 나의 가치, 정체성 등에

대한 생각을 키워 가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삶 속에서 불합리한 것들을 하나, 둘 자신의 힘으로

해결해 나가는 중이다.

나 역시 마를린이 더욱 마를린다워지기를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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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최고의 수영 선수 바다거북 지구를 살리는 그림책 15
린 콕스 지음, 리처드 존스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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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월 첫 책읽기는 바다거북 요시와 떠나는 기적같은 여행이었다.

바다거북에 대한 생태 다큐를 오래 전에 보았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 <지구를 살리는 그림책> 시리즈 중 한 권을 만나 읽으며

생태계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지구 최고의 수영 선수 바다거북 (린 콕스 지음, 보물창고 펴냄)"은

호주와 아프리카 대륙을 37,000km나 헤엄쳐 이동한 붉은바다거북의

이야기이다.

모래 속엔 작은 알들이 있었고, 그 알 속에는 기적이 있었다. 조그만 몸으로

알을 깨뜨려 머리를 내밀고 몸을 꺼낸 작은 붉은바다거북은 알에서 나온

며칠은 같이 나온 형제 혹은 자매와 모래 둥지에 머물렀지만, 모래가

차가워지고 밀물이 오자 둥지를 빠져나와야 했다.

작은 몸으로 둥지를 벗어나는 건 너무도 어려운 일이었다.

물을 향해 가는 동안 달랑게와 붉은여우의 공격을 피해야 했지만

그들은 쉬지 않고 물을 향해 기어가고, 숨을 깊이 쉬고 물 속으로

들어가 잠수를 했다.

태어나 처음으로 하는 수영, 아마 바다거북은 신기하고 아름다운 바다 구경

대신 살아남기 위해 수영을 하며 시간을 보냈는지 모른다.

그렇게 몇 년이 흐르고 바다거북은 조금씩 몸이 자라고 주변을 살피며

먹이도 구하고 쉬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그물이 몸을 감싸고 그물에서

몸을 빼내려 안간힘을 쓸수록 그물은 더 엉켜 바다거북을 조여왔다.

어부의 손에 이끌려 바다 밖으로 나온 바다거북에게 어부는 "행운"을

뜻하는 요시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상처를 치료해준다.

그리고 한동안 아쿠아리움에서 지낸 요시는 다시 바다로 돌아간다.

바다를 다시 헤엄쳐 자신이 태어난 모래로 돌아온 요시는 모래 속에

자신과 같은 기적, 알을 낳는다.

자신의 길을 쉬지 않고 헤엄쳐나가는 요시의 노력과 용기에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는 이 이야기는 생태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 함께 읽으며

바다거북의 여정을 따라가보면 좋을 것 같다.

우리 역시 우리에게 주어진 길을 묵묵히 걷는 것 외에는 다른 길이

없음을 알고 있다.

바다거북 요시의 이야기를 읽으며 지구 최고의 걷는 자로 살아내기

위해 끈기와 인내 그리고 용기가 필요하진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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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사랑 사랑하는 이유 I LOVE 그림책
므언 티 반 지음, 제시카 러브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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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지막 달인 십이월이 시작되기 전, 십일월 마지막 날은

무언가 의미있는 하루를 보내고 싶어 종일 청소와 본격적인

겨울 옷 정리를 마치고 샤워를 하고 차 한 잔을 마시며

그림책을 읽었다.

제목과 책표지가 너무 사랑스러운 "사랑 사랑 사랑하는 이유 (므언 티 반

지음, 보물창고 펴냄)"는 <I LOVE 그림책> 중 한 권으로 사랑의 이유를

물으며 이야기가 펼쳐진다.

인종을 다양하게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삼은 그림책은 사랑에 대한

질문과 답을 하며 각 가정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가 알던 보편화되고, 일반적인 가정의 모습도 있지만 때때로

엄마와 딸만, 할머니와 손녀만 등장하는 가족도 있다.

