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불량감자 - 제13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미래의 고전 53
윤미경 외 지음 / 푸른책들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봄이 시작되고 나는 한동안 우울하고 아팠다.

못난 내 마음은 봄볕에 놀라 자꾸 방구석에 숨고 싶다 말을 했다.

'나에게도 아름다운 때가 있었던 아니 있는 걸까?'

고민을 하던 어느 날 내 마음을 꿰뚫어 보기라도 한 듯한 얼굴로

나를 찾아온 책이 었었다.

 

 

"달려라 불량감자 (제13회 푸른문학상 동화집, 푸른책들 펴냄)"은 마주한

순간 피식 웃음이 나왔다.

'표지 속 아이들은 모두 예쁜데 불량감자라니 말도 안돼.'

불량감자도 뿌리를 내리고, 잎이 피고, 열매를 맺을 거란 기대를 가지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제13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3편과 역대 수상작가 초대작 1편이 담긴 이야기는 달려라

불량감자를 시작으로 내 앞에 펼쳐졌다.

 

달려라 불량감자 - 쌍둥이인 가연이와 나연이 그 중 1분 언니인 가연이가 나연이가 가질

좋은 점까지 모두 가지고 나온 듯하다. 외모, 성격, 공부까지 비교 당하는 나연이는 언제나

기분이 좋지 않다. 어느 날 계단에서 발견한 불량감자를 보고 자신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

물컵에 감자를 담궈 둔다. 친구들 역시 가연이를 좋아해 은근히 화가 난 나연이 부모님이

계시지 않는 날 가연이가 아프자 나연인 언니를 업고 구급차가 오는 곳까지 달린다.

진심으로 언니를 걱정하며.

안녕 카트린 - 필리핀에서 시집 온 카트린은 수림의 엄마다. 여태 고모를 엄마라고 부르며

살았는데, 갑자기 나타난 덩치가 크고 한국말이 서툰 검은 피부의 카트린이 낯선 수림이.

엄마와 함께 살게 되었지만 먹는 것도 대화도 어색하고 답답하다. 결국 다시 할머니의

집으로 가기로 결심한 수림이. 고모와 연락 중 엄마 카트린과 조금 더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고모와 약속을 깨기 위해 고모에게 메세지를 보낸다. '고모 내일 오지 마....'

커피는 쓰다 - 수하는 엄마와 둘이 지낼 때가 좋다, 술에 취해 무서운 아빠만 가끔 오지

않는다면. 공부방에 범휴 오빠가 오며 커피맛을 알게 된 수하. 불안하고 무서울 때마다

커피믹스를 입 안에 털어 넣는다. 쓰고 부드럽고 단맛을 모조리 즐기고 나면 좀 나아질

것만 같아서 였을까?

아빠가 공부방에 나타나 엄마를 찾아내라 행패를 부렸을 때 범휴 오빠가 자기를 보았을까,

수녀님께 창피한 마음이 든 수하는 남의 집 담벼락에 기대어 커피믹스를 뜯는다.

마지막 쓴맛은 커피... 커피는 쓰다.

증조할아버지가 준 선물 - 증조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나온의 가족은 모두 증조할아버지의

장례식장으로 향한다. 하필 나온의 생일 파티가 있는 날이 장례식장에 있는 날과 겹친다.

우유를 던져 장난을 칠 때 나래가 본 것도 걸리고, 그냥 나래의 선물이 궁금했는데 증조

할아버지가 이때 돌아가신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장례식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올 땐 나온은 꿈을 꾸고, 낡고 오래된 증조할아버지의 집이 증조할아버지가 그리워질

것만 같다.

세 가지 소원 노트 - 현아가 전학을 온 후 자영이는 글짓기만은 잘하던 딸이었는데 글짓기

마저 2등인 딸이 되었다. 공부도 글짓기도 잘하는 현아가 부럽고 미운데 이번 독후감은

꼭 현아를 이기고 싶다.

마침 현아가 맹장 수술을 하게 된다. 현아의 독후감을 대신 내달라 부탁받은 자영은 슬쩍

원고지에 이름을 바꾼다. 학교에 도착해서도 마음이 불안하다. 갑자기 나타난 세 가지

소원 노트에 자신이 바꾼 독후감이 1등으로 뽑히질 않길 선생님이 원고를 낸 온라인

서점에서 상을 타지 않기를 소원 노트에 적지만 바꾼 독후감으로는 우수상을 받고,

온라인 서점 대회에선 현아와 나란히 최우수상을 받게 된다.

마지막 소원은 자영이에게 용서를 받는 것. 자영은 모든 사실을 듣고 대신 세 가지

소원 노트를 달라고한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소원 노트에 적은 것들 중 이루어진 건

마지막 소원 뿐인 것 같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웃었고, 기분이 좋아졌다.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에서 만난 나연이, 수림이, 수하, 나온이, 자영이를 만나 나 역시 못생기고 그저 그런

불량감자일지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 그래도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가 생겼다.

이 책은 초등 중학생 이상과 함께 읽으며 가족의 다양한 형태와 다름과 틀림의 차이를

이해하고, 자신을 돌아볼 소중한 시간을 함께 나누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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