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 새점 탐정 - 제13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상상도서관 (푸른책들) 4
김재성 지음, 이영림 그림 / 푸른책들 / 201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봄바람이 간질간질, 이럴 땐 무언가 예측하기 힘든 추리 소설이 필요하다.

추리 소설하면 셜록이나 코난 등이 떠오르는데 아이들과 함께 읽기는 조금 어려운 내용이라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을만한 추리 동화를 찾아 보았다.

 

 

그렇게 만난 "경성 새점 탐정 (김재성 장편동화, 푸른책들 펴냄)"은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우리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책이었다.

 

자신이 누군지 모르는 '나'는 경성 거리는 누비고 있다. 사람들 사이에 섞여 걷고 쉬기를

반복하다 구걸하는 소년 삼식이를 만나 뒤통수 상처에 된장을 바르고, 새점 치는 할머니를

만나게 된다.

할머니의 새점은 신기하리만큼 잘 맞는 모양이다. 사람들이 모여 새가 뽑아낸 점괘 쪽지를

읽으며 설명하는 할머니 주변이 시끌벅적하다. 어쩌면 이름조차 모르는 내가 누구인지

할머니는 가르쳐줄지 모른다는 생각에 할머니를 유심히 본다. 일본 순사가 나타나

할머니를 밀어버리고, 새점을 치던 초롱이마저 날아가버린다. 할머니와 나는 할머니

집으로 온다. 방 안에 새가 가득하지만 낯설거나 무섭지 않다.

이제 나는 할머니와 새들을 가족삼아 이 집에서 산다.

할머니를 졸라 새점 치는 법을 배우고, 할머니처럼 신문과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새점은 충분한 배경 지식을 바탕으로 추리해나가는 것이므로.

아직도 이름을 모르는 나는 그저 답답하다. 할머니에게 배운 새점을 치는 동안 잠시나마

그 답답함을 잊을 수 있다. 초롱이를 놀라게 해 날아가게 된 기무라 순사가 또 할머니를

괴롭힌다.

초롱이 대신 데리고 나온 포롱이 마저 놀라 날아갈까 겁이 났다. 나는 할머니 대신 점을

쳐 그가 잡지 못한 범인을 잡게 해준다. 이제 할머니는 몸이 아파 새점을 칠 수 없다.

대신 내가 명성 다방에서 새점을 치게 되었다. 수상한 남자의 점을 친 후 갑작스레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기억을 잃은 내게 유일한 가족이었는데 기무라 순사는 내게

자신들을 도와 범인을 잡으면 가족을 찾는데 도움을 주겠다 말한다. 나는 이제 일본을

위해 일을 한다. 할머니의 새들이 만세를 외치며 날아다닌 밤이 지나고 경시청

자문위원이 된 나를 해주 곰탕집 아저씨는 나를 나무란다.

일제강점기에 내 행동은 옳지 못했다. 호떡집 아저씨가 아이들의 엽전을 몰래 훔친 것을

알아냈지만 난 결국 호떡집 아저씨보다 더 나쁜 사람인지 모른다.

그리고 할머니를 죽인 범인이 기무라 순사인 것을 알게 되고 나는 나를 찾기 위해 새점을

친다.

할머니의 사집첩과 신문 기사철에서 '신임 총독 암살 미수 사건'이라는 기사를 보게 되고

기사에 담긴 사진 속 할아버지가 내 할아버지임을 알아보게 된다.

드디어 기억이 돌아왔다.

내 이름은 강영재. 14세 소녀 킬러다.

할아버지는 임무 수행을 위해 멋진 옷과 모자를 내게 사주었다. 폭탄이 터지고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질 때 내 속에서 들리던 "너는 살인자다! 사람을 죽였어!"라는

소리는 바로 내 안에서 들리는 내 목소리였다.

그리고 할머니의 마지막 편지를 읽을 수 있었다.

이제 나는 밖으로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사람들을 피해 방 안에 있지 않고 또 다른 나를

찾아서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초등 고학년 이상과 함께 읽으며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할머니와 영재가 했던

조사와 정보들에 대한 다양한 추리를 해보고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일어난 사건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잃어버린 나를 찾기 위한 빼앗긴 나라를 찾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제공받은 것 같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