그리고 그들이 말하는 사랑하는 이유는 너무도 간결하고, 별다른 이유가

없으며 그저 그게 너라서 사랑하고 네가 한 모든 것이 사랑스럽다 말한다.

한 줄로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잇는 이 책은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사랑의

의미와 종류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보고, 가족 구성 및 종류, 가족 구성원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단어로 표현해 단어 이어 글쓰기 등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

사랑의 이유는 없다.

그게 너라서 사랑스러운 것이고, 사랑하는 가족이라 나의 어떤 모습도

수용이 되고,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내 편이 되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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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마리솔 Wow 그래픽노블
알렉시스 카스텔라노스 지음,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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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부쩍 다가옴을 느끼는 십일월, 갑작스런 추위만큼이나

가슴이 시린 이야기를 만났다.

표지를 보며 한참을 머뭇거렸던 이야기, 이 아이와 함께 걸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책읽기를 시작했다.



"내 이름은 마리솔 (알렉시스 카스텔라노스 지음, 보물창고 펴냄)"을 읽기

전 이야기의 배경을 먼저 읽어보니 1960년부터 1962년까지 시행된 난민

프로그램 '피터 팬 작전'을 통해 미국에 도착한 쿠바 소녀 마리솔이 위탁

가정에서 자라는 이야기라고 한다.



작가는 1세대 이민자인 부모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 이야기를

썼다고 하는데 인종 차별이 심했던 시대를 살아냈을 작가의 부모를

비롯한 이민자들의 아픔과 성장을 그대로 담아낸 듯하다.

쿠바 아바나에서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마리솔은 엄마, 아빠와 식물원에

가고 예쁜 꽃들은 책사이에 넣어 말리는 것을 즐기는 학생이었다.

쿠바의 쿠테타로 많은 변화가 있던 시절 마리솔의 집 역시 당장 먹을

것과 안전에 대한 두려움이 커져 마리솔의 부모는 마리솔을 미국으로

보내기로 한다.



낯선 땅에 홀로 떨어진 듯한 느낌 때문인지 마리솔은 위축되고 불안

하기만하다.

위탁가정의 부모님들은 잘 해주셨지만 마리솔의 마음은 한 겨울처럼

꽁꽁 얼어붙은 기분이다.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마리솔은 누구도 자신을 반기지 않는가는

기분때문인지 배경이 온통 회색과 검은색으로 이어질 뿐이다.



부모님께 보낸 편지가 계속 반송되자 마리솔의 불안감은 점점 더

커지기만하는데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서 낯선 빛을 발견하게 된다.

어느 아이를 뒤따라가며 그 빛을 쫓아가보니 도서관이다.

언어도 생김새나 피부색으로 아이는 외톨이지만 책 속에서는 어떠한

편견도 차별도 없이 자신의 생각을 펼칠 수 있었다.

식물의 이름을 찾고 비교하는 마리솔을 위해 위탁가정의 부모는

식물원에 데리고 가고 그곳을 시작으로 마리솔은 하나, 둘 잃었던

색을 찾아간다.

드디어 기다리던 부모의 편지가 도착한다.



이제 마리솔은 단정하게 머리를 빗고, 책과 더불어 밝아졌으며 제 색을

찾아가고 있다.

요리책을 펼쳐 고향의 음식을 만들 줄도 알고, 움추렸던 어깨를 펴고

새로운 친구들에게 다가가 자신을 소개한다.

"내 이름은 마리솔이야."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나라를 떠나 새로운 나라로 피하고, 부모를

한동안 볼 수 없었던 마리솔이 자신의 색을 찾아 울고 웃었던 시간은

비단 쿠바에서 미국으로 온 이방인들에게만 국한된 감정과 시간은

아닐 것이다.

우리 역시 6.25로 인해 많은 고아와 그들의 새로운 고향이 생겼고

새 터전에서 살아남기위해 오롯이 애쓰던 시간들이 있었으니 말이다.

