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여친 - 제12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미래의 고전 46
박현정 외 지음 / 푸른책들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갑작스레 추워진 날씨 때문인지 자꾸 따뜻한 이야기를 찾게 된다.

최근에 읽게 된 "두 얼굴의 여친 (제12회 푸른동학상 동화집, 푸른책들 펴냄)"은

따뜻하면서도 생각할 시간을 갖게 한다.

제12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3편과 역대 수상작가 초대작 2편이 담긴 이 책은

사회적 문제를 쉽고, 유쾌하게 풀어내 마음 속 상처를 치유할 시간을 제공한다. 

 

아주 어릴적 유행하던 행운의 편지를 소재로 한 <편지가 내민 손>은 스마트폰으로

쉽고 간결하게 또는 가볍게 연락하는데 익숙한 아이들에게 친구를 위해 혹은 장난을

치며 받는 이의 마음을 읽으며 편지 내용이 조금씩 바뀐다. 가족에게 하고픈 말을 적어

행운의 편지를 쓴 지욱이의 편지로 이야기를 끝이 난다.

<냄새가 하는 말>은 비염 치료 후 후각이 예민해진 재후의 이야기로 재후는 우리가 흔히

맡는 음식 냄새 뿐 아니라 사람을 마음에서 나는 냄새까지 맡을 수 있게 된다.

해고당한 아빠에게 나는 냄새를 맡은 재후는 아빠가 기운내서 다시 아빠의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엄마와 함께 응원한다.

<두 얼굴의 여친>은 아빠와 사는 경우와 엄마와 사는 새별이의 이야기로 전학생 새별이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예쁘고, 예의 바르고, 착한데 경우 앞에서만 퉁명스럽게 굴어 이상

하기만 하다. 그런데 알고보니 아빠와 사귀는 아줌마가 새별이 엄마다. 새별이가 엄마와

단둘이 살게 된 이야기를 들은 경우는 이제 자신에게만 쌀쌀맞은 새별이를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경우는 새별이에게 오빠가 되고 싶다.

<애꾸눈 칠칠이 아저씨의 초상>은 만길이네 주막에 묵고 있는 아저씨의 이야기로 사신

행렬 구경을 나온 사람들을 주막으로 데리고 오려고 길을 나섰던 만길이에게 닥친 일을

아저씨가 해결해주면 만길이는 아저씨가 궁금하고 좋아졌다. 그림을 그리는 아저씨는

자신의 소신을 밝히며 묵묵히 그림을 그린다. 아저씨가 사라지자 만길이는 아저씨를 떠올

리며 아저씨의 얼굴을 그린다.

<어깨 위의 그 녀석>은 준우에게 일어난 신기한 일로 작고 이상하게 생긴 녀석이 준우

어깨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 후로 준우는 난폭하고, 이기적으로 변해간다. 준우가 변할

수록 그 녀석은 커지고 대신 엄마나 친구들과 사이가 벌어진다. 준우는 그 녀석은 떼어버

리고 안도하지만 엄마의 어깨에 올라앉은 그 녀석을 발견하게 된다.

<4B 연필을 들고>는 언니를 잃은 주은이 이야기로 우리 가족 그리기 시간에 4B 연필을

들고 죽은 언니를 어떻게 그려야할지 고민하며 시작된다. 화재로 언니를 잃은 주은이와

가족들은 말을 할 순 없지만 각자 자기의 잘못으로 주희가 죽었다 생각해 죄책감을 갖고

지낸다. 하지만 이젠 주희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다시 예전 가족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

을 것만 같다. 그래서 주은이도 가족을 그릴 수 있었다. 환하게 웃은 언니 주희까지.

 

각기 가진 상처들을 들여다보고, 치유하는 시간... 책을 읽는 동안 나는 그런 기분이 들었다.

가족임에도 하지 못하는 말들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용기가 생기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 계절에 잘 어울리는 따뜻한 이야기라 만족스러웠다.

이 책은 초등 고학년 이상과 함께 읽으며 친구, 가족 또는 자기 자신에게 하고픈 말을

편지로 정리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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