그래픽 노블 시리즈 중 하나인 "내 이름은 마리솔"은 글이 없이 그림

으로만 표현한 이야기지만 이해와 공감을 할 수 있는 뜻깊은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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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와 거지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19
마크 트웨인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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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휴일 아침이면 우리 세 자매는 약속이라도 한 듯 같은 시간에

일어나 어린이 명작동화를 시청하곤 했다.

부스스한 머리를 한 채 셋이서 주제곡을 합창하면 어김없이 엄마의

잔소리가 시작되었다.

'밥을 먼저 먹어라.', '아빠 깨시겠다 조용히 봐라.' 일상적인 잔소리

였는데 종종 그때를 떠올리면 갓 지은 밥에 달걀과 간장, 참기름을

넣어 비빈 비빔밥 냄새와 함께 소공녀 세라, 벌거벗은 임금님...

그리고 왕자와 거지가 떠오르곤 한다.

그래서 이번 추억의 책읽기는 <왕자와 거지>

"왕자와 거지 (마크 트웨인 지음, 보물창고 펴냄)"는 책 제목이 주는

반가움과 더불어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이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 떠오른다.

왕자와 거지를 만화를 처음 만나고, 엄마를 졸라 동화책으로

만났을 때 에드워드와 톰의 모험과도 같은 일상을 보며 '

이 아이들은 쌍둥이인가?' 의문을 갖기도 했었다.

빈민가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때어난 톰과 영국 전체가 반가며

기뻐했던 에드워드 탄생은 그저 평범한 어느 집안에 일어난

이벤트 같지만, 아이들이 성장하며 너무도 다른 환경에서

닮았지만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며 각기 다른 호기심과 소망이

자리잡는다.


왕을 만나기를 소원하는 톰, 시대상을 반영한 아이의 모습과

생활은 빈부의 격차와 사회상을 따끔하게 꼬집어낸다.

당장 먹을 것이 없어 구걸하는 톰은 더럽고 추한 환경에서

구걸을 해 무언가 가지고 오지 못한 밤이면 아버지와 할머니에게

구타를 당하는 것도 평범하기만한 일상이다.

그런 톰은 언제나 신부님의 책 속에서 읽은 이야기들처럼 꿈을

꾸던 어느 날 우연찮게 에드워드 왕자를 만나게 된다.


"불쌍한 아이를 어찌 그리 함부로 다루느냐! 아바마마의 가장

비천한 백성을 어찌 그렇게 막 다루는 것이냐! 문을 열고

저 아이를 들여보내도록 하라!"-p.18


에드워드는 톰을 안으로 들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며 바깥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키운다.

생김새가 너무도 닮은 두 아이는 서로 옷을 바꿔 입고

누구도 그 둘이 바뀌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해 톰 대신

에드워드는 궁에서 쫓겨나게 된다.

그리곤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다른 삶을 살게

된다.

톰은 어쩔 수 없는 왕자 행세를 하며 상상하고 꿈꾸어 왔던

생활이 아니라는 생각에 실망을 하고, 에드워는 역시 거지의

삶으로 스며들며 허언증을 가진 정신병 환자 취급을 받는가

하면 도둑의 누명을 쓰기도 한다.

그러면서 둘은 아주 다른 삶의 경험으로 한층 더 성숙하게

성장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그 자격 없는 아이의 머리에 왕관을 얹지 말라. 내가 바로

왕이도다!"


"그를 놓아주고 행동을 삼가라! 그분이 바로 왕이시다!"-p.329


영원히 자기 자리를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에드워드는

대관식장에 등장하며 자기의 자리를 찾아간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기 좋을 세계명작 고전읽기 시리즈는

다소 분량이 많아 아이들이 지루할까 걱정스러웠지만, 그림과

사진은 물론 부록으로 시대상이나 작가에 대한 정보, 내용의

장면 등이 설명되어 재미있게 읽기 좋은 책이었다.

입은 옷에 따라 왕자와 거지로 분류하며 부당한 대우 역시

당연시 여기던 시대는 어쩌면 지금까지 똑같이 이어져 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실을 더욱 높이 사는 사회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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